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2026. 4. 30. 선고 2025나203586 판결 [물품대금]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항소인
- A유한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정화
- 피고, 피항소인
- 주식회사 B,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해송 담당변호사 박헌홍
- 제1심판결
-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4. 12. 20. 선고 2024가합52710 판결
- 변론종결
- 2026. 3. 12.
- 판결선고
- 2026. 4. 30.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중국화 2,815,400위안 및 이에 대하여 2024. 7. 11.부터 2026. 4. 30.까지는 연 5.17%,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1.5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1/2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중국화 2,815,400위안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1. 기초사실
가.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이라고만 한다) 회사인 원고는 2021. 8. 7.경 중국화 2,458,000위안(이하 ‘위안’이라고만 한다)에 레이저머신 1세트를 대한민국에 수출하고서(이하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이라 한다), 2021. 9. 2. 피고로부터 그 대금 중 1,482,600위안을 지급받았다.
나. 원고는 2022. 4. 20. 3,250,000위안에 레이저머신 1세트를 대한민국에 수출하고서(이하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라 한다), 2022. 6. 1. 피고로부터 그 대금 중 1,950,000위안1)을 지급받았다.
다. 원고는 2022. 4. 26. 2,700,000위안에 레이저머신 1세트를 대한민국에 수출하고서(이하 ‘이 사건 제3 매매계약’이라 하고, 위 각 매매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이라 한다), 피고로부터 그 대금 중 2022. 3. 15. 270,000위안을, 2022. 5. 18. 1,890,000위안2)을 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의 당사자로서 원고에게 미납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해 피고는 자신이 아니라 C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생략)가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의 당사자이므로 자신은 원고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다툰다.
3. 국제재판관할 및 준거법에 대한 판단
가. 국제재판관할에 대하여
국제사법 제2조 제1항은 대한민국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1조 제1항 제1호는 물품공급계약에 관한 소는 물품인도지가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 대한민국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9조는 피고가 국제재판관할이 없음을 주장하지 아니하고 본안에 대하여 변론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하면 대한민국 법원에 그 사건에 대한 국제재판관할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물품을 공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인도지가 대한민국이며, 피고가 이 사건 변론기일에 본안에 대하여 변론을 하였으므로, 대한민국 법원이 이 사건에 대한 관할권을 갖는다.
나. 준거법에 대하여
1)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적용되는 준거법으로서의 외국법은 사실이 아니라 법으로서 법원은 직권으로 그 내용을 조사하여야 한다. 따라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이라면 준거법과 관련한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으로서는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거나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게 하는 등 그 법률관계에 적용될 국제협약 또는 국제사법에 따른 준거법에 관하여 심리, 조사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1다269388 판결 등 참조).
2)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조약은 일반적으로 민법이나 상법 또는 국제사법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중국과 대한민국은 모두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Contracts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 1980, 이하 ‘매매협약’이라 한다)에 가입하였으므로, 중국과 대한민국 당사자 사이의 물품매매계약에 관하여는 매매협약 제1조 제1항에 따라 위 협약이 우선 적용된다(대법원 2024. 3. 12. 선고 2023다288772 판결 참조). 다만 매매협약에 따라 규율되지만 매매협약에서 명시적으로 해결되지 아니하는 사항(이른바 ‘내적흠결’을 말한다)에 해당하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매매협약이 기초하고 있는 일반원칙의 적용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그러한 일반원칙이 없는 경우 비로소 법정지 국제사법에 따라 결정된 준거법이 적용된다. 매매협약이 그 적용을 배제하거나 규율하고 있지 않은 사항(이른바 ‘외적흠결’을 말한다)에 해당하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법정지 국제사법에 따라 결정되는 준거법이 적용된다(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1다242185 판결 참조).
3) 살피건대,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은 중국 회사인 원고와 대한민국 회사인 피고 또는 C 사이에 체결된 물품매매계약이고, 이 사건에 제출된 선하증권, 상업송장, 포장명세서 등 계약 관련 서류에는 매매협약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존재하지 아니하며, 당사자들이 위 각 매매계약에 관해 명시적으로 준거법을 선택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매매계약에 관한 판단에는 매매협약이 적용되고, 위 각 매매계약의 당사자 확정과 관련하여서도 매매협약이 기초하고 있는 일반원칙의 적용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4. 계약당사자의 확정
가. 관련 규정
매매협약 제8조 제1항은 이 협약의 적용상, 당사자의 진술, 그 밖의 행위는 상대방이 그 당사자의 의도를 알았거나 모를 수 없었던 경우에는 그 의도에 따라 해석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진술 그 밖의 행위는, 상대방과 동일한 부류의 합리적인 사람이 동일한 상황에서 이해하였을 바에 따라 해석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3항은 당사자의 의도 또는 합리적인 사람이 이해하였을 바를 결정할 때에는 교섭, 당사자 간에 확립된 관례, 관행 및 당사자의 후속 행위를 포함하여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적절히 고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매매협약 제9조 제1항은 당사자는 합의한 관행과 당사자 간에 확립된 관례에 구속된다고 정하고 있다.
나.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3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여러 사정들을 위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보면, 상대방인 원고의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때 원고와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을 체결한 계약당사자는 피고로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1) 이 사건 각 매매계약에 관한 선하증권에는 송하인(Consignee)이 ‘한국기업은행’ 또는 ‘E은행’으로, 통지인(Notify Party)이 ‘피고’로 각 기재되어 있고, 상업송장 및 포장명세서의 송하인 또한 모두 ‘피고’로 되어 있으며, 이 사건 각 매매계약과 관련하여 원고와 거래를 진행한 자는 피고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로부터 직접 이 사건 각 매매계약에 관한 물품대금을 지급받았다. 비록 위 각 선하증권이 송하인이 특정된 기명식이 아니라 송하인란에 “to the order of ○○(은행명) bank”라고 기재된 지시식으로 발행되었기는 하나, 이는 무역거래에서 일반적으로 흔하게 사용되는 방식인 점, 지시식 선하증권의 경우 위 기재에 따라 물품대금을 은행에 지급한 자가 물품을 수령하게 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물품대금 일부를 지급하였으므로 위 각 선하증권이 피고가 아닌 타인에게 양도되지 않은 이상 피고가 수입 물품을 직접 수령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각 선하증권이 지시식으로 발행되었다는 사정은 위와 같은 계약당사자 판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2)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각 매매계약 관련 각종 서류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피고 이외에 C 등 다른 제3의 회사의 존재를 알고, 그 회사와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사가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즉 원고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레이저머신을 수출한 것이고, 선하증권의 통지인, 상업송장 및 포장명세서의 송하인은 모두 피고였으며, 그 대금 또한 피고로부터 지급받았고, 이 사건 각 매매계약과 관련하여 원고와 거래를 실제로 진행한 자도 피고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의 거래상대방을 피고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이고, 피고 또한 원고의 입장에서 거래상대방이 자신이라는 점을 알았거나 모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업체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경우에는 피고를 거래상대방으로 이해하였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의 당사자는 원고와 피고로 봄이 타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C은, 2023. 9. 15. 피고에게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물품의 매수인은 C이며 피고는 단순 수입대행업체라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고, 2023. 9. 15. 원고의 한국 법인인 F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생략)에 ‘수입처: F, 단순수입대행: 피고, 수입의뢰처: C. C은 F의 설비 단순수입대행업체로 피고를 선정하여 수입대행을 의뢰하였습니다. 따라서 상기 발주, 미수금, A/S 비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C에 있음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으며, 2024. 7. 8. 피고에게 ‘피고가 수입 대행한 물품에 하자가 있어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구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한 사실은 각 인정되나, 위 확인서 등은 이 사건 각 매매계약 체결 이후에 비로소 작성·발송된 것이고, 원고가 이 사건 각 매매계약 체결 당시 그와 같은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다.
3) 피고는 2023. 4. 19. C에 이 사건 각 매매계약으로 수입한 물품에 관한 거래대금 등의 지급을 독촉하는 취지의 내용증명(갑 제13호증)을 보내기도 하였는데, 피고 주장과 같이 C이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의 당사자이고, 피고는 수입대행을 한 것에 불과하다면, 피고가 굳이 C에 대하여 자신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하라고 독촉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는 오히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물품대금지급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실제 레이저머신의 사용처인 C에 그 대금지급을 독촉한 것으로 봄이 자연스럽다.
5.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원고와 피고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각 매매계약의 매수인인 피고는 위 각 매매계약 및 매매협약 제53조3)에 따라 매도인인 원고에 대하여 미납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위와 같이 보는 이상, 원고의 상법상 명의대여자책임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나.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가 판매한 물품에 하자가 있어 그로 인한 손해배상액이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는 어떤 하자가 발생하였는지 및 그로 인한 손해액이 얼마인지를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하자가 발생한 사실 및 그에 따른 손해발생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4)
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납 물품대금 2,815,400위안[= 전체 물품대금 8,408,000위안(= 2,458,000위안 + 3,250,000위안 + 2,700,000위안) - 기 지급 물품대금 5,592,600위안(= 1,482,600위안 + 1,950,000위안 + 270,000위안 + 1,890,000위안)]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4. 7. 11.부터 당심 판결선고일인 2026. 4. 30.까지는 연 5.17%,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1.55%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한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그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