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2025. 4. 4. 선고 2024고합530 판결 [공직선거법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 검사
- 김해슬(기소), 김소연(공판)
- 변호인
- 법무법인(유한) 주원 (담당변호사 신건수, 권방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희관, 김신)
- 판결선고
- 2025. 4. 4.
피고인을 벌금 8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428,280원을 추징한다. 위 벌금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은 2022. 6. 1.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B정당 소속으로 C시장 직에 출마하여 당선된 사람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ㆍ단체ㆍ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ㆍ단체ㆍ시설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 피고인은 C시의원과 C시의회 및 C시청 공무원 총 20명이 2023. 8. 26.부터 2023. 9. 3.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유럽 국외출장을 간다는 사실을 알고서 이들에게 장도금 명목의 현금을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다.
1. 피고인은 2023. 8. 24. 09:00경 D에 있는 C시청 시장실에서 비서실 소속 공무원 E에게 현금을 건네며 “이를 달러로 환전하여 100달러씩 봉투에 넣고, 봉투 8개를 국외출장 예정자인 C시의회 의회사무과 소속 공무원 F에게 주어 봉투 1개는 F이 갖고, 나머지 봉투 7개는 시의원들에게 나눠주도록 하라.”라고 말하였다. 이에 따라 E는 미화 100달러권 각 1매가 들어있는 봉투 8개를 F에게 건넸고, F은 봉투 7개를 시의원 G, H, I, J, K, L, M에게 전달하여 미화 합계 800달러를 제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 총 8명에게 기부행위를 하였다.
2. 피고인은 2023. 8. 25. 10:00경 제1항 기재 C시청 시장실에서 국외출장에 앞서 인사하러 온 C시청 소속 문화관광과장 N, 예산팀장 O, 도시계획팀장 P, 노인시설팀장 Q에게 “멀리가는 만큼 몸 조심히 잘 다녀오시라.”라고 말하며 한화 5만 원권 6매가 들어있는 봉투 1개를 N에게 건네 한화 30만 원을 제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 4명에게 기부행위를 하였다.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N의 일부 법정진술
1. P, F, G, J, L, H, R, Q, I, M, K, S, E, T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각 시의원(G, J, L, H)이 받은 돈봉투
1. J 시의원과 F 팀장 간의 카톡대화, 2023년 C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추진계획, 출장자명단, 환전내역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공직선거법 제257조 제1항 제1호, 제113조 제1항(판시 범죄사실 각 항별로 포괄하여, 벌금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더 무거운 판시 제1항 공직선거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추징
공직선거법 제257조 제4항1)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이 금품을 제공한 사실은 인정하나, 위 금품제공(이하 ‘이 사건 금품제공’이라 한다)은 그 금품제공 시점, 경위 및 명목, 상대방과의 관계, 금액, 종래 관행,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라 한다)상 명시적으로 허용된 행위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에 해당하는 금품 등의 제공행위가 위 법 제112조 제2항 및 이에 근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과 그 위원회의 결정에 의하여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서 허용되는 것으로 열거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기부행위금지 위반을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제257조 제1항의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한다. 다만 그 기부행위가 위 법 제112조 제2항 등에 규정된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 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일종의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그와 같은 사유로 위법성의 조각을 인정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9도676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금품제공 행위가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 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거나 일종의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공직선거법이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열거하고 있으므로, 그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사회상규에도 반하는 것으로 엄격하게 해석함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금품제공을 받은 공무원들은 모두 장기간 C시청에서 근무한 팀장급 인사들이다(위 공무원들 중 N, P, Q은 기록상 C시에 거주 중인 선거구민이기도 하다). 따라서 위 공무원들은 모두 피고인의 평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C시청 공무원 근무 경력이 있는 인물이 연속으로 C시장에 당선된 점, 팀장급 이상 C시청 공무원들은 상대적으로 근속기간이 길어 지역 공무원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큰 점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3)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금품제공과 같이 시장이 국외출장 공무원들에게 경비를 지원하는 관행이 역사적, 반복적으로 생성되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① N과 함께 이 사건 금품제공을 받은 P는 이 사건 전에도 수회 국외출장을 간 적이 있으나, 시장으로부터 금품 제공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답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제50쪽 참조). 또한 마찬가지로 함께 이 사건 금품제공을 받은 Q은 ‘피고인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취지로 답하였다(증거기록 제3권 제219쪽 참조). 이 사건 금품제공을 받은 공무원들 중 가장 근무경력이 긴 N 역시 이 법정에서 ‘이전 C시장이 대표자에게 격려금이나 장도금을 주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고 진술하였을 뿐, ‘자신이 직접 시장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이를 고려할 때, 설령 전임 시장이 국외출장 공무원에게 격려금을 지급한 전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전례가 역사적, 반복적으로 생성된 관행 수준은 아니었다고 보인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금품제공 전날 시의원들에게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금품을 제공하였는데, 피고인과 다른 정당(U정당) 소속 시의원 뿐 아니라, 같은 정당(B정당) 소속 시의원 I 역시 U정당 의원들이 제공받은 금품을 피고인에게 돌려주기 전부터 금품 수령을 거부하고자 하였다(증거기록 제3권 제260쪽 참조). 또한 위 I는 C시청 O 팀장(이 사건 금품 제공을 받은 공무원 중 한 사람이다)과도 친분이 있는 사이인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말을 전혀 듣지 못하였다(증거기록 제3권 제252쪽 참조). 만약 역사적으로 생성된 국외출장 경비지원 관행이 존재했다면, 피고인과 같은 정당 소속의 시의원 역시 위와 같이 대응하거나, 위 O로부터 그러한 관행에 관하여 전혀 듣지 못한 이유를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③ 피고인 측은 이 사건 금품제공이 피고인의 즉흥적인 결정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증인 N의 법정진술에 따르면, 국외출장이 예정된 공무원들이 출장 전날 피고인을 포함한 직근상급자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관례였다. 만약 이 사건 금품제공과 같은 출장공무원에 대한 국외출장 경비지원이 역사적, 반복적으로 생성된 관행이었다면, 장기간 C시청에서 근무한 바 있는 피고인이 국외출장이 예정된 공무원들이 자신에게 찾아올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미리 관행에 따라 경비지원을 준비하지 아니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피고인은 이 사건 금품제공 전날 시의원들에게 별도로 환전한 외화를 경비로 지원하기도 하였다. 만약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역사적, 반복적으로 형성된 관행이 있었다면, 시의원들에 대한 경비를 지원하면서 공무원들에 대한 경비 역시 함께 지원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4) 이 사건 금품제공 시점이 차회 지방선거 예정일과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공직선거법 제113조의 기부행위제한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선거운동의 목적 또는 선거와의 관련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취지를 고려할 때,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금품제공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차회 지방선거 예정일과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다고 하여, 피고인이 자신의 평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공무원들의 지지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5) 피고인 측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금품제공은 순수한 친분관계에 따른 금품제공이 아니라, 시의회와 함께 출장을 앞둔 소속 공무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금품제공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 금품제공이 단순히 친분관계에 기한 의례적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
6) 공직선거법이 규정한 기부행위란 경제적 가치가 인정되거나 경제적인 수요·욕망을 충족시키기에 족한 일체의 유형·무형의 이익을 포함하는 것으로 그 재산적 가치가 다대한 경우로 국한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4588 판결 등의 취지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금품제공 금액의 총액이 비교적 소액이라는 이유만으로 위 금품제공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위 금품의 금액(30만 원)은 4인이 동액을 나누어 사용하더라도 1인당 75,000원을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므로, 이를 정상적인 생활 형태에서 의례적으로 주고받는 수준의 소액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7) 피고인 측은 청탁금지법에서 명시적으로 소속 공무원에 대한 금품제공을 허용하고 있음을 근거로 이 사건 금품제공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탁금지법상 금품 등의 수수금지 규정과 공직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부행위 금지는 입법취지, 보호법익, 적용대상 등이 다르다. 따라서 피고인 측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8) 피고인으로부터 판시 범죄사실 제1항과 같이 금품을 제공받은 시의원 G, J은 피고인의 금품제공이 공직선거법상 문제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증거기록 제3권 제145쪽, 제162쪽 참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장기간 공무원으로 재직하였을 뿐 아니라, 지방선거에서 당선 경험이 있는 피고인이 이 사건 금품제공이 문제될 수 있음을 알기 어려웠다고 보기도 어렵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벌금 5만 원 ~ 1,500만 원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범죄(공직선거법위반)
[유형의 결정] 선거 > 02. 기부행위 금지·제한 위반 > [제1유형] 기부행위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이외의 관례적·의례적 행위, 제공된 금품이나 이익이 극히 경미한 경우 가중요소: 동종 전과(벌금형 포함)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벌금 50만 원 ~ 300만 원
나. 제2범죄(공직선거법위반)
[유형의 결정] 선거 > 02. 기부행위 금지·제한 위반 > [제1유형] 기부행위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이외의 관례적·의례적 행위, 제공된 금품이나 이익이 극히 경미한 경우 가중요소: 동종 전과(벌금형 포함)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벌금 50만 원 ~ 300만 원
다.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벌금 50만 원 ~ 450만 원(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3. 선고형의 결정: 80만 원
다음과 같이 피고인에게 유ㆍ불리한 정상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직업, 범행의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사유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 불리한 정상: 이 사건 범행은 현직 지방자치단체장(C시장)인 피고인이 시의원 및 공무원들에게 기부행위를 함으로써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다. 이는 선거권자의 자유의사를 왜곡시켜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등의 문제를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직선거법의 입법취지를 훼손하는 행위로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특히 피고인이 이미 공직선거법위반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 유리한 정상: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은 전임 시장이 국외출장 공무원 등에게 장도금을 지급한 전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주의하게 그러한 전례를 따르다가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제공한 금액은 비교적 소액으로 사회통념상 선거 결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이 사건 범행 시점과 차회 지방선거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금품을 각 제공한 주된 동기는 선거에 직접 영향을 미칠 의도보다는 국외출장이 예정된 시의원들과 공무원들을 격려하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 중 소속 공무원에 대한 기부행위(판시 범죄사실 제2항)는 우연한 기회에 친분관계 등에 기한 범행으로 보이는 점 등 참작할 사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