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5. 3. 26. 선고 2014헌마308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정○욱 대리인 변호사 김정원
- 피청구인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3. 11. 28.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 민원안내데스크 앞에서 피해자 신○현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 폭행하였다는 피의사실로 2014. 1. 13. 기소유예처분(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3형제116634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청구인은 2014. 4. 14.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 피의자가 불복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입법부작위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함과 동시에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 피의자가 불복하여 법원의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이하 ‘이 사건 입법부작위’라 한다) 및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3. 청구인의 주장 요지
가.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에게 불이익한 처분임에도 그 불복절차를 규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헌법 제27조 제1항에 규정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
나. 청구인은, 청구인을 폭행하고 사라진 피해자를 발견하고 경찰이 올 때까지 피해자를 붙잡고 있었던 것일 뿐, 폭행의 고의가 없었다. 설령 청구인에게 폭행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이 피해자를 붙잡고 있었던 것은 현행범 체포를 위한 적법한 행위였으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4. 이 사건 입법부작위에 대한 판단
가. 진정입법부작위와 입법의무
청구인이 주장하는 입법부작위는 ‘입법자가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 피의자가 불복하여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절차를 전혀 마련하지 않은 것’, 즉 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헌법에서 기본권보장을 위하여 법령에 명시적인 입법위임을 하였음에도 입법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이거나, 헌법해석상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기본권이 생겨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발생하였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헌재 2007. 5. 31. 2006헌마1000; 헌재 2013. 9. 26. 2012헌마562).
나. 헌법상 입법의무의 인정 여부
우리 헌법은 공소제기의 주체, 방법, 절차나 사후통제 등에 관하여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검사의 자의적인 불기소처분에 대한 통제방법에 관하여도 헌법에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헌법이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 피의자가 불복하여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여야 할 명시적인 입법의무를 부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3. 9. 26. 2012헌마562).
다. 헌법해석상 입법의무의 인정 여부
형사소송법 제246조는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라고 규정하여 국가소추주의와 함께 기소독점주의를 채택하는 한편, 제247조는 “검사는「형법」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기소편의주의를 아울러 채택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이 이와 같이 국가기관으로서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에 의한 기소독점주의를 채택한 것은 공소제기를 개인적 감정에 좌우되지 아니하고 전국적으로 통일되게 행사함으로써 획일적이며 공평한 소추를 담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인 한편,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한 것은 형사정책적인 고려와 소송경제 및 구체적 정의의 실현이 가능하도록 특별히 고려한 것이다(헌재 1997. 8. 21. 94헌바2; 헌재 2013. 9. 26. 2012헌마562 참조).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은 기소편의주의에 따라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형법 제51조 각 호의 사항 즉 피의자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여 소추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는 때에 이루어지는 불기소처분으로(형사소송법 제247조,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 제3항 제1호), 피의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확정하는 처분이 아니어서,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확정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유죄판결과 같은 효력이 부여되지도 않는다. 다만, 피의자가 범죄혐의를 다투고 있고, 공소를 제기하기에 충분한 범죄혐의가 없거나, 소송조건이 구비되어 있지 아니하여 협의의 불기소처분으로 수사절차를 종결해야 하는 사안임에도 검사가 자의적으로 기소유예처분을 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기소유예처분에 불복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있고, 이러한 경우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11조의 평등권 및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으로써 불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헌재 2013. 9. 26. 2012헌마562 참조). 물론, 위와 같은 경우에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피의자로 하여금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도록 하는 외에 범죄혐의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주장하여 사실관계나 법령해석에 관하여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불복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헌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는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입법자에 의한 재판청구권의 구체적 형성이 불가피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우리 헌법이 공소제기의 주체, 방법, 절차, 사후통제 등에 관하여 직접적인 규정을 두거나 검사의 자의적인 불기소처분에 대한 통제방법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이상, 어떤 방법으로 어느 범위에서 그 남용을 통제할 것인가 하는 문제 역시 기본적으로는 입법자의 재량에 속하는 입법정책의 문제이다(헌재 2009. 12. 29. 2008헌마414; 헌재 2013. 9. 26. 2012헌마562 참조). 그리고 형사소송절차는 본래 국가형벌권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절차이지 국가형벌권의 존부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 이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므로, 기소유예처분으로 수사절차가 종결된 피의자가 그 대상이 된 피의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입법자에게 형사절차 내에 기소유예처분에 의한 수사종결절차에 불복하여 법관에 의한 재판에 의하여 국가형벌권의 부존재를 확인받을 수 있는 절차를 반드시 마련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라. 소결
따라서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 피의자가 불복하여 재판받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법률을 제정할 것을 입법자에게 위임하는 명시적인 헌법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헌법해석상으로도 이러한 입법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로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로 인하여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6.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