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2008. 1. 11. 선고 2007노1584 판결 [한광옥, 김중회 항소심 판결(검사항소 기각, 2008. 1. 11. 선고)]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사건 2007노1584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피고인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
주거
본적
항소인 검사
검사 문찬석
변호인 법무법인 한얼
담당 변호사 조민현
원 심 판 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07. 7. 6. 선고 2007고합24 판결
판 결 선 고 2008. 1. 11.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에게 2000년 하반기 무렵 이○○을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라 한다) 2
차장으로, 유○○을 해양수산부 차관으로 각 임명되도록 해달라고 부탁한 것을 비롯하
여 피고인이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차례에 걸쳐 성명불상 공무원들의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있고, 2001. 3.경 피고인의 부탁을 받고 권노갑의 사무실을 마련
해준 후 그 임대료를 대신 지급해 주었다는 김흥주의 구체적인 진술은 신빙성이 있으
며, 피고인과 김흥주가 친분관계를 맺게 된 경위 및 기간, 김흥주가 권노갑의 사무실을
마련해주게 된 경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김흥주의 위 각 인사청탁은 대통령비서실
장인 피고인의 직무와 관련된 부정한 청탁에 해당하고, 김흥주가 권노갑을 위하여 지
출한 위 사무실 집기비용 및 임대료 상당액은 대통령비서실장인 피고인의 직무와 대가
관계가 있는 뇌물에 해당함이 명백함에도, 원심은 합리적 이유 없이 위 김흥주의 진술
을 배척하고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거나 제3자 뇌물제공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2. 판단
가. 기초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1992년에 민주당 사무총장, 1993년 민주당 최고위원, 1995년 민주
당 부총재, 1996년 국민회의 사무총장, 1997. 5.경부터 1999. 11.경까지 국민회의 부총
재, 1999. 3.경부터 1999. 11.경까지 국민회의 구로을지구당 위원장 겸 제15대 국회의
원을 역임하였고, 1999. 11. 23.경부터 2001. 9. 6.경까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재직하였
으며, 대통령비서실장을 퇴직한 직후부터 2002. 4.경까지 새천년민주당 대표최고위원을
역임하였다.
(2)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의 국정수행 보좌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대통령비
서실의 장으로서 대통령의 명을 받아 대통령비서실의 사무를 처리하며 대통령비서실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하며{대통령비서실직제(2003. 2. 25. 대통령령 17929호로 개정
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주 1회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여 정부 각 부처의 업
무를 조정‧통할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3) 공소외 이○○은 피고인과 전주북중학교, 서울중동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동창
으로서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경찰에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경기지방경찰청장,
경찰청 형사국장을 거쳐 1996. 12.경 경찰대학장(치안정감)으로 경찰에서 퇴직하였고,
그 이후 1997. 3. 4.경부터 1999. 10. 24.경까지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1999. 10. 25.경
부터 2001. 4. 9.경까지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각 근무하였으며, 2001. 4.경부터 2001.
11.경까지 한국감정원 원장, 2001. 11.경부터 2003. 4.경까지 국가정보원 2차장을 역임
하였다.
(4) 피고인은 1999년경 감사원 사무총장인 이○○의 소개로 당시 주식회사 삼주
산업(1998. 6. 29. 주식회사 그레이스 백화점에서 상호변경, 이하 ‘삼주산업’이라 한다)
대표이사이던 김흥주를 처음 알게 되어 그 시경부터 2002년경까지 김흥주가 주관하는
모임에 참석하거나 서울 시내 호텔 또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대통령비서실장 공
관 등지에서 김흥주를 만나, 김흥주가 피고인을 ‘형님’으로, 피고인이 김흥주를 ‘아우’로
부르는 등 친분관계를 유지하여 왔는바, 김흥주는 당시 삼주산업 이외에도 자본금 100
억 원인 삼주창업투자 주식회사, 자본금 63억 원인 스페이스테크놀로지 주식회사 등을
경영하는 막대한 재력가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었다.
(5) 김흥주는 2000년 하반기경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대통령비서실장 공관에
서 피고인에게 “이○○이 국정원 2차장을 희망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고, 이에 대
하여 피고인은 즉석에서 “경찰 출신은 국정원으로 가서 잘 안 되더라. 될 사람을 추천
해야지. 다른 자리나 알아보마.”라고 말하였다.
(6) 한편, 김흥주는 2001. 3.초경 서울 마포구 소재 가든호텔 커피숍에서 새천년
민주당(이하 ‘민주당’이라 한다) 사무부총장으로서 16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박○○로
부터 권노갑의 사무실을 마련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은 후, 2001. 3. 13. 평소 알고 지
내던 이△△가 대표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다리컴의 명의로 주식회사 한국선무 소유의
서울 마포구 도화동 541 소재 일신빌딩 806호, 807호(이하 ‘이 사건 사무실’이라 한다)
를 임대차보증금 35,916,000원, 월 차임 3,591,600원, 임대차기간 12개월로 정하여 임
차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증거기록 111면)을 체결하고, 주식회사 한국선무에
임대차보증금 35,916,000원을 지급한 다음, 내부시설 공사를 하고 사무실 집기 등을 마
련하였으며(내부시설공사 및 사무실 집기 마련에 든 비용은 불분명하다), 그 후 주식회
사 다리컴의 명의로 주식회사 한국선무 예금계좌에 월 차임 및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2001. 4. 19.경에 5,097,730원을, 2001. 6. 7.경, 2001. 6. 15.경, 2001. 7. 19.경, 2001.
8. 17.경, 2001. 9. 21.경, 2001. 11. 7.경에 각 3,950,760원(월 차임 3,591,600원에 부가
가치세 10%가 가산된 금액)을, 2002. 1. 16.경 및 2002. 4. 26.경에 각 11,852,280원을
각 송금하였다(증거기록 113면∼115면).
(7) 한편, 권노갑은 이 사건 사무실이 마련된 직후부터 공소외 이□□로 하여금
사무실을 유지 관리하게 하면서 주 3회 정도 이 사건 사무실을 사용하였고, 이□□는
민주당 동교동계 소속 의원들이 지원하는 돈으로 관리비 등 사무실 유지 비용에 충당
하였다. 그런데, 2001. 8.경 무렵 민주당 내부에서 이 사건 사무실에 대하여 비판이 제
기되자, 권노갑은 이 사건 사무실 사용을 중지한 후 이□□에게 즉시 이 사건 사무실
의 폐쇄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이□□는 2002. 3.경까지 이 사건 사무실을 유지하였다.
나.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992년에 민주당 사무총장, 민주당 제14대 대통령선거대책본부장, 1993
년 민주당 최고위원, 1995년 민주당 부총재, 1996년 국민회의 사무총장, 1997. 5.경부
터 1999. 11.경까지 국민회의 부총재, 1999. 3.경부터 1999. 11.경까지 국민회의 구로을
지구당 위원장 겸 제15대 국회의원, 1999. 11.경부터 2001. 9.경까지 제22대 대통령비
서실장, 2001. 9.경부터 2002. 4.경까지 새천년민주당 대표최고위원을 역임한 자인바,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는 대통령비서실의 장으로서 비서실 소
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며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 각 부처의 업무를 조정
통할하는 업무를 담당하는바, 피고인은 1999. 11.경부터 대통령비서실장에 취임하여 그
직무를 수행하던 중, 2000년 하반기경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대통령비서실장 공관
에서 피고인이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알고 지내오던 삼주산업 대표이사인 김흥주로부터
감사원 사무총장 이○○을 국정원 2차장으로 임명되도록 하는데 힘을 써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2001. 9.초경 위 대통령비서실장 공관에서 김흥주로부터 국무총리실에 근
무하는 유○○을 해양수산부 차관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위 기간 사이에 수차례에 걸쳐 위 대통령비서실장 공관과 서울시내 일
원에서 김흥주로부터 성명불상 공무원들의 인사에 대하여 힘을 써 달라는 취지의 부탁
을 받아 공무원들의 인사와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2001. 3.초경 서울 마포구
소재 가든호텔 커피숍에서 박○○를 통하여 김흥주에게 “권노갑 고문의 사무실을 하나
마련해 달라”고 말하여, 김흥주로 하여금 2001. 3. 13.경 주식회사 한국선무 소유의 서
울 마포구 도화동 541 소재 일신빌딩 806호, 807호 면적 119.72평을 주식회사 다리컴
의 명의를 빌려 임차하고 3,000만 원 상당을 들여 내부 시설 공사와 사무실 집기를 마
련하도록 하여, 2001. 3. 23.경부터 2002. 4. 26.경까지 사이에 권노갑 및 성명불상의
민주당 당원들로 하여금 사무실을 사용하게 하면서 김흥주로 하여금 월 차임을 임차인
주식회사 다리컴 명의로 임대인인 주식회사 한국선무 예금계좌로 2001. 4. 19.경에
5,097,730원을, 2001. 6. 7.경, 2001. 6. 15.경, 2001. 7. 19.경, 2001. 8. 17.경, 2001. 9.
21.경, 2001. 11. 7.경에 각 3,950,760원을, 2002. 1. 16.경 및 2002. 4. 26.경에 각
11,852,280원을 각 송금하도록 하여,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위 김흥주
로 하여금 권노갑 및 성명불상의 민주당 당원들에게 사무실 시설비 및 집기 비용
3,000만 원 상당과 월 차임 명목으로 52,506,850원 총 합계 82,506,850원의 뇌물을 공
여하게 하였다.
다. 피고인의 변소 요지
피고인이 1999. 11. 23.경부터 2001. 9. 6.경까지 대통령비서실장의 직무를 수행하
면서, 김흥주로부터 이○○이 국정원 2차장으로 임명되도록 힘을 써 달라는 등 공무원
들의 인사와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고, 가사 위와 같은 청탁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는 대통령비서실장이라는 직무와 관련이 없으며, 박○○를 통하여
김흥주에게 권노갑 고문의 사무실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없다.
라. 피고인이 김흥주에게 이 사건 사무실 마련을 요청하였는지 여부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김흥주는 이 사건
사무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나, 김흥주 자
신의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는 피고인과 직접 통화를 한 것이 아니고, 박○○가 피고인
의 전화를 받고 자기를 만나 부탁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어{변호인이 제출한 공판조
서(2006고합347등)}, 과연, 김흥주가 이 사건 사무실을 임차함에 있어 피고인이 개입된
것인지조차 의심스럽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
하여 보면,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
은 사정들, 즉 ① 김흥주는 검찰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고인이
2001. 3.경 자신에게 전화하여 민주당 박○○ 의원을 만나보라고 하였다. 이에 서울 마
포구 소재 가든호텔 커피숍에서 박○○ 의원을 만났는데, 그가 민주당 권노갑 고문의
사무실이 필요하니 마련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주식회사 다리컴 명의로 이 사건
사무실을 마련해주고 임대료를 대신 지급하였다. 피고인의 부탁으로 권노갑의 사무실
을 마련해 준 것은 사실이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바(증거기록 20면∼21면, 공판기
록 82면∼84면, 116면), 이러한 김흥주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되어 있으며, 피고인
에게 불리한 허위 진술을 할 만한 정황이 엿보이지 아니하므로 신빙성이 있다고 보여
지는 점, ② 박○○는 원심 법정에서, “2001년 초경 피고인을 포함한 동교동계 국회의
원 7∼8명이 있는 자리에서 민주당 권노갑 고문의 어려운 처지를 걱정하였는데, 누군
가 권노갑의 사무실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였다. 마침 그 자리에서 얘기를 듣고 있던
김흥주가 ‘내가 사무실 마련을 생각해 보겠다’고 얘기한 사실이 있었다. 그런데 김흥주
가 2001. 3.경 자신에게 불쑥 전화를 걸어와 ‘사무실 관계’로 만나자고 하여, 김흥주가
2001년 초경 모임에서 한 발언을 떠올리고는 김흥주를 만나 이 사건 사무실을 마련하
게 된 것이다. 그 무렵 피고인으로부터 권노갑의 사무실 문제로 김흥주를 만나보라는
전화를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공판기록 47면∼48면, 61
면), 박○○는 위 모임이 있었던 시기, 장소, 참석자 등에 대하여 진술하지 못하고 있
을 뿐 아니라, 김흥주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피고인을 제쳐
두고 잘 알지도 못하는 현역 국회의원인 박○○에게 갑자기 전화하여 권노갑의 사무실
을 마련해주겠다고 얘기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므로, 박○○의 위 진술을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점, ③ 박○○도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사무실이 마련된 후 피고인에
게 그 사실을 보고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이 박○○를 통하여 김흥주에게 이 사건 사무실을 마련해줄 것을 부탁한 사실을 충분
히 인정할 수 있다.
마. 피고인이 김흥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이 사건 사무실 마련을
부탁하였는지 여부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공
소사실 중 김흥주가 2000년 하반기경 피고인에게 이○○을 위한 인사청탁을 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는, 이○○은 피고인의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으로 피고인과 절
친한 관계이고, 피고인 역시 이○○의 소개로 비로소 김흥주를 알게 되었는데, 과연 이
○○이 자신의 인사 문제를 김흥주를 통하여 청탁할 필요가 있었는지, 당시 김흥주가
피고인에게 이○○의 인사 문제를 청탁할 상황이었는지 의심스러우며, 김흥주와 피고
인 사이의 대화 내용, 이○○과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김흥주가 피고인에게, “이
○○이 국정원 2차장을 희망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은 대가의 교부를 내용으로
하는 부정한 인사청탁을 하였다기보다는 피고인과 김흥주가 이○○의 근황을 이야기하
던 과정에서 나온 일상적인 대화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점, ②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김흥주가 2001. 9.경 피고인에게 유○○을 위한 인사청탁을 하였다는 부분에 대하
여는, 위 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김흥주의 진술 자체가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김흥주
스스로 그 당시 유○○이 어디에 근무하고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고, 가
사 김흥주가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유○○에 대한 인사청탁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김
흥주가 이 사건 사무실을 임차한지 6개월 뒤에야 비로소 청탁을 하였다는 것이므로 그
대가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③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김흥주가 피고인에게 성명불
상의 공무원들의 인사와 관련한 청탁을 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는, 그 청탁의 내용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노○○은 검찰에서 김흥주가 피고인에게 전화로 수차례 인사청
탁을 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노○○은 원심 법정에서,
“자신이 김흥주의 전화통화를 들을 당시의 대통령비서실장은 피고인이 아니었음에도
피고인이라고 착각하고 잘못 진술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공판기록 240면), 노○
○의 검찰에서의 진술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④ 김흥주는 2000년 하순경 피고인과 이○○의 인사 문제를 이야기한 후 그로부터 3
개월이 더 지난 2001. 3. 13.경에야 비로소 이 사건 사무실을 임차하였는데 서로 관련
성을 인정하기에 그 시간적 간격이 클 뿐만 아니라, 김흥주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
인이 그 자리에서 김흥주에게 이○○이 국정원 2차장의 적임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얘
기하였다고 하는데, 별다른 이유도 없이 이에 대한 대가로 3개월이 지난 시점에 피고
인이 아닌 제3자에게 뇌물을 교부하게 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점 등 청탁
의 내용, 피고인과 이○○의 관계, 이익의 수수 경위와 시기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가사 피고인이 김흥주에게 이 사건 사무실을 마련해 줄 것을 부탁한 사실이 인
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김흥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에 대한 대가로 제3
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피고인이 대통령비서실장 재직시에 김흥주로부터 이○○, 유○○ 및 성명불
상의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청탁을 받았는지 여부
1) 먼저, 이○○에 대한 인사청탁 부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이 대통령비
서실장 재직시인 2000년 하반기경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대통령비서실장 공관에서
김흥주로부터 “이○○이 국정원 2차장을 희망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듣고는, 즉석에
서 “경찰 출신은 국정원으로 가서 잘 안 되더라. 될 사람을 추천해야지.”라고 대답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인이 대통령비서실장 재직기간 중 김흥주로부터
이○○에 대한 인사청탁을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2) 다음으로, 유○○ 및 성명불상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청탁 부분에 관하여 살
펴본다.
무릇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
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도7989 판결,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위에서 본 사유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김흥주는 검찰에서, “유○○이 2001년 가을경 자신을 찾아와 피고인에게 인사청
탁을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이에 자신이 유○○의 개인 프로필 등이 담긴 자료를 들고
대통령비서실장 공관으로 피고인을 찾아가 유○○을 살펴봐 달라고 부탁하였다.”고 진
술하고 있으나(증거기록 47면∼48면), 이와는 달리 원심 법정에서는, “유○○이 2002년
초에 해양수산부 차관으로 승진하였으나, 이는 피고인과 별로 관계 없는 일이다. 자신
이 피고인에게 유○○을 위한 인사청탁을 한 시점이 피고인이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재
직할 때인지, 민주당 대표로 활동하던 때인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하고
있을 뿐 아니라(공판기록 90면, 100면), 당심 법정에서도, “자신은 유○○이 해양수산부
차관으로 승진한 것을 알지도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당심 제4회 공판조서), 이
와 같은 김흥주의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은 유○○의
해양수산부 차관 승진 시점에 비추어 피고인의 대통령비서실장 재직시에 유○○에 대
한 인사청탁을 하였다는 김흥주의 검찰에서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피고인은 2001. 9. 6.경 대통령비서실장을 퇴직한 직후부터 당시 집권당인 민주
당의 당대표로 활동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유○○은 피고인이 대통령비서실장
직에서 퇴임한 지 5개월이 경과한 2002. 2.경 해양수산부 차관으로 임명되었으므로, 가
사 김흥주가 피고인에게 유○○을 위하여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시기는 피고인이 대통령비서실장을 퇴직한 이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김흥주는 원심 법정에서, “이○○, 유○○을 제외한 다른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청탁
을 한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고(공판기록 94면), 당심 법정에서도,
“피고인에게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소위 ‘형제회’ 모임 회원들인 일부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청탁을 한 것은 사실이나, 그 시기가 피고인이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재직하던 때인
지, 아니면 민주당 대표로 재직하던 때인지는 기억할 수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당
심 제4회 공판조서) 등 제반 사정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인이 1999. 11. 23.경부터 2001. 9. 6.경까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그 재직
기간 중 김흥주로부터 유○○ 또는 성명불상 공무원들의 인사와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
을 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나) 피고인이 이○○에 대한 부정한 인사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이 사건 사무실
을 마련하도록 부탁하였는지 여부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위에서 본 사유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
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
하던 이○○로서는 자신의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으로서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재직 중인 피고인에게 자신의 인사희망을 직접 얘기하기 곤란하여 김흥주를 통하여 이
를 전달하려 하였다고 보여지는바, 피고인은 김흥주로부터 이○○의 인사희망을 전해
듣고는 즉석에서 이○○이 국정원 2차장의 적임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거절하였고, 실
제로 이○○은 위와 같이 김흥주를 통하여 대통령비서실장인 피고인에게 자신의 인사
희망을 분명하게 전달하였음에도, 2001. 4.경 자신의 희망하는 직책과는 전혀 그 업무
가 다른 한국감정원 원장으로 임명된 점, ② 비록 피고인과 김흥주가 친분관계를 유지
한 기간은 오래되지 않았으나, ‘형님’ ‘아우’로 칭하면서 격의 없이 지내는 사이였으며,
피고인으로서는 김흥주가 삼주산업 등을 경영하는 재력가로서 별다른 부담 없이도 민
주당 권노갑 고문의 사무실의 임대료 상당액을 지급해 줄 정도의 경제적인 능력이 있
었던 것으로 믿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
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2000년 하반기경 김흥주로부터 이○○에 대한 부정한 인
사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001. 3.경 김흥주에게 이 사건 사무실을 마련해줄 것을 부
탁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3) 소결론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며,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제3
자 뇌물공여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
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