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1996. 6. 13. 선고 95헌마115 결정 [형의실효등에관한법률 제8조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박○병
- 대리인
- 변호사 문승국(국선)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80.6.27. 부산지방법원에서 특수절도 및 야간주거침입절도죄로 징역 장기 2년 단기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그 무렵 위 형이 확정되어 그 형의 집행을 마친 자인바(청구인은 1980.9.경 부산지방법원 항소부에서 소년부송치결정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되었다가 1981.11.경 소년원을 퇴원하였다고 주장한다), 형의실효등에관한법률(이하 "형실효법"이라고 한다) 제8조가 전과기록 가운데 수사자료표의 말소에 관하여만 규정하지 아니한 탓에 수사자료표상 청구인의 위 전과사실이 말소되지 아니한 채 남아 있게 됨으로써 형실효법 제6조에 따라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조회로 청구인의 위 전과사실을 확인한 경찰관이 청구인에게 전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인과는 무관한 범죄사건에 관하여 1993.9. 일자불상경 및 1994.3. 일자불상경, 1995.3.8.경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청구인의 집으로 찾아오거나 제3자 또는 청구인에게 전화를 하여 청구인의 행적을 알아 보는 등 수사를 함으로써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1995.4.18. 제6조ㆍ제8조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이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형실효법 제6조ㆍ제8조가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의 법률 조항인지 여부인바, 위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6조(수사자료표의 조회 및 회보제한 등) ①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조회 및 그 회보는 범죄수사와 재판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 ② 수사자료표를 관리하는 자 또는 직무상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조회를 하는 자는 그 수사자료표의 내용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 ③ 누구든지 제1항에서 정하는 경우외의 용도에 사용할 목적으로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에 관한 기록을 취득하여서는 아니된다. ④ 제1항 또는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에 관한 기록을 회보받거나 취득한 자는 법령에 규정된 용도외에는 이를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제8조(형실효 등과 전과기록의 정리)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수형인명표는 이를 폐기하고 수형인명부는 해당란을 삭제한다.
1. 제7조 또는 형법 제81조에 의하여 형이 실효된 때
2. 형의 집행유예기간이 경과한 때
3. 자격정지기간이 경과한 때
4. 일반사면이나 형의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특별사면 또는 복권이 있은 때 ② 수형인명부의 해당란을 삭제하는 방법은 대통령령으로정한다.
2. 청구인의 주장과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의 전과사실과 유사한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청구인에게 유사전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이 청구인을 상대로 수사활동을 함으로써 청구인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은, 형실효법 제8조에 전과기록 중 사사자료표의 기록을 말소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어 오랜 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수사기관이 형실효법 제6조에 따라 전과기록 조회를 통하여 전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은 범죄의 유혹에서 벗어나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청구인의 행복추구권ㆍ평등권을 침해하고, 일사부재리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위헌의 법률조항들이다.
나. 경찰청장의 의견 요지
(1) 적법요건에 관한 의견
(가) 이 사건은 수사자료표 말소규정의 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인바, 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이 적법하기 위하여는 헌법에서 기본권보장을 위하여 명시적으로 입법위임을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상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기본권이 생겨 이를 보장하기 위한 입법의무가 발생하였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이어야 하는데, 이 사건은 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부적법하다.
(나) 경찰관이 청구인의 집으로 찾아가는 등의 수사활동은 수사자료의 수집행위에 불과하여 법적 효과를 수반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청구는 부적법하다.
(다) 형실효법 제6조ㆍ제8조는 1980.12.18. 제정된 이후 1993.8.5. 마지막으로 개정되었음에도 1995.4.18. 제기된 이 사건 헌법소원은 청구기간을 도과하였음이 명백하여 부적법하다.
(2) 위헌 여부에 관한 의견
수사자료표는 범죄수사와 재판 등에 꼭 필요한 자료이기 때문에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은 수형인명표나 수형인명부와는 달리 수사자료표에 대하여는 기간의 경과에도 불구하고 이를 폐기하거나 해당란을 삭제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대신, 수형인의 인권보장을 위하여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의 조회나 회보를 엄격히 제한하고 그 내용의 누설 등을 금한 것이므로, 수형인을 자의적으로 차별하거나 그들의 행복추구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이에 의하여 수형인이 거듭 처벌되는 것도 아니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3. 판단
가. 먼저 이 사건 심판청구가 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 중 형실효법 제8조 제1항은 형이 실효된 경우 등 소정의 사유가 있는 경우의 수형인명표 폐기 및 수형인명부 중 해당란 삭제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수사자료표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도 하지 않음으로써 반대해석에 의하여 수사자료표는 폐기 등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입법을 한 것이므로 이는 이른바 부진정 입법부작위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이른바 법령소원으로 해석할 것이지 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이라고 할 수 없으며(헌법재판소 1993.3.11. 선고, 89헌마79 결정 참조), 나머지 심판대상 조항에 대한 청구는 청구인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이른바 법령소원이지 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이 아님이 분명하다.
나. 그러므로 이 사건의 경우에도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소정의 청구기간의 적용을 받는바, 이른바 법령소원의 경우에 위 청구기간은 그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침해를 당한 경우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 그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로, 법령이 시행된 후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로 각 해석된다. 그런데 형실효법 제6조와 제8조는 각 1980.12.18. 법률 제3281호로 제정ㆍ공포되어 같은 날로부터 시행되어 오다가 각 1993.8.5. 법률 제4569호로 현행 규정과 같이 개정ㆍ공포되어 1993.9.5. 시행되었으므로 그 날로부터 위 규정된 180일이 이미 지난 1995.4.18. 제기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한 것임이 명백하여 부적법하다. 청구인은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에 의하여 위 수사자료표 등재일로부터 현재까지 계속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청구기간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지만, 입법행위의 속성상 기본권침해행위 자체는 한번에 끝나는 것이고 그러한 입법행위의 결과인 기본권침해상태가 계속될 수 있을 뿐이므로 법령에 의한 기본권침해의 경우에는 침해행위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권침해의 결과가 계속 남아 있는 것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본권침해행위는 한번에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계속 남아있다고 하여 청구기간의 제한을 배제한다는 것은 법적 안정성의 확보를 위한 청구기간의 설정취지에 반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청구인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다. 나아가 가사 청구인의 이 사건 청구를 청구인과는 무관한 범죄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행한 수사활동에 의한 기본권침해를 다투는 취지, 즉 법령이 아니라 구체적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라고 이해하더라도, 그러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등 관계법령에 따른 구제절차를 거친 후가 아니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인데[헌법재판소 1994.9.30. 선고, 94헌마183 결정; 1996.2.29. 선고, 96헌마32ㆍ33(병합) 결정 각 참조], 이 사건의 경우는 위와 같은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음이 명백하므로 역시 부적법하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96.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