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07. 1. 29. 선고 2005아2335 판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신청인
- 주식회사 대구은행 대구 수성구 수성동 2가 118 대표이사 이화언 지배인 정하목 신청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곽태철, 유철형, 김승호, 정재훈
- 상대방
- 한국자산관리공사
- 당해 사건
- 서울행정법원 2005구합32828 공매대금배분처분취소
국세징수법 제78조 제2항 후문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제청한다.
주문과 같다.
1. 위헌심판제청신청 경위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가. 신청인은 1996. 5. 22.부터 7. 22.까지 주식회사 삼산주택(‘삼산주택’)에 어음대출과 일반대출을 했고, 대출금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000 소유의 대구 달서구 신당동 산 39-5 임야 61,293㎡(“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채무자 삼산주택, 채권최고액 390억 원으로 하는 1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나. 000가 종합토지세 등 합계 266,854,330원을 체납하자, 대구광역시 달서구청장은 이 사건 부동산을 압류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공매 대행을 의뢰했다.
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2005. 1. 6.경 1차 공매기일에서 주식회사 우노(‘우노’)를 이 사건 부동산의 낙찰자로 결정했으나, 우노가 계약보증금 920,000,000원(“이 사건 보증금”)을 납부한 다음 매수대금의 납부기한까지 매수대금을 납부하지 않자 우노에 대한 매각결정을 취소하고 재공매를 실시했다.
재공매에서 주식회사 피엔엘(‘피엔엘’)은 2005. 4. 20. 낙찰자로 결정된 후 매수대금 9,661,100,000원을 모두 납부했다.
라. 신청인은 2005. 7. 11.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삼산주택에 대한 원금 25,706,257,232원, 이자 12,335,074,351원 등 합계 38,041,331,583원의 대출금채권이 있다는 내용의 채권계산서를 제출했다.
마. 한국자산관리공사는 2005. 7. 28. 지방세법 제28조 제4항에 의하여 지방세의 체납절차에 준용되는 국세징수법 제78조 제2항 후문(“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이 사건 보증금을 배분할 금액에서 제외한 채 달서구청에 지급한 후, 이 사건 부동산 매각대금 중 체납처분비에 30,721,960원, 당해세에 312,882,770원을 배분하고 남은 나머지 9,317,495,270원을 신청인에게 배분했다(“이 사건 처분”).
바. 신청인은 2005. 10. 20. 이 법원에 이 사건 처분이 위헌인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하여 이루어져 위법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 신청대상 법률조항
국세징수법 제78조 제2항 후문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압류재산의 매각결정을 취소하는 경우에 계약보증금은 국고에 귀속한다.”
3. 신청인의 주장
가. 민사집행법은 재매각의 경우 보증금을 배당할 금전에 포함하도록 하여 관련 채권자들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국세징수법상 공매는 계약보증금을 배분금액에 포함해 체납세액을 우선징수하는 것이 아니라 배분금액에 포함하지 않고 체납세액과 관계없이 국고에 귀속시키고 있다.
나. 그러나 강제경매와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등 민사집행법상의 경매와 국세징수법에 의한 공매는 양자 모두 채권의 강제적 실현절차라는 점, 양자 모두 기본적으로 매매의 성질을 갖고 있다는 점 및 국가기관이 집행기관으로서 매각절차를 담당하지만 그 법률적ㆍ경제적 효과는 채무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성질의 절차이다. 다만, 국세징수법상 공매는 공법상 처분이라는 점 및 국가가 채권자의 입장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사집행법상의 경매와 다르다.
다. 또한, 체납자의 재산이 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에 의해 처분될 것인지, 국세징수법에 의한 공매에 의해 처분될 것인지 여부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결정되는데, 그 결과 체납자에 대하여 채권자의 지위에 있는 과세관청과 일반채권자 중 누가 먼저 강제집행절차를 진행하느냐 하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보증금이 국고에 귀속되거나 배당할 금액에 포함되어 관련 채권자들이 배당받을 금액의 범위가 달라진다.
라.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이 사건 보증금이 국고에 귀속되었는데, 이재호에 대해서 아무런 조세채권도 가지고 있지 않고,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해 일반채권자보다 우선하는 권리를 갖고 있지 않으며, 이 사건 공매를 대행하는 지위에 있지 않은 국가로서는 이 사건 보증금을 취득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
마. 따라서 이 사건 보증금을 체납세액에 충당하거나 배분금액에 포함하지 않고 체납세액과 관계없이 무조건 국고에 귀속시키도록 한 것은 합리성이 없고, 이로 인해 공매절차에 참가한 채권자들은 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절차에서보다 불리한 취급을 받게 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평등원칙과 재산권 보장 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세무서장은 압류재산을 공매하는 경우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입찰보증금 또는 계약보증금을 받을 수 있고(국세징수법 제65조 제1항), 낙찰자 또는 경락자가 매수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때에는 입찰보증금은 국고에 귀속한다(국세징수법 제65조 제4항). 세무서장은 매각결정을 한 때에는 매수인에게 매수대금의 납부기한을 정하여 매각결정통지서를 교부하여야 하고(국세징수법 제75조 제1항), 매수인이 매수대금을 지정된 기한까지 납부하지 아니한 때에는 다시 기한을 지정하여 최고하여야 하며(국세징수법 제76조), 매수대금의 납부를 최고하여도 매수인이 매수대금을 지정된 기한까지 납부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압류재산의 매각결정을 취소하고 그 뜻을 매수인에게 통지해야 하고(국세징수법 제78조 제1항 제2호), 이 경우에 계약보증금은 국고에 귀속한다(국세징수법 제78조 제2항 후문).
국세징수절차는 확정된 조세채무를 체납자가 임의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 국가가 강제징수권 또는 자력집행권에 따라 체납자의 재산으로부터 조세채권이 강제적 실현을 도모하는 절차로서 강제징수권의 행사는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국가권력의 침해에 해당하고, 특히 체납자의 재산을 공매하는 과정에서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을 국고에 귀속하는 경우에는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이 체납자의 체납세금, 가산금 또는 체납처분비에 충당되지 않고, 매수인의 매수대금 납부 후 배분금액의 범위에도 포함되지 않게 되어 그 결과 체납자의 체납국세가 줄어들지 않게 되며, 따라서 체납자는 여전히 체납절차의 진행에 따른 재산 매각으로 재산권을 잃거나 배분단계에서 매각대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배분받지 못하게 되고, 근저당권자는 체납자의 담보물건 매각으로 담보권을 잃고 그 의사에 반한 시기에 투자한 돈의 회수를 강요당할 뿐만 아니라 배분금액에서 일부만 배분받거나 전혀 배분받지 못하게 되므로,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은 체납자와 근저당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게 된다.
이와 같이 계약보증금의 국고귀속은 체납자와 근저당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게 되므로 계약보증금의 국고귀속이 헌법적 정당성을 갖는지, 또는 헌법에 위반되는지에 관하여 본다.
나. 계약보증금의 국고귀속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1) 계약보증금 국고귀속의 목적이 정당한지 여부
국세징수법은 국세의 징수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국세수입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국세징수법 제1조), 국세징수법에서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을 국고에 귀속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으나, 국세수입이나 계약보증금도 종국적으로 국고에 귀속한다는 측면에서 계약보증금의 국고귀속은 국가수입의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개별법령에 의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국가수입을 확보하는 법률이 없고, 국세수입의 확보가 종국적으로 국가수입의 확보로 이어진다고 해도 개별법령에 국가수입이 발생하는 요건과 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경우 개별법령에 정해진 목적과 절차에 따라 국가수입이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지 개별법령의 본래 목적을 떠나 바로 국가수입의 확보를 주된 목적으로 할 수 없으며, 국세수입의 확보와 동시에 체납자의 조세채무는 소멸하지만 국세수입 절차를 통하지 않고 국가수입을 확보하는 경우에는 체납자의 조세채무는 소멸하지 않게 되므로,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을 체납자의 체납국세에 우선 충당하지 않고 바로 국고에 귀속하는 경우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이 체납자의 체납국세에 충당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청산절차에서 배분금액에도 포함되지 않게 되어 국세수입의 우선 확보와 더불어 조체채무의 소멸을 목적으로 하는 국세징수법의 목적에 어긋나게 된다.
또한, 국세징수법이 체납국세를 징수하기 위한 절차라고 해도 체납자의 재산을 국가가 취득하여 공매를 하는 것이 아니고, 체납자의 재산이 체납자에게 귀속하고 있는 상태에서 국가가 법에 의해 부여된 강제징수권을 행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매수인과의 관계에서 매도인은 여전히 체납자이며, 세무서장으로 하여금 계약보증금을 받고, 매수인이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매수대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계약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이유는 매수인에게 매매계약의 체결 또는 매수대금의 납부를 강제하여 공매절차를 신속하게 종결하고, 매매계약이 해제되거나 매각결정이 취소되었을 경우 체납절차의 지연 또는 무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또는 손해에 충당하기 위한 것이므로,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은 국세징수법의 목적에 맞게 체납국세 또는 체납처분비에 먼저 충당하고 그래도 남는 경우에는 매도인의 지위에 있는 체납자에게 주는 것이 합리적이며, 처음부터 계약보증금을 국고로 귀속시켜 국가수입으로 해야 할 합리적 이유는 없다.
따라서 국세수입의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국세징수절차에서 계약보증금을 체납국세에 충당함으로써 국세수입의 우선확보가 가능함에도 국세에 충당하지 않고 계약보증금을 바로 국고에 귀속시켜 국가수입으로 하는 것은 국세징수법의 목적, 공매제도의 취지, 계약보증금의 성격 등에 어긋나 그 목적이 정당하지 못하다.
(2) 수단의 적합성 여부
국세징수법은 국세수입의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데, 비록 궁극적으로 국세수입이 국고로 귀속된다고 하더라도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을 처음부터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은 국가수입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할 뿐 국세수입의 확보를 위한 것은 아니므로 국세수입의 확보를 위한 적합한 수단으로 볼 수 없다.
(3) 최소 침해의 원칙 위반 여부
국세징수법은 국세수입의 확보를 목적으로 하지만 그 과정에서 체납자 등의 재산권을 침해하게 되므로 체납자의 재산권 침해를 최소로 하면서도 체납국세를 징수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에 따라야 할 것인데, 체납자의 재산을 매각하여 매수대금을 체납국세에 충당하여 국세수입을 확보하는 방법 외에 체납절차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을 체납국세에 충당하는 경우 조세관청은 매각절차를 속행하지 않아도 체납국세를 우선 확보할 수 있으며, 더불어 체납국세의 충당으로 체납자는 조세채무가 소멸하게 되어 압류된 재산을 잃지 않게 되며, 그에 따라 근저당권자 또한 체납재산에 설정된 담보권을 잃지 않게 된다. 비록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이 체납국세에 충당하는 데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체납자의 조세채무에 일부 충당함으로써 그 결과 조세채무가 일부 소멸하므로 매각대금을 배분하는 단계에서 조세채권이 줄어들어 그만큼 근저당권자에게 더 많은 돈이 배분되거나 잔여가 있는 경우 그 돈이 체납자에게 돌아가게 되어 근저당권자나 체납자가 공매로 인해 입게 되는 피해가 줄어들게 된다.
이 사건의 경우처럼 국세징수는 체납국세의 액이 체납자의 재산가액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진행되므로 체납국세의 액에 비해 체납자의 재산가액이 월등히 높고, 그 결과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이 체납국세, 가산금, 체납처분비를 모두 충당하고도 남는데도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은 체납자와 근저당권자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여 재산권 침해의 최소 원칙에 어긋나 헌법에 위반된다.
다. 따라서 조세의 공공성을 고려하여 확실하고 능률적인 징수를 도모하기 위해 입법자의 광범위한 재량이 허용되므로 입법자는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을 체납자의 체납국세에 우선 충당하고 남은 보증금은 체납자에게 돌려주든가, 아니면 이를 배분금액에 포함해 근저당권자 등에게 배분할 수 있으나, 매수인의 계약보증금을 국고에 귀속하도록 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세징수법의 목적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국세수입의 우선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적합하지도 않으며, 체납자와 근저당권자 등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여 최소침해의 원칙에도 어긋나 헌법에 위반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헌법이 규정한 재산권을 침해하므로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인다.
2007.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