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원 2020. 9. 24. 선고 2020허28 판결 [등록무효(상)]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A주식회사 (대표이사 B, C, D),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최정열, 이다우, 황정훈, 유예지
- 피고
- E주식회사 (대표이사 F, G),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시연 변론 종결 2020. 9. 10.
- 판결 선고
- 2020. 9. 24.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특허심판원이 2019. 11. 26. 2018당2148호 사건에 관하여 한 심결을 취소한다.
1. 기초사실
가. 피고의 이 사건 등록상표
1) 등록번호/ 출원일/ 등록일 : 상표등록 제1375501호/ 2015. 3. 17./ 2018. 7. 6.
2) 구성 :
3) 지정상품 : 상품류 구분 제5류의 약제, 소화기관용약제, 순환기관용약제, 감각기관용약제, 중추신경계용약제, 세포부활용약제, 자양강장변질제, 항생물질제제, 비타민제, 의료용영양첨가제, 대사성약제, 기침치료용 약제, 단백질 식이보충제, 약제용 정제, 약제용 캡슐, 약학적 제제, 의료용 구강보호 및 치료용 약제, 의료용 약제, 인체용 약제, 피부과용 약제
나. 선등록상표들 및 선사용상표들
1) 선등록상표들

| 번호 | 등록번호 (출원/등록일) | 상품류 구분 | 표장 | 등록권자 | 지정상품 |
|---|---|---|---|---|---|
| 1 | 제40-49181호 (1975. 6. 19./ 1977. 4. 20) | 1, 3, 4, 5, 16 | H | 비타민제, 항생물질제제 등 | |
| 2 | 제40-284212호(1 993. 2. 12./ 1994. 2. 2.) | 1, 3, 5, 16 | 비타민제, 항생물질제제 등 |

| 3 | 제40-284213호(1 993. 2. 12./ 1994. 2. 2.) | 1, 3, 5 | 항생물질제제, 방부제 등 | |
|---|---|---|---|---|
| 4 | 제40-817494호(2 009. 2. 27./ 2010. 3. 19.) | 1 ~ 34 | 진정제, 진통제, 조혈제 등 | |
| 5 | 제40900620호 (2011. 2. 22./ 2012. 1. 20.) | 5, 10 | 약제, 항생물질제제 등 | |
| 6 | 제40-912186호(2 011. 2. 22./ 2012. 3. 26.) | 5, 10 | 약제, 항생물질제제 등 | |
| 7 | 제40-920407호(2 011. 2. 23./ 2012. 5. 18.) | 5 | 약제, 항생물질제제 등 |
2) 선사용상표들
가) 구성: ‘I’, ‘J’
나) 사용상품: 반도체, 선박, 보험업 등
다) 사용시기: 1938년경부터
다. 이 사건 심결의 경위
1) 원고는 2018. 7. 11. 피고를 상대로, 특허심판원 2018당2148호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I그룹 계열사들의 저명한 상호의 약칭인 ‘I’ 및 ‘J’을 포함하여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에 의하여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고, 선등록상표들 및 선출원상표와 표장 및 지정상품이 유사하여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및 제8조 제1항에 해당하며, 선등록상표들 및 선사용상표들과의 관계에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 및 제12호에 각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2) 특허심판원은 2019. 11. 26. 이 사건 등록상표는 ‘
’ 부분 혹은 ‘
’ 부분만으로 분리되어 인식된다고 보기 어려워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지 않고, ‘E’ 혹은 ‘I팜’ 등으로 호칭·관념되어 선출원상표 및 선등록상표들과 표장이 유사하지 않고 출처의 오인·혼동 염려가 없다고 보아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제10호, 제12호 및 제8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이 사건 심결을 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1)
1) 이 사건 등록상표의 ‘I’ 또는 ‘J’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저명한 I그룹의 상호의 약칭을 포함하고 있어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한다.
가)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는 타인의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 상품출처의 오인·혼동 가능성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는다고 할 것임에도, 이 사건 심결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주지성 및 출처의 오인·혼동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위법이 있다.
나) 설령 이 사건 심결이 언급한 판단요소들을 고려하더라도, ⅰ) ‘E’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및 등록결정 당시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 사이에 피고의 상호로 인식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ⅱ) 수요자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에서 가장 식별력 있는 ‘I’을 먼저 인식하여 I그룹을 연상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 ⅲ) 실제 피고의 상표 등록 및 사용 실태를 고려하면 피고의 인격권 및 상표권의 보호를 이유로 이 사건 등록상표를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점, ⅳ) I그룹은 바이오·제약 산업을 영위하고 있어 이 사건 등록상표가 수요자들로 하여금 출처의 오인·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 출원 당시부터 피고 및 제3자가 ‘J’ 또는 ‘I’이 포함된 상표를 출원하는 것에 대해 정보제출 및 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그 등록을 저지하였고, 등록 이후에도 무효심판을 제기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을 허락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등록상표 중 소비자들은 가장 크고 두껍게 기재되어 있는 ‘J’을 가장 먼저 인식하므로, ‘J’ 부분이 요부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원고의 선등록상표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및 등록여부결정 당시 국내의 일반수요자나 거래자 사이에서 원고 또는 I그룹의 상호 약칭이자 상표로 저명하게 널리 인식되어 그 식별력이 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상표들은 모두 ‘J’ 부분이 요부이므로 서로 유사하다고 할 것이어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에 해당한다.
3) I그룹이 저명하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고, 수요자들은 ‘E’ 또는 ‘J PHARM’을 I그룹의 계열사로 인식할 것이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저명한 원고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거나 식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에 해당한다.
4) 원고의 선사용상표들은 I그룹의 저명한 약칭인 ‘J’을 포함하고 있어, 이와 유사한 표장을 의약품 분야에 사용하는 경우에도 출처를 오인,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 후단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
5) 이 사건 등록상표는 원고의 저명한 선사용상표들과 유사한 상표이고, 실제 피고의 상표 등록 및 사용 실태 등을 고려하여 볼 때 I그룹의 고객흡인력에 편승하려는 등의 부당한 목적으로 출원되었으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에 해당한다.
나. 피고
1) 이 사건 등록상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 ‘I그룹’은 I전자, I생명, I중공업, I카드, I화재 등으로 구성된 추상적 기업집단으로 인격권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연인이나 법인이 아니므로 I그룹의 인격권 보호를 위해 이 사건 등록상표가 무효가 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그 자체로 타당하지 않다.
나) 오히려, 피고는 'E'이 포함된 상호 및 상표를 10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사용하여 온 법인으로서, 원고가 ‘I’이 포함된 상호를 사용하기 훨씬 전부터 사용하여 왔으므로 피고의 인격권이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다) 이 사건 등록상표는 100년 가까이 사용하여 온 피고의 상호 ‘E’을 포함하고 있을 뿐, 저명한 타인의 상호 또는 그 약칭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E의 여러 히트 상품(에프킬라, 까스명수, 쓸기담 등)을 통해 많은 수요자는 국내 제약회사로서 피고의 존재를 잘 알고 있고, ‘E’을 피고의 상호와 상표로 인식하지 I그룹의 상호나 상표로 인식하지 않는다.
라) 원고는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면서 저명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저명해진 이후에도 피고가 ‘E’, ‘I’, ‘J’이 포함된 상표를 사용하고 등록을 받는 것에 대해 약 30년 동안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가 ‘E’, ‘I’, ‘J’이 포함된 상표를 사용하고 등록 받는 것에 대해 묵시적으로 승낙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의 단서에 해당한다.
마) 이 사건 등록상표는 I그룹이 저명해지기 전부터 이미 등록된 피고의 선등록상표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상표이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를 이 사건 등록상표에 적용할 수 없다.
바) 피고는 100년 가까이 본인의 상호를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을 뿐인데, 원고가 피고에게 자신의 저명성을 앞세워 실체도 없는 ‘I그룹’의 인격권을 주장하는 것은 명백히 권리남용이고 신의칙에도 반한다.
2) 이 사건 등록상표는 ‘E’으로 전체로서 호칭되고, 선등록상표들은 ‘H’, ‘I’, ‘I바이오’로 호칭되어 호칭이 유사하지 않으며, ‘E’은 국내의 수요자나 거래자 사이에 피고의 상호로 인식되어 있으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수요자 간에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I그룹의 상품으로는 반도체, 스마트폰, 전자상품, 보험상품, 기계, 선박 정도를 상정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지정상품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의약품과 경업관계 내지 경제적 유연관계가 없으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4) 이 사건 등록상표는 I그룹의 상표와 출처에 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없으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 후단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하지 않는다.
5) I그룹의 상표는 이미 국내에 등록되어 있으므로 원고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를 주장할 수 없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하기 전부터 ‘E’이 포함된 상표를 여러 개 가지고 있었고, 통상적인 상표 관리 차원에서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하였던 것이고 I그룹의 고객흡인력에 편승하려는 부정한 목적으로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하지 않았으며, 이와 관련하여 원고가 지적하고 있는 피고의 상표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3.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 해당 여부
가. 관련 법리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는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 또는 상호·초상·서명·인장·아호·예명·필명 또는 이들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는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타인의 명칭 등이 저명한지는 그 사용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및 거래의 범위와 상품거래의 실정 등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또는 지정상품과 관련한 거래사회에서 타인의 명칭 등이 널리 인식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2후103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시는 등록출원시이다(구 상표법 제7조 제2항).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단서에 의하면 타인의 승낙을 얻은 경우 저명한 타인의 성명 등을 포함하는 상표도 등록받을 수 있고,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 이외에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가 별도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의 규정취지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의 오인·혼동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라 타인의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아야 하고(특허법원 2000. 2. 10. 선고 99허7667 판결, 특허법원 2016. 5. 19. 선고 2015허7292 판결 참조), 타인에는 자연인과 법인뿐만 아니라 법인격 없는 단체도 포함된다.
나. ‘I’ 또는 ‘J’이 저명한 타인의 상호의 약칭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인정사실
가) 원고가 속한 I그룹은 1938년 최초로 설립된 ‘I상회’를 모태로 하여 발전을 한 기업집단으로서 2014년 기준으로 총자산이 623조 550억 원, 매출액은 302조 920억 원에 달하며, 그룹의 임직원수는 51만 2천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대표적 기업집단에 해당한다. 원고는 2014년도 기준으로 약 2,220억 원의 광고선전 비용을 지출하여 국내 1위의 광고주체로 기록되었고, I그룹은 2015년도 기준으로 70여 개 국가, 500여 개 거점을 확보하는 등 원고 및 I그룹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광범위하게 사업을 영위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나)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 그룹 'K'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한 전 세계 브랜드 랭킹 순위에 따르면, I그룹의 브랜드 가치는 기술(technology) 분야에서 2013년에는 세계 제8위로서 그 가치가 약 396억 달러로 평가되었고, 2017년에는 세계 제6위로 브랜드 가치는 562억 달러 정도로 평가되었다. 국내 브랜드 랭킹 순위에서 ‘J(I)’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속하여 1위를 기록해 왔으며, 또한 영국의 브랜드 평가기관인 브랜드파이낸스(Brandfinance)가 발간한 ‘2016 글로벌 500 연례 보고서’에서는 I의 브랜드 가치를 99조 원(약 832억 달러)으로 L, M에 이어 세계 3위로 평가하고 있다.
다) I그룹은 원고 이외에도 H 주식회사, I전기 주식회사, I중공업 주식회사, I에스디에스 주식회사, I엔지니어링 주식회사, 주식회사 I라이온즈, I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I생명보험 주식회사, I증권 주식회사, I카드 주식회사, I디스플레이 주식회사 등을 포함하고 있고, 특히 전자, 반도체, 선박, 보험 분야 등에서 일반 수요자들에게 I그룹의 상품 및 영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I그룹 소속 위 회사들은 1993. 6.경부터 상표 공동소유 계약을 체결하여 I그룹 CI, 기존 ‘I’ 및 ‘J’ 관련 상표를 공동소유하고, 이를 사용하여 왔다.
라) I그룹의 소속 회사로서 2011. 4. 22. 바이오제약 제조 사업을 위한 I바이오로직스 주식회사(이하 ‘I바이오로직스’라 한다), 2012. 2. 28.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 등을 위한 I바이오에피스 주식회사(이하 ‘I바이오에피스’라 한다)가 각각 설립됨에 따라 I그룹은 바이오제약 산업에 진출하였다. I바이오로직스는 제약회사의 의뢰를 받아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는 의약품 위탁생산 사업(CMO, 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을, I바이오에피스의 경우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 등을 각 주요 산업으로 하고 있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0 내지 15, 24, 25, 39 내지 4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검토 결과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시를 기준으로 원고가 속한 I그룹의 약칭인 ‘I’ 또는 ‘J’은 저명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I’ 또는 ‘J’은 저명한 타인의 상호의 약칭에 해당한다.
다. 이 사건 등록상표가 저명한 타인의 상호의 약칭인 ‘I’ 또는 ‘J’을 포함하는지 여부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등록상표 중 ‘E’은 일반 수요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피고의 상호의 약칭이자 약제 및 건강기능식품, 음료 등과 관련하여 주지·저명한 표장이고, ‘J PHARM’은 위 ‘E’을 영문으로 표기한 것으로서, 위 ‘E’과 ‘J PHARM’은 각각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어, 그 중 ‘I’ 또는 ‘J’만이 독립적으로 파악되어 I그룹의 상호의 약칭을 상기 또는 연상시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저명한 I그룹의 상호의 약칭을 포함한다고 볼 수 없다.
1) 갑 제2호증, 을 제1 내지 20, 23 내지 31, 39, 51 내지 6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시에 ‘E’은 피고의 상호의 약칭으로 일반 수요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고, 피고의 ‘E’ 표장은 약제 및 건강기능식품, 음료 등에서 피고의 상품과 영업으로 현저하게 알려져 있으므로, 그 주지·저명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가) 피고는 1929. 8. 15. 설립된 ‘E소’를 모태로 하여 발전을 한 기업으로, I그룹이 그 전신인 ‘I상회’가 설립된 1938.경보다 9년 앞서 설립되었다. E소는 1954. 12. 7. 회사 형태를 주식회사로 변경한 후 1963. 1. ‘E공업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하였고, 2014. 7. 7. 현재의 상호인 ‘E 주식회사(J PHARM. CO., Ltd2))’ 로 변경하였다. 피고는 2009. 7.경 자회사로 I메디코스 주식회사를, 2014. 12. 1.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인 E헬스케어 주식회사를 설립하였다.
나) 피고에 관한 기사로, 2011. 2. 16.자 머니투데이 신문에 ‘1929년 창립하여 1938년 생긴 I그룹의 전신 I상회보다 “I”이라는 상호를 9년 먼저 사용’했다는 내용의 기사, 2011. 2. 23.자 파이낸셜 신문에 최고령 상장사 명단에 ‘E’이 포함된다는 내용의 기사, 2013. 10. 5.자 데일리팜 신문에 ‘국내 제약사 중 N(1897년), O(1926년)에 이어 세 번째로 설립된 오래된 상장회사’라는 내용의 기사 등 국내의 대표적인 ‘장수기업’으로 소개된 바 있는 등 피고의 상호의 약칭인 ‘E’은 국내 수많은 언론을 통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소개되어 왔다.
다) 피고는 의약품 등을 생산, 판매하여 왔는데, 1987년경 마시는 우황청심원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바 있고, 대표상품으로 ‘까스명수’, ‘쓸기담’, ‘I우황청심원’, ‘판토에이’ 등의 의약품과 ‘에프킬라’ 등이 있으며, 그 중 ‘에프킬라’는 1998년경 P 주식회사에 약 297억 원에 매각되었다. 피고 상품 중 ‘까스명수’는 2011년에 Q의 ‘박카스’에 이어 생산액 2위를 차지하였고, ‘우황청심원액, 까스명수, 쓸기담’은 2010 고객만족 서비스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012. 2. 29.자 한국경제매거진에 ‘4050 직장인에게 인기 높은 약 무엇?’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여러 의약품 중 ‘E의 쓸기담’이 소개된 바 있다. 그리고 피고는 건강기능식품 및 음료 등을 생산, 판매하여 왔는데, 2001년 9월경에는 건강보조식품 ‘와일드진생’을, 2010년경에는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인 ‘가르니시아’를, 2011년경에는 건강기능식품인 ‘홍삼 금진환’을, 2011.경에는 장기능 개선 건강기능식품인 ‘톡소무’를, 2013년경에는 장기능 개선제인 ‘장엔장’ 등을 출시하였다. 또한 피고는 2000년경 숙취해소 음료인 ‘필’을, 2002년경 숙취해소음료 ‘알링크’ 및 ‘두타시마 후라보노’를, 2004년경 ‘천삼-D’, ‘비타바란스500’을, 2005년경 ‘박탄C500’을, 2008년에는 에너지 드링크 ‘야(YA)’를, 2011년경에는 에너지드링크 ‘마크’를, 2012년경에는 숙취해소음료 ‘케어칸’ 등을 출시하여 판매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상품들은 국내 수많은 언론을 통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소개되어 왔다.
라) 피고가 등록한 상표들 중에는 ‘
’(1966. 6. 27. 등록, 제11435호), ‘
’(1966. 6. 27. 등록, 제11434호), ‘
’(2005. 1. 20. 등록, 제606445호) 등과 같이 피고의 상호나 상호의 약칭을 그대로 표기하거나, ‘
’(2011. 7. 20. 등록, 제873573호), ’
‘(2015. 5. 21. 등록, 제1107327호) 등과 같이 ‘E’을 포함한 표장들이 다수 존재한다.
마) 피고가 판매하여 왔던 상품들에도 ‘E’을 제조·판매자의 표기나 상품의 표장으로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하여 왔고, 다음과 같은 까스명수, 쓸기담, I우황청심원 등은 일반 수요자들에게 피고의 상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 을 제118, 125호증 | 을 제126호증 |
|---|---|
| (1989년 4월 TV로 방영된 쓸기담 광고) (2011. 4. 7. 게재 네이버 블로그) | (88라이트 담배에 표기 된 우황청심원 광고) |
| 을 제37호증 | 을 제124호증 |

바) 1998년부터 2014년까지 피고의 매출액 및 광고비 지출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 년도 | 매출액(원) | 광고비(원) |
|---|---|---|
| 1998 | 29,243,101,881 | 140,842,489 |
| 1999 | 21,964,452,401 | 402,265,061 |
| 2000 | 30,520,068,979 | 721,461,152 |
| 2001 | 32,921,111,463 | 298,242,163 |
| 2002 | 31,354,684,191 | 791,423,251 |
| 2003 | 27,592,260,235 | 126,509,921 |
| 2004 | 28,461,594,560 | 201,015,841 |
| 2005 | 27,427,420,867 | 268,275,788 |
| 2006 | 28,602,658,985 | 362,115,335 |
| 2007 | 32,802,727,384 | 1,759,157,287 |
| 2008 | 33,236,504,247 | 192,262,289 |
| 2009 | 37,057,786,709 | 122,025,038 |
| 2010 | 39,243,911,240 | 92,546,558 |
| 2011 | 44,078,652,918 | 34,000,000 |
| 2012 | 47,285,858,943 | 103,000,000 |
| 2013 | 46,920,574,894 | 60,000,000 |
| 2014 | 30,287,781,514 | 55,059,000 |
2) 이 사건 등록상표(
) 중 ‘
’은 전체 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고 짧은 4음절에 불과한데다가 동일한 간격으로 띄어 쓰여 있으며, 여기에 ‘E’이 일반 수요자들에게 잘 알려진 피고의 상호의 약칭이자 피고의 상품인 ‘약제’, ‘건강기능식품’, ‘음료’ 등과 관련하여 주지·저명한 표장이라는 점을 더하여 보면, ‘E’은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된 것으로 ‘I’ 부분만이 독립적으로 파악된다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등록상표(
) 중 ‘
’은 ‘
’과 ‘
’이 배경색과 글자색이 서로 반전되어 있기는 하나,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
’은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피고의 상호의 약칭이자 주지·저명한 표장인 상단의 ‘
’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J’ 부분만이 독립적으로 파악된다고 볼 수 없다.
가) ‘J PHARM’은 한글 ‘E’을 영문으로 표기한 피고의 영문 상호의 약칭으로서, 피고의 영문 상호는 2014. 7. 7. ‘J PARMACEUTICAL. CO., LTD’로 등기되었다가 2016. 3. 28. ’J PHARM. CO., Ltd‘로 변경 등기된 바 있다.
나) 피고는 영문 상호를 등기하기 이전에 이미 2010. 6. 29. ‘
’와 같이 영문 ‘J PHARM’과 한글 ‘E’이 함께 표기된 상표를 출원하여 2011. 7. 20. 등록받았는데, 그 등록 이전부터 이를 피고의 상품에 표기하여 사용하여 왔다.


| (2010. 12. 27.경 제 조·시판) | (2009. 11. 19.경 제조·시판) | |
|---|---|---|
| 을 제30호증 | 을 제31호증 | 을 제121호증 |
4) 위와 같이 이 사건 등록상표 중 ‘
’과 ‘
’ 부분은 각각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므로, 그 중 ‘I’ 또는 ‘J’만이 독립적으로 파악되어 I그룹의 상호의 약칭을 상기 또는 연상시킨다고 보기 어렵다.
5)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에는 저명한 I그룹의 상호의 약칭을 포함한다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해서 I그룹의 인격권이 침해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검토 결과
앞서 본 내용을 종합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저명한 ‘I그룹’의 상호의 약칭인 ‘I’ 또는 ‘J’을 포함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4.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제11호, 제12호 해당 여부
가. 쟁점
이 사건 등록상표가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제11호, 제12호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선등록상표들 또는 선사용상표들과 표장이 동일·유사할 것이 전제되어야 하므로(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2후185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등록상표가 선등록상표들 및 선사용상표들과 표장이 유사한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나. 표장의 유사 여부
1) 관련 법리
가) 상표의 유사 여부는 그 외관·호칭 및 관념을 객관적·전체적·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그 지정상품의 거래에서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상표에 대하여 느끼는 직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하여 그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므로, 대비되는 상표 사이에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만으로 분리인식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전체적으로 관찰할 때 명확히 출처의 혼동을 피할 수 있는 경우에는 유사상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후4783 판결 등 참조).
나) 둘 이상의 문자 또는 도형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결합상표는 그 구성 부분 전체의 외관, 호칭, 관념을 기준으로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나, 상표 중에서 일반 수요자에게 그 상표에 관한 인상을 심어주거나 기억·연상을 하게 함으로써 그 부분만으로 독립하여 상품의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하는 부분, 즉 요부가 있는 경우 적절한 전체관찰의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 요부를 가지고 상표의 유사 여부를 대비·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표에서 요부는 다른 구성 부분과 상관없이 그 부분만으로 일반 수요자에게 두드러지게 인식되는 독자적인 식별력 때문에 다른 상표와 유사 여부를 판단할 때 대비의 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상표에서 요부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부분이 분리관찰이 되는지를 따질 필요 없이 요부만으로 대비함으로써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상표의 구성 부분이 요부인지 여부는 그 부분이 주지·저명하거나 일반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인지, 전체 상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인지 등의 요소를 따져 보되, 여기에 다른 구성 부분과 비교한 상대적인 식별력 수준이나 그와의 결합상태와 정도, 지정상품과의 관계, 거래실정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9. 선고 2015후1690 판결).
2) 구체적 검토
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요부
(1) 이 사건 등록상표(
)는 선사용상표들인 ‘I’ 또는 ‘J’, 이를 포함하는 선등록상표들과 유사한 부분이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또는 등록여부결정 당시에 ‘E’은 일반 수요자들에게 피고의 상호의 약칭으로 잘 알려져 있었고, 나아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약제’ 등과 관련하여 수요자 간에 피고의 상품이나 영업으로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I’, ‘J’이 아닌 ‘E’이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그 자체가 요부가 된다고 할 것이다.
(가) 이 사건 등록상표(
)는 한글 ‘
’과 영문 ‘
’이 상하로 병기되어 있고, 우측 상단에는 ‘
’으로 구성된 표장이다.
(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등록상표 중 ‘
’ 부분은 짧은 4음절에 불과한데다가 동일한 간격으로 띄어 쓰여 있고, 전체 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고, ② ‘E’은 1929년부터 계속하여 사용되어 온 피고의 상호의 약칭으로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약제’ 등에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국내 수많은 언론을 통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소개되어 일반 수요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으며, ③ 피고의 매출액 및 광고비 지출내역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고, 특히 ‘E’이 표기되었던 상품들 중 ‘까스명수’, ‘쓸기담’, ‘I우황청심원’ 등은 일반 수요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 중 ‘
’ 부분은 일반 수요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피고의 상호의 약칭이자 그 지정상품인 ‘약제’ 등의 관계에서 주지·저명한 표장이므로, 독립적인 식별표지 기능을 발휘하는 요부에 해당한다.
(다) 한편, 이 사건 등록상표 중 우측 상단에 위치한 ‘
’는 ‘E’이 1929년에 설립하여 계속하고 있다는 취지의 기재이므로 식별력이 없다. 그리고 영문 ‘
’ 부분은 상단의 ‘
’을 영문으로 표기한 것으로 ‘
’과 ‘
’이 배경색과 글자색이 서로 반전되어 있기는 하나,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피고의 상호의 약칭이자 주지·저명한 표장인 상단의 ‘
’을 의미하는 것으로, ‘
’ 부분에 비하여 상대적인 식별력이 약하다 할 것이다.
(2)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요부는 ‘I’ 또는 ‘J’이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I’ 또는 ‘J’은 I그룹의 저명한 상호의 약칭인 사실은 인정되나, ‘E’ 또한 피고의 상호의 약칭으로 일반 수요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고, 특히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약제’ 등의 관계에서 피고의 상품 또는 영업으로 현저히 알려진 주지·저명한 표장이므로, 일반 수요자들은 ‘E’을 I그룹의 ‘I’ 또는 ‘J’과는 구분하여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을 제69 내지 7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시에는 I그룹 소속 회사인 I바이오로직스와 I바이오에피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아 의약품을 판매한 바가 전혀 없었다. 또한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결정시에는 I바이오에피스는 레마로체, 에톨로체, 삼페넷 3가지 의약품에 대하여 품목허가를 받았으나 2017. 한 해 레마로체는 594만 원, 에톨로체는 7억 원 정도 판매하는 것에 그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일반 수요자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시 또는 등록결정시를 기준으로 이 사건 등록상표가 그 지정상품인 ‘약제’ 등에 사용된 경우 ‘E’ 부분을 강하게 인식할 것으로 보여져 ‘I’ 또는 ‘J’이 요부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등록상표의 요부와 선등록상표들, 선사용상표들의 대비
(1) 이 사건 등록상표의 요부인 ‘
’과 선등록상표들(
,
,
,
,
,
,
), 선사용상표들(I, J)의 외관을 대비하면, 한글 ‘E’ 혹은 ‘제약’ 부분의 유무 및 도형의 형태 등에 있어 외관이 유사하지 않다.
(2)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요부인 ‘E’으로 호칭된다. 반면 선등록상표 및 선사용상표들은 각 ‘H주식회사, I, I 바이오테크, I 바이오로직스, I 바이오’ 등으로 호칭되어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 선사용상표들의 호칭 또한 유사하지 않다.
(3) 이 사건 등록상표의 경우 1929년 설립된 E소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피고의 상호의 약칭 혹은 피고 상품의 출처표시로서 관념되는 반면, 선등록상표들 및 선사용상표들의 경우 I그룹 또는 그 소속회사의 상호의 약칭, 그 상품의 출처표시로 관념되는 등으로 서로 유사하지 않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 선사용상표들은 그 표장이 서로 유사하지 않다.
다. 검토 결과
앞서 본 내용을 종합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시 또는 등록결정시3)를 기준으로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 선사용상표들의 표장은 서로 유사하지 아니하므로, 나머지 점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등록상표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제11호, 제12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5.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 해당 여부
가. 관련법리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에서 규정하는 부등록사유란, 타인의 선사용상표의 저명 정도, 당해 상표와 타인의 선사용상표의 각 구성, 상품 또는 영업의 유사 내지 밀접성 정도, 선사용상표 권리자의 사업다각화 정도, 이들 수요자 층의 중복 정도 등을 비교·종합한 결과, 당해 상표의 수요자가 그 상표로부터 타인의 저명한 상표나 그 상품 또는 영업 등을 쉽게 연상하여 출처에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후251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시는 등록출원시이다(구 상표법 제7조 제2항).
나. 구체적인 검토
1)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선사용상표들인 ‘I’, ‘J’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전자, 반도체, 선박, 보험 분야 등과 관련하여 일반 수요자들에게 현저하게 인식된 저명상표에 해당하기는 한다.
2)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일반 수요자들이 이 사건 등록상표로부터 선사용상표들인 ‘I’ 혹은 ‘J’을 쉽게 연상하여 출처에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가) ‘E’은 피고의 전신인 ‘E소’가 설립된 1929. 8. 15.부터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인 2015. 3. 17.까지 약 85년간 계속하여 사용되어 온 피고의 상호의 약칭으로 일반 수요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나) 이러한 피고의 상호의 약칭과 동일한 이 사건 등록상표 중 상단의 ‘
’ 부분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약제’ 등의 관계에서 피고의 상품 또는 영업으로 현저히 알려진 주지·저명한 표장이다. 반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시에는 I그룹 소속 회사인 I바이오로직스와 I바이오에피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거나 의약품을 판매한 바가 전혀 없었다.
다) 그리고 하단의 ‘
’ 부분은 그 상단의 ‘
’ 부분을 영문으로 표기한 것으로서,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피고의 상호의 약칭이자 피고의 주지·저명한 표장인 ‘E’을 의미한다.
라) 그렇다면 일반 수요자들은 위와 같이 상하 병기된 ‘
’과 ‘
’ 부분을 선사용상표들과는 별개의 출처표시로 인식할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로부터 ‘I그룹’의 상표나 그 상품 또는 영업 등을 쉽게 연상하여 출처에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6. 설문조사 결과의 객관적 타당성 및 신뢰성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갑 제5호증의 1, 2, 3)에 근거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가 선등록상표들 및 선사용상표들과의 관계에서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1) 2016. 4. 25.자 설문조사 결과(갑 제5호증의 1)에 의하면, 총 응답자의 75.7%가 ‘
’과 같이 ‘J’ 상표가 표시된 약제를 보고 I그룹의 계열사의 상품으로 인지한다는 답변을, ‘
’ 문자를 제시한 경우 총 응답자의 79%가 I그룹 계열사로 인지한다는 답변을, ‘
’ 로고를 제시한 경우 총 응답자의 81%가 I그룹 계열사로 인지한다는 답변을 하였다(이하 ‘제1차 설문조사’라 한다).
2) 2019. 8. 30.자 설문조사 결과(갑 제5호증의 2, 3)에 의하면, 총 응답자의 76.5%가 이 사건 등록상표(
)가 붙은 의약품을 I그룹과 연관성이 높은 상품으로 인지한다는 답변을(이하 ‘제2차 설문조사’라 한다), 총 응답자의 66.4%가 ‘
’ 상품을 보고 I그룹 계열사 등 관련 상품으로 인지한다는 답변을 하였다(이하 ‘제3차 설문조사’라 하고, 제1, 2, 3차 설문조사를 통칭하여 ‘이 사건 설문조사’라 한다).
나. 관련 법리
설문조사 결과의 객관적 타당성과 신뢰성이 있는지 여부는 그 모집단이 적절하게 설정되었는지,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이 추출되었는지, 응답자에 대한 질문 태도가 적절한지, 설문조사를 수행한 자가 전문성을 구비하였는지, 표본 설계, 설문조사 문항, 인터뷰가 그 설문조사의 해당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객관적 절차와 기준에 맞게 수행되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 구체적 검토
그런데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설문조사결과는 그 객관적 타당성과 신뢰성을 담보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 주장의 오인·혼동의 우려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삼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모집단 설정 및 대표 표본 추출의 문제점
가) 원고 제출의 설문조사결과는 3차례에 걸쳐 시행된 것으로, 제1차 설문조사 결과는 전국의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6. 3. 9.부터 2016. 3. 14.까지 인터넷을 통해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 따른 것이고, 제2차 설문조사 결과는 전국의 20~69세 성인 남녀 3,123명을 대상으로 2019. 7. 15.부터 2019. 7. 26.까지 인터넷을 통해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 따른 것이며, 제3차 설문조사 결과는 전국의 20~69세 성인 남녀 544명을 대상으로 2019. 7. 22.부터 2019. 7. 26.까지 인터넷을 통해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 따른 것이다.
나) 제1차 설문조사 결과는 59세 이상의 성인남녀를, 제2, 3차 설문조사 결과는 69세 이상의 성인 남녀를 조사대상에서 배제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설문조사는 표본으로서의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할 것이다.
(1) 제1차 설문조사 결과 분석에 따르면 연령대가 높을수록 E을 I그룹계열사가 아닌 것으로 인지하고, 제2차 설문조사 결과 분석에 따르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제시된 상표 이미지와 I그룹의 연관성을 높다고 인지하였다고 분석하고 있으므로, 조사대상 연령층을 높일 경우 E을 I그룹계열사가 아닌 것으로 인지한 응답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약제’의 특성상 59세 이상 또는 69세 이상을 수요자 층에서 배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연령층이 높을수록 수요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 객관식 보기에 의한 유도성 질문의 문제점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설문조사는 객관적 보기에 의한 유도성 질문을 포함하고 있어 응답자에게 선입견을 주는 문항이므로 그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가) 제1차 설문조사의 객관식 보기에 E과 I계열사를 나열한 뒤 ‘잘 모르겠지만 I그룹 계열사 중 하나’, ‘잘 모르겠지만 I그룹 계열사는 아님’(갑 제5호증의 1, 16면)이라고 표기하여 이 사건 설문조사의 쟁점이 해당 상품이 I그룹 계열사의 상품인지 여부에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그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할 것이다.
나) 제2, 3차 설문조사의 문항도 ‘만약, 아래에 제시한 상표(브랜드)가 붙은 의약품을 보게 된다면, 귀하께서는 다음 중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만약, 아래와 같은 상품을 보게 된다면, 귀하께서는 다음 중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에 대한 보기를 ‘1. I그룹의 계열사/자회사가 만든 상품이거나 I그룹과 관련이 있는 상품이다’와 ‘2, I그룹과는 상관없는 회사가 만든 상품이다’로 선택지를 한정하여(갑 제5호증의 2, 6-11면, 갑 제5호증의 3, 4면) 사실상 ‘I그룹의 계열사/자회사가 만든 상품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 ‘네/아니오’로 답하도록 한 것과 크게 차이가 없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이 사건의 설문조사의 쟁점이 해당 상품이 I그룹 계열사의 상품인지 여부에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그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할 것이다.
3) 이 사건 등록상표와 다른 표장을 사용한 문제점
이 사건 설문조사에서 제시된 표장들에는 피고의 이 사건 등록상표와는 다른 표장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 결과가 신뢰성을 담보한다고 보기 어렵다.
가) 제1차 설문조사의 경우 영문 ‘J’ 상표가 표시된 약제(
) 및 ‘
’을 제시하여 출처의 오인혼동 가능성이 있는지를 질문하였는데, 위 표장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
)와는 차이가 있다.
나) 제2차 설문조사의 경우 ‘
’을 제시하고, 제3차 설문조사의 경우 ‘
‘ 상표가 표시된 다이어트상품(
)’을 제시하여 출처의 오인혼동 가능성이 있는지 질문하였는데, 위 표장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
)와는 차이가 있다.
7. 기타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는, 피고가 종래 사용하였던 도형인 ‘
’을 이 사건 표장에는 사용하지 않았고, 원고 표장과 유사한 ‘
’ 등과 같은 상표를 출원한 바 있으며, ‘
’, ‘
’ 등과 같은 표장을 피고의 제품에 사용한 실태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인격권 및 상표권의 보호를 이유로 이 사건 등록상표를 보호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I그룹의 고객흡인력에 편승하려는 등의 부당한 목적 또한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 제12호는 이 사건 등록상표(‘
)가 그 판단 대상이고, 거래실정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등록상표의 사용 실태가 고려되는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의 상표와 동일·유사한 표장을 사용하여 원고의 상표권을 침해하였다면 별소로 그 침해를 직접 다툴 수 있음을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에서 이와 다른 표장들의 출원·등록 사례 및 사용실태가 고려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원고는 대법원 1984. 11. 13. 선고 83후70 판결에 근거하여 등록받은 상표를 등록받은 형태와 달리 저명상표와 유사하게 사용하는 경우 상품출처를 혼동시키려는 고의가 추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위 대법원 판결은 등록상표가 도형과 문자 ‘고려당’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표장인데 실제로는 타인의 주지상표인 ‘고려당’을 사용한 사안에서 상표법 제45조 제1항 제2호(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부개정되기 전)4)의 상표등록의 취소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므로, 상표 등록무효 사건인 이 사건과는 그 사안 및 적용법조가 상이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는 2018. 7. 6. 등록되었는데, 2016. 2. 29. 개정된 상표법 부칙(제14033호)에 의하면, 개정 상표법은 이 법 시행 전에 출원된 상표등록출원으로서 이 법 시행 이후 상표등록결정을 하는 경우에도 적용되므로(부칙 제4조), 이 사건에서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및 제7호가 아닌 개정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6호, 제7호가 적용되어 그 무효사유 판단시점은 등록결정시라고 주장한다.5) 살피건대, 개정 상표법 부칙 제9조는 일반적 경과조치로 ‘이 법 시행 전 종전의 규정에 따라 출원된 상표등록출원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부칙 제4조에서 소극적 등록요건에 관한 제34조 제1항의 개정규정에 한하여만 법 시행 전 출원한 경우에 대하여 소급효를 규정할 뿐 판단기준시점을 정한 제34조 제2항에 관하여는 별도의 소급효를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판단기준시점에 관하여는 구 상표법 제7조 제2항이 적용되어 출원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개정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6호, 제7호가 적용되어 그 무효사유 판단시점이 등록결정시라고 하더라도, 그 결론이 달라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8.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심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적법하고,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