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원 2018. 8. 31. 선고 2018허1912 판결 [등록무효(상)]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스웨거코리아 주식회사
- 피고
- 주식회사 상도아이앤티 변론 종결 2018. 6. 29.
- 판결 선고
- 2018. 8. 31.
1. 특허심판원이 2018. 1. 17. 2017당2001 사건에 관하여 한 심결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기초 사실
가. 원고1)의 이 사건 등록상표(갑2, 3호증)
1) 출원일/ 등록결정일/ 등록일/ 등록번호
: 2013. 5. 15./ 2017. 5. 1./ 2017. 5. 24./ 제1255370호
2) 구성 :
3) 지정상품 : 상품류 구분 제9류의 마우스, 마우스패드, 컴퓨터, 컴퓨터기억장치, 컴퓨터모니터, 컴퓨터용 디스크드라이브, 컴퓨터용 손목지지대, 컴퓨터용 프린터, 컴퓨터 키보드, 플로터, 플로피디스크, 휴대용 전자계산기, 노트북컴퓨터, MP3 플레이어, 기록된 컴퓨터 소프트웨어, 녹음재생기구, 음향녹음장치, 음향재생장치, 녹음기계기구(영화용은 제외), MP3 플레이어/디지털카메라/데이터 저장장치 기능을 갖춘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ortable Multimedia Player)
나. 선사용상표들

| 구 분 | 선사용상표 1 | 선사용상표 2 | 선사용상표 3 |
|---|---|---|---|
| 구 성 | |||
| 사용상품 | 키보드, 마우스, 노트북 쿨링 받침대, 노트북 쿨러, 노트북 쿨링 패드, CPU 받침대, 헤드폰, 헤드셋, 이어셋 등 |
다. 이 사건 심결의 경위
1) 피고는 2017. 6. 29. 특허심판원에 이 사건 등록상표의 권리자인 원고를 상대로,「이 사건 등록상표는 타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수요자들에게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선사용상표들과 그 표장 및 지정(사용)상품이 동일·유사하여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9호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국내에서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선사용상표들과 그 표장 및 지정(사용)상품이 동일·유사하여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으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에도 해당하고, 선사용상표들에 체화된 영업상 신용 등에 편승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그 특정인에게 손해를 가하려고 하는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된 것이어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에도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2) 이에 특허심판원은 위 심판청구를 2017당2001 사건으로 심리한 다음, 2018. 1. 17.「선사용상표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당시에 적어도 국내 일반 수요자 사이에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또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선사용상표들과 표장이 서로 동일·유사하고, 선사용상표들을 모방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그 특정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출원된 상표이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2)에 해당하므로,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의 위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내용의 이 사건 심결(갑1호증)을 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 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는 물론, 제9호, 제12호의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그 등록이 무효로 될 수 없는 것인데도, 이 사건 심결은 이와 다르게 판단하였으니 위법하다.
1) 선사용상표들은 상표사용권이 없는 다수 주체에 의해 사용된 결과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이나 등록결정일 당시에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동일하고 일관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2)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인인 에스제이컴플라자는 선사용상표 1, 2에 대한 불사용 등록취소심판이 인용된 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상표등록을 받은 것이고, 그 출원 과정에 부정한 목적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3)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에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9호, 제12호 또는 제13호의 무효사유 중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 피 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9호, 제12호, 제13호에 해당하여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심결에는 위법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1) 선사용상표들은 피고 등에 의해 장기간 사용된 결과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특정인의 상품출처표시로서 널리 인식되어 주지성을 획득하였는데, 이 사건 등록상표는 선사용상표들과 표장이 동일·유사하고, 지정(사용)상품이 동일·유사하므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9호에 해당한다.
2) 또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선사용상표들과의 관계에서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으므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2호에도 해당한다.
3) 나아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인은 선사용상표들의 사용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 명성에 편승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하여 선사용상표 1, 2에 대하여 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한 후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하였는바, 이 사건 등록상표는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하여 등록된 것으로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에도 해당한다.
3.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 해당 여부
가. 관련 법리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려면 상표 출원인이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 간에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해야 한다. 위 규정의 취지는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 간에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상표가 국내에서 등록되어 있지 않음을 기화로 제3자가 이를 모방한 상표를 등록하여 사용함으로써,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상표 권리자의 국내에서의 영업을 방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상표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하거나 이러한 모방상표를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표는 그 등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데에 있다. 위 규정에서 선사용상표는 수요자 사이에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된 것이어야 하는데, 이는 반드시 그 특정인의 성명이나 상호가 수요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알려져 있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수요자가 실질적으로 상표의 이익을 누리는 일정한 권리주체가 존재하는 것을 추상적, 개괄적으로라도 파악하여 동일하고 일관된 출처를 인식할 수 있을 정도면 족하다. 또한 위 규정의 부정한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특정인의 상표에 대한 인식 또는 상표의 창작성 정도, 특정인의 상표와 출원인의 상표의 동일·유사성의 정도, 출원인과 특정인 사이의 상표를 둘러싼 교섭의 유무와 그 내용, 기타 양 당사자의 관계, 출원인이 등록상표를 이용한 사업을 구체적으로 준비하였는지 여부, 상품의 동일·유사성 내지는 경제적 견련관계 유무, 거래 실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선사용상표들의 알려진 정도
1) 인정 사실
가) 주식회사 사이텍시스템(이하 ‘사이텍시스템’)은 2005. 2. 14. 선사용상표 1, 2에 대하여 각각 지정상품을 상품류 구분 제9류의 마우스, 컴퓨터 키보드 등으로 하여 상표등록출원을 하고, 2006. 3. 20. 상표권설정등록을 하였는데(갑4, 5호증3)), 상표권설정등록 무렵인 2006년경에는 사이텍시스템이 애니젠(ANYZEN) 브랜드로 마우스 및 다양한 PC 주변기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애니젠 브랜드가 PC 주변기기 시장에서 4년 연속 판매율 1위 및 게임방 점유율 60%를 기록하고 있다는 취지의 인터넷 신문기사가 실린 바 있다(을10호증의1, 2).
나) 그런데 그 후 2007.경부터 2009.경까지 사이에 선사용상표 1, 2에 대한 상표권에 관하여 근로복지공단 등에 의해 다수의 가압류 및 압류등기가 마쳐졌고(갑5호증), 사이텍시스템은 2008. 1. 31. 자신의 채권자인 주식회사 앤애스씨(변경 전 상호 : 온기술 주식회사, 이하 ‘앤애스씨’)와 사이에 171,241,994원 상당의 채무 변제와 관련한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를 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갑6호증, 을2호증의12면). 이행세부내역 합의서
1. 수입 및 판매관리
ANYZEN 제품(마우스 및 키보드 등)의 모든 수입 및 재고, 판매 관리를 앤애스씨에 서 진행한다. 단, 사이텍시스템이 앤애스씨에 변제할 금액이 완료될 때까지로 한다.
3. 매출방식
수입한 제품(ANYZEN 마우스 및 키보드 등)을 앤애스씨에서 청맥전자 외 업체에 직접 영업 및 매출하고 수금 관리한다(해외 영업 및 매출건 포함).
4. 세부내용
가. 위 내용의 합의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사이텍시스템에서 다른 목적으로 ANYZEN 제품(마우스 및 키보드 등)을 수입 및 판매할 수 없다.
나. 채권 확보를 위해 사이텍시스템 동의 없이 앤애스씨가 직접 애니젠브랜드로 개발/생산한 제품에 대해 판매할 경우 사이텍시스템은 적극적으로 지원 협조하여야 한다. 사용기간은 변제할 금액이 완료될 때까지로 한다.
라. 본 합의내용을 이행함에 있어서 사이텍시스템이 앤애스씨에 손실을 입히거나 채권확보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현재 사이텍시스템에서 소유하고 있는 애니젠(ANYZEN) 브랜드를 쌍방간에 공동으로 매각을 진행하여 매각대금으로 앤애스씨에 대한 채무를 최우선(1순위)적으로 변제하고 완료한다.
다) 앤애스씨는 이 사건 합의에 근거하여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하여 OEM 방식으로 제조한 컴퓨터 키보드와 마우스 등을 수입·판매하였는데, 2016년을 기준으로 하여 우리나라의 컴퓨터 주변기기 수입액은 41억 7천만 달러에 이르고, 매매기준율을 1달러당 1,100원으로 하여 환산해보면 그 규모는 대략 4조 5,870억 원 상당이다(갑29호증).
라) 선사용상표 1, 2에 대한 등록취소심판
한편, 주식회사 머큐리움(이하 ‘머큐리움’)은 2012. 4. 5. 특허심판원에 선사용상표 1, 2에 관하여 불사용을 이유로 한 등록취소심판(2012당995, 2012당996)을 청구하였는데, 이에 대해 특허심판원은 2013. 2. 25. 상표권자인 사이텍시스템이 선사용상표 1, 2의 사용사실에 관한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으며, 전용사용권자인 조일조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선사용상표 1, 2가 취소심판청구일 전 3년 이내에 그 지정상품 중 어느 하나에 사용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머큐리움의 청구를 인용하는 심결을 하였다. 이에 대해 조일조가 특허법원에 2013허2583 사건으로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소장이 각하되어 위 심결은 2013. 5. 7. 확정되었다(갑5호증, 을23호증).
마) 피고 등의 선사용상표 사용
① 앤애스씨는 2012. 10.경 피고에게 선사용상표들을 부착한 컴퓨터 키보드 및 마우스 등을 국내에 수입하여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선사용상표들이 부착된 위 제품들을 수입하여 판매하였다. ② 애니젯은 2007.~2009.경, 넥스미디어는 2011.경 각각 선사용상표 3이 부착된 컴퓨터 키보드 또는 마우스를 제조하여 판매하였다(갑10, 11호증). ③ 머큐리움은 선사용상표 3이 부착된 컴퓨터 키보드 또는 마우스를 제조하여 2010. 2.경, 2011. 8.경. 2012. 2.경, 2013. 1.경 각각 인터넷상에서 판매한 바 있다(갑9호증의2~5).
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에 가까운 2012. 11.부터 2013. 1.까지의 기간 동안 컴퓨터 키보드 및 마우스 판매량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제조사별 컴퓨터 키보드 판매 점유율은 지피전자 27%, 삼성전자 22%, 로지텍 18%, 아이락스 15%, 엘지전자 11%, 기타 7% 순으로 집계되었고, 제조사별 마우스 판매 점유율은 로지텍 43%, 삼성전자 16%, 엘지전자 10%, 마이크로소프트 7%, 지피전자 6%, 기타 18% 순으로 집계된 바 있다(갑33호증).
2) 구체적인 검토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당시 선사용상표들은 동일하고 일관된 출처로 인식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가) 먼저, 선사용상표들이 2006.경에는 컴퓨터 키보드나 마우스 제품 분야에서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① 정보통신분야의 제품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점, ② 2007년 이후 선사용상표 1, 2에 대해 다수의 압류등기가 마쳐지고 사이텍시스템이 채무변제를 위해 앤애스씨와 이 사건 합의에 이르게 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사이텍시스템이 2007년경 이후로는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종전과 같은 활발한 영업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측되는 점, ③ 실제로 선사용상표 1, 2에 대하여는 2013년에 상표권자, 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의 불사용을 이유로 그 등록이 취소되기에 이르렀던 점을 고려하면,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의 2006년경 인식의 정도가 그로부터 7년 뒤인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인식을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고, 그 출원 당시의 구체적인 매출 규모, 시장점유율, 사용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나) 그런데 이 사건 합의에 의하면 사이텍시스템이 앤애스씨에게 채무금을 모두 변제할 때까지는 앤애스씨가 선사용상표들을 부착한 제품을 수입, 판매할 수 있는 것이므로, 앤애스씨는 선사용상표 1, 2의 상표권자인 사이텍시스템의 허락에 의해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앤애스씨가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하는 것은 선사용상표들이 특정인의 출처표시로 인식되는 데 기여하게 된다.
다) 그러나 피고를 비롯하여 애니젯, 넥스미디어, 머큐리움의 경우 사이텍시스템으로부터 선사용상표들의 사용허락을 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들은 사이텍시스템과의 관계에서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할 권리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재사용 허락 권한을 포함하여 상표법상 전용사용권에 준하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었던 앤애스씨가 피고 등에게 선사용상표들의 사용을 허락하였으므로 피고 등은 사이텍시스템과의 관계에서 적법한 사용권자이고, 피고 등의 사용에 따라 선사용상표들이 사이텍시스템의 상품을 표시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주장과 같이 앤애스씨가 이 사건 합의에 의하여 전용사용권에 준하는 권리를 가진다고 하더라도 상표법에 의하면 전용사용권자는 상표권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면 통상사용권을 설정할 수 없는 것인데, 앤애스씨가 사이텍시스템의 동의를 받아 피고 등에게 선사용상표들의 사용을 허락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를 비롯하여 애니젯, 넥스미디어, 머큐리움이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한 것은 선사용상표들이 사이텍시스템이라는 동일하고 일관된 출처로 인식되는데 방해가 되는 사정에 해당할 수는 있어도 사이텍시스템이라는 특정인의 출처 표시로 인식되는 데 도움이 되는 사정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한편, 2012. 11.부터 2013. 1.까지의 컴퓨터 키보드 및 마우스 판매량 조사 자료에 따르면, 앤애스씨가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하여 판매한 컴퓨터 키보드나 마우스 제품의 판매 점유율이 모두 기타에 포함되어 있어서 구체적인 수치까지 확인할 수는 없으나, 점유율이 파악된 상위 제조사의 비율과 대비해보면 그 비율을 가장 높게 산정해보더라도 컴퓨터 키보드의 경우 7% 이하, 마우스의 경우 6% 미만일 수밖에 없어 상당히 낮은 비율에 머무를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또한 2016.경의 컴퓨터 주변기기 수입액 규모가 대략 4조 5,870억 원 상당이고,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무렵의 수입액 규모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의 주장과 같이 앤애스씨가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한 제품의 수입액이 2011. 11. 14.부터 2013. 7. 17.까지 7억 8,940만 원에 이르고, 판매액이 2010년 141,638,500원, 2011년 113,123,720원, 2012년 198,670,010원, 2013년 195,328,850원에 이른다고 전제하더라도,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을 정도의 의미 있는 수입 및 매출액 규모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 주장과 같은 앤애스씨의 수입액 산정에는 수입신고필증상 상표항목에 “ANYZEN" 대신 ”NO"라고 기재된 마우스나 키보드 제품도 포함되어 있는데(갑12호증의 1~9), 그 제품 모델이 “ANYZEN" 상표가 표시된 수입 제품과 동일하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제품에도 당연히 ”ANYZEN" 상표가 사용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들을 제외하고 수입신고필증상 상표항목에 “ANYZEN"이 명확하게 기재된 마우스나 키보드 제품의 수입액만 산정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직전인 2013. 5. 8.까지의 수입액은 186,425,175원에 불과하다(을4호증의10~13).
마) 결국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무렵 컴퓨터 키보드나 마우스 제품의 시장 점유율 분포, 사이텍시스템과의 관계에서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할 권한이 없는 자들이 상당 기간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해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앤애스씨에 의한 선사용상표 제품의 수입 및 판매 기간과 실적 정도만으로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당시 선사용상표들이 동일하고 일관된 출처로 인식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들의 각 표장의 유사 여부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들은 모두 조어상표로서 특별한 관념이 형성되지 않는데, 우리나라 일반 수요자들의 영어 보급수준과 영어발음경향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 1, 3은 모두 선사용상표 2와 마찬가지로 그 호칭이 ‘애니젠’으로 동일하여, 전체적으로 볼 때 표장이 서로 유사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도 다툼이 없다.
라. 출원인에게 부정한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
1) 인정 사실
가) 머큐리움에 의해 선사용상표 1, 2에 관한 등록취소심판이 청구된 이후 에스제이컴플라자 역시 2012. 6. 15. 특허심판원에 선사용상표 1, 2에 관하여 불사용을 이유로 한 등록취소심판(2012당1648, 2012당1649)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해 특허심판원은 2013. 6. 24. 머큐리움이 제기한 특허심판원 2012당995, 2012당996 사건의 심결이 2013. 5. 7. 확정됨에 따라 선사용상표 1, 2에 대한 권리가 소멸되었고, 그에 따라 에스제이컴플라자의 청구가 심판의 목적물이 없는 부적법한 청구라는 이유로 심판청구를 각하하였다(갑5호증, 을24호증).
나) 에스제이컴플라자는 2013. 5. 15. 구 상표법(2013. 4. 5. 법률 제117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5항4)에 근거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하여 상표등록출원을 하여 2017. 5. 24. 상표등록을 하였다.5)
2) 구체적인 검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당시 출원인인 에스제이컴플라자에게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가) 먼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선사용상표 1, 2에 대한 불사용 등록취소심결이 확정됨에 따라 그 출원 당시 적용되던 구 상표법상 취소심판청구인이 등록이 취소된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에 근거하여 등록된 것이다.
나) 그런데 상표법에서 불사용에 의한 상표등록취소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것은 사용되지 아니하는 상표를 권리자에게 독점시켜 두는 경우 다른 사람의 상표 선택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결과로 되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주된 목적이 있고(대법원 2001. 4. 27. 선고 98후751 판결 참조), 상표의 불사용으로 인한 등록취소심판은 등록상표의 사용을 촉진함과 동시에 불사용에 대한 제재를 가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
다) 위와 같은 상표등록취소심판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면 비록 과거에는 사용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심판청구일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 사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등록이 취소된 상표의 경우 불사용취소심판 청구인이 취소된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대하여 출원하여 등록받는 것 자체는 원칙적으로 상표법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일 뿐만 아니라 상당 기간의 불사용으로 인해 상표에 화체된 영업상 신용 등이 있기 어려우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출원 과정에 부정한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라) 다만, 불사용취소심판의 대상이 되는 상표가 상표권자·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에 의하여 사용되고 있음을 잘 알면서도 기망 등의 부정한 수단을 이용하여 그 등록을 취소시킨 후 이를 기화로 모방상표를 등록하여 사용함으로써 종전 상표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부정한 목적이 인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선사용상표 1, 2는 머큐리움이 청구한 등록취소 심판에서 상표권자인 사이텍시스템 스스로 그 권리를 포기하여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등록이 취소된 것이고, 에스제이컴플라자는 그 이후 또 다른 등록취소심판의 청구인 자격으로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한 것인데, 을13~1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에스제이컴플라자가 상표권자·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에 의하여 선사용상표 1, 2가 사용되고 있음을 잘 알면서도 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그 등록이 취소되도록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나아가 달리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인인 에스제이컴플라자에게 그 출원 당시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마. 검토 결과의 정리
이상에서 살핀 바를 종합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선사용상표들은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출원인에게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4.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9호 또는 제12호 해당 여부
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결정 당시 선사용상표들의 알려진 정도
앞서 3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선사용상표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동일하고 일관된 출처로 인식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는데, 그 이후의 사용 실태를 추가적으로 고려하면, 사이텍시스템과 사이에 아무런 권한이 없었던 피고가 지속적으로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갑13호증, 을7, 9호증), 마찬가지로 사이텍시스템과 무관한 주식회사 아이티요(이하 ‘아이티요’)가 2015. 9.경, 2016. 2.경, 2016. 6.경, 2017. 2.경 4차례에 걸쳐 선사용상표들이 사용된 컴퓨터 키보드 및 마우스 합계 132,681,357원 상당을 국내에 수입하여(갑8호증) 이를 판매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선사용상표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이후 등록결정일 무렵까지 피고를 비롯하여 사이텍시스템과 무관한 다양한 주체들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사용된 결과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결정일 당시에도 여전히 동일하고 일관된 출처로 인식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구체적인 검토
선사용상표들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결정 당시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은 이상, 이 사건 등록상표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9호의 주지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로서 그 타인의 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 또는 같은 항 제12호의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의 어느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9호, 제12호 또는 제13호의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아니하여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서는 아니됨에도, 이 사건 심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