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5. 5. 8. 선고 2025구합1525 판결 [거짓말탐지기검사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A
- 피고
-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장
- 변론종결
- 무변론
- 판결선고
- 2025. 5. 8.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4. 8. 28. 원고에게 실시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취소한다. **이유** 1. 이 사건 소의 요지 기록에 의하면, 아래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B는 2014년경 C경찰서에 ‘원고가 B와 어떤 채권·채무관계가 없는데도 B와 그의 처 D 명의로 차용증을 위조하여 민사법원에 제출함으로써 B의 급여채권에 대하여 가압류결정을 받았고, 그 채권가압류결정문을 B의 직장으로 송달되도록 함으로써 B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혐의로 원고를 고소하였다.
나. 이 고소사건을 배당받은 C경찰서 사법경찰관은, 서로 상반되는 B, D 부부의 진술과 원고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참고하기 위하여 B, D, 원고의 동의를 받은 후 2014. 8. 15.경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에 B, D, 원고 3인의 진술에 대한 거짓말탐지기(폴리그래프) 검사를 의뢰하였다.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 검사관은 2014. 8. 28. B, D, 원고 3인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한 다음(이하 ‘이 사건 거짓말탐지기 검사’라 한다), 2014. 9. 16. 그 결과 분석서를 C경찰서 사법경찰관에게 제출하였다. 그에 따르면, 1) ‘당신의 식당에서 그 남자(B)로부터 차용증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식당에서 그 남자(B)가 당신에게 차용증을 준 것이 사실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원고의 ‘예’라는 답변에는 거짓으로 추론되는 생리적 반응이 나타났고, 2) ‘당신은 그 여자(원고)가 가지고 있던 차용증을 써준 적이 있습니까? 그 여자(원고)가 가지고 있던 차용증에 도장을 찍어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D의 ‘아니오’라는 답변에는 거짓으로 추론되는 생리적 반응이 나타났으며, 3) ‘당신은 그 여자(원고)가 가지고 있던 차용증을 써준 적이 있습니까? 그 여자(원고)가 가지고 있던 차용증에 도장을 찍어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B의 ‘아니오’라는 답변에는 진실로 추론되는 생리적 반응이 나타났다.
다. C경찰서 사법경찰관은 위 고소사건을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에게 송치하였고,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15. 1. 19. ‘차용증 필적 감정 결과,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를 보면 차용증 작성자는 D로 판단되고, D는 작성 당시 원고의 요구대로 B 명의를 포함하여 차용증을 작성하고 원고에게 건네준 것으로 보이며, 원고가 D가 작성해 준 차용증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쳐 가압류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처분을 하였다(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4년형제*****호).
라. 이에 원고는 C경찰서에 D에 대해서는 사기, B에 대하여서는 사기와 무고 혐의로 고소하였다. 이 고소사건에 대하여 C경찰서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사건송치를 받은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는, D와 B의 각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처분을, B의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피의사실 인정되나 동종 범죄 전력 없고 사안이 중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5형제*****호).
마. 한편, 원고가 위 차용증에 근거하여 B를 상대로 대여금 1,500만원의 반환을 청구한 민사소송의 1심에서는 원고의 청구를 일부 지연손해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인용하는 원고 승소 판결이 선고되었는데(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 15. 선고 2014가소******* 판결), 2심에서는 ‘B가 처 D에게 차용증 작성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 27. 선고 2015나***** 판결 참조), 3심에서는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2심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다****** 판결). 원고는 민사소송 2심 판결에 대하여 2016. 7. 28. 1차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소각하 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1. 18. 선고 2016재나*** 판결), 다시 2021. 11. 25. 2차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재심청구기각 판결이 선고·확정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8. 31. 선고 2021재나**** 판결,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다****** 판결).
바. 원고는 2025. 4. 23. 피고를 상대로 ‘2014. 8. 28. 원고에 대하여 실시한 이 사건 거짓말탐지기 검사 당시에 원고가 심리·생리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느꼈는데도 즉시 검사를 중단하지 않은 채 검사를 계속 진행한 것은 원고에 대한 인격모격이다’라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이 사건 거짓말탐지기 검사의 취소를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규정과 법리
1) 거짓말탐지기의 검사 결과에 대하여 사실적 관련성을 가진 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첫째로 거짓말을 하면 반드시 일정한 심리상태의 변동이 일어나고, 둘째로 그 심리상태의 변동은 반드시 일정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며, 셋째로 그 생리적 반응에 의하여 피검사자의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가 정확히 판정될 수 있다는 세 가지 전제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 마지막 생리적 반응에 대한 거짓 여부 판정은 거짓말탐지기가 검사에 동의한 피검사자의 생리적 반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장치이어야 하고, 질문사항의 작성과 검사의 기술 및 방법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검사자가 탐지기의 측정내용을 객관성 있고 정확하게 판독할 능력을 갖춘 경우라야만 그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에 대하여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5도130 판결 참조).
2) 행정소송법상 거부처분 취소소송의 대상인 ‘거부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 즉 적극적 처분의 발급을 구하는 신청에 대하여 그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거부하는 행위를 말하고,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인 ‘부작위’란 ‘행정청이 당사자의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제2조 제1항 제1호, 제2호). 여기에서 ‘처분’이란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행정소송법 제2조의 처분의 개념 정의에는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의 근거 법률에서 행정소송 이외의 다른 절차에 의하여 불복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검사의 불기소결정에 대해서는 검찰청법에 의한 항고와 재항고, 형사소송법에 의한 재정신청에 의해서만 불복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7두47465 판결 참조).
3) 이른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루어지기 전의 구 형사소송법(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의하면, 수사에 관하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고, 다만 강제처분은 형사소송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하며(제199조 제1항),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구금, 압수 또는 압수물의 환부에 관한 처분과 제243조의2에 따른 변호인의 참여 등에 관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그 직무집행지의 관할법원 또는 검사의 소속검찰청에 대응한 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제417조). 사법경찰관이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하며(제196조 제4항), 검사는 범죄 혐의를 증명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제246조), 범죄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사안이 경미하면 기소유예처분을 할 수 있으며(제247조), 범죄 혐의를 증명할 증거가 부족하거나 공소를 제기하더라도 공소를 기각하거나 면소판결이 선고될 사유가 있으면 불기소처분을 할 수 있다. 검사는 고소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거나 제기하지 아니하는 등의 처분을 한 때에는 처분일부터 7일 이내에 고소인에게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하며(제258조 제1항), 불기소처분의 경우 고소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그 이유를 서면으로 설명하여야 한다(제259조).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하는 고소인은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그 검사가 속한 지방검찰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검찰청 검사장에게 항고할 수 있으며(검찰청법 제10조 제1항, 제4항), 고등검찰청 검사장이 항고를 기각하는 경우에는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그 검사 소속의 지방검찰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60조).
나. 이 사건 사안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사안을 관련 규정들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수사 도중에 행하는 각종 처분이나 조치들에 대해서는 기본권 내지 방어권 제한 정도가 중하여 형사소송법이 별도로 ‘준항고’라는 불복절차를 규정한 경우에 한해서만 그 준항고의 방식으로 독립적으로 불복하는 것이 허용될 뿐이고, 그 밖의 처분이나 조치들에 대해서는 독립적으로 불복할 수 없고 검사의 종국처분(즉, 공소제기결정 또는 불기소처분)이 이루어진 후에 후속절차(공소제기결정의 경우에는 형사재판절차, 불기소처분의 경우에는 고등검찰청에의 항고와 고등법원에의 재정신청 절차)에서 수사기관이 그 밖의 처분이나 조치들을 통해서 확보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방법으로만 불복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피검사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만 이루어질 수 있는 임의수사의 일종이고 형사소송법에서 별도의 불복절차를 규정하지 않았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독립적으로 불복할 수 없고, 검사가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아 기소한 경우에는 형사재판절차에서, 검사가 불기소처분을 한 경우에는 고등검찰청에의 항고와 고등법원에의 재정신청 절차에서 그 증거능력을 다툴 수 있을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결국 이 사건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피고적격, 제소기간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것도 없이 부적법하며, 그 흠을 보정할 방법이 없다.
2)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C경찰서 사법경찰관의 의뢰에 따라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 검사관에 의해서 실시된 것으로서, 피고가 결정·실시한 것도 아니므로 피고를 상대로 그 취소를 청구하는 것은 피고적격이 없는 행정청을 상대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설령 ‘피고 경정’을 하더라도 이 사건 거짓말탐지기 검사 자체가 행정소송법상 처분에 해당하지 않아 이 사건 소의 부적법함을 해소할 방법이 없으므로, ‘피고 경정’은 무의미하다.
3. 결론
그러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219조에 따라 변론 없이 이 사건 소를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