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2022. 10. 6. 선고 2020나2033832 판결 [청구이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항소인
-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보라미)
- 피고, 피항소인
-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소외 6)
- 변론종결
- 2022. 6. 23.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이 법원이 2020카정20221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20. 10. 19.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취소한다.
3.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서울동부지방법원 2016가합104607 추심금 판결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하고, 피고의 원고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2019나2011362 추심금 판결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적을 판결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하기로 한다.
○ 제1심판결 제4면 7행의 "원고를"을 "피고를"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5면 1~3행을 아래와 같이 고친다.
『바. 한편 소외 2는 2012. 8. 28. 소외 6에게 이 사건 정산금 채권을 양도하면서 그 양도통지권한까지 위임하였고, 소외 6은 2016. 8. 11. 확정일자 있는 내용증명우편으로 그 채권양도 사실을 원고 등에게 통지하여, 그 통지가 원고, 소외 3, 소외 4에게는 2016. 8. 12.에, 소외 1에게는 2016. 8. 16.에 각 도달되었다.』
○ 제1심판결 제5면 8행의 "피고에게"를 "원고에게"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5면 15행의 "원고는"을 "피고는"으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6면 7행의 "위 항소심 법원은" 다음에 "2019. 6. 26. 변론을 종결하고"를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제6면 13~14행의 "(이하 ‘이 사건 추심금소송 항소심 판결’이라 한다)" 부분을 "(이하 ‘이 사건 추심금소송 항소심 판결’이라고 하고, ‘이 사건 추심금소송 1심 판결’과 ‘이 사건 추심금소송 항소심 판결’을 합하여 ‘이 사건 추심금 판결’이라고 한다)"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6면 15행의 ‘[인정 근거]’에 "갑 제24호증"을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제8면 10행부터 제10면 1행까지 "4. 본안에 대한 판단" 부분을 아래와 같이 고친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원고 주장 요지
1) 집행채권의 부존재 주장
피고의 이 사건 제2 추심명령 신청행위는 통정허위표시이므로 무효이다(위 주장은 이 사건 제2 추심명령의 집행채권의 발생근거, 즉 소외 6의 피고에 대한 채무부담행위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는 주장으로 선해하여 판단한다).
2) 변제 주장
원고 등은 이 사건 정산금 채무의 연대채무자이고 소외 2, 소외 6, 피고는 이 사건 정산금 채권의 부진정연대채권자이므로, 원고 등이 위 3인 중 누구에게 변제하더라도 이 사건 정산금 채권에 대한 변제 효력이 발생하는데, 원고 등은 2014. 12. 29.부터 2019. 5. 17. 까지 위 3인에게 총 1,435,355,939원을 변제하였으므로 위 범위 내에서 이 사건 정산금 채권은 소멸하였다.
3) 상계 주장
원고 등은 서울동부지방법원(2015가합110841호)에 소외 2를 상대로 이 사건 정산금채권에 대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위 소송에서 소외 1, 소외 3은 자신들이 소외 2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소외 2의 이 사건 정산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소송상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2017나2044047호)은 소외 1, 소외 3이 주장한 자동채권 중 ① ○○빌딩 각 호실에 대한 임대수익 중 소외 1, 소외 3의 지분 비율인 2/3에 해당하는 금액인 1,903,117,910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하 ‘○○빌딩 부당이득반환채권’이라 한다), ② 원고 등과 소외 2의 상속과 관련하여 지출한 세무사 비용 중 소외 2의 지분에 상당하는 10,000,000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하 ‘세무사 비용 부당이득반환채권’이라 한다), ③ 건물 철거 소송과 관련하여 지출된 변호사 비용 중 소외 2의 지분에 상당하는 40,000,000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하 ‘변호사 비용 부당이득반환채권’이라 한다)의 존재를 인정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정산금 채권은 그 상계적상일인 2012. 8. 2.을 기준으로 473,846,376원만이 남게 되었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심리불속행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사건을 ‘관련 채무부존재확인 사건’이라 한다). 소외 1, 소외 3의 소송상 상계의 효력은 같은 연대채무자인 원고에게도 미치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정산금 채권도 위 범위 내에서 소멸하였다.
4) 권리남용 주장
피고는 관련 채무부존재확인 사건의 판결을 통해 이 사건 정산금 채권이 존재하지 않음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중으로 변제받기 위하여 집행절차를 취소하지 않고 있으며, 그 집행과정에서도 원채권자인 소외 2의 대리인인 소외 6의 직원인 피고를 사실상 형식적으로 내세워 진행하고 있는바, 이 사건 추심금 판결에 기초한 집행은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청구이의로 그 집행의 배제를 구한다.
나. 피고 주장 요지
1) 원고가 주장하는 변제내역은 소외 1, 소외 3과 소외 6, 소외 2, 피고 사이에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변제로 평가될 수 없고, 모두 이 사건 추심금 판결의 변론종결일인 2019. 6. 26. 이전에 발생한 사유이므로 적법한 청구이의 사유가 될 수 없다.
2) 원고는 피고에게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타채51398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사건에 관한 집행비용 56,600원, 같은 법원 2019타채51954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사건에 관한 집행비용 90,800원, 같은 법원 2019타경51021 부동산강제경매 사건에 관한 집행비용 7,198,160원, 같은 법원 2019타경52499 부동산강제경매 사건에 관한 집행비용 2,646,500원, 같은 법원 2019카확5832 소송비용액확정 결정에 따라 확정된 소송비용액 27,836,2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같은 법원 2020카확5428 소송비용부담및확정 결정에 따라 확정된 소송비용액 2,815,05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서울고등법원 2019카확20248 소송비용부담및확정 결정에 따라 확정된 소송비용액 4,395,81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이들 채무는 모두 이 사건 추심금 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하기에 앞서 변제되어야 한다.
3) 소외 3, 소외 1의 상계 의사표시는 2015. 12. 10. 및 2017. 11. 20.에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원고가 주장하는 상계는 이 사건 추심금 판결의 변론종결일인 2019. 6. 26. 이전에 발생한 사유이므로, 적법한 청구이의 사유가 될 수 없다.
4) 원고는 관련 채무부존재확인 사건에서 소외 3 및 소외 1과 공동원고의 지위에 있었고, 소외 3 및 소외 1이 당시 변제와 상계를 주장하였음에도 이 사건 추심금소송에서 원고는 변제와 상계 주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아니하였다. 그렇다면 위 변제와 상계항변은 이미 실기한 항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추심금 판결에 기초한 집행은 정당하고, 원고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하여 변제 및 상계 판단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것을 두고 위 판결에 기초한 집행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더불어 이 사건 추심금소송에서 원고는 이미 ○○빌딩에 대한 부당이득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추심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항변을 하였으나 원고의 증명 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법원에서 동일한 내용의 항변을 하는 것은 이 사건 추심금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다. 판단
1) 집행채권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에 기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적법하게 이루어진 이상 추심금소송에서 제3채무자는 집행채권의 부존재나 소멸을 주장하며 집행채권의 변제를 거절할 수 없고, 집행채권의 부존재나 소멸은 집행채무자가 청구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사유이지 추심의 소에서 제3채무자가 이를 항변으로 주장하여 집행채무의 변제를 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다34012 판결 참조).
나) 원고는 이 사건 제2 추심명령의 집행채권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위 추심명령의 제3채무자인 원고로서는 이 사건 추심금소송에서도 항변으로 주장할 수 없었던 사유이므로, 이 사건 추심금소송 판결의 집행력의 배제를 구할 수 있는 적법한 이의이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변제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청구에 관한 이의는 그 이유가 변론이 종결된 뒤에 생긴 것이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44조 제2항). 청구이의소송에서 이의의 대상이 되는 집행권원이 확정판결인 경우에는 그 이유가 당해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생긴 것이어야 하고, 이보다 앞서 생긴 사정은, 가령 채무자가 그러한 사정이 있음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여 변론종결 전에 이를 주장하지 못한 것이라 하여도 청구이의의 이유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다12728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주장하는 변제사유는 모두 이 사건 추심금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인 2019. 6. 26. 이전에 생긴 것임이 명백하므로, 원고는 이를 들어 청구이의 사유로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3)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의 쟁점
원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소외 3, 소외 1이 관련 채무부존재확인 사건에서 한 상계의 효력이 원고에게도 미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 상계 사유가 이 사건 추심금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생긴 것으로서 이 사건 소송에서 청구이의 사유로 주장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이는 곧 소송상 상계의 실체법상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에 관한 문제이므로 이에 대하여 먼저 검토하기로 한다.
나) 소송상 상계의 실체법상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
(1) 소송상 방어방법으로서의 상계항변은 통상 그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행하여지는 일종의 예비적 항변으로서 소송상 상계의 의사표시에 의해 확정적으로 그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당해 소송에서 수동채권의 존재 등 상계에 관한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비로소 실체법상 상계의 효과가 발생한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다95964 판결 참조). 즉, 소송상 공격방어방법으로서 상계권을 행사한 경우, 상계에 대하여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지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실체법상 효력이 발생한다. 그런데 소송상 상계항변에 관한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있을 때까지 상계의 실체법상 효력은 발생하지 않고 법원에 의하여 판단될 것을 ‘정지조건‘으로 발생하는지, 또는 소송상 상계항변에 의하여 상계의 실체법적 효력은 발생하되 소가 취하되거나 각하되는 등의 이유로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소멸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2) 한편, 위 대법원 2013다95964 판결의 사안과 그 전체적인 취지를 고려할 때, 위 판결이 ‘당해 소송에서 상계에 관한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비로소 실체법상 상계의 효과가 발생한다’라고 판시한 취지는 소송상 상계의 실체법상 효과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라고 하는 법정조건이 필요하다는 점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지, 소송상 상계의 실체법상 효력발생시점에 관하여 판단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3)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소송상 상계는 법원의 판단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상계의 의사표시가 도달한 때 바로 실체법상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당사자는 일반적으로 소송상 상계나 소송 외 상계를 구분하지 않고 상계의 의사표시가 도달한 때에 그 실체법상 효과가 발생할 것을 의욕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실체법과 조화를 이룰 수 있고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에도 부합한다. 즉, 상계항변은 소송상 방어방법이기는 하나 그 판단에 기판력이 생기는 등 반소적 성격을 갖고 있는 점, 상계항변이 예비적 성격을 가지기는 하나 그 실체법상 효과발생시점과 판단시점을 반드시 논리 필연적으로 결부시켜야 할 근거는 없는 점, 상계항변은 사법상 상계 의사표시와 소송상 방어방법으로서의 상계 효과의 진술이라고 볼 수 있는 점 등 상계항변의 특수성과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 일반적인 법 관념을 함께 고려할 때, 상계항변을 주장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상계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에 실체법상 효과가 발생하여 자동채권과 관련한 법률관계가 확정되기를 기대하는 것이고, 다만 그 판단의 순서상 자기 채권의 희생이 없는 다른 항변을 먼저 판단 받은 후에 상계항변을 판단 받고자 하는 것일 뿐이며, 법원이 판단을 하지 않는 경우까지 그 실체법상 효과를 잔존시켜 자동채권을 무의미하게 소비시키려는 의사는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이를 넘어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질 때까지 그 상계의 의사표시를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줄 수 있다. ②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에 그 효력이 발생하고, 소송 외 상계의 의사표시의 경우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서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에 실체법상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이다. 소송상 상계의 의사표시가 소송 외에서 내용증명우편 등을 통해 이루어지든지, 소송과정에서 준비서면 등을 통해 이루어지든지 그 방식에 있어 크게 차이가 없는데도, 소송상 상계의 경우에만 법원의 판단이 행해지는 시점에야 실체법상 효력이 발생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고, 실체법과의 정합성도 떨어진다. 상계가 소송상 이루어지든, 소송 외에서 이루어지든 먼저 상계 의사표시를 한 쪽이 우선한다고 보는 것이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와 법 관념에 부합하고 자연스럽다. 다만 소송상 상계의 경우 그 상계의 의사표시가 소송에서 행하여졌다는 사정을 고려하여 거기에 적합한 규율을 하면 족할 뿐이다. ③ 상계항변은 다른 항변에 비해 예비적 성격을 가지지만, 권리자가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하는 것으로서 자동채권에 관하여 민법상 시효중단의 효력이 인정되는데, 이러한 실체법과의 정합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소송상 상계는 법원의 판단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상계의 의사표시가 도달한 때 바로 실체법상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상계항변의 실체법상 효과발생시점과 그 판단시점을 반드시 결부시켜야 할 근거는 없으므로, 위와 같이 해제조건으로 해석하더라도 상계항변의 예비적 성격과 모순된다고 볼 수 없다. ④ 상계의 의사표시로 발생한 실체법상 효력이 해제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사후에 다시 소멸된다면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상계로 이미 소멸되었다고 여겨진 채권이 다시 살아난다고 하여 제3자에게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준다는 것은 실무상 쉽사리 상정하기 어렵다. ⑤ 소송상 상계의 실체법상 효력이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질 것을 정지조건으로 발생한다고 본다면, 상계 의사표시의 효력발생시점이 당사자로서는 알 수도 없는 시점에 이루어질 법원의 판단에 의존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당사자의 법률상 지위와 그로 파생되는 제반 법률관계가 현저히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상태로 될 수밖에 없고, 소송상 상계의 실체법상 효과가 당사자의 의사보다는 상계항변을 인용한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형성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비춰질 우려도 있다. ⑥ 소송상 상계와 소송 외 상계의 실체법상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을 달리 보게 된다면, 피고가 소송상 상계를 한 이후에 원고가 소송 외에서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고 이를 소송에서 주장할 경우 피고의 소송상 상계의 자동채권은 원고가 주장하는 소송 외 상계의 자동채권으로 인해 그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게 되어 피고의 소송상 상계항변이 무력화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먼저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피고로서는 이처럼 소송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쉽사리 예상할 수 없고 납득할 수도 없을 것이다. ⑦ 소송상 상계의 실체법상 효력이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질 것을 정지조건으로 발생한다고 볼 경우 다양한 사안에서 문제가 생긴다. ㉮ 먼저,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상계항변을 하고 동시에 그 자동채권을 별개 소송으로 청구하여 원고가 그 별개 소송에서 다른 채권으로 상계항변을 한 경우, 어느 법원의 판단이 우연히 먼저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각 상계의 효력이 결정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 또한, 원고가 피고에 대한 2개의 채권을 각각 별개 소송으로 청구함에 있어 피고가 각각의 소송에서 1개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항변을 하는 경우 실질적인 판단과 의사표시가 모순 저촉될 위험과 소송경제상의 문제가 야기된다. ㉰ 나아가 제1심 판결이 원고의 수동채권의 존재를 인정하고 피고의 상계항변을 인용하는 판단을 하였는데, 그 후 항소심 판결은 수동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아 상계항변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은 경우에 있어서, 상계의 실체법상 효과가 발생하였다가 다시 발생하지 아니한 것으로 되는데, 이는 동일한 상계의 의사표시에 정지조건(법원이 수동채권의 존재를 인정할 것)과 해제조건(상계항변을 인용한 판결이 다시 취소될 것)이 함께 부가된다는 것이어서 부자연스럽다.
다) 구체적 판단
(1)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갑 제24, 26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 등이 소외 2를 상대로 제기한 관련 채무부존재확인 사건에서, 소외 1, 소외 3의 ‘○○빌딩 부당이득반환채권 및 세무사 비용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소외 2의 이 사건 정산금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라는 의사표시가 담긴 소장 부본이 2015. 12. 10. 소외 2에게 송달되었다. ② 관련 채무부존재확인 사건 제1심 법원(서울동부지방법원 2015가합110841호)이 원고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자, 원고 등은 항소를 제기하면서 ‘변호사 비용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추가하여 소외 2의 이 사건 정산금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라는 의사표시가 담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였고, 위 항소이유서는 2017. 11. 20. 소외 2에게 송달되었다. ③ 관련 채무부존재확인 사건 항소심 법원(서울고등법원 2017나2044047호)은 2021. 12. 15. 소외 1, 소외 3의 ○○빌딩 부당이득반환채권 각 951,558,955원, 소외 1의 세무사 비용 부당이득채권 10,000,000원, 변호사 비용 부당이득반환채권 40,000,000원을 모두 인정한 후, 소외 1, 소외 3의 상계의 의사표시에 의해 위 각 채권은 상계적상일인 2012. 8. 2.로 소급하여 해당 기간에 발생한 이 사건 정산금 채권의 지연손해금 채권 480,295,153원에 먼저 충당된 다음, 잔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이 사건 정산금 중 1,472,822,757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측 인수참가인이었던 소외 6이 위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대법원 2022다202313호로 심리불속행 상고기각됨으로써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2)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관련 채무부존재확인 사건에서 소외 1, 소외 3의 상계의 의사표시가 소장 및 항소이유서를 통해 2015. 12. 10. 및 2017. 11. 20.경 각 소외 2에게 도달함으로써 소송상 상계의 실체법상 효력이 발생하였고, 이는 민법 제418조 제1항에 따라 다른 연대채무자인 원고에게도 효력이 있다(원고는 관련 채무부존재확인 사건에서 임료 감정에 기한 임료 상당액 등 상계 주장 채권의 액수를 명시한 2020. 2. 4. 자 준비서면의 송달에 의해 상계 의사표시가 이루어졌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상계 주장은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의 동일성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하여 이들을 대등액에서 소멸시킨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족하고 액수를 명시할 필요는 없으므로, 위 소장 및 항소이유서의 도달로써 상계 의사표시가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위 상계 의사표시는 이 사건 추심금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인 2019. 6. 26. 이전에 이루어져 바로 그 실체법상 효력이 발생하였음이 명백하므로, 원고는 이를 들어 청구이의 사유로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권리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판결이 확정되면 기판력에 의하여 대상이 된 청구권의 존재가 확정되고 그 내용에 따라 집행력이 발생한다. 확정판결에 의한 권리라 하더라도 신의에 좇아 성실히 행사되어야 하고 판결에 기한 집행이 권리남용이 되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으므로 집행채무자는 청구이의의 소에 의하여 집행의 배제를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확정판결에 기판력을 인정한 취지 및 확정판결의 효력을 배제하려면 재심의 소에 의하여 취소를 구하는 것이 원칙적인 방법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확정판결에 따른 강제집행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쉽게 인정하여서는 안 되고,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확정판결의 내용이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되는 경우로서 그에 기한 집행이 현저히 부당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집행을 수인하도록 하는 것이 정의에 반함이 명백하여 사회생활상 용인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때 확정판결의 내용이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된다는 점은 확정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이 권리남용이라고 주장하며 집행 불허를 구하는 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다232105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소외 6이 변호사로서 소외 2와 원고 등 사이의 공유물분할에서 파생된 다수의 소송을 대리하여 왔던 사실, 수원지방법원 2017가합21568호 사해행위취소 사건에서 소외 2가 피고에게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준 것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었던 사실, 피고와 소외 2, 소외 6, 소외 7은 이 사건 정산금채권에 기초하여 원고 등 개개인을 상대로 하여 다수의 소송을 제기하였고, 주로 자신들 사이의 채권관계에 기초하여 이 사건 정산금채권에 관하여 중첩적으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왔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12, 15, 18,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상계는 이 사건 추심금 판결의 변론이 종결된 뒤에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이 사건에서 청구이의 사유로 주장할 수 없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다가 앞서 든 사실관계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소외 6, 피고 등이 2019. 4. 22. 및 23. 각 공탁금을 출급함에 있어 그 기초가 된 집행권원 내지 이 사건 정산금채권의 양도가 불법행위라거나, 그것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② 소외 2의 채권자인 주식회사 △△코퍼레이션이 소외 2를 대위하여 원고를 상대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이 사건 제1번 약속어음 발행행위는 소외 2의 소외 6에 대한 채무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발행한 것이라고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제1 추심명령의 기초가 된 이 사건 각 공정증서 중 이 사건 추심금 소송 중 취하된 이 사건 제2 내지 4번 공정증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이 사건 제1번 공정증서 작성행위는 통정허위표시라고 볼 수 없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2017나2045521호), 위 판결은 상고심을 거쳐 확정된 점을 덧붙여 고려할 때, 앞서 인정한 사실들만으로는 이 사건 추심금 판결에 기초한 집행이 현저히 부당하고 원고로 하여금 그 집행을 수인하도록 하는 것이 정의에 반함이 명백하여 사회생활상 용인할 수 없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결론
그렇다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추심금소송 1심 판결의 인용 주문 중 항소심에서 청구취지가 감축되어 집행력이 발생하지 않는 부분에 기초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청구 부분 및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추심금소송 항소심 판결의 변경 주문 중 1심 판결이 실효되지 않아 별도의 집행력이 발생하지 않는 부분에 기초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