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 3. 3. 선고 2020헌마223 결정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임○○ 대리인 법무법인 마당담당변호사 이재철, 임한흠, 심갑보, 박승득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서울 종로구 ○○동 산 ○○ 묘지 9,963㎡의 공유지분 9,963분의 496을 매수하였고, 그 뒤 산 ○○ 묘지 중 496㎡은 2010. 6. 25. 산 □□ 묘지로 공유물 분할되고, 2010. 7. 27. 매도인으로부터 나머지 공유지분(공유지분 9,963분의 9,467)을 이전받아 청구인은 산 □□에 관하여 지분 100퍼센트 소유자가 되었다. 채무자 강○○의 근저당권 채권자인 주식회사 ○○은행이 신청한 임의경매로 위 산 □□ 묘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가 2015. 9. 21. 대금 653,890,000원에 낙찰되어, 낙찰대금이 전액 근저당권자 (주)○○은행에게 배당되고 토지는 임□□에게 매각되었다. 국세청은 2018. 10. 25. 청구인에게 2015년도 귀속 양도소득세 132,744,260원(가산세 포함)을 부과·고지(이하 ‘과세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청구인은 이 사건 토지에 강○○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설정된 근저당권의 효력이 미친다는 사실을 모르고 이를 매수한 선의취득자로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경매절차가 개시되었으며, 낙찰대금 전액이 채무자 강○○의 채권자인 주식회사 ○○은행에 배당되었고, 본인에게는 양도로 인한 실질적인 소득이 전혀 없으며, 채무자인 강○○은 그 외에도 변제되지 않고 남은 채무가 약 105억 원에 이르는 등 무자력 상태여서 청구인이 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더라도 채권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청구인은 2019. 1. 8. 본인에게는 이 사건 토지 양도로 인한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조세심판원에 위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를 제기하였으나 2019. 4. 22. 기각되었다(조심 2019중522). 청구인은 2019. 9. 3. 법원에 위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현재 재판 계속 중이다(의정부지방법원 2019구단6664). 청구인은 소득세법에 양도소득세 면제에 관한 특례규정을 두지 않은 입법부작위는 조세법률주의를 위반한 것으로서, 자신의 재산권이 침해됨을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가. 진정입법부작위 청구에 대한 판단
청구인은 일본 소득세법 제64조에는 보증채무 이행을 위한 자산의 양도 시 보증인의 구상권 행사가 불가능한 경우 회수불가능한 금액을 과세하지 않는다는 특례규정이 있음을 예로 들면서, 소득세법에 “① 그 사업연도의 각종 소득금액(사업소득금액을 제외한다. 이하 이 항에 있어서는 동일하다)의 계산의 기초로 된 수입금액 또는 총수입금액(부동산소득 또는 산림소득을 생기게 하는 사업으로부터 생긴 것은 제외한다. 이하 이 항에 있어서는 동일하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또는 시행령이 정하는 사유에 의하여 당해 수입금액 또는 총수입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하여야 할 경우에는, 시행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각종 소득금액의 합계액 중 회수불능금액 또는 반환하여야할 금액에 대응하는 부분의 금액은, 당해 각종 소득금액의 계산상 없었던 것으로 본다. ② 보증채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자산의 양도가 있었던 경우, 그 이행에 따르는 구상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때에는, 그 행사불가능으로 된 금액을 전항에 규정하는 회수불능금액으로 보아, 전항의 규정을 적용한다.”와 같은 양도소득세 면제 특례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소득세법에는 그러한 규정이 없으므로, 이와 같은 진정입법부작위가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본다. 헌법상의 입법의무를 어느 정도로 인정하는가의 문제는 바로 입법자와 헌법재판소간의 헌법을 실현하고 구체화하는 공동의무 및 과제의 배분과 직결된 문제이다.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명시적으로 표현된 명백한 위임을 넘어 헌법해석을 통하여 입법자의 헌법적 의무를 폭넓게 인정하면 할수록,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는 축소된다. 따라서 헌법상의 권력분립원칙과 민주주의원칙은 입법자의 민주적 형성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입법자의 헌법적 입법의무는 예외적으로만 이를 인정하고 되도록이면 헌법에 명시적인 위임이 있는 경우에만 제한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재판관할권은 한정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으므로, 진정입법부작위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공권력의 불행사’로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려면, 헌법에서 기본권보장을 위하여 법령에 명시적인 입법위임을 하였음에도 입법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이거나, 헌법 해석상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기본권이 생겨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발생하였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한다(헌재 1989. 3. 17. 89헌마1; 헌재 1993. 9. 27. 89헌마248; 헌재 1993. 11. 25. 90헌마209). 그런데 헌법에서 임의경매에 의하여 물상보증인 소유 부동산의 소유권이 이전된 경우 실질적으로 그에게 소득이 귀속되는지 여부를 가려서 주채무자에 대한 구상권 행사가 불가능한 사정이 있는 경우 조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경감시키는 법률조항을 입법할 의무를 헌법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고, 재산권에 관한 헌법 제23조 또는 조세법률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59조의 해석상 또는 소득세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해서도 그와 같은 규정을 마련해야 할 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특정한 경우에 조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경감시키는 법률조항의 입법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는 달리 입법자에게 보다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며, 입법자는 그 입법의 목적, 수혜자의 상황, 국가예산 등 제반사항을 고려하여 그에 합당하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내용의 입법을 할 권한이 있다(헌재 2010. 7. 29. 2009헌바218 참조). 더욱이 소득이란 그것이 생겼을 때 과세하는 것이고, 소득은 언젠가는 소비 또는 처분될 것이므로 상실가능성은 모든 소득에 내재한 속성이다. 결국 소득에 대한 과세는 소득의 성립을 포착하는 것이지, 그 소득의 상실가능성은 그와는 별도의 과세사건인 것이다. 따라서 보증인의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의 회수불능과 같이 어떤 사실의 확정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이를 법원에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로 인정할 수 있을지는 별론으로 하고, 그와 같은 사정을 들어 과거 과세 요건사실 발생시점으로 소급하여 당초의 과세소득 자체를 반드시 부인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채권의 통상적인 대손처리는 채권 성립의 인식과 대손의 인식을 별도로 구분하는 것을 보더라도 그러하다. 청구인이 이 사건 토지의 일부공유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당시에는, 토지 실측으로 증가된 면적 부분에 대하여 별도의 공유물 분할등기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고, 오히려 이 사건 토지 전부에 대하여 이미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였다. 청구인이 이 사건 토지의 일부공유지분을 매수한다면 그 공유지분에 대하여도 근저당권의 효력이 미칠 것이라는 사정은 청구인의 이 사건 토지 매수 당시 시점에서도 명백하였다. 청구인이 본인의 의사와 다르게 물상보증인의 지위에 서게 된 경위는 근저당권의 불가분성이라는 효력에 관한 청구인의 무지 또는 과실에 기한 것이다. 따라서 소득세 납부의무를 확정함에 있어 그러한 전후 사정까지 배려하여 주는 입법이 없다고 하여 입법자가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발생하였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라 할 수 없다. 결국 청구인이 다투는 입법부작위는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나. 부진정입법부작위 청구에 대한 판단
만약 청구인의 주장을 선해하여, 소득세법에서 아무런 입법적 규율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이 아니라, 양도소득금액에서 그 양도차손을 공제하는 경우를 규율하는 소득세법 제102조 제2항과 같이 어떠한 입법은 있지만, 청구인과 같이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 행사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여 양도에 따른 소득금액이 없는 경우의 특례를 마련하지 않아 그 내용이 불완전·불충분하다는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청구로 보더라도, 부진정입법부작위의 경우에는 불완전한 법규 자체를 대상으로 하여 그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등의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는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국세청은 2018. 10. 25. 청구인에게 2015년도 귀속 양도소득세 132,744,260원을 부과·고지하였다. 과세처분을 한 날 소득세법 제102조 제2항에 의한 기본권 침해사유가 발생하였는데, 청구인은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20. 2. 12. 이 사건 심판청구를 제기하였다. 청구인의 입법부작위 주장을 소득세법 제102조 제2항에 대한 심판청구로 선해하더라도,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지나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
다. 소결
소득세법상의 양도소득세 면제 특례규정 부존재를 이유로 한 진정입법부작위의 위헌을 구하는 청구는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을 대상으로 한 청구이며, 이를 소득세법 제102조 제2항의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청구로 보더라도 청구기간 요건을 준수하지 못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