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6. 10. 선고 2024노1274 판결 [경범죄처벌법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 항소인
- 피고인
- 검사
- 이장호(검사직무대리, 기소), 임영하(공판)
- 변호인
- 변호사 강연옥(국선)
- 원심판결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7. 5. 선고 2024고정207 판결
- 판결선고
- 2025. 6. 10.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그 기재와 같이 3차례 소리를 지른 사실이 없다. 설령 피고인이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내거나 큰 소리로 떠들었다고 하더라도 이웃의 일상생활에 평온을 해할 정도로 시끄럽게 하지 아니하였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악기ㆍ라디오ㆍ텔레비전ㆍ전축ㆍ종ㆍ확성기ㆍ전동기 등의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내거나 큰소리로 떠들거나 노래를 불러 이웃을 시끄럽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3. 10. 31. 02:45경 서울 노원구 B아파트 C동 12층 복도와 1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남자와 동거를 하고, 행실이 부도덕하다” 라며 3차례 소리를 질렀다. 이로써 피고인은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내거나 큰소리로 떠들어 이웃을 시끄럽게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D의 진술서와 발생보고서(경범죄처벌법위반)를 증거로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21호는 ‘(인근소란 등)악기·라디오·텔레비전·전축·종·확성기·전동기 등의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내거나 큰소리로 떠들거나 노래를 불러 이웃을 시끄럽게 한 사람은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같은 법 제2조(남용금지)는 ‘이 법을 적용할 때에는 국민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아니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다른 목적을 위하여 이 법을 적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2조의 남용금지 규정의 취지 및 같은 법 제3조 제1항 제21호에 규정된 다른 유형의 소란 행위와의 균형 등을 고려할 때 같은 호에서 규정한 「큰소리로 떠들어 이웃을 시끄럽게 한」경우는 단순히 큰 소리로 한두 마디 내뱉은 정도를 넘어 이웃의 일상생활에 평온을 해할 정도로 지장을 주는 등 상당한 정도의 소란을 발생케 한 경우를 지칭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도8793 판결 등 참조), 어떠한 행위가 소란행위로 평가되기 위하여는 그 행위가 이루어진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대상자, 행위의 개별적인 내용과 방법 등 제반 정황을 종합하여 그러한 행위가 다른 법익의 침해에 이를 정도가 된 것인지 여부 등 법익간의 비교 교량을 통하여 사안별로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3도4148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해자는 2023. 10. 31. 02:09경 위층의 피고인이 새벽 내내 층간소음(화장실 내 위 지속적인 물소리)을 낸다며 경찰 출동을 요청하는 112 신고를 하였고, 이에 경찰 2명(E, F)이 02:11경 현장에 도착하여 피고인의 주거지에 방문하여 욕실을 확인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피고인이 소리를 매우 크게 지르면서 강하게 거부하여 확인할 수 없었고, (경찰이) 피해자의 심부름을 하냐는 등 (이의제기하여) 이웃주민이 자고 있는 시간이므로 확인할 수 있는 한계가 있어 낮에 소음이 발생 시에 신고를 부탁한 후 현장을 마감하였다.
나) 피해자는 2023. 10. 31. 02:47경 재차 112신고를 하였는데 그 요지는 윗집에서 소음이 지속된다며 경찰관 출동을 요망한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관 2명(G, H)이 현장으로 출동하였다.
다) 피해자는 2023. 10. 31. 02:50경 위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관에게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장소 및 피해자의 집 근처에서 피해자가 경찰과 짜고 자신을 괴롭힌다. 사건과 아무 상관이 없는 남자와 동거를 하며 행실이 부도덕하다는 비방과 쌍욕을 하시며 5분 간격으로 3차례 고성을 질렀습니다. 새벽 2시 45분경입니다.”라고 진술하였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본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에 의한 1차 112신고를 받고 피고인의 주거지로 출동한 경찰관 방문을 거절한 피고인이 다소 분에 겨워 피해자에 대한 불만의 의사표현을 한 사실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① 피해자는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말소리에 의해 잠에서 깨거나 한 것이 아니라 앞서 1차 112신고 당시는 물론 이 사건 발생시점에도 계속 깨어있는 상태였고, 피고인과 불거진 층간소음 문제로 피고인의 행동에 촉각이 곤두선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의 말소리에 대해서도 일반인보다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쉬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해자의 수사기관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피고인의 발언 장소를 목격하고 이를 특정하여 진술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고,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12층 공용공간뿐 아니라 피해자의 집 가까운 지점에서도 피고인이 소란행위를 하였다는 것으로 그렇다면 고성에 이르지 않더라도 충분히 11층 주거 내의 피해자에게 그 발언 내용이 들릴 수 있다고 여겨지는 점, ③ 피해자는 윗집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 소음이 발생한 것이 종종 있었고 증거수집을 위해 녹음한 것을 가지고 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한 녹음물은 증거에 없는 점, ④ 비록 일시와 장소가 심야에 복도식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첫 번째 112신고 시점부터 두 번째인 이 사건 112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피해자를 제외한 다른 이웃들로부터의 피고인에 대한 인근소란 등 112신고나 민원제기는 따로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경찰관들의 1차 출동 이후 그 신고자인 피해자가 들으라고 다소 언성을 높여 5분 간격으로 3차례 말을 뱉었다고 하여 악기, 전축 등으로 지나친 소음을 발생시키거나 노래를 크게 부르는 등에 필적할 정도로 이웃의 일상생활에 평온을 해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21호에서 정한 인근소란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