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39365 판결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등]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형구
- 피고, 상고인
- 피고 1 외 2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성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1992.7.22. 선고 91나67938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인정한 이 사건 사실관계와 판단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원고는 1990.2. 하순경 친구인 소외 1에게 금 100,000,000원을 차용할 수 있도록 알선하여 달라는 부탁을 하고, 위 소외 1은 다시 부동산중개업자인 소외 2에게 이를 부탁하여, 위 소외 2가 ‘소외 3 주식회사’(이하 소외 3 회사라고 줄여 쓴다)라는 상호로 사채알선업을 영위하는 소외 4에게 그 알선을 부탁한 사실, 위 소외 3 회사측에서는 원고가 위 차용금의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이 사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달 23.경 소외 5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의 고객이 시가 금 350,000,000원 상당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금 100,000,000원을 이자는 월 2푼 5리로 하여 차용하고자 하는데 그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물은 뒤, 그 달 26. 오전 다시 그 대답을 구하여 온 사실, 이에 위 소외 5는 이웃에 거주하는 피고 2, 피고 3과 자기 동생인 피고 1 등에게 위와 같은 대여조건을 알려 그들로부터 합계 금 85,000,000원을 대여자금으로 모을 수 있음을 확인하고 여기에 자기 인척인 소외 6이 가지고 있는 금 10,000,000원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합하면 금 100,000,000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아 그 내용을 위 소외 3 회사측에 알려 준 사실, 이에 따라 위 소외 4가 원고에게 금 100,000,000원의 대출이 가능함을 통보하자, 원고는 그날 11:00경 위 소외 1과 함께 위 소외 3 회사의 사무실에 나가 위 소외 4와의 사이에 금 100,000,000원을 월 2푼 5리로 3개월간 차용하되 전체 금액에서 소개료 금 4,000,000원과 1개월분의 선이자 금 2,500,000원을 미리 공제하기로 합의한 다음, 그 담보로서 이 사건 부동산 위에 근저당권 및 그 효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세권을 설정하기로 하여 그 해당 담보서류의 근저당권자, 전세권자란을 공란으로 한 채 서명날인을 하여 위 소외 4에게 교부한 사실, 한편 위 소외 5는 위 소외 3 회사측 직원과 같이 위 대출금의 담보가 될 이 사건 부동산을 사전 답사한 뒤 그날 오후 위 소외 3 회사 사무실에서 위 소외 4를 처음 만나 그와의 사이에 금 100,000,000원을 월 2푼 5리로 대여하되, 1개월분 선이자 금 2,500,000원은 미리 공제하여 지급받기로 합의하고, 다만 당일에는 위 소외 6과 연락이 되지 않아 위 선이자를 포함한 금 89,000,000원밖에 마련할 수 없는 관계로 위 금원만을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 금 11,000,000원은 그 다음날 지급하기로 양해를 얻은 사실, 곧이어 위 소외 4를 위 소외 5로부터 피고들 명의의 주민등록증 사본과 도장을 교부받아 이를 보관중이던 위 근저당권 및 전세권설정 관계담보서류와 함께 사법서사에게 맡기고 그 설정등기절차를 의뢰함으로써, 그날 곧바로 이 사건 부동산 위에 그 날짜 설정계약을 원인으로 한 채권최고액 금150,000,000원으로 된 피고들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와 피고 1 명의의 전세권설정등기가 모두 마쳐진 사실, 그 후 위 소외 5는 귀가하여 그의 처가 피고 1로부터 받아 둔 금 5,000,000원, 피고 2로부터 받아 둔 금 30,000,000원, 피고 3으로부터 받아 둔 금 50,000,000원에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금 1,500,000원 등을 합한 금 86,500,000원을 마련하여 다시 위 소외 3 회사 사무실에 이르렀는바, 그 곳에서 원고를 처음으로 만나 위 소외 4의 소개하에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그에게 사후 이자의 지급을 위한 통장 온라인 번호를 확인해 주고, 또 자신의 연락처를 위 소외 3 회사로 정하기로 한 사실, 그런데 위 소외 4는 원고에게 그 날 대여금의 일부가 준비되지 않은 사정을 알리지 않고 위 소외 5로부터 교부받은 금 86,500,000원을 원고에게 건네주지도 않은 채, 원고를 계속 기다리게 하다가 원고가 다른 약속관계로 그 수령을 위 소외 1에게 맡기고 떠나자, 위 소외 1에게 금 80,000,000원만을 교부하면서 당초의 합의와는 달리 근저당권 및 전세권 설정비용, 약속어음 공증비용 등으로 금 3,000,000원을 추가로 공제하겠으며, 나머지 금 10,500,000원은 다음날 지급하겠다고 한 사실, 위 소외 1이 일단 위 금 80,000,000원을 수령한 뒤 다음날인 그 달 27. 아침 원고에게 그 취지를 알려 오자 원고는 그와 같은 조건으로는 돈을 차용할 수 없다면서 위 금원을 반환하고 근저당권 관계서류 등을 찾아 올 것을 요구한 사실, 이에 따라 위 소외 1이 즉시 위 소외 4를 찾아가 당초 약속대로 소개료 금 4,000,000원과 1개월분의 선이자 금 2,500,000원을 공제한 금 93,500,000원을 교부하여 주든지 그렇지 않으면 근저당권 관계서류 등을 돌려주든지 할 것을 요구하자, 위 소외 4를 위 소외 1에게 이 사건 부동산 위에 이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면서 그 달 28.까지 이를 원상태로 말소하여 줄 것을 약속하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고 그로부터 위 금 80,000,000원을 돌려받은 사실, 위 소외 5는 그 달 27. 오전에 소외 3 회사 직원인 소외 7을 통하여 위 대여금 중 나머지 금 11,000,000원을 위 소외 4에게 교부하였으나, 위 소외 4를 그 다음날 오전경 위와 같이 교부받은 돈을 어느 누구에게도 돌려 주지 아니한 채로 그 행방을 감추어 버렸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에 터잡아, 위 소외 5는 피고들 및 소외 6으로부터 건네 받아 위 소외 4에게 교부한 각 금원에 관하여는 피고들 및 위 소외 6을 대리하여 담보취득 및 금원 대여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보이고, 한편 담보를 설정하고 사채를 얻으려고 한 원고나 담보를 취득하고 사채를 놓으려고 한 위 소외 5나 모두 사채알선업자인 위 소외 4와 대여금의 이자, 이자의 선급 여부, 변제기, 담보권의 내용 등 계약조건을 협의하고, 상대방과는 한 차례 만나기는 하였으나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는 데 그치고, 이후 그들 사이의 연락처는 위 소외 4의 연락처를 이용하기로 하는 등 상대방이 누구인지 그 인격 기타 신용상태 여부는 크게 상관하지 않았고, 다만 원고가 확실한 담보제공자인 것에만 관심이 있었으며, 근저당권 및 전세권설정 관계서류의 교부, 차용금의 교부 등도 위 소외 4에게 하여 그가 모든 사무를 알아서 처리하도록 믿고 맡겼다고 할 것이므로, 위 소외 4를 원고쪽을 대할 때에는 그 뒤에 있는 위 소외 5, 나아가 위 소외 5가 대리하는 피고들 및 위 소외 6쪽의 대리인 구실을 하게 되며, 피고들 및 위 소외 6의 대리인인 위 소외 5 쪽을 대할 때에는 그 뒤에 있는 원고쪽의 대리인 구실을 하게 되어, 위 소외 4가 이 사건 차용건과관련하여 그 알선업무를 성사시켜 가던 중 위와 같은 경위로 원고의 대리인인 위 소외 1과 사이에 이 사건 차용건을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하여 그 차용금의 담보목적으로 이미 설정한 피고들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여 주기로 한 것은 피고들의 대리인으로서 한 약정으로서 피고들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이 원상회복의 의미로서의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 중에는 근저당권의 효력강화를 위하여 부수적으로 설정한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볼 것이라고 판단하여, 피고들에 대하여 위 근저당권 및 전세권설정등기의 각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모두 인용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 원심의 판시취지가 원고와 피고들 간에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 근저당권 및 전세권설정계약이 성립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인지, 일단 유효하게 성립하긴 하였으나 위 소외 4가 피고들을 대리하여 원고의 대리인인 소외 1과 소비대차계약과 근저당권 및 전세권설정계약을 합의해제하였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하나, 그 어느 쪽으로 해석하더라도 원심의 견해는 수긍할 수가 없다. 우선 원심이 판시한 대로 사채알선업자가 그 업무로서, 사채를 얻으려는 사람으로부터 금전차용을 의뢰받을 시 담보물이 확실하기만 하면 그 담보관계서류를 받아 두고, 사채를 놓을 사람이 금전을 대여하겠다고 하면 위 담보물을 잡게 하고 금전대여를 하도록 알선하는데, 사채를 쓰는 사람이건 놓는 사람이건 상대방이 누구인가를 상관하지 않고 사채알선업자만을 믿고 모든 것을 맡기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사채알선업자는 어느 일방만의 대리인이 아니고, 채권자쪽을 대할 때에는 그 뒤에 있는 채무자측의 대리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고, 반대로 돌아서서 채무자쪽을 대할 때에는 그 뒤에 있는 채권자측의 대리인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볼 것임은 물론이다(당원 1981.2.24. 선고 80다1756 판결, 1979.10.30. 선고 79다42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1990.2.26. 사채알선업자인 소외 4와의 사이에 금 100,000,000원을 월 2푼 5리의 이율로 3개월간 차용하기로 하되, 전체 금액에서 수수료 금 4,000,000원과 1개월분의 선이자 금 2,500,000원을 미리 공제하기로 합의하고 그 담보로서 원고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 위에 근저당권 및 전세권을 설정하기로 하여 그 해당 담보서류를 위 소외 4에게 교부하였다는 것이고, 그 후 위 소외 4의 권유에 응하여 피고들을 대리한 소외 5도 역시 같은 날 위 소외 4와의 사이에 금 100,000,000원을 월 2푼 5리의 이율로 대여하되, 1개월분의 선이자 금 2,500,000원을 미리 공제하기로 합의하고, 그에 따라 위 담보서류를 이용하여 위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들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 및 피고 1명의의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함과 아울러, 사전 양해를 얻어 위 소외 4에게 그날 대여금액 중 위 선이자를 포함한 금 89,000,000원만을 우선 지급하고 그 다음날 나머지 금 11,000,000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는 것인바, 사실관계가 그러하다면, 사채알선업자인 위 소외 4를 사채를 얻으려는 원고와 사채를 놓으려는 피고들의 대리인인 위 소외 5를 위한 쌍방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자로서, 그 알선에 의하여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는 위 금 100,000,000원에 관한 소비대차약정 내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담보권설정계약이 일단 유효하게 성립된 것으로 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소외 4가 이 사건 금전차용건과 관련하여 그 알선업무를 성사시켜 가던 도중에 원고의 대리인인 소외 1로부터 이미 위 대여금 일부로 지급한 금 80,000,000원을 반환받으면서 이 사건 차용건을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이 사건 소비대차 내지 담보권설정계약의 체결이 정식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라는 취지로 판단하고 말았으니, 여기에 사채알선업자의 알선에 의한 소비대차계약 등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허물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원심이 사채알선업자인 위 소외 4가 원고의 대리인인 위 소외 1과의 사이에 위와 같이 대여금 일부로 이미 지급한 금 80,000,000원을 돌려 받으면서 이 사건 소비대차를 없었던 것으로 하고, 담보목적으로 이미 설정된 피고들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여 주기로 약정한 것이 피고들의 대리인으로서 이미 성립된 소비대차계약이나 담보권설정계약을 해제하기로 한 약정이므로 피고들에게 위 담보등기말소약정의 효력이 미친다고 판단한 것이라면 이 또한 수긍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법률행위에 의하여 수여된 대리권은 그 원인된 법률관계의 종료에 의하여 소멸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본인을 대리하여 금전소비대차 내지 그를 위한 담보권설정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수여받은 대리인에게 본래의 계약관계를 해제할 대리권까지 있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 원칙이며, 따라서 사채알선업자인 위 김준곤가 금전 소비대차 내지 그 담보권설정계약을 알선 소개하고 피고들을 대리하여 이 사건 소비대차 등 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곧바로 그에게 피고들을 대리하여 위 소비대차에 따른 계약의 해제 등 일체의 처분권과 상대방의 의사를 수령할 권한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당원 1991.2.12. 선고 90다7364 판결; 1987.4.28. 선고 85다카971 판결 등 참조). 결국 원심이 위 소외 4가 피고들로부터 특별히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의 해제 내지 그에 따른 위 담보목적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등의 말소 등에 관한 구체적인 약정을 체결할 수 있는 대리권까지 수여받았는지의 여부를 제대로 따져 보지도 않고 위와 같이 판단하였음은 심리미진 아니면 대리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3. 따라서 이 점들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