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2009. 5. 28. 선고 2007가합12275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주식회사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국제, 담당변호사 진동렬
- 피고
- B (51년생, 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인천시민, 담당변호사 최명호, 정대출
- 변론종결
- 2009. 4. 30.
- 판결선고
- 2009. 5. 28.
1.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6. 11. 15.부터 2009. 5. 2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피고는 별지(생략) 제1목록 기재 서적의 별지(생략) 제2목록 제4 내지 7항 기재 각 문구를 삭제하지 아니하고서는 위 서적을 인쇄, 제본, 판매, 배포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3/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6. 11. 10.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고, 별지(생략) 제1목록 기재 서적 중 별지(생략) 제2목록 기재 각 문구를 삭제하지 아니하고서는 위 서적을 인쇄, 제본, 판매, 배포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1 내지 6, 갑 제5, 6호증, 갑 제8호증의 1, 2,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의 1, 2, 갑 제11,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제3호증의 기재는 믿기 어려우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부산 사상구 괘법동 000-1 외 14필지에 건립된 지하 2층, 지상 6층의 집합건물인 A(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의 운영 및 관리를 목적으로 구분소유자가 납부한 상가개발비에서 출자된 출자금 등을 자본금으로 하여 1998. 7. 28. 설립되었고, 그 이래 상가에 대한 전기와 수도의 공급, 청소, 경비, 소모품 등에 관한 부대시설의 운전, 점검, 보수, 유지 및 관리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대가로서 관리규약에 따라 매월 점포별로 관리비를 부과·징수하여 왔다. 상가의 일부 수분양자 내지 임차인이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관리인 해임 등 소송에서 2007. 3. 14. 부산고등법원 2006나6911(본소), 6928(반소), 7730(재반소)호로, 원고는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 제2항 제2호의 가목이 정한, 매장면적의 1/2 이상을 직영하는 자가 없는 경우에 입점상인 2/3 이상이 동의하여 설립한 「민법」 또는 「상법」에 의한 법인에 해당하는 자로서 이 사건 상가의 대규모 점포개설자의 지위를 가지므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 제1항에 정해진 ‘대규모 점포의 유지·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그 일환으로 이 사건 점포에 대하여 관리비를 부과·징수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가 그러한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 제1심의 반소청구에 관한 수분양자 등의 항소를 기각하며, 원고가 관리비를 청구 또는 수령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로 수분양자 등이 항소심에서 제기한 주위적 및 예비적 재반소청구 또한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2007. 7. 30. 대법원 2007다23876호로 심리불속행판결이 내려져 확정되었다.
2) 피고가 ‘비결’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별지(생략) 제1목록 기재 서적(이하 ‘이 사건 서적’이라 한다.)의 내용(7 내지 12면)에 따르면, 피고는 1979년경부터 경매에 참가하는 사업에 뛰어들어 흥망을 거듭하다가 대학에서 피고의 경매 강의를 듣던 수강생 6명과 의기투합하여 경매전문회사를 차리고 6,000명의 경매회원을 모아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던 중 1998년경 검찰 투서가 발단이 되어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으로 4년을 복역한 뒤 2003. 1. 2. 수중에 19만 8,000원을 가진 채 출소하여 대학으로 다시 경매 강의를 다니고 TV 강의를 맡으면서 인기를 얻어 수강생들의 공동투자로 자금을 불렸고, 이를 투자한 경매사업 성공으로 500억 원의 자산을 일구었으며, 경매전문업체인 주식회사 ■■베스트, 주식회사 ★★베스트(이하 ‘■■베스트’, ‘★★베스트’라 한다.) 등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을 경영하는 ■■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경매귀재’인 인물로 이 사건 서적에서 소개되어 있다.
나. 이 사건 서적의 출판
1) 피고는 이 사건 서적을 집필하여 2006. 11. 15. 출간하였고, 피고가 출판한 ‘YY경매이야기’ 시리즈 전 3권 중 제1권인 위 서적은 후속 2권과 함께 XX문고 부동산 분야에서 나란히 1, 2, 3위에 오르기도 하였다.
2) 이 사건 서적의 본문 제1장(000 00 경매이야기) 중 ‘***’라는 부분(227 내지 244면)은 피고가 2005. 6.경 이 사건 상가의 경매에 참가하였다가 연체관리비 문제로 경락을 포기하고 입찰보증금을 몰취당한 뒤, 다시 이 사건 상가의 경매에 참가하여 점포를 경락받은 후 관리단을 장악하여 연체관리비 문제를 해결하는 등으로 수익성을 올릴 것을 꾀하였으나, 기존 관리업체인 원고와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 운영위원회의 반발에 부딪혀 경락잔금의 납부를 포기함으로써 실패를 보았다는 것이 줄거리로,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부분은 별지(생략) 제2목록 기재 각 문구이다.
다. 관리비 분쟁
1) 위 서적 출간 무렵인 2006. 11.경부터 피고가 대표이사로 있는 ■■베스트, ★★베스트는 이 사건 상가의 경매에 참가하여 각기 38개, 36개의 점포를 경락받아 그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2) 원고는 위 두 회사가 원고의 관리비 부과·징수 권한을 부인하면서 관리비를 납부하지 아니하자 그 지급을 구하는 관리비 청구소송을 제기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부산지방법원은 2008. 11. 20. 2007가합12886, 12916(병합)호로 ■■베스트, ★★베스트에게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공용부분 관리비의 지급을 명하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선고하였다(쌍방의 항소 제기로 부산고등법원 2008나19898호로 계속 중이다).
라. 판매등금지가처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서적에 관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카합953호로 판매등금지가처분을 신청한 사건에서 2007. 8. 20. 별지(생략) 제2목록 제4항 기재 문구 중 “심지어는 조직폭력배들까지 개입되어 있었다.”라는 부분, 제5항 기재 문구 중 “다른 구분소유자들 위에 앉아 무력을 감행하면서 횡포를 자행했고 자신들 마음대로 임대를 놓고 좌지우지했던 것이다.”라는 부분 및 제6항 기재의 문구를 삭제하지 아니하고서는 위 서적을 발행, 판매, 배포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다.
마. 형사처분
1) 원고는 이 사건 서적에 관하여 피고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으나 2007. 12. 28.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았고, 이에 대한 항고가 각하되자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제기하였다.
2) 서울고등법원은 2008. 5. 9. 2008초재214호로 피고가 허위의 내용으로 별지(생략) 제2목록 제3, 4, 6항 기재 각 문구 및 제5항 기재 문구 중 “다시 말하면 일부 구분소유자들과 임차인들이 임의로 관리단을 구성한 뒤 다른 구분소유자들 위에 앉아 무력을 감행하면서 횡포를 자행했고 자신들 마음대로 임대를 놓고 좌지우지했던 것이다.”는 부분, 제7항 기재 문구 중 “설혹 관리비 문제로 시비가 되면 불리한 쪽은 우리가 아니라 A 관리사무소 측이다. 수년간 건물을 관리해 오면서 갖은 부정부패와 비리는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라는 부분을 기재하고 이를 출판하여 그 무렵 인터넷 및 전국 대형 서점 등을 통해 일반에 판매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 등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위 재정신청 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는 결정을 하였다.
3) 그런데 피고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위 사건에서 2009. 4. 30.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고단2876호로 무죄판결이 선고되었고,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그대로 확정되었다.
2. 판단
가. 손해배상청구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서적의 위 상가 경매 관련 부분에서 원고 회사의 이름이 정면으로 나타나지 않으나 대신 등장하는 ‘관리사무실’, ‘관리단 운영위원회’ 등은 원고를 가리키는 것임을 쉽게 알 수 있고, 그 중 별지(생략) 제2목록 제4 내지 7항 기재 각 문구는 원고와 구분소유자 사이의 분쟁에 조직폭력배가 개입하고, 불법단체인 원고가 구분소유자에게 무력을 감행하거나 횡포를 부리며, 원고의 회계처리에 상당한 문제가 있고, 부정부패와 비리를 저질렀다는 내용으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므로 이를 출판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행위자로서 그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나,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는 것이며, 더욱이 형사재판에서의 유죄판결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증거능력 있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입증이 있다는 의미인 반면, 무죄판결은 그러한 입증이 없다는 의미일 뿐이지 공소사실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도 아닌바(대법원 1998. 9. 8. 선고 98다25368 판결 참조), 앞서 나온 각 증거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 대하여 확정된 위 형사확정판결만으로는 피고의 책임원인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다만 별지(생략) 제2목록 제1, 2, 3항 기재 각 문구는 이 사건 상가의 임대 내지 영업 부진의 현상과 원인 등을 기술한 내용으로 구분소유자 등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볼 수는 있으나, 막바로 상가 유지·관리업체인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원고의 책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서적을 저술한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그 내용이 진실하므로 위법성이 없는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가) 피고는 이 사건 서적에서 위 상가를 낙찰받고 원고를 배제한 후 관리단 운영위원회를 새로이 구성하면 수익성 있는 건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우호세력의 구분소유자를 규합해 관리단 운영위원회를 장악하기 위하여 피고의 경매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에게 경매 참여를 권유하였음을 밝히고 있고, 여기에 피고가 이 사건 서적 출판 무렵부터 피고 경영의 경매전문업체인 ■■베스트, ★★베스트를 통하여 위 상가 점포를 경락받기 시작한 점, 피고는 2005. 6.경 연체관리비 문제로 경락을 포기하고 입찰보증금을 몰취당하여 처음 이 사건 상가를 경락받으려던 시도가 실패하였으며, 위 서적 출판 이후 다시 경락받은 점포의 관리비 지급 문제로 원고와 쟁송을 벌이고 있는 점 및 피고의 경력 내지 직업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1차 경매 시도가 실패한 뒤 다시 경락을 받고 관리단을 장악하여 연체관리비 문제를 해결하는 등으로 수익성을 올릴 것을 꾀하던 이 사건 상가의 기존 유지·관리업체인 원고에 대하여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저술한 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구분소유자 사이의 분쟁 등에 조직폭력배가 개입한 사실이 없고, 원고는 대규모 점포개설자의 지위에서 관리비를 부과·징수하는 등으로 이 사건 상가의 유지·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별지(생략) 제2목록 제4, 5, 7항 기재 각 문구는 허위임이 분명하고, 이 점에서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손해배상의 범위
원고가 이 사건 서적의 출판으로 명예가 훼손됨으로써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였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그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인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 배상할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서적의 내용, 문구 및 허위사실이 차지하는 비중, 피고의 출판 의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는 1,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
또한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피고에게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만으로는 원고의 명예를 회복하기에 부족하다 할 것이고, 원고들은 명예회복을 위한 적당한 처분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서적 중 별지(생략) 제2목록 제4 내지 7항 기재 각 문구를 삭제함이 없이 위 서적을 인쇄, 제본, 판매, 배포하는 행위를 금지하여 줄 것을 아울러 청구할 수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서적 출판일로서 불법행위일에 해당하는 2006. 11.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09. 5. 28.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이 사건 서적 중 별지(생략) 제2목록 제4 내지 7항 기재 각 문구를 삭제하지 아니하고서는 위 서적을 인쇄, 제본, 판매, 배포하여서는 아니 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인용 조문
-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