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1. 5. 31. 선고 2000헌마565 결정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2조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곽 ○ 곤
- 국선대리인
- 변호사 최 만 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1995. 1. 25. 01:00경 부마고속도로 서부산요금소에서 교통사고를 당하여 상해를 입고, 부산 금정구 서동 소재 ○○ 병원(당시 명칭은 □□병원)에서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았는데, 같은 해 일자불상경 ○○ 화재보험 주식회사의 부산보상센타 직원 조 ○ 수의 요청에 따라 위 병원의 원장 배 ○ 웅과 자동차보험 담당직원 송 ○ 아가 청구인에 대한 진료기록 일체를 청구인의 동의없이 복사하여 위 조 ○ 수에게 제공하였다.
(2) 그 후 청구인은 위와 같은 진료기록의 불법제공사실을 알게 되자 1997. 2.경 관련자들을 의료법위반죄로 고소하여 위 배 ○ 웅은 선고유예의 판결을 받았고, 위 송 ○ 아와 조 ○ 수는 각 기소유예처분을, 의료심사위원인 청구외 정 ○ 섭은 불기소처분을 받게 되었으며, 또한 청구인은 1999. 일자불상경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 위 관련자들 및 위 회사를 상대로 위자료청구소송(99가소89518)을 제기하였으나 2000. 3. 29. 청구기각의 판결을 선고받았다.
(3) 청구인은 의료기관으로부터 자동차보험 진료보수의 청구를 받은 보험사업자 등이 환자 본인의 동의여부와 관계없이 당해 의료기관에 대하여 관계진료기록의 열람을 청구할 수 있도록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2조가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주장하면서 2000. 7. 14. 헌법소원심판을 청구(2000헌마451)하였으나 자기관련성 등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되었다.
(4) 이에 청구인은 이번 사건은 2000헌마451사건과 청구원인이 다르다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2조의 위헌을 주장하면서 같은 해 9.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2조(1999. 2. 5. 법률 제5793호로 전면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2조 [진료기록의 열람등] ① 보험사업자등은 의료기관으로부터 제11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청구를 받은 경우에는 당해 의료기관에 대하여 관계진료기록의 열람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 ② 보험사업등에 종사하거나 종사한 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진료기록의 열람으로 인하여 알게된 다른 사람의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헌법소원심판은 인권침해나 위헌의 소지가 있는 공권력작용을 바로 잡기 위한 것으로 자기관련성, 현재성, 직접성 등을 엄격하게 적용하여서는 안되며 청구인의 경우와 같이 사실상 불이익을 받은 경우에도 이를 인정하여야 한다.
(2) 청구인이 관련자들 및 보험사업자를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청구소송(99가소89518)에서 피고측 변호인은 준비서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면 피고들에 대한 원고의 위자료청구는 이유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고 법원이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패소판결이 선고되었으므로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사실상,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은 피해자로서 자기관련성이 있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이 보험사업자 등으로 하여금 진료기록을 열람하도록 하는 것은 기업의 이익추구를 위한 것으로 어떠한 공익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당한 이유없이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며, 이로 인하여 진료비 등과 관련된 소송에서 보험사업자 등이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므로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취지는 단순히 진료비 분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개인의 동의없이 진료기록을 열람하게 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이유만으로 위와 같은 기본권들을 제한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없다.
나. 건설교통부장관의 의견
(1) 교통사고와 관련된 청구인의 진료기록이 복사되어 제공된 것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신설된 1999. 2. 5. 이전이므로 청구인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기본권을 침해당하였다고 볼 수 없고 장차 기본권 침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잠재적인 것에 불과하여 현재성을 구비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지급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의료기관의 정확한 진료기록의 작성을 보장하며 자동차사고환자와 병원간의 부당한 결탁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진료기록 등 사실관계의 확인없이 보험금을 과다 또는 착오지급하는 경우 결국 자동차보험료의 인상을 초래하므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진료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다. 특히 건설교통부의 고시로 진료에 관한 사실확인과 진료수가의 산정에 필요한 범위를 명백히 초과한 경우 및 당해 진료기록의 누설로 인하여 환자의 질병 등이 심히 악화되거나 명예가 손상될 것이 명백한 경우 열람신청에 응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보험사업자가 개인의료정보를 누설하는 경우 처벌받도록 하고 있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진료기록의 열람을 목적범위 내에서 최소한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3. 판단
먼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침해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검토한다. 이 점과 관련하여 청구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청구인이 이 사건 교통사고의 관련자들 및 보험사업자를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청구소송(99가소89518)에서 피고측 변호인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면 피고들에 대한 원고의 위자료청구는 이유없다’고 한 주장이 받아들여져 청구인이 패소하였으므로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사실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고통을 받은 피해자로서 자기관련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우선 청구인에 관한 진료기록이 복사되어 보험회사에 제공된 일시가 1995. 8. 1.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신설된 1999. 2. 5. 이전이므로 위 판결에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될 수 없는 법리이고, 실제로도 위 소송의 제1심 판결문에는 소액사건인 관계로 이유의 기재가 생략되어 있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어 청구인이 패소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으며, 오히려 위 사건의 항소심(2000나6435)에서는 청구인이 일부 승소하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에 단지 참작된 것뿐인 사실이 인정됨에 비추어, 청구인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당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자기관련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청구인은 이미 2000. 7. 14. 우리 재판소에 이 사건 심판청구와 동일한 내용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가 같은 해 8. 18. 사전심사에 의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결정을 받은 사실이 있어(헌재 제1지정재판부 2000. 8. 18. 2000헌마451) 이 사건 심판청구를 위 2000헌마451 각하결정에 대한 불복소원으로 볼 여지도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불복신청이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판례(헌재 1990. 10. 12. 90헌마170, 판례집 2, 363, 364 참조)이므로 이것 역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어느모로 보나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 소정의 부적법한 청구로서 그 흠결을 보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4.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1.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