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6헌마636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황○현 대리인 법무법인 테미스 담당 변호사 배일형, 안성기, 류한상
- 피청구인
-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피청구인이 2016. 4. 29. 부산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2295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 를 취소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6. 4. 29. 피청구인으로부터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부산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2295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3. 8. 26.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 블로그에 가열식화침 및 봉독치료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환자에게 시술하는 장면이 촬영된 사진을 게시하는 방법으로 직접적인 시술행위를 노출하는 내용의 광고를 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6. 8. 1.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등이 침해되었는지 여부이며,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된 조항은 다음과 같다.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6조(의료광고의 금지 등) ② 의료법인ㆍ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의료광고를 하지 못한다.
5. 수술 장면 등 직접적인 시술행위를 노출하는 내용의 광고
⑤ 제1항이나 제2항에 따라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구체적인 기준 등 의료광고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구 의료법(2010. 7. 23. 법률 제10387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9조(벌칙) 제15조 제1항, 제17조 제1항ㆍ제2항(제1항 단서 후단과 제2항 단서는 제외한다), 제56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 제57조 제1항, 제58조의6 제2항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의료법 시행령(2007. 9. 28. 대통령령 제2029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의료광고의 금지 기준) ① 법 제56조 제5항에 따라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구체적인 기준은 다음 각 호와 같다.
5. 의료인이 환자를 수술하는 장면이나 환자의 환부(患部) 등을 촬영한 동영상ㆍ사진으로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을 게재하여 광고하는 것
3. 청구인의 주장요지 및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이 블로그에 사진을 게시한 행위는 가열식화침 및 봉독치료에 관한 정보제공 차원에서 한 것일 뿐 의료광고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이를 의료광고로 보아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처벌조항의 문언상 가능한 의미의 범위를 넘어선 유추해석 내지 확장해석에 해당하여 청구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 설령 이를 의료광고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노출된 신체 부위 및 노출 정도, 사진을 게시한 목적 등을 고려하면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에게 의료법 위반의 혐의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청구인이 블로그에 사진을 게시한 행위는 의료법상의 의료광고에 해당하고, 사진상에 환자의 상의가 탈의된 채 환부가 그대로 노출되거나 환자들의 하의가 벗겨진 상태에서 둔부까지 드러나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는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청구인에게 의료법위반 혐의가 인정됨을 기초로 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정당하다.
4. 판단
가. 의료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사진을 게시한 행위가 의료법상 의료광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의료광고’는 의료법인ㆍ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이 그 업무 및 기능, 경력, 시설, 진료방법 등 의료기술과 의료행위 등에 관한 정보를 신문ㆍ인터넷신문, 정기간행물, 방송, 전기통신 등의 매체나 수단을 이용하여 널리 알리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4도1657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어떤 매체를 이용하든 그 내용이 위와 같은 의료광고의 범주에 속한다면 의료법에 의한 규제를 받는 의료광고에 해당하고, 의료법 제57조 및 의료법 시행령 제24조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의 심의대상이 되는 광고매체를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신문ㆍ인터넷신문 또는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정기간행물,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른 옥외광고물 중 현수막, 벽보, 전단 및 교통시설ㆍ교통수단에 표시되는 것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위 규정은 심의대상을 한정한 것에 불과할 뿐 그 밖의 매체를 이용한 광고라고 하여 의료광고에 해당하지 않음을 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또한 청구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므로 불특정다수인을 상대로 하는 것이 분명하고, 의학적 지식이나 의료정보가 책이나 논문, 의학 관련 학회의 홈페이지 등에 게재되는 형태로 제공되는 경우와는 달리 이 사건과 같이 의료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그 의료기관이나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의료방법에 관한 소개와 결부되어 제공되는 경우 이는 의료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당해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에 관한 사항이 되어 소비자의 선택을 유인하는 광고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될 뿐 아니라, 신문, 잡지 등의 오프라인 광고는 소통이 없는 일방적인 광고에 불과하지만, 블로그는 이에 접속한 대중과 양방향 소통을 하면서 정보를 제공하고 대중을 유인할 수 있는 것으로서,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취득, 전달 등이 더욱 늘어나고 일반화된 현대 사회에서 일반적인 오프라인 광고보다 오히려 광고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보이므로 의료광고로서 의료법에 따른 규제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청구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사진을 게시한 행위는 의료법상 의료광고에 해당한다.
나. 청구인이 게시한 사진이 직접적인 시술행위를 노출하는 내용의 광고로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는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
(1) 의료법상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판단기준
(가) 의료법 제56조 제2항 제5호 및 제5항(이하 ‘이 사건 근거조항’이라 한다)은 ‘의료인은 수술 장면 등 직접적인 시술행위를 노출하는 내용의 의료광고를 금지한다.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구체적인 기준 등 의료광고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제정된 의료법 시행령 제23조 제1항 제5호는 금지되는 의료광고의 하나로 ‘의료인이 환자를 수술하는 장면이나 환자의 환부(患部) 등을 촬영한 동영상ㆍ사진으로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을 게재하여 광고하는 것’을 들고 있는바, 위 규정들을 종합하면 의료인이 환자를 수술하는 장면이나 환자의 환부 등을 촬영한 동영상ㆍ사진이라 하더라도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지 않는 것은 금지되는 의료광고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명백하다.
(나) ‘의료인이 환자를 수술하는 장면이나 환자의 환부 등을 촬영한 동영상ㆍ사진으로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을 게재하여 광고하는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다음의 점을 고려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① 일반적으로 광고는 상업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고, 의료광고도 예외일 수는 없으나, 의료광고는 상행위에 대한 광고만으로는 볼 수 없는 특성이 있고 의료서비스 소비자인 국민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의료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를 규제해야 할 공익상의 필요성이 클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의학 지식이 없고 질병의 치료를 앞두고 있어 객관적으로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의료인에게 의존하여야 할 처지에 놓인 의료서비스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된다.
② 의료법 제56조 제2항에서 일정한 유형의 의료광고를 금지하는 취지도, 이와 같은 의료광고 규제의 필요성과 더불어 의료광고의 경우에는 그 표현내용의 진실성 여부와 상관없이 일정한 표현방식 내지 표현방법만으로도 의료서비스 소비자의 절박하고 간절한 심리상태에 편승하여 의료기관이나 치료방법의 선택에 관한 판단을 흐리게 하고 그것이 실제 국민들의 건강보호나 의료제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큰 점을 고려하여 일정한 표현방식 내지 표현방법에 의한 광고를 규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③ 다만, 이러한 의료광고 규제의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광고 형태의 의료정보 제공을 합리적 근거 없이 봉쇄하는 것은 의료인의 표현의 자유 내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종국적으로는 의료서비스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마저 침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어떠한 광고가 금지되는 의료광고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표현방식과 치료효과 보장 등의 연관성, 표현방식 자체가 의료정보 제공에 있어서 불가피한 것인지 여부, 광고가 이루어진 매체의 성격과 그 제작ㆍ배포의 경위, 광고의 표현방식이 의료서비스 소비자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의료서비스 소비자가 당해 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ㆍ궁극적 인상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④ 의료행위와 관련된 사진 등의 게시와 관련하여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인지 여부도 사진 등을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되, 사진 등이 촬영ㆍ게시된 경위, 게시된 매체의 성격, 노출된 신체부위 및 노출정도, 게시된 내용의 진실성, 의료소비자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과다하게 시술장면 또는 신체 부위 등을 노출시킨 것으로서 올바른 의료정보의 제공을 위한 의료광고가 아닌, 오로지 의료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표현만으로 이루어져 결국 문란한 의료질서를 조장할 위험성이 큰 것으로 제한하여야 한다.
(2) 청구인의 행위가 이 사건 근거조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앞서 본 의료법 관련조항의 입법취지, 의료광고 규제의 필요성, ‘혐오감’의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와 함께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청구인이 블로그에 게시한 사진들 및 다음의 각 사정을 고려하면 청구인의 행위는 직접적인 시술행위를 노출하는 내용의 광고로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① 가열식 화침, 봉독치료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아 일반인에게 생소한 것으로 치료과정 및 치료방법을 설명함에 있어 이해의 편의를 돕기 위해 사진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② 청구인의 주장에 의하면 위 치료법은 인대, 힘줄의 이완 및 부분파열, 근육의 만성장애 또는 타박상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으로, 청구인은 이와 관련하여 발병빈도가 높은 허리, 발목, 등, 목 부위의 사진을 게시하였다.
③ 노출된 신체부위나 노출정도가 통상 한의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정도이고 청구인에게 의료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 외에 의료소비자에게 불필요한 자극을 주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④ 청구인은 치료법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서 사진을 게시하였는데 설명한 내용과 사진이 불가결한 관계로 보인다.
다. 소결론
따라서 청구인이 신체부위가 노출된 사진을 블로그에 게시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청구인에게 이 사건 근거조항에 의한 책임을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이고, 이로 말미암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