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8. 11. 선고 2009가합91182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1. 석ㅇㅇ (ㅇㅇ-ㅇㅇ) 2. 하ㅇㅇ (ㅇㅇ-ㅇㅇ) 3. 석ㅇㅇ (ㅇㅇ-ㅇㅇ) 원고 1 내지 3의 주소 안산시 상록구 ㅇㅇ 4. 석ㅇㅇ (ㅇㅇ-ㅇㅇ) 서울 도봉구 ㅇㅇ 5. 석ㅇㅇ (ㅇㅇ-ㅇㅇ) 전주시 완산구 ㅇㅇ 6. 석ㅇㅇ (ㅇㅇ-ㅇㅇ) 수원시 장안구 ㅇㅇ 7. 박ㅇㅇ (ㅇㅇ-ㅇㅇ) 인천 남구 ㅇㅇ 8. 한ㅇㅇ (ㅇㅇ-ㅇㅇ) 전남 완도군 ㅇㅇ 9. 한ㅇㅇ (ㅇㅇ-ㅇㅇ) 전남 진도군 ㅇㅇ 10. 한ㅇㅇ (ㅇㅇ-ㅇㅇ) 부천시 오정구 ㅇㅇ 11. 한ㅇㅇ (ㅇㅇ-ㅇㅇ) 부천시 원미구 ㅇㅇ 12. 한ㅇㅇ (ㅇㅇ-ㅇㅇ) 인천 부평구 ㅇㅇ 13. 장ㅇㅇ (ㅇㅇ-ㅇㅇ) 14. 박ㅇㅇ (ㅇㅇ-ㅇㅇ) 원고 13, 14의 주소 전남 진도군 ㅇㅇ 15. 장ㅇㅇ (ㅇㅇ-ㅇㅇ) 부천시 소사구 ㅇㅇ 16. 장ㅇㅇ (ㅇㅇ-ㅇㅇ) 서울 구로구 ㅇㅇ 17. 장ㅇㅇ (ㅇㅇ-ㅇㅇ) 부천시 소사구 ㅇㅇ 18. 장ㅇㅇ (ㅇㅇ-ㅇㅇ) 부천시 소사구 ㅇㅇ
- 원고들 소송대리인
- 법무법인 지평지성, 담당변호사 송한사
- 피고
- 대한민국 법률상 대표자 법무부장관 이ㅇㅇ
- 피고 소송대리인
- 변호사 성빈 변론 종결 2010. 7. 21.
- 판결 선고
- 2010. 8. 11.
1. 피고는 원고 석ㅇㅇ에게 1,000,000,000원, 원고 하ㅇㅇ에게 500,000,000원, 원고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에게 각 200,000,000원, 원고 박ㅇㅇ에게 400,000,000원, 원고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에게 각 80,000,000원, 원고 장ㅇㅇ에게 500,000,000원, 원고 박ㅇㅇ에게 250,000,000원, 원고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에게 각 100,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1980. 10. 25.부터 2010. 8. 1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들이, 나머지 4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 석ㅇㅇ에게 6,185,886,061원, 원고 하ㅇㅇ에게 1,000,000,000원, 원고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에게 각 500,000,000원, 원고 박ㅇㅇ에게 1,340,920,000원, 원고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에게 각 200,000,000원, 원고 장ㅇㅇ에게 1,595,652,988원, 원고 박ㅇㅇ에게 400,000,000원, 원고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에게 각 200,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1980. 10. 25.부터 이 사건 소장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1. 기초사실
가. 수사 및 기소
1) 중앙정보부는 1980. 8.경 박ㅇㅇ이 남파되어 공작활동을 하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박ㅇㅇ의 고향인 진도를 중심으로 내사를 하여 박ㅇㅇ의 외조카인 김ㅇㅇ, 고종 10촌 동생인 원고 석ㅇㅇ, 친구인 원고 장ㅇㅇ, 여동생인 원고 박ㅇㅇ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였다(이하 원고 석ㅇㅇ, 장ㅇㅇ, 박ㅇㅇ을 ‘이 사건 피고인들’이라 한다).
2) 이후 다음과 같이 김ㅇㅇ은 간첩, 국가보안법위반, 반공법위반 혐의로, 원고 석ㅇㅇ은 간첩방조, 국가보안법위반, 반공법위반 혐의로, 원고 박ㅇㅇ, 장ㅇㅇ은 각 반공법위반 혐의로 각 1980. 10. 7. 서울지방검찰청에 송치되었고, 1980. 10. 25. 기소되었다(이하 위 사건을 ‘1차 진도 간첩단 사건’이라 한다). ① 김ㅇㅇ : 남파된 박ㅇㅇ을 따라 1964년, 1966년, 1971년 각 북한 지역으로 탈출한 후 다시 잠입하였고, 1966년 조선노동당에 입당하였으며, 1971년 진도군 임회면 일대 해안경비 상황을 북한에 보고하는 등 간첩행위를 하였고, 1977년 북한에서 탈출 후 잠입한 부친 김ㅇㅇ와 회합하였다. ② 원고 석ㅇㅇ : 1966년 박ㅇㅇ과 접선하여 공작금을 수수하였고, 1973년 진도 마을 해안가 경비상황 등을 박ㅇㅇ에게 보고하였으며, 박ㅇㅇ이 박ㅇㅇ, 박ㅇㅇ, 원고 장ㅇㅇ을 포섭하도록 편의를 제공하였다. ③ 원고 박ㅇㅇ : 1975년, 1977년 김ㅇㅇ와 회합하고, 1975년 김ㅇㅇ, 1978년 김ㅇㅇ와 각 상면하고도 수사기관에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 ④ 원고 장ㅇㅇ : 1974년 박ㅇㅇ 원고 석ㅇㅇ이 박ㅇㅇ, 박ㅇㅇ를 포섭하는 데 편의를 제공하였다.
3) 기소 당시 원고 석ㅇㅇ은 진도에서 김 양식업을 하였고, 원고 장ㅇㅇ은 의사로서 진도에서 의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나. 유죄판결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1981. 1. 30. 이 사건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전부가 유죄로 인정되어 원고 석ㅇㅇ은 무기징역, 원고 박ㅇㅇ은 징역 1년 6월과 자격정지 1년 6월, 원고 장ㅇㅇ은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각 선고받았다(80고합684호, 이하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피고인들 및 검찰이 각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에서 1981. 6. 4. 항소가 기각되었다(81노691호). 원고 박ㅇㅇ은 상소권을 포기하였고, 원고 석ㅇㅇ, 장ㅇㅇ은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에서 1981. 9. 22. 상고기각되어(81도1944호), 위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출소
원고 석ㅇㅇ은 1998. 8. 15. 가석방으로 출소하였고, 원고 박ㅇㅇ은 1982. 4. 16., 원고 장ㅇㅇ은 1982. 12. 15. 각 만기출소하였다.
라. 재심사건
이 사건 피고인들은 이 법원에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 중 위 피고인들 부분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2008재고합9호, 이하 ‘이 사건 재심판결’이라 한다), 이 법원에서 2009. 1. 22. 이 사건 피고인들의 수사기관에서의 자백은 고문, 폭행, 협박 등으로 인하여 임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진술된 것이고, 검사 앞에서 한 자백 역시 임의성이 없는 심리상태가 계속된 상태에서 진술된 것이므로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등 검사가 신청한 증거들의 증거능력이 모두 없다고 판단하면서, 위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각 무죄를 선고하였고, 위 판결이 2009. 1. 30. 확정되었다.
마. 형사보상
1차 진도 간첩단 사건과 관련하여 이 법원에서 2009. 3. 13. 원고 석ㅇㅇ은 1,051,040,000원, 원고 박ㅇㅇ은 98,080,000원, 원고 장ㅇㅇ은 136,480,000원의 각 형사보상금 지급이 인정되었다(2009코7호).
바. 가족 관계
원고 하ㅇㅇ은 원고 석ㅇㅇ의 처, 원고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는 원고 석ㅇㅇ과 원고 하ㅇㅇ의 자녀들이다. 원고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은 원고 박ㅇㅇ의 자녀들이고, 원고 박ㅇㅇ는 원고 장ㅇㅇ의 처, 원고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는 원고 장ㅇㅇ과 원고 박ㅇㅇ의 자녀들이다.
사. 피고의 불법행위
1) 체포, 구속과정 및 압수과정
가) 당시 국가보안법위반 등 사상범 사건의 경우, 영장 없이 대상자를 강제 연행한 다음 장기간 조사하여 증거를 확보하는 등 불법적인 수사관행이 존재하였는데, 이 사건 피고인들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변호인 선임 및 변명할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채 불법적으로 강제연행되어 아래와 같이 장기간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

| 피고인 | 체포일 | 구속영장발부일 | 불법구금기간 |
|---|---|---|---|
| 원고 석ㅇㅇ | 1980. 8. 21. | 1980. 9. 30. | 40일 |
| 원고 박ㅇㅇ | 1980. 8. 12. | 49일 | |
| 원고 장ㅇㅇ | 1980. 8. 12. (1980. 10. 6. 석방되었다) | 1980. 10. 18. | 55일 |
나) 또한, 피고 산하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들은 이 사건 피고인들을 강제연행하면서 동시에 또는 그 이후에 법관의 영장 없이 이 사건 피고인들의 주거 등에서 증거물로 라디오, 금반지, 수첩, 독화사전, 목도리 등을 임의로 압수하였다.
2)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 침해
당시 대한민국헌법에 의하여 체포, 구금된 피고인들에게는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교통권이 보장되어 있었음에도 이 사건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강제연행되어 기소될 때까지 변호인을 비롯한 가족 등과의 일체의 면회, 접견을 금지당했다.
3) 고문 등을 통한 임의성 없는 자백 강요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들은 강제연행된 이 사건 피고인들에게 각종 고문과 구타 등의 가혹행위와 협박을 함으로써 허위 자백을 강요하였고, 결국 위 피고인들은 간첩방조, 국가보안법위반, 반공법위반 등 혐의사실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자백을 하였다. 또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을 참석시키고 진술을 받는 등 이 사건 피고인들의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는 검찰 조사 당시까지 계속되어 위 피고인들은 계속 허위의 자백을 하였다.
4) 공판절차 및 형사판결
1차 진도 간첩단 사건에 관한 1심 법원인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이 사건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불법강제연행과 불법구금 및 고문, 회유와 협박 등을 주장하였음에도 이 모든 주장이 무시된 채 고문과 회유, 협박으로 만들어진 증거능력 없는 증거들이 그대로 받아들여져,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전부가 유죄로 인정되었다.
5) 명예훼손 등
가) 1차 진도 간첩단 사건의 수사 및 재판을 전후로 하여 이 사건 피고인들이 간첩방조를 하였다는 등 내용의 허위 사실이 언론을 통해 발표되어 위 피고인들 및 그 가족들의 명예가 훼손되었다.
나) 이 사건 피고인들은 수사과정에서의 고문 등의 가혹행위와 장기간의 불법구금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및 외상을 입었고, 판결에 의하여 유죄가 확정되었으며, 실형을 선고받은 위 피고인들은 차별화된 감시와 제약을 받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복역하였다.
다) 석방 후에도 이 사건 피고인들은 보호관찰처분을 받는 등 지속적인 감시와 탄압을 받았고, 고문으로 인한 우울증 등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을 앓아왔으며, 위 피고인들이 간첩사건의 전과자로 낙인됨에 따라 위 피고인들 및 그 가족들은 이후 자유로이 직업을 선택할 수 없게 되는 등 경제적 어려움 및 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사회적 고립으로 인하여 오랜 기간 고통을 받아 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5, 20, 2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원고 석ㅇㅇ, 박ㅇㅇ의 각 본인신문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우리 헌법은 제10조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를, 제12조에서 신체의 자유, 법률에 의한 체포, 구속과 죄형법정주의 및 적법절차보장(제1항), 고문의 금지와 불리한 진술거부권(제2항),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한 체포, 구속(제3항),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제4항), 구속이유의 고지(제5항), 자백의 증거능력 제한(제7항)을 각 규정하여, 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며 국민 개개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며 국민으로 하여금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향유하도록 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을 천명하고 있고, 신체의 자유 및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헌법상의 권리로 보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① 피고 산하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들은 이 사건 피고인들의 체포 및 구속에 있어 헌법 및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적법절차를 지키지 아니하였고, ② 헌법 및 이에 따른 형사소송법이 보장하고 있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수사과정 전반에 걸쳐 침해하였으며, ③ 밤샘수사, 구타 및 각종 고문, 외유와 협박 등의 극심한 가혹행위를 하여 이 사건 피고인들로부터 허위의 자백을 받아내는 방법으로 증거를 만들어내고 이를 토대로 기소하였고, ④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는 대부분 임의성이 없어 증거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에서 이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어 형이 선고, 확정되었고, 그 결과 징역형이 집행되었으며, ⑤ 피고는 위와 같이 조작된 1차 진도 간첩단 사건에 관한 허위 사실을 언론을 통해 발표하여 이 사건 피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석방 이후에도 지속적인 감시와 탄압을 가하였는바, 이러한 일련의 행위를 살펴보면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지니는 국가인 피고가 오히려 가해자가 되어 이 사건 피고인들과 그 가족들인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위와 같은 일련의 불법행위들로 인하여 그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소멸시효와 관련된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피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미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① 원고들의 손해는 피고 산하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의 불법체포 및 감금행위가 있었던 1980. 8.경부터 나날이 발생하였고, 원고들은 그때부터 불법행위 및 그 손해 발생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할 것인바, 그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나날이 진행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다. ② 원고 석ㅇㅇ은 1998. 8. 15., 원고 박ㅇㅇ은 1982. 4. 16., 원고 장ㅇㅇ은 1982. 12. 25.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여 피고 산하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 등의 불법행위 및 그 손해 발생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소는 위 각 출소일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한 후에 비로소 제기되었다. ③ 피고의 불법행위시로 볼 수 있는 1980. 8.경, 또는 이 사건 피고인들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때로부터 5년의 소멸시효 기간(국가재정법 제96조 제2, 1항)이 경과한 후 비로소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① 이 사건 재심판결에서 이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가 선고되어 확정된 2009. 1. 30.까지는 이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판결의 법적 효력이 유지되어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법률상 장애가 있었다. 따라서 소멸시효는 위 일자부터 비로소 진행한다. ② 위와 같은 장애가 사실상의 장애라고 한다면,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위 2009. 1. 30.로 지연시켜 적용하여야 한다. ③ 피고가 원고들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허용되지 않는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기간이 역수상 이미 도과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받아들여질 수 없다면 결국 피고는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먼저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권리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가) 판단의 기준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아래에서는 원고들에게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는지 여부 및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소멸시효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원고들이 권리행사를 할 수 없었던 객관적 장애사유뿐만 아니라, 피고에게 피해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등의 가해의사까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는지 여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재심판결이 확정된 2009. 1. 30.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① 이 사건 피고인들은 국가의 주요한 권력기관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었던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들에 의하여 불법적으로 연행되어 구금된 상태에서,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극심한 고문과 협박을 당하였고, 영장이 발부된 이후에도 고문과 협박이 계속되어 이로 인한 고통과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 채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허위자백을 하기에 이르렀다. ② 이 사건 피고인들은 재판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기도 하였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법원에까지 상고하였으나 결국 모든 공소사실이 그대로 유죄로 인정되어 위 피고인들에게 무기징역 등의 중형이 선고, 확정되었다. ③ 이 사건 피고인들이 각 형기를 마치고 석방된 이후에도 자신이 간첩을 방조하였다고 인정된 재심대상판결의 확정력이 유지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간첩을 방조하였음을 전제로 보안관찰을 받고 있었고, 이처럼 이미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 판결의 기초가 된 수사 당시의 불법적인 고문행위에 못 이겨 허위자백을 하고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가 모두 조작되었다는 위 피고인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간첩을 방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고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통상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아 예상하기 어렵다. ④ 수사관들의 고문 등 불법행위는 국가시설 안에서 그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집행의 외관을 가지고 이루어졌고, 이후의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이나 증거조작 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여 결국 간첩방조죄 등에 관한 유죄의 확정판결이 선고되어 징역형을 복역하게 된 이 사건 피고인들 및 그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재심을 통하여 위와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져 과거의 유죄판결이 억울한 누명에 불과하다는 법원의 공권적 판단을 받기 전까지는, 과거의 유죄확정판결이 고문과 증거조작에 의하여 잘못된 것임을 전제로 고문행위 가담자가 소속되어 있는 국가를 상대로 그와 같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다는 것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아 합리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⑤ 피고가 원고들에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음을 전제로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면서 그러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되었다고 다투는 것은 법이 개인에게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게 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지 여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 피고 산하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원고들을 보호할 필요성은 큰 반면, 피고의 그에 대한 채무 이행 거절을 인정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① 이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고문 및 증거조작의 불법행위를 주도한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들의 고문행위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위법행위일 뿐 아니라 다시 되풀이 되어서도 안 될 중대한 인권침해에 해당하는 것으로써, 국제적으로도 이와 같은 중대한 반인권적 행위에 대하여는 공소시효의 적용을 배제하여야 한다는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②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들의 이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고문 등 위법행위는 국가기관이 업무수행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저지를 수 있는 정도의 잘못을 넘어선 것으로서 그 위법행위가 지극히 조직적이고 억압적이며 비도덕적이어서 그 불법성이 중대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중대한 인권침해의 피해자인 원고들은 가혹한 고문과 간첩방조죄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형의 확정판결을 선고받는 등 억울한 누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등 그 신체와 정신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현재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커다란 피해를 입게 되었다. ③ 일반적으로 국가에 의한 어떤 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국민이 먼저 나서서 국가의 위법을 문제삼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것은 좀처럼 기대하기 어렵다. 국가 역시 국민의 이러한 기대와 신뢰를 존중하고 그에 상응하기 위하여 국가의 위법한 조치로 인한 결과에 의하여 이미 형성된 생활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필요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함이 타당하다 할 것인데도, 오히려 원고들에 대해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한다는 것은 사법부의 판단을 통하여 적절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통로를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에 시효소멸을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원고들이 그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었거나, 원고들을 보호할 필요성이 크고, 소멸시효를 인정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그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은 이유 없다.
4.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원고들의 주장
1) 피고는 원고 석ㅇㅇ에게 일실수익 손해로 불법체포된 때로부터 가석방된 때까지 어가 수입을 기준으로 한 총 수익 119,926,061원, 위자료로, ①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에 의하여 불법체포된 기간인 1980. 8. 21.부터 검찰로 송치된 1980. 10. 6.까지 47일 동안 1일당 1천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4억 7천만 원, ② 검찰에 송치된 다음날인 1980. 10. 7.부터 가석방된 날인 1998. 8. 15.까지 6,522일 동안 1일당 1백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6,522,000,000원, ③ 가석방 다음날인 1998. 8. 16.부터 이 사건 재심판결 선고일인 2009. 1. 22.까지 약 125개월 동안 월 1백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125,000,000원의 합계 7,236,926,061원(= 119,926,061원 + 470,000,000원 + 6,522,000,000원 + 125,000,000원)에서 형사보상금으로 지급받은 1,051,040,000원을 공제한 6,185,886,061원(= 7,236,926,061원 - 1,051,04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는 위자료로 처인 원고 하ㅇㅇ에 대하여는 10억 원, 자녀들인 원고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에 대하여는 각 5억 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위와 같은 계산 과정을 거쳐, 피고는 원고 박ㅇㅇ에게 위자료 1,439,000,000원에서 형사보상금으로 지급받은 98,080,000원을 공제한 1,340,920,000원(= 1,439,000,000원 - 98,080,000원), 자녀들인 원고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에 대하여는 각 2억 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위와 같은 계산 과정을 거쳐, 피고는 원고 장ㅇㅇ에게 일실수익 손해로 불법체포된 때로부터 가석방된 때까지 의사 수입을 기준으로 한 총 수익 61,132,988원과 위자료 1,671,000,000원의 합계 1,732,132,988원(= 61,132,988원 + 1,671,000,000원)에서 형사보상금으로 지급받은 136,480,000원을 공제한 1,595,652,988원(= 1,732,132,988원 - 136,480,000원), 처인 원고 박ㅇㅇ에 대하여는 4억 원, 자녀들인 원고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에 대하여는 각 2억 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일실수익 청구 부분에 대하여
재산적 손해의 발생이 인정되더라도 입증곤란 등의 이유로 그 손해액의 확정이 불가능하여 그 배상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이러한 사정을 위자료의 증액사유로 참작할 수 있다(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다53865 판결 등 참조). 1차 진도 간첩단 사건 당시 원고 석ㅇㅇ은 진도에서 김 양식업을 하였고, 원고 장ㅇㅇ은 진도에서 의원을 운영한 의사였던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나,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으로서 위 원고들이 강제연행된 1980. 8.경을 기준으로 그 이후 발생한 통계 수입에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일실수익을 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부적절해 보이고, 아래 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형사보상금 안에는 일반 손해배상에 있어서의 적극적 손해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위 원고들의 일실수익 손해액은 위자료의 증액사유로 참작하도록 한다.
다. 위자료 인정금액
나아가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불법행위의 반인권적, 조직적인 특수성과 그 불법의 중대함, 이 사건 불법행위가 일어난 시기 및 그 시대적 상황, 불법행위 당시 이 사건 피고인들의 직업 등 사회적 위치, 이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각 선고형의 경중 및 복역기간의 장단, 현재 생존 여부, 원고들의 가족관계, 재산상태, 유사한 국가배상판결에서의 위자료 인정금액과의 형평성, 이 사건 피고인들에게 각 지급된 형사보상금의 액수(형사보상법 제4조 제2항, 제5조 제3항 등을 고려하면 형사보상금 안에는 일반 손해배상에 있어서의 적극적, 소극적 손해는 물론 위자료 손해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위 법 제5조 제1항은 보상을 받을 자가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함을 금하지 아니하고 있고, 원고들도 이 사건에서 자신의 일실수익 및 위자료에서 형사보상금을 공제한 금액을 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는 형사보상금 이외에 아래와 같은 위자료 지급 책임을 추가적으로 부담하여야 한다)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① 원고 석ㅇㅇ에 대하여는 10억 원, 처인 원고 하ㅇㅇ에 대하여는 5억 원, 자녀들인 원고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에 대하여는 각 2억 원, ② 원고 박ㅇㅇ에 대하여는 4억 원, 자녀들인 원고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에 대하여는 각 8천만 원, ③ 원고 장ㅇㅇ에 대하여는 5억 원, 처인 원고 박ㅇㅇ에 대하여는 2억 5천만 원, 자녀들인 원고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에 대하여는 각 1억 원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라. 지연손해금 등에 관한 주장 및 판단
1) 원고들의 주장
중앙정보부와 검찰은 이 사건 피고인들을 체포한 때부터 기소할 때까지 이 사건 피고인들을 위협하여 허위자백을 반복하게 하였으므로, 불법행위 종료일은 기소일인 1980. 10. 25.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들의 손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불법행위 종료일인 위 일자로부터 기산하여야 한다.
2) 피고의 주장
30여 년 이전의 불법행위시부터 모든 지연손해금이 인정된다면, 원고들에게 부당한 이득을 제공하게 되므로, 이 사건과 같은 과거사 사건에서 원고들의 손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시점 또는 피고의 시효주장이 권리남용에 의하여 배척된다는 판결이 선고된 시점 또는 이 사건 피고인들이 출소된 시점부터 기산되어야 한다. 또한 지연손해금 발생의 기산일은 불법행위시로 하면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액 산정은 불법행위시로부터 현재까지의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현재의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원고들에게 이중의 이득을 부여하는 것이다. 나아가 지연손해금은 별도로 소멸시효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가 제기된 2009. 8. 11.부터 역산하여 5년 이내의 지연손해금만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지연손해금 기산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는 그에 대하여 이행을 구하는 별도의 최고가 없더라도, 공평의 관념에 비추어 그 성립과 동시에 그 불법행위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발생시키게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와 같이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들에 의한 불법체포 및 구금, 고문, 가혹행위 등 일련의 불법행위가 지속적으로 중첩됨으로써 계속적 불법행위가 발생한 경우에 있어서, 피해자가 그 계속적 불법행위가 이루어진 기간 동안 개개의 손해액 및 그 불법행위일을 구분하여 명확히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할 것이다.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와 같이 일련의 중첩된 불법행위 또는 계속적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손해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그 불법행위 전체의 위자료 손해를 합산하여 그 손해배상액을 정한 다음, 위 고문, 가혹행위 등이 종료된 이후로써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피고인들이 기소된 1980. 10. 25.부터 그 손해배상채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함이 상당하다. ① 이 사건 원고들은 위와 같은 일련의 불법행위 전체에 대한 손해를 합한 후 불법행위 종료일인 기소일부터 지연손해금 가산지급을 구하고 있다. ② 이 사건 기소일 당시 이미 원고들에게 위에서 인정된 바와 같은 각 위자료 금액 상당의 손해가 발생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그 날부터 지연손해금이 가산된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원고들이 어떠한 부당한 이득을 얻게 된다고 볼 수 없다. ③ 통상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사건과 달리 이 사건에서만 유독 원고들이 이행을 청구한 시점 등으로부터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야 할 아무런 합리적 근거가 없다.
나) 원고들에게 이중의 이득을 부여한다는 주장
이 사건 피고인들이 위법한 판결에 의하여 징역형을 복역하고 석방된 후에도 계속적인 감시와 고문으로 인한 후유증을 앓아 왔고, 그 가족들은 경제적 어려움 등을 겪는 한편, 피고로부터 위 피고인들에 대한 진실 규명 및 구명운동을 방해받아 왔을 뿐만 아니라, 특수 공안사건의 전과자 가족으로 낙인 찍혀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온 바, 이 사건 재심판결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가 선고된 2009. 1. 22.까지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들의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계속되어 왔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변론종결시까지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변론종결 당시의 통화가치를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면서 불법행위 당시를 지연손해금의 기산일로 본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이중의 이득을 부여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지연손해금 소멸시효 주장
주된 채권에 대하여 소멸시효 완성의 주장을 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써 허용되지 않는 이상, 주된 채권의 종된 채권인 지연손해금 채권에 대하여도 소멸시효 완성의 주장을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석ㅇㅇ에게 10억 원, 처인 원고 하ㅇㅇ에게 5억 원, 자녀들인 원고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 석ㅇㅇ에게 각 2억 원, 원고 박ㅇㅇ에게 4억 원, 자녀들인 원고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 한ㅇㅇ에게 각 8천만 원, 원고 장ㅇㅇ에게 5억 원, 처인 원고 박ㅇㅇ에게 2억 5천만 원, 자녀들인 원고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 장ㅇㅇ에게 각 1억 원 및 각 이에 대하여 1980. 10. 2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0. 8. 11.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