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2. 5. 31. 선고 2011헌마48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1. 김○연 2. 박○숙 3. 주식회사 ○○뉴스대표 이사 김○연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원 담당변호사 황외 1인
- 피청구인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0형제124675호 직업안정법위반 피의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10. 12. 29.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1. 사건 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0. 12. 29. 청구인들에게 아래의 피의사실과 같은 직업안정법위반 혐의가 인정되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0년 형제124675호로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근로자 모집을 하거나 이에 종사하는 사람은 허위의 구인광고를 하거나 허위의 구인조건을 제시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청구인 김○연은 청구인 주식회사 ○○의 대표이사이고, 청구인 박○숙은 청구인 김○연의 처로서, 공동하여, 2009. 1. 12.경 잡코리아 인터넷 사이트에 실제 근로계약 체결당사자인 청구인 주식회사 ○○가 아닌 솔로몬서치라는 회사명과 위 청구인들의 실제 이름이 아닌 김명수, 박명숙이라는 가명을 사용하여 실제 고용형태인 전액성과급제 대신 정규직 또는 연봉계약직으로 기재한 허위의 헤드헌터 구인광고를 하였고, 청구인 주식회사 ○○는 법인의 대표자인 청구인 김○연이 위와 같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들은 위 기소유예처분이 자신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1. 1. 25.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가. 청구인들이 구인광고를 함에 있어서 청구인들의 업체명과 성명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고, 근로조건을 성과급제로 표시하지 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청구인들의 의도, 구인광고의 내용, 구인정보 사이트의 입력방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청구인들의 행위가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34조에서 정한 허위 구인광고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직업안정법 제47조 제5호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직업안정법상 허위 구인광고가 금지되는 근로자 모집을 하는 자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그가 모집하는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할 의무를 지고 대가를 얻는 자여야만 하고, 이때의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와 의미가 같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구인광고로 구하는 헤드헌터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수사기록 및 심판기록을 검토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청구인 김○연은 청구인 주식회사 ○○(이하 ‘청구인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청구인 박○숙은 청구인 김○연의 아내이자 청구인 회사의 감사로서, 청구인 회사는 내부적으로 ‘솔로몬서치’라는 헤드헌팅 사업부를 두고 있었다.
(2) 청구인 박○숙은 2009. 1.경 인터넷 구인사이트인 잡코리아(www.jobkorea.co.kr, 이하 ‘이 사건 구인사이트’라 한다)에 서치펌(search firm) 솔로몬서치, 담당 헤드헌터 박명숙, 고용형태 정규직으로 하여 헤드헌터 모집광고를 하였는데, 위 구인광고를 등록함에 있어 이 사건 구인사이트 자체의 제약으로 고용형태란에 성과급제를 입력할 수 없었고, 대신 위 광고의 상세요강에는 급여체계에 관하여 100% 성과급제로 기재하였다(수사기록 27, 28, 186면). 한편, 청구인 김○연도 그 무렵 김명수라는 가명으로 유사한 헤드헌터 모집광고를 등록하였다(수사기록 54면).
(3) 손○호는 박명숙 명의의 위 모집광고를 보고 2009. 1. 7.경 청구인 박○숙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원의사를 밝혔고, 청구인 박○숙은 이에 대하여 "주식회사 ○○(솔로몬서치) 박○숙 부장"이라고 신원을 밝힌 뒤 지원동기 및 이력서 등을 요청하는 답신을 하면서 회사의 급여제도가 전액성과급제임을 명시하였다(수사기록 9면).
(4) 손○호는 2009. 1. 12.경 청구인 회사와 사이에 취업약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보수에 관하여 손○호가 관리하는 헤드헌팅업무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은 일단 전액 청구인 회사에 입금하고, 청구인 회사는 손○호에게 그 중 60%를 임금 등으로 지급하기로 정하였다.
(5) 손○호는 위 취업약정에 따라 2009. 1.경부터 2010. 5.경까지 청구인 회사에서 헤드헌터로 근무하였다.
나. 청구인들의 허위 구인광고 행위 여부에 관한 판단
(1) 구 직업안정법(2009. 10. 9. 법률 제97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5호는 같은 법 제34조에 위반하여 허위의 구인광고를 한 자를 처벌하고 있고, 구 직업안정법 시행령(2009. 12. 31. 대통령령 제219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각 호에서는 위 법 제34조에 의한 허위 구인광고의 범위를 정하고 있는바, 구체적으로는 허위구인을 목적으로 구인자의 신원(업체명 또는 성명)을 표시하지 아니하는 광고(제2호), 구인자가 제시한 고용형태, 근로조건 등이 응모할 때의 그것과 현저히 다른 광고(제3호), 기타 광고의 중요 내용이 사실과 다른 광고(제4호)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 위 조항들로 처벌되는 허위 구인광고에 해당하려면 구인광고가 진실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실과 다른 부분이 구직자를 구인정보 등에 대한 그릇된 판단으로 이끌 우려가 있어야 할 것이므로, 광고의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더라도 그러한 부분이 사소하여 구직자의 판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이라면 위 조항에 따른 허위 구인광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먼저 청구인들이 구인광고를 함에 있어 신원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청구인들이 청구인 회사 법인명 대신 사용한 회사 부서명인 솔로몬서치가 유사업종을 운영하는 다른 업체명 등과 비슷하여 구직자의 오인, 혼동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볼 증거가 없고, 이 사건 구인광고 내용상 청구인 김○연, 박○숙의 실명 사용 여부는 구직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가치있는 정보라고 보이지 않는다. 나아가 실제 채용과정에서 손○호로부터 지원의사를 전달받은 청구인 박○숙은 즉시 청구인 회사의 법인명과 본인의 실명을 밝힌 이메일을 통하여 채용협상에 임하였고, 손○호도 구인회사나 담당자의 표시에 대한 이의 없이 청구인 회사와 취업계약을 체결하여 1년 4개월 가량 근무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들이 허위구인의 목적으로 구인자의 신원을 표시하지 않았다거나 청구인들의 구인광고상 중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3) 다음으로 청구인들이 구인광고 간략 모집요강에 고용형태를 정규직으로 기재한 부분에 관하여 본다. 청구인들이 간략 모집요강에 고용형태를 정규직으로 기재한 행위는 이 사건 구인사이트의 입력방식 제한에 따른 불가피한 것이었고, 같은 광고의 상세 모집요강에는 성과급제임을 별도로 명확히 기재하였으며, 손○호는 이에 대한 이의없이 성과급제로 계약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므로 청구인들이 제시한 고용형태가 응모할 때의 그것과 현저히 다르다거나 구인광고의 중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볼 수 없다.
(4) 결국 피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직업안정법위반죄의 성립요건과 관련하여, 구인광고의 구체적 내용, 그러한 광고에 이르게 된 경위, 광고 이후 청구인들과 구직자 사이의 협상과 계약과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구인광고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구직자를 구인정보 등에 대한 그릇된 판단으로 이끌 우려가 있어 구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34조 각 호에서 정한 허위 구인광고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았어야 함에도, 단지 청구인들이 구인광고를 함에 있어서 업체명, 성명 또는 근로조건을 사실과 일부 다르게 기재하였다는 사정만을 이유로 곧바로 청구인들에게 이 사건 피의사실 혐의를 인정하였다.
다. 소결
따라서 청구인들의 나머지 주장을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및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으므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