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 2. 27. 선고 2018헌마782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정○○ 대리인 법무법인 로쿨 담당변호사 손수일, 박제헌
- 피청구인
-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피청구인이 2018. 6. 29. 수원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46149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1. 사건 개요
가. 청구인은 2018. 6. 29. 피청구인으로부터 청소년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수원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46149호로,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이라는 상호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누구든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판매·대여·배포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하여서는 안 되는 데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2018. 6. 18. 21:00경 위 ○○에서 청소년인 최○○(만18세, 여)의 연령을 확인하지 않고 청소년 유해약물인 맥주 2병, 소주3병 등을 제공하고 32,000원을 받는 등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하여 청소년보호법을 위반하였다.」
나. 청구인은 2018. 7. 27.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이 사건 당시 성인만 있는 상태에서 술을 제공하였고 미성년자가 합석한 사실을 알지 못했으므로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당시 청구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성인 2명이 들어와 야외 테이블을 요구하였다. 청구인은 성인 2명이 착석한 테이블에 물을 제공하였고, 청구인의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송○○(이하 ‘종업원’이라 한다)은 주문을 받아 맥주 1병, 소주 2병을 제공하였다(이하 ‘1차 주류 판매’라 한다).
(2) 이후 청소년 최○○가 위 성인 2명과 동석한 상태에서 추가로 맥주 1병, 소주 1병을 주문하였는데 최○○는 이때 종업원이 주문을 받은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이하 ‘2차 주류 판매’라 한다).
(3) 청구인 운영의 음식점은 약 20평 정도 규모이고 4인용 테이블 12개 정도가 있는데 당시 청구인은 종업원 1명과 함께 영업을 하고 있었다. 사건 당일은 월드컵 경기가 있었던 날로 손님이 많았다.
나. 청구인의 청소년에 대한 주류 판매와 예견가능성
(1) 쟁점
기록에 따르면, 1차 주류 판매 당시 성인 2명만 있었고, 나중에 청소년이 합석하여 2차 주류 판매가 있었는바, 이와 관련하여 ① 1차 주류 판매 당시 청구인이 청소년의 합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여부와 ② 2차 주류 판매 당시 청구인이 청소년의 합석을 인식하면서 주류를 판매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대법원의 입장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그 음식점에 들어온 사람들에게 술을 내어 놓을 당시에는 성년자들만이 있었고 그들끼리만 술을 마시다가 나중에 청소년이 들어와서 합석하게 된 경우에는, 처음부터 음식점 운영자가 나중에 그렇게 청소년이 합석하리라는 것을 예견할 만한 사정이 있었거나, 청소년이 합석한 후에 이를 인식하면서 추가로 술을 내어 준 경우가 아닌 이상, 나중에 합석한 청소년이 남아 있던 술을 일부 마셨다고 하더라도 음식점 운영자는 청소년보호법 제51조 제8호에 규정된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하는 행위'를 하였다고는 할 수 없고(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1도4069 판결 참조), 이 같은 법리는 음식점 운영자가 나중에 합석한 청소년에게 술을 따라 마실 술잔을 내주었다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2. 1. 11. 선고 2001도6032 판결 참조).
(3) 1차 주류 판매행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1차 주류 판매와 관련하여 청구인은 가게에 들어온 성인 2명을 야외 테이블로 안내하고 물을 제공하였으며, 종업원은 성인 2명으로부터 주류 주문을 받아 이를 제공하였다. 1차 주류 판매시에 테이블에 착석한 일행 중 청소년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만한 정황이나 증거는 없다. 이 사건 수사기록에는 이 사건 당시 상황이 찍힌 사진이 편철되어 있는데, 성인 손님들이 식당을 방문하여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후 청구인이 물을 제공하기 위하여 야외로 나갈 당시에는 청소년이 합석하고 있지 않았고 종업원이 1차 주문을 받고 주류를 제공하기 위하여 야외 테이블에 갔을 당시에도 청소년이 합석하고 있지 않았다. 또한 이들 손님이 추후에 청소년 손님 1명이 추가된다는 사실을 청구인 측에 알렸거나 청구인 측이 이를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도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성인 손님들이 음식점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한 후 1차 주류 판매가 이루어질 때까지는 청구인 측이 청소년의 합석이나 추가 손님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물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차 주류 판매 당시에는 손님이 1명 더 추가된 상태였고, 적발 당시 테이블 사진에는 소주잔이 3잔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1차 주류 판매 후 어느 시점에서 손님 1인이 추가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1차 주류 판매를 전후하여 청구인 측에 추가된 청소년 1인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4) 2차 주류 판매행위
한편, 청소년 최○○가 성인 2인과 동석한 상태에서 2차 주류 판매가 이루어졌는데, 피청구인은 조사 당시 청구인이 ‘위 손님들로부터 추가로 주류 등을 주문 받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에 ‘위 손님들로부터 추가로 주류 등을 더 주문받은 것으로 알고는 있습니다’라고 답변하였고, 계속해서 ‘그때 당시에도 성인 단골 여자 손님 2명만 있었던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보통 저희 가게는 나중에 손님이 추가로 오는 경우 처음 보는 손님이면 신분증 확인검사를 추가로 실시하는데 그때 당시 월드컵이 있는 날이어서 손님이 워낙 많아서 아마 손님이 1명 더 있었는데 이를 미처 보지 못하여 신분증 확인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라고 진술하여, 청구인이 청소년이 있는 가운데 추가적으로 주류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피의자 신문조서 답변내용에는 위와 같은 내용 외에도 추가적인 내용들이 더 있다. 즉, 청구인은 ‘정확한 것은 그때 당시 청소년인 최○○에게 물어보면 알 것 같습니다.’, ‘...저희는 원래 처음에 물을 가져다 주면서 주문을 받거나 아르바이트생이 처음 주문을 받을 경우 단골 손님 외에는 위조 신분증 감별기인 싸이패스를 사용하면서까지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하는데 그때 당시 손님이 워낙 많아서 추가로 들어오는 손님들까지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였을 수 있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아울러, 청소년인 최○○에 대한 수사보고에 따르면, 최○○는 ‘추가로 맥주 1병, 소주 1병을 더 주문하였을 당시에 종업원이 주문을 받은 것 같았다’고 진술하였다. 그렇다면 2차 주류 판매 당시 청소년이 있는 가운데 추가적으로 주문을 받고 주류를 제공한 사람은 종업원인 것으로 추정되고 청구인이 직접 2차 주류 판매행위를 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이 직접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하였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이 직접 청소년을 상대로 주류 판매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으므로 청구인에게 이 사건 주류 판매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종업원의 주류 판매와 청구인의 감독책임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 종업원의 청소년에 대한 주류 판매와 청구인의 감독책임
(1) 종업원의 2차 주류 판매행위
최○○의 진술에 따라 2차 주류 판매 당시 종업원이 청소년이 있는 가운데 주류 주문을 받고 이를 제공한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수사기록상 종업원에 대한 조사 기록이 전혀 없어 실제로 종업원이 청소년이 합석한 사실을 알고 주류를 제공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청구인에 대한 양벌규정의 적용
청소년보호법 제62조는, 개인의 종업원이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같은 법 제59조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하고, 다만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하고 있다. 종업원의 청소년보호법 위반이 인정된다는 전제 하에, 영업주인 청구인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였다고 판단되면 양벌규정에 의한 처벌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하여 청구인이 상당한 주의를 하였다면 청소년의 합석을 알 수 있었을지 여부, 종업원에 대하여 신분증 검사 등의 교육을 충분히 하였는지 여부 등이 조사되어야 한다. 한편,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업소 내부와 외부에 CCTV를 설치하고, 신분증 위조 여부를 확인하는 싸이패스 기계를 설치하고, 곳곳에 미성년자 출입금지 문구를 게시하고, 종업원에게 청소년 신분확인을 철저히 교육하는 등 청소년의 출입에 대하여 세심한 주의를 하고 있는 점 등이 인정된다’고 하고 있어 청구인이 감독의무를 충실히 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볼 여지도 있다.
라. 소결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청소년에 대한 주류 판매 여부 및 예견가능성, 종업원의 청소년에 대한 주류 판매 여부, 청구인의 감독의무 이행여부 등을 더 엄밀하게 수사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청소년보호법 위반을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내지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