헌법재판소 2022. 9. 29. 선고 2020헌마1204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전○○
- 대리인
- 법무법인 우성 담당변호사 최원락
- 피청구인
-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
피청구인이 2020. 6. 24. 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20년 형제26505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20. 6. 24. 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20년 형제26505호로 피청구인으로부터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피의사실은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빌딩관리단(이하 ‘관리단’이라 한다) 회장으로 개인정보처리자인바, 관리단에서 수집, 관리 중인 구분소유자인 피해자 김○○에 대한 개인정보가 기재된 구분소유자관리카드를 열람하여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하고, 2017. 7. 31. 및 2017. 8. 21. ○○경찰서에 피해자를 재물은닉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를 고소장에 기재하여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의 범위를 초과하여 이용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2020. 9. 9. 그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피해자와 다수의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송자료에 포함된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고소장 작성에 이용하였는바,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는 청구인이 업무 혹은 개인정보파일의 운용을 위하여 수집, 보유한 것이 아니므로 청구인은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지 않고, 가사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더라도 청구인의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 제7호, 제8호에 해당하거나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청구인에게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를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관련 조항
구 개인정보 보호법(2011. 3. 29. 법률 제10465호로 제정되고, 2020. 2. 4. 법률 제16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ㆍ제공 제한) ①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를 제15조 제1항에 따른 범위를 초과하여 이용하거나 제17조 제1항 및 제3항에 따른 범위를 초과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제5호부터 제9호까지의 경우는 공공기관의 경우로 한정한다.
2.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7.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8. 법원의 재판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제71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18조 제1항ㆍ제2항, 제19조, 제26조 제5항 또는 제27조 제3항을 위반하여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
4.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청구인은 ○○시 ○○구 ○○동에 있는 ○○빌딩의 관리를 맡고 있는 관리단의 회장이고, 피해자는 ○○빌딩 ○○호의 소유자이다. 관리단은 위 빌딩 구분소유자들로부터 그들의 인적사항을 제출받아 보유, 관리하고 있다. 청구인은 2017. 7.-8.경 피해자로 보이는 사람이 위 빌딩 우편함에서 다른 입주자들의 관리비 고지서를 가져간 것을 CCTV로 확인한 후 2017. 7. 31. 및 2017. 8. 21. ○○경찰서에 피해자를 재물은닉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를 고소장에 기재하였다.
나. 판단
(1) 구 개인정보 보호법(2011. 3. 29. 법률 제10465호로 제정되고, 2020. 2. 4. 법률 제16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개인정보 보호법’이라 한다) 제71조 제2호, 제18조 제1항ㆍ제2항 위반죄는 그 주체를 ‘개인정보처리자’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이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여야 위 죄가 성립한다. ‘개인정보처리자’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 법인, 단체 및 개인 등을 말하고(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5호), ‘개인정보파일’이란 개인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일정한 규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배열하거나 구성한 개인정보의 집합물을 말한다(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4호). 이 사건에서 피해자를 비롯한 빌딩 구분소유자들은 청구인 개인이 아니라 관리단에 개인정보를 제공하였고, 관리단은 빌딩 관리 업무를 목적으로 구분소유자관리카드 등의 형식으로 빌딩 구분소유자들의 개인정보의 집합물, 즉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피해자 등의 개인정보를 처리(수집, 보유 등)하고 있었으므로 관리단이라는 단체 자체가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고, 청구인은 관리단의 기관으로서 대표자 지위에 있을 뿐이지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지는 아니한다.
(2) 다만 청구인이 관리단의 대표자 지위에 있으므로 개인정보 보호법 제74조에 따라 양벌규정의 적용을 받게 된다면 청구인이 업무를 실제로 집행한 행위자로서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2호, 제18조 제1항ㆍ제2항 위반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 법인등기부 검색 결과 ‘○○빌딩관리단’으로 검색되는 것이 없는 것에 비추어 관리단은 법인이 아닌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관리단은 비법인사단에 해당한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1다306904 판결 참조). 그런데 대법원은 "구 개인정보 보호법은 제2조 제5호, 제6호에서 공공기관 중 법인격이 없는 ‘중앙행정기관 및 그 소속 기관’ 등을 개인정보처리자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양벌규정에 의하여 처벌되는 개인정보처리자로는 같은 법 제74조 제2항에서 ‘법인 또는 개인’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법인격 없는 공공기관에 대하여도 위 양벌규정을 적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법인격 없는 공공기관’을 위 양벌규정에 의하여 처벌할 수 없고, 그 경우 행위자 역시 위 양벌규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0도1942 판결)라고 판시한바 있고, 위 판결의 취지에 의하면 법인격이 없는 관리단의 대표자인 청구인 역시 위 양벌규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결국 청구인은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양벌규정도 적용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에게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2호, 제18조 제1항ㆍ제2항 위반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의 혐의를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내지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
다. 소결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내지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5. 결론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