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3헌마269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현 ○ 비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 래 영 피청구인 광주지방검찰청 해남지청 검사
청구인의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인 광주지방검찰청 해남지청 2001년 형제5141호 불기소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청구인은 2001. 11. 29. 청구인의 존속폭행 피의사실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의자(청구인)는 2001. 10. 24. 20:00경 전남 완도군 보길면 소재 청구인의 장인인 청구외 김○배의 집에서 위 김○배가 자신의 딸인 청구인의 처 김○라를 구타하였다는 이유로 화를 내면서 양손으로 청구인을 때리고 청구인의 상의 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볼펜을 꺼내어 자신의 얼굴에 그었다는 이유로 이에 대항하여 동인의 가슴부분을 밀어 넘어뜨리며 손목을 잡아 비틀고, 계속하여 위 같은 면 소재 보길파출소에서 위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위 김○배의 의자를 잡아당겨 넘어뜨리고, 의자를 집어 들고 위 김○배를 향하여 휘두르는 등으로 폭행을 가한 것이다.
나. 피청구인은 별도의 수사 없이 경찰의 수사기록에 의거 2001. 11. 29. 기소유예처분을 하면서 청구인으로부터 반성문이나 서약서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고소사건이 아니라는 이유로 청구인에게 형사소송법 제258조 제2항 소정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
다. 청구인은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에게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03. 4. 1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위 김○배가 먼저 청구인의 멱살을 잡고 폭행을 가하였으므로 청구인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위 김○배의 손목을 잡았을 뿐이고, 당시 상황에 비추어 폭행이라고 인정할 만한 행위 또는 그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경찰에서도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없다.
(2) 가사 위 김○배의 일방적 진술을 믿고 그 혐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김○배의 선행하는 가해행위에 대한 소극적인 방어행위로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또는 제21조의 정당방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하는바, 청구인은 이러한 사실을 검찰 수사과정에서 밝히고자 하였으나 피청구인은 그 기회를 주지 아니한 채 경찰에서의 수사결과만을 가지고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3) 따라서, 범죄혐의를 인정할 수 없거나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것이 명백한 사안에 대하여 내려진 위 기소유예처분은 수사과정에서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위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위 불기소사건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청구인에 대한 피의사실이 충분히 인정되는 한편, 청구인의 전과 유무, 이 사건에 이른 경위, 동기, 합의 유무 및 사안의 정도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기소하기에는 적절하지 아니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피청구인이 내린 위 기소유예처분은 정당하다.
3. 판단
가. 청구기간 준수여부에 대한 부분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는데(개정된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본문), 청구인은 위 기소유예처분이 있은 2001. 11. 29.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인, 2003. 4. 11.에야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그러나, 이 사건 심판청구가 비록 1년의 청구기간을 경과하여서 한 것이라 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허용하는 것이 헌법소원제도의 취지와 헌법재판소법 제40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행정소송법 제20조 제2항 단서에 부합하는 해석이라 할 것이다(헌재 2001. 12. 20. 헌마2001마39 및 1993. 7. 29. 89헌마31 참조). 따라서, 청구인이 청구기간을 도과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면, 피청구인은 기소유예처분을 하면서 청구인을 소환하여 조사하지 않았고, 검찰사건사무규칙 제71조 제1항 단서 소정의 '경미한 사건'이라는 이유로 청구인으로부터 동조 소정의 서약서에 해당하는 반성문조차 징구하지 아니하였으며 청구인에게 기소유예처분의 통지도 하지 아니하였다. 위와 같이 청구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함에 있어 그 처분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하고, 별도의 고지절차도 취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전에 청구인을 소환하여 조사하지도 않았고, 반성문이나 서약서조차 징구하지 아니하였다면, 비록 피의자라 하더라도 그 불기소처분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는 처지에 있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의자였던 청구인에게 불기소처분이 있음을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하여 과실이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경우에 청구인이 불기소처분사실을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어서 심판청구기간 내에 심판청구가 가능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그 청구기간의 도과에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나. 본안 판단
피의사실의 요지는 앞에서 본 바와 같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나 정당방위에 해당되지 아니함을 전제로 위 피의사실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기록과 위 기소유에 처분사건의 수사기록을 살펴보면, 청구외 김○배의 진술 및 보길파출소 경찰관인 청구외 이○화의 수사보고서 기재내용에 의하여 청구인의 존속폭행 혐의사실이 모두 인정된다. 더 나아가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살펴보면 청구인이 자신의 처인 위 김○배의 딸을 구타하는 등으로 본건 범행의 원인을 제공한 점, 청구인이 입은 상처 또한 약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안면부 표재성손상 등으로 상해정도가 경미함 점, 사건당시 26세인 청구인이 59세인 장인에게 대항하여 동인의 가슴을 밀면서 손목을 비틀고, 계속하여 위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파출소에서 위 김○배의 의자를 잡아당겨 넘어뜨리는 등 과도한 위력을 행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의 폭행이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위 조치는 정당하고 피청구인이 이 사건에 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기소유예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보여지지 아니하고, 달리 피청구인의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 주장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주선회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
나는 다수의견과는 달리, 헌법재판소가 2001. 12. 20. 선고한 2001헌마39 사건의 반대의견(공보 64, 79)에서 밝힌 것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소정의 청구기간이 경과한 것으로서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2003.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