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 3. 26. 선고 2018헌마1126 결정 [국민연금법 제77조 제1항 제1호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최○○ 국선대리인 변호사 강대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1964년생인 자로, 2001. 3. 1.부터 2006. 5. 31.까지 국민연금 가입자 자격을 유지하다 상실하고, 다시 2018. 6. 1. 국민연금 가입자 자격을 취득하였으며 같은 해 6. 30.까지 이를 유지하다 상실하였다. 청구인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인 자는 60세가 되기 전에는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을 수 없도록 정한 국민연금법 제77조 제1항으로 인해 현재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을 수 없어 기본권을 침해받는다고 주장하면서 2018. 11.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국민연금법(2007. 7. 23. 법률 제854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7조 제1항 제1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국민연금법(2007. 7. 23. 법률 제854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7조(반환일시금) ①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되면 본인이나 그 유족의 청구에 의하여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1.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인 자가 60세가 된 때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반환일시금을 신청하는 이유 등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인 자가 60세가 되기 전에는 일률적으로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의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 정리
(1) 국민연금법상 연금수급권 내지 연금수급기대권은 사회보장적 급여이면서 동시에 헌법 제23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다만, 연금수급권 내지 연금수급기대권은 국가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급부를 요구하는 것이므로 헌법규정만으로는 이를 실현할 수 없고 법률에 의한 형성을 필요로 한다. 연금수급권의 구체적 내용 즉, 수급요건, 수급권자의 범위, 급여금액 등을 법률로 형성함에 있어 입법자는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진다(헌재 2014. 5. 29. 2012헌마248 등 참조).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위와 같은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살핀다.
(2) 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인 자가 60세가 된 때에만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고 국민연금 납입사정 등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평등원칙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 또한 금하고 있으나, 비교의 대상을 이루는 두 개의 사실관계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것인가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해 법률조항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국민연금은 장래 발생가능한 사회적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므로 당장의 경제적 사정이 아니라, 최소가입요건과 일정한 연령조건에 도달하였을 때를 기준으로 지급사유가 발생하며, 원칙적으로 일시금 형태가 아니라 분할지급의 방식으로 나누어 지급된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이 반환일시금을 인정하는 것은, 조기에 탈퇴하였거나 사망 등의 사유로 연금수급을 기대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에 이자를 더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한 것일 뿐,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자들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자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을 구별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이고 60세가 된 때에만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은, 결국 경제적 사정에 의하여 필요한 경우에도 반환일시금 청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불합리함을 다투는 것에 다름 아니며, 이는 평등권의 문제가 아니라 연금수급권이라는 재산권을 형성함에 있어 입법자가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문제이다. 그러므로 평등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헌재 2014. 5. 29. 2012헌마248 참조).
나. 재산권 침해 여부
(1) 헌법재판소는 2004. 6. 24. 2002헌바15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과 실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구 국민연금법(1998. 12. 31. 법률 제5623호로 개정되고, 1999. 9. 7. 법률 제60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2014. 5. 29. 2012헌마248 결정 및 2018. 12. 27. 2018헌바104 결정에서는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조항에 대해 각각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였다.
(2) 헌법재판소는 2004. 6. 24. 2002헌바15 결정에서 “국민연금 가입자 자격을 상실하였음을 이유로 반환일시금을 지급하면, 상당수의 국민이 반환일시금 수령을 선택하여 결과적으로 연금수급권 획득기회를 박탈당하고 연금제도로부터 제외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기존의 반환일시금제도의 운영결과가 말해 주고 있는바, 이는 가입을 강제화하는 공적연금제도의 존재이유를 상실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고 판시하였고, 2014. 5. 29. 2012헌마248 결정 및 2018. 12. 27. 2018헌바104 결정에서도 “반환일시금의 지급은 단순히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와 이자를 돌려주는 것처럼 보이나, 장기적으로 보면 적립액을 감소시켜 미래세대의 보험료 납부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궁핍만을 이유로 반환일시금 지급을 허용함으로써 연금제도로부터 대규모의 이탈이 발생하게 된다면, 국민연금의 가입을 강제하는 공적연금제도의 존재이유가 상실될 우려가 크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이라 하더라도 60세에 달하면 반환일시금을 지급받는 것이 가능해지고, 60세에 달하기 전에 사업장가입자, 지역가입자 또는 임의가입자가 되거나, 60세에 달한 이후에도 본인이 원하는 경우 임의계속가입자가 됨으로써 가입기간 10년을 채우면 분할지급의 방식으로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므로, 납부한 보험료에 상응하는, 혹은 그 이상의 대가를 보장받게 된다. 또한 생활고를 겪는다는 사정만으로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을 수는 없지만,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서민금융진흥원 등을 통해 생계자금, 창업자금 등을 대여받을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
(3)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에서 위 선례들과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노후소득보장이라는 국민연금의 본래 목적을 고려하여 가입자들에게 지속적인 급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동시에 국민연금재정의 장기적 기반을 확충함으로써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민연금제도의 운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