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 2020. 10. 20. 선고 2017가단63865 판결 [청구이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재건축조합 (울산 남구, 조합장 방합장(가명)),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김**
- 피고
- 이피고(가명) (부산 동래구), 소송대리인 변호사 채** 변론 종결 2020. 10. 13.
- 판결 선고
- 2020. 10. 20.
1. 피고의 원고에 대한 울산지방법원 2017차1070호 양수금 사건의 지급명령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2. 이 법원이 2017카정10085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17. 9. 4.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인가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주문과 같다.
1. 인정사실
가. ●●건설 주식회사(이하 ‘●●건설’이라고 한다)는 2005. 12. 28. 이채권(가명)에게 ●●건설의 원고에 대한 채권 1억 6,000만 원(이하 ‘이 사건 채권’이라고 한다)을 양도(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라고 한다)하고, 다음날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나. 원고의 조합장이던 황조합(가명)은 2006. 8. 10. 이채권에게 이 사건 채권양도 사실을 확인하는 내용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 확인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고, 이후 원고 조합의 대외적 업무 일체를 위임받은 신위임(가명)은 위 하단에 ‘위 내용 확인 2014. 1. 13. 조합장 김확인(가명)’이라고 기재하고 김확인의 성명 옆에 원고 조합의 사용인감을 날인하였다. 한편 이 사건 확인서 하단에는 ‘위 금액에 대하여 채권양도통지일(2005. 12. 29.)로부터 변제일까지 법정이자 연 20%를 지급함’(이하 ‘이 사건 이자지급 문구’라고 한다)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위와 같은 내용 옆에 원고 조합의 사용인감이 날인되어 있다.
다. 한편 이 법원은 2017. 4. 12. 이채권의 신청에 따라 ‘피고는 이채권에게 이 사건 채권양도에 기한 양수금 1억 6,0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2005. 12.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이 법원 2017차1070호, 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고 한다)을 하였고, 위 지급명령은 2017. 5. 2.경 확정되었다. 이후 피고는 이채권으로부터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채권을 양수한 후, 이 법원으로부터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았다.
라. 피고가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하여 원고 소유 토지 지분에 강제경매를 신청하자 원고 조합 대의원회의는 2017. 8. 9.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 및 대의원 23명이 참석하여 ‘피고가 청구한 금액 중 지연이자를 제외한 원금 1억 6천만 원에 관한 채권부분을 추인하기로 하며 동시에 피고가 현재 부동산 강제경매절차를 취하한다는 내용을 전제하여 결의하고자 한다. 위 채권 추인 안건을 관련 법규에 따라 향후 진행되는 임시총회의 안건으로 상정키로 한다. 이는 조합정관 및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거하여 조합원의 부담이 되는 계약 및 부담금에 대해서는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되어 있다’라고 결의하였다.
마. 한편 이채권과 피고(피고측이라고 한다)는 위와 같은 대의원 회의 결과를 수긍하지 않고 원고의 사업대행자인 ㈜◎◎의 대표자인 임대표(가명)를 통해 원고 조합장 직무대행자, 이사 및 대의원이 연명하여 변제를 책임져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원고 조합장 직무대행자 김확인, 이사, 대의원들은 피고측이 보낸 ‘이 사건 지급명령을 확정된 사실에 대하여 인정하고 책임진다’는 내용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다)를 확인한 후 조합장 김확인은 날인하였으나, 이사 및 대의원은 채권의 존재에 대하여 인정하거나 책임질 수 없다며 날인을 거부하여 피고측과 원고 조합 사이의 합의는 성립하지 않았다.
바. 김확인은 신위임을 ‘이 사건 채권양도 확인서의 하단에 자신의 서명, 이 사건 이자 지급 문구를 임의로 기재하고, 사용인감을 날인하여 사문서를 위조하였다’는 내용으로 형사고소하였으나 울산지검은 2018. 11. 30. 혐의없음 처분을 하면서 김확인을 무고로 인지하여 기소하였다. 한편 울산지방법원(19고단1249호)은 2019. 7. 11. 김확인에 대하여 무고죄 공소사실을 인정하여 유죄로 판단하였으나, 이에 대한 항소심은 2020. 6. 4. 무고죄 공소사실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고 위 항소심 판결은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5호증, 갑10 내지 12호증, 을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전제
확정된 지급명령의 경우 그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이 된 청구권에 관하여 지급명령 발령 전에 생긴 불성립이나 무효 등의 사유를 그 지급명령에 관한 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있고(민사집행법 제58조 제3항, 제44조 제2항 참조), 이러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청구이의 사유에 관한 증명책임도 일반 민사소송에서의 증명책임 분배의 원칙에 따라야 하므로,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한 청구이의 소송에서 원고가 피고의 채권이 성립하지 아니하였음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피고에게 채권의 발생원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1다73480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1285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이자 지급 문구 관련 채권에 대한 부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위와 같은 계약을 추진하는 조합의 임원을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이 도시정비법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한 취지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하여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보장을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도시정비법에 의해 설립된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조합원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그 효력이 없다. 도시정비법에서 말하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이란 조합의 예산으로 정해진 항목과 범위를 벗어나서 돈을 지출을 하거나 채무를 짐으로써 조합원에게 비용에 대한 부담이 되는 계약을 의미한다. 또한 도시정비법에 의한 주택재건축조합의 대표자가 그 법에 정한 강행규정에 위반하여 적법한 총회의 결의 없이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러한 법적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거나 총회결의가 유효하기 위한 정족수 또는 유효한 총회결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잘못 알았더라도 계약이 무효임에는 변함이 없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다105112 판결,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3다4938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부분 이자 지급 약정이 원고 조합의 예산으로 정해진 항목과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이 사건 채권양도 확인서에 기재된 원금 1억 6천만 원 외에 추가적으로 이자를 지급하기로 한 새로운 약정이므로(●●건설의 원고에 대한 기존채권에 이자 약정이 있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는 원고 조합의 예산으로 정해진 항목과 범위를 벗어나서 돈을 지출을 하거나 채무를 짐으로써 조합원에게 비용에 대한 부담이 되는 계약으로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인데(이자 지급 약정 부분 기재가 위조되었는지 여부와 관계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 조합의 총회 의결이 있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지급명령 중 이 사건 이자 지급 문구와 관련한 채권은 무효인 약정에 기한 것으로 성립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다. 이 사건 확인서 중 원금 1억 6,000만 원 채권 부분(원고는 이 부분 채권이 성립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소멸시효 완성으로 채권이 소멸하였다고 할 것인바 채권의 존부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1) ●●건설과 원고 사이의 채권 성격
앞서 든 증거, 갑6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건설은 원고의 재건축사업 사업대행자 지위에 있었고 원고와 재건축 사업에 필요한 자금 등을 부담하는 계약을 체결한 점, ●●건설과 이채권 사이의 채권양도계약서에 ●●건설의 원고에 대한 채권은 원고와 ●●건설 사이에 체결한 계약에 기한 투입 자금의 일부인 것으로 보이는 점 및 여기에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만 상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한 채권도 상사채권에 해당하며, 상법 제5조 제2항, 제1항, 제47조 제1항, 제2항의 규정에 의하면, 회사는 상행위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상인으로 보고,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는 상행위로 보며, 상인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 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회사가 한 행위는 그 영업을 위하여 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고, 회사가 그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는 상행위로 보게 된다고 할 것인 점(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다7863 판결 등 참조) 등을 더하여 보면, ●●건설의 원고에 대한 채권은 ●●건설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채권양도 확인서상 채권의 전제가 되는 ●●건설과 원고 사이의 채권은 상사채권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그 소멸시효는 상법 제64조 본문에 따라 5년이라고 할 것이다.
(2) 소멸시효 완성
○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건설의 원고에 대한 채권은 이 사건 채권양도일인 2005. 12. 28. 이전에 성립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로부터 5년이 이미 경과한 이후에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위 채권은 이미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채권양도 확인서 하단의 원고 조합장 김확인의 확인 및 이 사건 확인서를 통해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시효이익을 받을 채무자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시효이익을 포기할 수 있고, 이것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의사표시이다. 그리고 그러한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가 존재하는지의 판단은 표시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내용과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의사표시 등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는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하게 될 자에 대하여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로 여기에 어떠한 효과의사가 필요하지 않다. 이에 반하여 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가 인정되려면 시효이익을 받는 채무자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효완성 후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채무의 승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곧바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21556 판결). 또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는 채무자가 시효완성의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한 때에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1다56187,5619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 갑9호증의 1,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확인서 및 이 사건 채권양도에 관한 확인서의 하단 문구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채권의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한 것이라거나 원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피고의 위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신위임이 김확인의 지시를 받아 이 사건 채권양도 확인서에 채권양도를 확인한다는 의미의 내용을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 사건 채권이 시효로 소멸한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그 시효이익을 포기하고 이를 변제하겠다는 묵시적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다. ② 앞서 본 이 사건 확인서 작성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측에서 원고의 재산에 대한 경매신청을 하여 이에 대한 압박을 느낀 원고의 대의원회의에서 경매신청 취하 조건부로 채권을 추인하기로 하고 이를 총회 결의 안건으로 상정한 상황에서(대의원회의 추인은 조건부이고 대외적으로 의사표시가 되지 않아 대의원회 의결만으로 소멸시효 이익 포기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조합직무 대행자, 대의원들이 피고측의 요구로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할지 여부를 논의하다 직무대행자만 날인하여 구체적 의사표시가 보류된 것으로 보이는 바(임대표도 관련 형사사건에서 동일한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 사건 확인서에 조합장 직무대행자의 날인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채권에 관한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확정적으로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이 사건 채권이 시효로 소멸되었음을 알았다고 볼 수도 없다). ③ 더구나 이 사건 확인서 작성 당시 원고의 조합장은 방합장(2017. 4. 10. 선출)으로 직무대행자 김확인은 원고를 대표할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채권양도 확인서상의 원금 채권은 시효완성으로 소멸되었고, 이자 채권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