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 2. 24. 선고 2020헌바148 결정 [형사소송법 제420조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이○○(변호사)
- 당해사건
- 대법원 2020모56 재심청구 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
구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0조 제2호 중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6. 2. 12.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폭행죄와 모욕죄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정2705),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위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청구인은 위 가. 항 기재 유죄판결에 구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 제5호에서 정하는 재심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며 위 유죄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19. 7. 18. 그 재심청구가 기각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재고정16). 청구인은 이에 항고하였지만, 2019. 12. 20. 그 항고가 기각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로84).
다. 청구인은 위 나. 항 기재 항고기각 결정에 불복하여 재항고하는 한편, 그 재항고심 계속 중 구 형사소송법 제420조, 형사소송법 제421조 및 제42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대법원은 2020. 2. 19. 위 재항고를 기각하고(대법원 2020모56), 같은 날 위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대법원 2020초기82). 청구인은 2020. 2. 26. 위 형사소송법 조항들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구 형사소송법 제420조와 형사소송법 제421조 및 제422조 전체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구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와 제5호를 제외한 나머지 조항들은 당해 사건에 적용된 규정이 아니다. 아울러 청구인은 구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관하여는 그 자체의 고유한 위헌성을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조항들을 심판대상에서 모두 제외한다. 한편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이 주장한 재심이유는 구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 중 증언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해당 부분으로 한정한다.
나.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0조 제2호 중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 부분(이하 이를 ‘심판대상조항’이라고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구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0조(재심이유) 재심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이유가 있는 경우에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청구할 수 있다.
2.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 감정, 통역 또는 번역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
[관련조항] 구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0조(재심이유) 재심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이유가 있는 경우에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청구할 수 있다.
1. 원판결의 증거된 서류 또는 증거물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조 또는 변조인 것이 증명된 때
3. 무고로 인하여 유죄의 선고를 받은 경우에 그 무고의 죄가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
4. 원판결의 증거된 재판이 확정재판에 의하여 변경된 때
5.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경한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
6. 저작권, 특허권, 실용신안권, 의장권 또는 상표권을 침해한 죄로 유죄의 선고를 받은 사건에 관하여 그 권리에 대한 무효의 심결 또는 무효의 판결이 확정된 때
7. 원판결, 전심판결 또는 그 판결의 기초 된 조사에 관여한 법관, 공소의 제기 또는 그 공소의 기초 된 수사에 관여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 단, 원판결의 선고 전에 법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 대하여 공소의 제기가 있는 경우에는 원판결의 법원이 그 사유를 알지 못한 때에 한한다. 형사소송법(2020. 12. 8. 법률 제17572호로 개정된 것) 제420조(재심이유) 재심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이유가 있는 경우에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청구할 수 있다.
1. 원판결의 증거가 된 서류 또는 증거물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임이 증명된 때
2. 원판결의 증거가 된 증언, 감정, 통역 또는 번역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임이 증명된 때
3. 무고(誣告)로 인하여 유죄를 선고받은 경우에 그 무고의 죄가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
4. 원판결의 증거가 된 재판이 확정재판에 의하여 변경된 때
5. 유죄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
6. 저작권,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또는 상표권을 침해한 죄로 유죄의 선고를 받은 사건에 관하여 그 권리에 대한 무효의 심결 또는 무효의 판결이 확정된 때
7. 원판결, 전심판결 또는 그 판결의 기초가 된 조사에 관여한 법관, 공소의 제기 또는 그 공소의 기초가 된 수사에 관여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지은 것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 다만, 원판결의 선고 전에 법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경우에는 원판결의 법원이 그 사유를 알지 못한 때로 한정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확정판결’의 의미를 불분명하게 규정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며, 이로 말미암아 재심청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재심을 받고자 하는 자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과잉금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
(1) 심판대상조항은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를 재심이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의 의미내용이 모호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이로 인해 재심을 받고자 하는 자의 재판청구권이 침해되는지 문제 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 등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하였다. 그러나 그 주장 내용을 살펴보면 심판대상조항의 규율내용이 불분명하여 재심이 부당하게 제한되고 있다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는 심판대상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거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와 다름없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의의 및 판단기준
명확성원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한다는 헌법상의 원칙으로, 법규범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다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그 근거로 한다. 다만 법규범의 문언은 어느 정도 일반적ㆍ규범적 개념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법문언이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하여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1. 9. 29. 2010헌마68 참조).
(2) 판단
(가) 재심은 확정된 종국판결에 재심이유에 해당하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판결의 취소와 이미 종결되었던 사건의 심판을 구하는 비상의 불복신청방법으로서, 그와 같은 중대한 하자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키고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재심은 판결에 대한 불복방법의 하나인 점에서는 상소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상소와는 달리 확정판결에 대한 불복방법이고,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의 요청은 미확정판결에 대한 그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상소보다 더 예외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헌재 2011. 6. 30. 2009헌바430 참조). 구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이유는 원판결의 증거가 허위임이 드러난 때(제1호 내지 제4호),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때(제5호), 원판결의 기초(전제)가 되는 판결이 변경된 때(제6호), 원판결 또는 수사의 절차에 현저한 하자가 있는 때(제7호) 등의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위 재심이유들은 모두 원판결의 확정력을 도저히 그대로 인정할 수 없을 정도의 현저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헌재 2014. 7. 24. 2012헌바277 참조).
(나) 심판대상조항은 재심이유로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를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은 특히 여기서 ‘확정판결’의 의미내용이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위 문언의 내용과 앞서 본 재심 제도의 취지와 특징, 재판에 대한 불복체계 등을 고려하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확정판결’은 ‘상소 등 통상적인 불복방법으로는 다툴 수 없는 판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은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이유를 정하고 있으므로,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는 종전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응하는 별개의 확정판결에 의하여 종전 유죄의 확정판결의 증거로 쓰인 증언의 허위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한결 더 구체화할 수 있다. 아울러 대법원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는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은 원판결의 이유 중에서 증거로 채택되어 죄로 되는 사실(범죄사실)을 인정하는 데 인용된 증언을 뜻하고,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라 함은 그 증인이 위증을 하여 그 죄에 의하여 처벌되어 그 판결이 확정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고 판시하는 등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구체적ㆍ합리적 해석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대법원 2005. 4. 14. 선고 2003도1080 판결;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도8529 판결 등 참조).
(다) 이상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심판대상조항의 의미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설령 청구인의 주장처럼 심판대상조항의 일부 문언에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관련 법체계, 대법원의 종래 해석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여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다.
(3) 소결
앞서 살핀 점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1) 관련 선례
헌법재판소는 재심이유에 ‘법관의 오판’ 등을 규정하지 아니한 구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0조에 대하여 합헌결정을 선고하였는데(헌재 2011. 6. 30. 2009헌바430; 헌재 2013. 12. 26. 2012헌바356 참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형사소송에서 재심이유를 7개의 항목으로 분류하여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이유는 종국판결에 오류가 있는 경우 이를 번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무고한 자를 구제하는 한편, 불필요한 재심을 방지하고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여 법원 판결의 권위를 유지함과 아울러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재심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유죄의 확정판결이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할 오류를 가지고 있고 재심이 더 정당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가정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존재하여야 한다. 이에 구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원판결의 증거가 허위임이 드러나거나,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때, 원판결의 기초가 되는 판결이 변경되거나 원판결 또는 수사의 절차에 현저한 하자가 있는 경우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관의 오판 등은 원판결의 오류 및 재심판의 정당성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될 수 없으므로, 구 형사소송법 제420조가 이를 재심이유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더라도 이것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판단
헌법재판소가 이미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위 구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재심이유를 7개 항목으로 분류하여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고, 위 조항에 포함된 심판대상조항은 그 중 하나의 재심이유를 규정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확정된 종국판결에 오류가 있는 경우 그 확정판결을 번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동시에, 그 요건을 ‘확정판결에 의해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이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재심을 통해 무고한 자를 구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불필요한 불복을 방지하고 확정된 종국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함과 아울러 사법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형사소송에서의 재심 제도의 목적과 취지 및 그 허용한계의 필요성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하여, 원판결의 오류 및 재심판의 정당성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로서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를 규정한 것으로, 이로 말미암아 재심이유의 범위가 부당하게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청구인은 법원이 심판대상조항을 제한적으로 해석ㆍ적용하여 청구인의 재심청구를 기각함으로써 재판청구권을 침해받았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실질적으로는 당해 사건 재판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의 인정과 그 인정된 사실에 대한 단순한 법률적용에 관한 문제를 들어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따로 살피지 아니한다.
(3) 소결
이상의 점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