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1. 2. 4. 선고 2020도12103 판결 [수뢰후부정처사(일부 인정된 죄명: 뇌물수수)·공무상비밀누설·증거인멸교사]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 고 인
- 피고인
- 상 고 인
- 검사
- 변 호 인
- 변호사 임호진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20. 8. 20. 선고 2020노296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6. 5.경부터 2018. 8.경까지 환경부 (부서명 생략) 기술서기관으로 재직하면서 환경부 ‘가습기살균제 대응 TF’ 피해구제 대책반원을 겸직하였고, 2018. 8.경부터 2019. 2.경까지 (보직명 1 생략), 2019. 2.경부터 2019. 5.경까지 (보직명 2 생략), 2019. 5.경부터 현재까지 (보직명 3 생략)으로 재직 중이다. 피고인은 환경부 ‘가습기살균제 대응 TF’ 피해구제 대책반 등 가습기살균제 사건 대응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특별구제계정의 분담금 산정 협의 과정에서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업체인 공소외 1 회사의 담당자인 공소외 2를 알게 되자 그로부터 선물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대가로 가습기살균제 사건 관련 환경부 조치 동향, 내부 논의 상황 및 논의 내용, 향후 일정 등 환경부에서 진행하였거나 계획하고 있는 사항이 포함된 정보를 제공할 것을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공소외 2로부터 위와 같은 직무상 편의를 제공하여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으면서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1 내지 17번 기재와 같이 2017. 4. 18.부터 2019. 1. 31.까지 17회에 걸쳐 공소외 2으로부터 저녁식사 등을 제공받은 후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환경부 내부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뇌물을 수수한 후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수뢰후부정처사죄의 포괄일죄로 공소제기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수뢰후부정처사죄의 포괄일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포괄일죄를 구성하는 개별 행위도 원칙적으로 각각 수뢰후부정처사죄의 구성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면서, 수뢰후부정처사죄는 공무원이 뇌물수수 또는 제3자뇌물제공의 죄를 범한 후 부정한 행위를 한 때에 성립하고 수뢰 등의 행위와 부정한 행위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므로, 만약 부정한 행위를 할 것을 약속하고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하였다 하더라도 이후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해당 뇌물수수 등의 개별 행위는 수뢰후부정처사죄에 해당하지 않는 대신 뇌물수수죄에만 해당할 수 있을 뿐이라고 전제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1 내지 15번의 각 뇌물수수 행위는 그 후에 저질러진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각 부정한 행위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위 각 범행을 통틀어 수뢰후부정처사죄의 포괄일죄라고 볼 수 있지만,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16, 17번의 각 뇌물수수 행위는 그 뇌물수수 시점 이후에 피고인이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수뢰후부정처사죄의 구성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어 수뢰후부정처사죄의 포괄일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16, 17번 각 뇌물수수 행위에 관한 수뢰후부정처사의 점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고, 그 축소사실인 뇌물수수 부분만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수뢰후부정처사죄를 정한 형법 제131조 제1항은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형법 제129조(수뢰, 사전수뢰) 및 제130조(제3자뇌물제공)의 죄를 범하여 부정한 행위를 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서 ‘형법 제129조 및 제130조의 죄를 범하여’란 반드시 뇌물수수 등의 행위가 완료된 이후에 부정한 행위가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결합범 또는 결과적 가중범 등에서의 기본행위와 마찬가지로 뇌물수수 등의 행위를 하는 중에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단일하고도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 기간 반복하여 일련의 뇌물수수 행위와 부정한 행위가 행하여졌고 그 뇌물수수 행위와 부정한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피해법익도 동일하다면, 최후의 부정한 행위 이후에 저질러진 뇌물수수 행위도 최후의 부정한 행위 이전의 뇌물수수 행위 및 부정한 행위와 함께 수뢰후부정처사죄의 포괄일죄로 처벌함이 타당하다.
나. 앞서 본 법리 및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1) 기재 각 뇌물수수 행위는 그 순번 1 내지 15번의 행위뿐만 아니라 나머지 순번 16, 17번의 행위까지도 단일하고도 계속적인 범의하에 반복적으로 저질러진 것으로서 동일 법익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을 뿐 아니라,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2) 기재 각 부정한 행위 역시 이와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며, 나아가 이들 각 뇌물수수 행위와 각 부정한 행위 사이에는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서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1) 기재 순번 16, 17번의 각 뇌물수수 행위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이 부분 나머지 범죄사실과 함께 수뢰후부정처사죄의 포괄일죄를 구성한다고 볼 여지가 많다. 그런데도 원심은 수뢰후부정처사죄가 포괄일죄로서 성립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뇌물수수 등의 행위가 부정한 행위보다 개별적으로도 반드시 선행하여야 한다는 잘못된 전제하에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1) 기재 순번 16, 17번의 각 뇌물수수 행위가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2)에 기재된 마지막 부정한 행위보다 시간적으로 나중에 저질러졌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수뢰후부정처사의 포괄일죄와 분리하여 각 뇌물수수죄로 인정하고 이유에서 일부 무죄로 판단하고 말았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수뢰후부정처사죄의 구성요건 및 포괄일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파기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이유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뇌물수수죄를 이룰 뿐 아니라 수뢰후부정처사죄 부분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고 나머지 유죄 부분과도 상상적 경합 관계 및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들 모두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정해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그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