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 2016. 4. 27. 선고 2015나22558 판결 [입찰제한 등 제재 무효확인의 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항소인
- A 주식회사 (포항시 남구, 대표이사 B),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상원 (담당변호사 엄종규, 박기준)
- 피고, 피항소인
- 주식회사 C (포항시 남구, 대표이사 D, E, F),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애경
- 제1심판결
-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5. 7. 16. 선고 2014가합41228 판결
- 변론종결
- 2016. 3. 30.
- 판결선고
- 2016. 4. 27.
1.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주위적으로, 피고가 2014. 12. 15. 원고에 대하여 한 '입찰제한 및 대표자 출입제한' 제재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3,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2. 15.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서, 기존의 제재무효확인청구를 주위적 청구로 삼고, 불법행위에 기한 손배배상청구를 예비적 청구로 추가하였다).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8. 7. 24.부터 2014. 1. 17.까지 사이에 피고가 발주하는 설비공사 중 '더스트거버 부분' 등을 일반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 절차를 통하여 도급 또는 하도급받았다.
나. 피고는 2013. 10. 23. G 주식회사에 '포항 H 장입래들 승열버너 설치공사'를 공사대금 8억 5,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에 도급주었다(을 제1호증).
다. G 주식회사는 2013. 11. 15. 피고에게 위 공사 중 일부[공사대금 2억 1,0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를 원고에게 하도급주었다고 통지하였고(을 제2호증), 그 무렵 피고에게 원고 명의의 하도급대금 직접지급동의서(을 제3호증)를 제출하였다.
라. 피고는 2014. 12. 15. 원고에게, 원고의 부사장 I가 피고의 담당직원 J에게 향응과 금품을 제공하여 '물품구매계약 일반약관'에서 금지하고 있는 '구매거래시 비윤리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2014. 12. 16.부터 2019. 12. 15.까지 피고의 All Sourcing Group(피고가 구매계약의 편의를 위하여 설정한 구매단위에 등록된 공급사들)에 대한 입찰참가 및 대표자의 피고 회사 출입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입찰제한 및 대표자 출입제한 시행'(갑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제재'라 한다)을 통지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입찰제한 및 대표자 출입제한 시행(갑 제1호증)
2. 당사와의 구매거래시 비윤리행위가 적발되어 물품구매계약 일반약관에 의거 아래와 같이 입찰참가 및 대표자의 C(피고) 출입을 제한하오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3. 제한 내용
○ 입찰제한
-제한기간 : 5년(2014. 12. 16.부터 2019. 12. 15.까지) -제한대상 : All Sourcing Group -제한범위 : 귀사의 대표자 및 친인척, 특수관계인, 계열관계에 있는 회사 임원, 임원의 특수관계인 등 사실상 동일인 또는 동일인이 운영하는 회사 포함
○ 출입제한
-제한기한 : 5년(2014. 12. 16.부터 2019. 12. 15.까지) -제한내용 : 제한기간 동안 대표자의 C 출입정지
4. 행정사항
위 처분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판단되시면 그 이유와 이를 소명하는 증빙자료를 첨부하여 통지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 피고가 체결하는 구매계약 내용에 포함되는 '물품구매계약 일반약관'(갑 제2호증)과 '윤리특별약관'(갑 제3호증)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고, 피고가 구매계약 상대방을 관리하기 위하여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설비공급사 평가관리지침'도 위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물품구매계약 일반약관(갑 제2호증)
제1조(총칙) '주식회사 C(이하 "매수인"이라 한다)와 계약자(이하 "매도인"이라 한다)는 물품구매계약서(이하 "계약서"라 한다)에 기재한 물품구매계약에 관하여 제2조의 규정에 의한 계약문서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신의와 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이를 이행한다.'
제19조(계약불이행 및 부정당행위)
① 계약불이행 및 부정당행위 대한 제재기준은 [표1]과 같다.
② [표1]에서 정하는 계약불이행 및 부정당행위를 한 공급사에 대하여는 발생즉시 해당 계약건을 해지하고, 계약불이행 공급사는 해당 SG을, 부정당행위 공급사는 모든 SG의 입찰대상 공급사로서의 자격을 제재기간 동안 취소한다. 부정당행위의 공급사는 임원 및 임원의 특수관계인 등 사실상 동일인 또는 동일인이 운영하는 회사를 포함한다.
③ 매도인이 제①항의 규정에 의한 계약불이행 및 부정당행위를 한 공급사로부터 물품을 구매하여 납품한 때에는 매수인은 그 매도인에게 시정을 권고하고, 매도인이 시정 권고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표1]에서 정하는 제재 조치를 할 수 있다.
⑦ 금품제공 등 비윤리행위 직접 행위자 및 관련자에 대해서는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회사 내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
⑧ C그룹사에서 윤리특별약관 및 관련약관에서 규정한 비윤리행위 혹은 부정당행위로 인해 입찰참가 자격이 제한된 공급사의 경우 공급사 평가시 반영한다.
[표1]
○비윤리행위(윤리특별약관 제4조)시 -1백만 원 이상의 금전, 금품을 제공한 경우 : 제재기간 5년
윤리특별약관(갑 제3호증)
제1조(목적) 본 약관은 건전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준수하고 윤리적 기업문화의 정착을 위하여 주식회사 C(이하 "회사"라 한다)와 거래상대방(이하 "상대방"이라 한다)간의 모든 거래 또는 계약에 윤리실천사항을 명시하여 양당사자(이하 쌍방을 지칭할 때는 "양당사자"로 표기하고, 어느 일방만을 지칭할 때는 "당사자"로 표기한다)로 하여금 이를 준수하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제2조(적용범위) 본 약관은 양당사자 사이에 그 적용을 배제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약정이 없는 한 양당사자간의 모든 거래 또는 계약에 적용한다.
제5조(위반행위의 유형 및 위반시 제재)
① 상대방은 거래 또는 계약과 관련하여 회사 임직원에 대하여 윤리실천에 위배되는 다음 각호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
1. 통상적인 수준의 기념품 및 선물을 제외한 금전이나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
2. 통상적인 수준을 초과하는 식사, 주연 또는 오락 등의 향응을 제공하거나 접대하는 행위
③ 회사는 상대방이 제1항 제1 내지 4호의 행위를 한 경우에는 위반의 정도에 따라 아래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3. 제1항의 각호의 행위로 인하여 임직원이 취득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1맥만 원 이상인 경우 : 회사의 모든 거래 내지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
[인정근거] 갑 제1, 2, 3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제재는 K 주식회사의 부사장인 I의 행위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한 것으로 제재사유가 부당하고, 원고에게 소명기회가 제대로 부여되지 않은 채 이루어진 절차상 하자가 있으며, 그 제재기간 5년 또한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무효이므로, 그 무효확인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의 소는 피고의 제재 방침이나 의사를 통지한 것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
다. 판단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하여 분쟁 내지 이익의 대립이 있는 경우에 판결로써 이를 확정하는 것이 당사자의 법률상 지위의 위험 또는 불안정을 제거하는데 유효, 적절한 경우에 한하여 제기할 수 있는 것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나 법률관계가 아닌 단순한 사실에 관한 주장은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14. 12. 15. 원고에게 입찰참가제한 및 대표자의 피고 회사 출입을 제한하는 내용의 이 사건 제재를 통지한 사실은 인정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제재는 사기업인 피고가 자신이 관련된 입찰에 원고를 참가시키지 않고, 회사 소유 부동산에 원고 대표자를 출입시키지 않겠다는 피고의 계획이나 방침을 표시한 것이므로, 이 사건 제재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새로운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형성되거나 기존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변경,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다33867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가 이 사건 제재의 통지로 인하여 장차 입찰참가가 제한되거나 대표자의 피고 회사 출입이 제한되는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헌법상 보장되는 경제활동의 자유권 즉 누구와 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부동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관한 자유권을 행사함으로 인하여 사실상 불이익을 입는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자신이 피고의 '입찰대상 공급사'에 등록되어 있어 피고가 시행하는 입찰절차에 참여할 권리가 있었는데 이 사건 제재로 그 권리를 상실하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2호증의 1, 2, 제14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입찰대상 공급사'를 등록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었다거나 원고가 피고의 '입찰대상 공급사'에 등록되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사법상의 권리를 취득하였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위 주장은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의 주식회사 C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피고는 '입찰대상 공급사'를 따로 등록하여 관리한 적이 없고, 단지 구매계약의 편의를 위하여 설정한 구매단위인 'Sourcing Group'에 일부 공급사를 등록하여 관리하고 있을 뿐인데, 원고는 위 'Sourcing Group'에 등록된 적이 없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의 소는, 원고에 대하여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 피고의 자체적인 의사결정이나 일방적인 통지행위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3.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아래와 같은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3,00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앞서 주장한 바와 같은 사유로 무효이거나 위법한 이 사건 제재(입찰 및 대표자 출입제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원고의 입찰에 대한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이익을 침해한 것은 물론이고 원고가 수행하고 있던 하수급 관련 업무까지 방해하였다.
② 피고는 자회사 등 관계회사에 위와 같이 무효이거나 위법한 이 사건 제재 사실을 전파함으로써 원고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였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사적자치의 원칙은 법률행위의 영역에서 계약자유의 원칙으로 나타난다. 계약자유의 원칙은 계약의 체결에서부터 종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계약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서, 계약의 내용, 이행의 상대방 및 방법의 변경뿐만 아니라 계약 자체의 이전이나 폐기도 당사자 자신의 의사로 결정하는 자유를 의미한다. 다만, 입찰을 통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사인이 시행하는 입찰이라도 일단 입찰을 시행하는 이상 입찰참여자의 자유경쟁에 대한 신뢰 및 입찰시행자의 최적 조건의 계약자 선택을 보호할 필요가 있고, 이를 형사처벌을 통하여 확보할 필요가 있으므로,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15조 중 '입찰'에 관한 부분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사적자치의 원칙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2014. 3. 27. 선고 2011헌바126 결정 등 참조).
어느 일방이 계약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원칙의 한계를 넘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등 참조).
2)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14. 12. 15. 원고에게 입찰참가제한 및 대표자의 피고 회사 출입을 제한하는 내용의 이 사건 제재를 통지한 사실은 인정된다.
이 사건 제재가 법령에 위반되었거나 신의칙에 위반되어 위법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인용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갑 제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당심의 주식회사 C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재가 위법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주장은 더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제재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진행 중인 계약교섭이나 원고가 참가하여 진행 중인 입찰절차는 없었고,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또는 신뢰를 부여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② 이 사건 제재는, 사기업인 피고가 장차 원고를 입찰에 참가시키지 않고, 회사 소유 부동산에 원고 대표자를 출입시키지 않겠다는 계획이나 방침을 표시한 것으로서, 피고는 헌법이 보장한 경제활동의 자유권 또는 표현의 자유권에 기하여 위와 같은 계획이나 방침을 표시할 수 있다. 피고는 구매계약을 체결할 경우 최적 조건의 계약자 선택을 위하여 내부 규정에 따라 입찰(일반경쟁입찰, 제한경쟁입찰, 지명경쟁입찰)에 의한 계약 또는 수의계약을 자유롭게 체결할 수 있다.
③ G 주식회사는 2013. 11. 15. 피고에게 위 '포항 H 장입래들 승열버너 설치공사'의 하수급인이 원고라고 통지하였고, 그 무렵 피고에게 제출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동의서도 원고 명의로 작성되어 있으므로, 피고와의 관계에서 위 공사의 하수급인은 'K 주식회사'가 아니라 '원고'라고 보아야 한다.
④ 비록 I가 형식상 K 주식회사의 직원으로 등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K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박미라는 원고의 대표이사인 B의 처인 점, B과 피고의 담당직원인 J, L(위 2인은 I로부터 향응이나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이유로 징계당하였다)은 모두 피고 소속 'M'의 조사과정에서 'I는 원고의 부사장이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로서는 I가 실제 원고의 부사장으로 위 공사 관련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J 등 피고의 직원들에게 향응과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인식하였을 수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주위적 청구에 관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인용 조문
- 형법 제315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