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5. 10. 27. 선고 2005헌마126 결정 [행정대집행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당 사 자
- 청 구 인 주○희 대리인 법무법인 이우 담당변호사 강우식 외 5인
- 피청구인
- 하남시장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가. 사건의 개요(1) 청구인은 개발제한구역 내에 있는 하남시 ○○동 산 43의 3 임야 1,190제곱미터를 청구외 서○영 외 2인과 함께 공동소유하면서 위 토지상에 블록조 스레이트 1층 주택 55.8제곱미터 등을 소유하고 있던 자인바, 2004. 9. 초순경 위 주택의 수리에 착수하였으나 그 수리과정에서 위 주택의 노후화로 일부가 붕괴되자 같은 달 26. 위 주택을 개축하는 형태의 공사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위 주택의 개축에 관해 공유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여 피청구인의 허가 없이 개축공사를 진행하였다.
(2)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위 공사현장에서 떠나 있던 2004. 11. 2. 건축 중인 청구인 소유의 건물을 건축법 제74조에 의거하여 계고처분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철거하였다.
(3) 이에 청구인은 계고처분 등의 절차 없이 행한 피청구인의 철거행위는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및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2005. 1. 29.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피청구인이 2004. 11. 2. 하남시 ○○동 산 43의 3 지상에 건축 중이던 청구인 소유의 건물을 계고처분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철거한 행위(이하 ‘이 사건 철거행위’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2. 청구인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가. 청구인의 주장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 소유의 건물이 위법한 건축물이라 하더라도 이를 철거하기 위해서는 행정대집행법 제3조 제1항과 제2항 소정의 계고 등의 절차를 거쳤어야 하고, 설사 건축법 제74조의 요건에 해당하여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건축법 제69조 제1항에 따라 청구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위 건물의 철거를 명하는 시정명령을 발하여 청구인이 이를 이행할 기회를 부여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청구인 소유의 건물을 철거한 것은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위헌이다.
나. 하남시장의 의견청구인은 피청구인의 허가 없이 개발제한구역 내의 주택을 개축하는 공사를 상당 정도 진행시킨 상태였고, 이러한 상황에서 계고처분에 따른 상당한 이행기간을 허여할 경우 오히려 공사를 계속 진행하여 건축물을 완성할 우려가 있으며, 그러한 경우 원상복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건축주의 재산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판단하여 향후 철거에 따른 행정력 낭비 및 소유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축법 제74조에 의해 철거를 실시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이나 재산권, 평등권을 침해한 바 없다.
3. 판 단직권으로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헌법소원제도는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해 주는 제도이므로 그 제도의 목적상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이를 제기할 수 있다. 즉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경우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를 면할 수 없다. 이 사건의 경우 청구인이 그것에 의하여 권리를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철거행위가 2004. 11. 2. 이미 종료되어 이 사건 철거행위에 관하여 심판을 구할 청구인의 주관적인 권리보호이익은 소멸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나. 한편, 헌법소원제도는 개인의 주관적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객관적 헌법질서를 보장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으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청구인의 주 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고,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1992. 1. 28. 91헌마111, 판례집 4, 51, 56-57 ; 1997. 3. 27. 92헌마273, 판례집 9-1, 337, 342 등 참조).
(1) 행정청이 법률을 단순히 잘못 해석ㆍ적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하여, 행정청의 그러한 행위가 모두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러한 경우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면, 오늘날 다수의 법률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이고, 침익적(侵益的) 법률을 청구인에게 불리하게 잘못 해석ㆍ적용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청구인 기본권의 침해를 결과로 가져온다는 점에서, 결국 우리 재판소는 법률의 거의 모든 해석과 적용에 대하여 그 타당성을 심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관계의 확정과 평가, 법률을 해석하고 개별사건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법원의 고유한 과제로서, 우리 재판소에 의한 심사의 대상이 아니다. 행정청은 법률, 특히 사법상의 일반조항, 불확정 법개념이나 행정청의 재량행사규정 등을 해석을 통하여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기본권을 비롯한 헌법의 기본결정을 내용적 지침으로서 고려해야 하는데, 법적용기관이 법률에 미치는 헌법의 영향을 간과하거나 또는 오인하여 소송당사자에게 불리하게 판단함으로써 헌법의 정신을 고려하지 않은 법적용을 통하여 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면, 바로 이러한 경우에 법률의 해석ㆍ적용은 헌법재판소의 심사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행정청이 법률을 잘못 해석ㆍ적용하였는지의 여부가 헌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적용된 법률에 근거하여 판단된다면, 즉 헌법이 아니라 법률이 행정청에 의한 해석ㆍ적용의 타당성을 심사하는 규범이 된다면, 이 경우 법률의 해석ㆍ적용에 대한 판단은 법원의 관할에 속하는 것이다(헌재 2003. 2. 27. 2002헌마106, 판례집 15-1, 223, 236-237 참조).
(2) 청구인이 이 사건 심판청구를 통하여 다투고자 하는 바는 두 가지로 나 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이 사건 철거행위가 건축법 제74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이고, 둘째는 가사 이 사건 철거행위가 건축법 제74조의 요건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청구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위 건물의 철거를 명하는 시정명령을 발하여 청구인이 이를 이행할 기회를 부여하였어야 한다는 것 이다. 우선 두 번째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건축법 제74조는 건축법 제69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필요한 조치를 함에 있어(이 사건의 경우에는 건축물의 철거라는 조치를 함에 있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계고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를 대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강제철거시에는 행정대집행법에 의한 충분한 계고기간을 거쳐 철거하여야 하나, 이 기간을 줌으로써 위법의 심도가 커짐을 감안하여 이러한 절차 없이 철거할 수 있는 특례규정을 둔 것이다. 따라서, 건축법 제74조의 요건에 해당하여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건축법 제69조 제1항에 따라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건물의 철거를 명하는 시정명령을 발하여 이를 이행할 기회를 부여하였어야 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건축법 제74조와 제69조 제1항의 문언으로 보나, 건축법 제74조의 위와 같은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주장 자체로 성립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청구인의 첫 번째 주장과 관련한 판단만 남게 되는데, 이에 대한 판단은 결국 이 사건의 경우가 건축법 제74조가 정하는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경우 건축법 제74조를 적용하여 철거를 단행해 버린 행위가 피청구인의 권한을 남용한 것인지에 관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의 확정이 선행되어야 하고, 설사 확정된 사실관계를 기초로 판단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판단은 건축물의 크기, 위치, 공사의 진행 정도, 그 방치가 공익을 해하는 정도 등을 고려하여 개별사안마다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개개 사건에 대한 개별적, 구체적 판단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판단은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피청구인 ‘권한’의 범위와 한계를 정하는 문제, 즉 단순히 법률의 해석과 적용의 문제인 것이다. 즉, 피청구인이 법률을 잘못 해석ㆍ적용하였는지의 여부가 헌법규범이 아닌 적용된 법률에 근거하여 판단된다는 점에서, 청구인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통하여 피청구인 행위의 위헌성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단지 피청구인 행위가 법률이 정한 바에 부합하는가 하는 위법성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위헌 여부의 해명이 헌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이 공권력 행사의 위헌성이 아니라 단지 위법성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설사 유사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다 하더라도 공권력 행사의 위헌 여부를 확인할 실익이 없고, 이에 따라 심판청구의 이익이 부인된다.
4. 결 론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