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2024. 2. 15. 선고 2023누51450 판결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서울특별시경찰청장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23. 7. 5. 선고 2023구단54368 판결
- 변론종결
- 2023. 11. 30.
- 판결선고
- 2024. 2. 15.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2. 11. 1. 원고에게 한 제1종 대형, 제1종 보통, 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에 관해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는 것 말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제1항 기재와 같다. 그러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여기서 설정된 약칭도 그대로 사용한다).
❍ 제1심판결 2쪽 3행부터 5행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친다. 『가. 원고는 2022. 10. 21. 00:53경 혈중알코올농도 0.04%의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번호 2 생략) 차량을 운전하여 서울 성동구 C D 다리 위를 운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음주운전’이라 한다).』
❍ 제1심판결 2쪽 10행의 “2022. 12. 3.자로”를 “2022. 12. 3. 자로”로 고친다.
2. 원고 주장의 요지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2호는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을 한 경우 원칙적으로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면서도,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 제1항 및 [별표28]에서는 면허취소의 예외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운전면허의 취소는 재량행위에 해당한다. 특히 [별표28]의 1 - 바 - (1) - (가)에서는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한 수단이 되는 경우 그 처분기준을 감경하도록 정한다. 원고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배달 일을 하고 있어 그 감경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 원고의 음주운전 전력은 이미 5년이 지난 후이므로, 감경제외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감경 사유를 적용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재량준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 된다. 그 밖에도 원고가 음주운전 기준을 겨우 0.01% 초과한 점, 술을 마신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점, 혈액 채취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이를 요구하지 못한 점, 기기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2호가 정하는 운전면허의 취소가 기속행위인지 여부
가. 관계되는 법리
행정행위가 재량성의 유무·범위와 관련하여 이른바 기속행위 내지 기속재량행위와 재량행위(내지 자유재량행위)로 구분된다고 할 때, 그 구분은 당해 행위의 근거가 된 법규의 체제·형식과 문언, 당해 행위가 속하는 행정 분야의 주된 목적과 특성, 당해 행위 자체의 개별적 성질과 유형 등을 고려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0. 4. 선고 2014두37702 판결 등 참조).
나. 관련되는 주요 규정
1)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본문은 “시·도경찰청장은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다만 제2호, 제3호, 제7호, 제8호의2, 제9호(정기 적성검사 기간이 지난 경우는 제외한다), 제14호, 제16호, 제17호, 제20호부터 제23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같은 항 제2호에서는 “제44조 제1항 또는 제2항 후단을 위반한 사람이 다시 같은 조 제1항을 위반하여 운전면허 정지 사유에 해당된 경우”를 정하고 있다. 제44조 제1항은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해서는 안 된다는 금지 규범의 형태로 규정되어 있다.
2)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 제1항은 “법 제93조에 따라 운전면허를 취소 또는 정지시킬 수 있는 기준(중략)…은 [별표28]과 같다.”고 정한다. 이에 따른 [별표28] 1 - 바 - (1) - (가)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 취소처분 또는 정지처분을 받은 경우”에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한 수단이 되거나, 모범운전자로서 처분당시 3년 이상 교통봉사활동에 종사하고 있거나,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한 운전자를 검거하여 경찰서장 이상의 표창을 받은 사람으로서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고 정하면서 그 예외사유로 “1) 혈중알코올농도1)가 0.1퍼센트를 초과하여 운전한 경우, 2) 음주운전 중 인적피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3) 경찰관의 음주측정요구에 불응하거나 도주한 때 또는 단속경찰관을 폭행한 경우, 4) 과거 5년 이내에 3회 이상의 인적피해 교통사고의 전력이 있는 경우, 5)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운전의 전력이 있는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이하 이와 같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 제1항 [별표28] 1 - 바 - (1) - (가) 규정을 ‘계쟁 감경 조항’이라 한다).
다. 2회 이상의 음주운전에 대한 운전면허 취소가 기속행위인지 여부에 대한 이 법원의 판단 위 나.항과 같은 법령의 문언에다가 그 법적 체계, 입법 취지와 연혁 등을 종합하여 위 가.항 기재 법리에 비추어 보면,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단서가 정하는 2회 이상의 음주운전(같은 항 제2호)에 대한 운전면허 취소는 필요적인 것으로서 행정청의 자유재량이 허용되지 않는 기속행위라고 해석함이 옳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법률의 문언과 체계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단서는, 제2호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이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전면허 정지·취소권자인 시·도경찰청장에게 별다른 재량의 여지 없이 이 경우 운전면허를 반드시 취소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일반적인 도로교통법 위반 사유가 있을 경우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같은 항 본문의 표현과 명확히 대비된다. 특히 “제44조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경우”인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호, 즉 일반적인 주취운전 금지 규정의 위반에 대해서는 같은 항 본문에 따라 위와 같이 처분권자에게 일정한 재량을 부여하면서도, 이와 구별하여 “제44조 제1항 또는 제2항 후단을 위반(중략)한 사람이 다시 같은 조 제1항을 위반하여 운전면허 정지 사유에 해당된 경우”에는 같은 항 단서에 따라 그러한 재량의 여지 없이 운전면허를 취소하라는 뜻이 명백히 나타난다. 헌법재판소 역시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하여 자동차를 운전한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하여 자동차를 운전해서 운전면허 정지사유에 해당된 경우 필요적으로 그의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헌법재판소 2023. 6. 29. 선고 2020헌바182, 2022헌바114, 127, 243, 271, 285, 288, 2023헌바46(병합) 결정 등 참조].2) ‘필요적 취소’라고 함은 결국, 처분권자에게 어떤 재량을 허용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이는 우리나라의 교통현실을 감안할 때 교통사고 야기 및 잘못된 운전습관으로 인해 도로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교통소통에 장애를 야기할 위험을 가진 운전자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운전을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도로교통에서 일어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위험과 장애를 제거하고 도로교통의 안전을 확보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 근본적인 입법 취지가 있다(헌법재판소 2010. 3. 25. 선고 2009헌바83 결정 등 참조).
3) 조항의 연혁 등
1973. 3. 12. 법률 제2591호로 개정되기 전의 도로교통법 제65조3)는 “…운전면허를 받은 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의 범위 안에서 그 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라고만 정하고 있었다. 1973. 3. 12. 법률 제2591호로 개정된 이후4)부터 “…운전면허를 받은 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내무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의 범위 안에서 그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제1호에 해당할 때에는 그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정함으로써, ‘취소하여야 한다’는 필요적 취소의 문구가 처음으로 도입되어, 일반적인 경우와 구별되었다. 2001. 1. 26. 법률 제6392호 도로교통법 개정에 이르러, 제78조5)에서 주취중 운전금지 규정을 3회 위반한 사람에 대한 필요적 운전면허 취소 규정이 신설되었다(2005. 5. 31. 법률 제7545호로 전부 개정된 도로교통법에서 그 조문의 위치만 제93조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러한 법 아래에서는 2회까지의 음주운전은 용인되는 것으로 여겨질 우려가 있었다. 이에 입법자는 2018. 12. 24. 법률 제16037호 개정에 이르러, 반복된 음주운전을 용인하는 문화를 교정하고자 운전면허 필요적 취소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음주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치료, 차량의 몰수·폐기, 음주 시 시동방지장치 강제부착 등 다른 행정제재가 고려될 수 있으나, 입법자는 이러한 대안만으로는 반복적인 음주운전이 방지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헌법재판소 2023. 10. 26. 선고 2020헌바186, 213, 389, 2022헌바317, 2023헌바19, 160(병합) 결정 참조]. 그 결과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 대한 필요적 운전면허 취소제도가 시행되었다. 즉 입법자는 음주운전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우리의 교통현실과 음주운전에 대한 관대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교정할 필요성 등을 감안하여 반복적 음주운전자에 대해 필요적 면허취소라는 수단을 선택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23. 6. 29. 선고 2020헌바182, 2022헌바114, 127, 243, 271, 285, 288, 2023헌바46(병합) 결정 참조]. 당시의 개정이유를 보더라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6) 처벌은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비해 가볍다는 지적이 있으며,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음주상태의 혈중알콜농도 기준, 법정형 수준, 운전면허 취소 등 행정처분 수준을 강화하고 운전면허 취소 시 재취득이 제한되는 기간을 연장’하면서 ‘현행 3회 음주운전을 한 경우 운전면허를 취소하던 것을 2회 음주운전을 한 경우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4) 계쟁 감경 조항과의 관계
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 제1항 및 이에 따른 [별표28]의 일부를 구성하는 계쟁 감경 조항은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 취소처분 또는 정지처분을 받은 경우’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등의 일정 요건을 갖추면 처분기준을 감경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정한다. 다만 이렇게 처분기준을 감경할 수 없는 소극적 요건들 중 “5)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운전의 전력이 있는 경우”를 정하고 있으므로, 2회째 음주운전을 한 사람이더라도 그 전력이 과거 5년 이내가 아니라면 처분기준을 감경할 수 있는 것 아닌가(그와 같은 문언에 따라, 2회째 음주운전의 경우에도 필요적 면허취소가 아니라 그보다 가벼운 처분을 할 수 있는 재량의 여지가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7)
나) 하지만 ① 모법(母法)인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은 일반적인 운전면허 취소·정지의 경우를 규율하는 본문에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른다고만 정할 뿐이다. 2회째 음주운전하는 경우(제2호) 등을 규율하는 같은 항 단서에서는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면서 하위 법령에의 위임을 예정하지 않는다. ② 앞서 본 대로 그 단서 규정의 입법 취지는 2회 음주운전을 한 경우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하는 내용임이 명백하다. ③ 도로교통법 제93조 제2항 역시 행정안전부령에 의 위임을 예정하지만, 이는 ‘벌점’의 부과와 이에 따른 운전면허 취소·정지를 규율하는 내용이다. ④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 제1항은 도로교통법 제93조의 위임에 기한 것인데, 이를 구체화한 [별표28]은 ‘벌점’의 누산·공제·소멸과 이에 따른 운전면허의 취소·정지 기준의 세부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른 처분기준의 감경에 대해서는, 일단 운전면허 취소·정지처분을 받은 사람이 생계형 운전 등의 요건에 해당할 경우 이의를 신청하면 이의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시·도경찰청장이 처분을 감경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절차적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8) 이러한 법령의 문언과 체계, 내용 등을 종합하면, 계쟁 감경 조항은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본문 및 제1호9)에 따라 최초로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위반한 사람에 대해 운전면허의 효력을 취소할지 아니면 정지할지, 정지한다면 그 정지의 범위를 어떻게 할지 등에 관해 재량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적용할 수 있는 규정으로 보아야 한다.10) 2회 이상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해야 하는 경우에는, 계쟁 감경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봄이 옳다.
다) 종전의 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2005. 3. 24. 행정자치부령 제271호로 개정되기 전) [별표16]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에 관한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운전 전력이 없는 사람으로서 운전 이외에는 가족의 생계를 감당할 수단이 없는” 경우이고 일정한 소극적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처분기준의 감경을 인정하였다.11) 2005. 3. 24. 행정자치부령 제271호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현행 시행규칙과 같이 “5)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운전의 전력이 있는 경우”가 감경의 소극적 요건 중 하나인 것으로 수정되었다.12) 2006. 5. 30. 행정자치부령 제329호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전부 개정되면서 그 위치가 [별표28]로 바뀌었으며, 현행 계쟁 감경 조항과 거의 유사한 형태를 띠게 되었다.13) 결국 처분기준을 감경하기 위해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운전 전력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은, 현재까지 일관되게 규정되어 온 것이다.
라) 앞서 본 모법(도로교통법)의 연혁과 비교해 살펴보면, 2001. 1. 26. 법률 제6392호 도로교통법 개정 이전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필요적 면허취소제도가 없었으므로,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운전 전력이 없을 것’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처분을 감경할 수 있다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의 당시 규정에 자연스럽게 부합되었다. 2001. 1. 26. 법률 제6392호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필요적 면허취소제도가 신설되었는데, 이때에도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3회 위반한 사람이 그 대상이었다. 그러므로 처분기준 감경의 소극적 요건으로 ‘과거 5년 이내 음주운전 전력이 없을 것’을 규정하였어도, 2회째 음주운전의 경우에는 필요적 면허취소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첫 번째 음주운전 전력이 과거 5년 이전의 것이면 행정청의 재량에 의해 처분을 감경할 여지가 있다고 해석될 수 있었다. 그런데 2018. 12. 24. 법률 제16037호 도로교통법 개정(2019. 6. 25. 시행)에 이르러, 2회 음주운전을 한 경우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모법이 개정되었다. 따라서 계쟁 감경 조항 중 적어도 한 번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음을 예정하는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운전의 전력이 있는 경우’라는 소극적 요건은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되었다. 2회째 음주운전의 경우 획일적으로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하는 상위 법령인 현행 도로교통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모순되기 때문이다. 소관 부서인 행정안전부 등의 조속한 입법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보이지만, 현행 법령의 해석상으로도 계쟁 감경 조항 중 위와 같은 소극적 요건 부분은 이미 법규범으로서의 효력을 상실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마)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 제1항이 정하는 [별표28]의 운전면허 취소·정지처분 기준은 부령의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그 규정의 성질과 내용이 운전면허의 취소처분 등에 관한 사무처리기준과 처분절차 등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다. 따라서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의 적법 여부는 그 운전면허 행정처분 기준만에 의해 판단할 것이 아니라, 도로교통법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6누577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를 고려하면, 설령 계쟁 감경 조항이 원고의 주장처럼 처분권자에게 처분의 감경에 관한 재량의 여지를 부여하는 규정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 즉 내부적 행정규칙에 불과하여 법원을 기속할 수는 없다. 따라서 모법인 도로교통법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데, 현행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단서의 문언이나 그 취지가 필요적으로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하는 규정임은 앞서 본 대로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기속행위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으며, 계쟁 감경 조항은 그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5. 구체적 판단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2호에 기한 이 사건 처분은 기속행위라고 봄이 옳다. 그러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주장, 즉 원고의 운전면허에 대한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피고에게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원고는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의 사정들로, 혈액채취 방식의 음주 측정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몰랐다거나 음주측정결과의 오류 가능성 등을 주장하였다. 그 주장을 이 사건 처분 자체의 위법성(기속행위라 하더라도, 그 요건 자체가 흠결되었다)을 주장하는 취지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갑 제3호증,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입을 헹구는 등으로 호흡측정에 따른 음주측정의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를 마치고, 호흡측정에 의한 음주측정을 한 후(측정결과 0.04%) 혈액채취 방식의 음주측정에 대한 고지를 받았음에도 혈액채취를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6. 결론
원고 제출 증거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볼 때, 법정 허용치를 불과 0.01% 초과한 주취 상태로 운전한 사람으로서 생계형 운전자에 가깝다고 보이는 원고의 운전면허를 취소한다는 것이 가혹하다고 느껴지는 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입법자가 2018년 법률 개정을 통해 2회째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한 사람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고려 없이 획일적으로 운전면허를 취소함으로써 음주운전을 근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력하게 밝혔음이 명백한 이상(헌법재판소는 앞서 본 결정 등을 통해 이처럼 강력한 제재를 정하는 법률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취지를 거듭 밝혔다), 법원이 이에 반하는 판단을 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어 기각해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다. 그러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한다.
관계 법령
■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①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제45조, 제47조, 제93조제1항제1호부터 제4호까지 및 제148조의2에서 같다),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93조(운전면허의 취소·정지) ① 시·도경찰청장은 운전면허(연습운전면허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받은 사람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운전면허(운전자가 받은 모든 범위의 운전면허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다만, 제2호, 제3호, 제7호, 제8호, 제8호의2, 제9호(정기 적성검사 기간이 지난 경우는 제외한다), 제14호, 제16호, 제17호, 제20호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하고(제8호의2에 해당하는 경우 취소하여야 하는 운전면허의 범위는 운전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받은 그 운전면허로 한정한다), 제18호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관계 행정기관의 장의 요청에 따라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정지하여야 한다.
1. 제44조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경우
2. 제44조제1항 또는 제2항 후단을 위반(자동차등을 운전한 경우로 한정한다. 이하 이 호 및 제3호에서 같다)한 사람이 다시 같은 조 제1항을 위반하여 운전면허 정지 사유에 해당된 경우
■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운전면허의 취소·정지처분 기준 등) ① 법 제93조에 따라 운전면허를 취소 또는 정지시킬 수 있는 기준(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그 위반 및 피해의 정도 등에 따라 부과하는 벌점의 기준을 포함한다)과 법 제97조제1항에 따라 자동차등의 운전을 금지시킬 수 있는 기준은 별표 28과 같다.
[별표28] 운전면허 취소·정지처분 기준(제91조 제1항 관련)
1. 일반기준
바. 처분기준의 감경
(1) 감경사유
(가)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 취소처분 또는 정지처분을 받은 경우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한 수단이 되거나, 모범운전자로서 처분당시 3년 이상 교통봉사활동에 종사하고 있거나,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한 운전자를 검거하여 경찰서장 이상의 표창을 받은 사람으로서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
1) 혈중알코올농도가 0.1퍼센트를 초과하여 운전한 경우
2) 음주운전 중 인적피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3) 경찰관의 음주측정요구에 불응하거나 도주한 때 또는 단속경찰관을 폭행한 경우
4) 과거 5년 이내에 3회 이상의 인적피해 교통사고의 전력이 있는 경우
5)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운전의 전력이 있는 경우
(나) 벌점·누산점수 초과로 인하여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받은 경우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한 수단이 되거나, 모범운전자로서 처분당시 3년 이상 교통봉사활동에 종사하고 있거나,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한 운전자를 검거하여 경찰서장 이상의 표창을 받은 사람으로서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
1) 과거 5년 이내에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
2) 과거 5년 이내에 3회 이상 인적피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3) 과거 5년 이내에 3회 이상 운전면허 정지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
4) 과거 5년 이내에 운전면허행정처분 이의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거나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통하여 행정처분이 감경된 경우
(다) 그 밖에 정기 적성검사에 대한 연기신청을 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등으로 취소처분 개별기준 및 정지처분 개별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2) 감경기준
위반행위에 대한 처분기준이 운전면허의 취소처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위반행위에 대한 처분벌점을 110점으로 하고, 운전면허의 정지처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처분 집행일수의 2분의 1로 감경한다. 다만, 다목(1)에 따른 벌점·누산 점수 초과로 인한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면허가 취소되기 전의 누산점수 및 처분벌점을 모두 합산하여 처분벌점을 110점으로 한다.
(3) 처리 절차
(1)의 감경사유에 해당하는 사람은 행정처분을 받은 날(정기 적성검사를 받지 아니하여 운전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행정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60일 이내에 그 행정처분에 관하여 주소지를 관할하는 시·도경찰청장에게 이의신청을 하여야 하며, 이의신청을 받은 시·도경찰청장은 제96조에 따른 운전면허행정처분 이의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처분을 감경할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