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 2025. 7. 17. 선고 2025노464 판결 [살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 A
- 항소인
-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및 검사
- 검사
- 박광근(기소, 부착명령청구), 정재훈(공판)
- 변호인
- 법무법인 센트럴, 담당변호사 이지훈
- 원심판결
-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3. 11. 선고 2024고합467, 2024전고8(병합) 판결
- 판결선고
- 2025. 7. 17.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5년에 처한다. 이 사건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
1) 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은 베개로 피해자의 얼굴을 몇 초간 눌렀을 뿐 2분 동안 압박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이 베개로 얼굴을 누른 후 피해자에 대한 긴급구호조치 등이 이루어졌다면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위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고, 가해행위 당시 피고인에게는 폭행 또는 상해의 고의만 있었을 뿐 피해자에 대한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선고형(징역 1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양형부당
원심의 위 선고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부착명령청구 기각 부당
피고인의 재범의 위험성, 형 집행 종료 후 피고인의 추방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검사의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유사한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원심판결문 제4면 15행~제10면 19행)을 근거로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폭행한 후 가죽 베개로 피해자의 얼굴을 약 2분 동안 강하게 눌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 다음, 같은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원심판결문 제11면 3행~제12면 7행)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피고인은 검찰에서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고 놀렸다는 생각에 화가 나 516호 병실에서 침대에 누워있던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탄 뒤 주먹으로 얼굴 부위를 10여 차례 때렸다. 그러자 피해자가 “왜 때려, 왜 때려”라고 하면서 약간 저를 밀쳐서 피해자가 베고 있던 베개로 얼굴 부위를 약 2분간 눌렀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310, 312면). 피고인은 당시 수사관이 특정한 답변을 유도하여 위와 같은 진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 진술에 나타난 범행 동기, 피고인의 공격 방법, 피해자의 반응과 이에 대한 피고인의 대응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위 진술은 자연스럽고, 범행 전후의 CCTV영상에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으며, 위 진술이 수사관의 유도신문 등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한 채 발견되기 전에 간호사 B와 보호사 C이 피해자를 관찰하였으나 피해자의 얼굴과 몸 등에서 멍이나 외상을 발견하지 못하였고 피해자의 사망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 점, 피해자의 사망시간이 특정되지 않는 점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가해행위 이후에도 살아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B는 16:47경, C은 18:30경 피해자의 병실에 방문하여 피해자의 모습을 관찰하였는데, B는 수사기관에서 「라운딩 도중 피해자가 불이 꺼진 병실에서 검정색 베개를 얼굴에 덮고 있어 피해자의 이름을 2번 정도 불렀으나 대답이 없었고, 평소에도 대답을 잘 하지 않아 누워서 잠을 자는 것으로 판단하고 다음 병실로 이동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 C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사무실에 와서 잠깐 보자고 하여 병실로 따라갔더니 피해자가 이불을 덮지 않고 얼굴에 베개를 덮어 놓고 누워 있었고, 베개를 치우고 이름을 부르며 몸을 흔드는 순간 피고인이 손으로 밀치면서 나가라고 해서 나오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위 각 진술에 의하면 B, C이 병실에 방문하였을 당시 피해자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당시 B, C이 피해자의 사망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경위에도 수긍가는 면이 있다. 한편, B와 C이 피해자를 발견하였을 당시의 피해자는 미동이 없는 상태로 베개를 얼굴에 덮고 있었는데,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위와 같은 모습으로 2시간 넘게 있었다는 점은 자연스럽지 않고, 19:40경 피해자를 응급실로 후송한 주치의가 작성한 응급진료기록에 ‘전신의 사후강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심정지는 몇 시간 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증거기록 제18면)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해자의 사망시각은 피고인의 폭행 및 압박행위가 있었던 15:44~15:52경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가해행위 당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몸에 올라타 주먹으로 얼굴을 10회 가량 때리다가 베개로 약 2분간 얼굴을 압박하였는데, 당시 피해자가 자신을 놀렸다는 생각에 격분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얼굴 부위를 수차례 가격하고, 베개로 코와 입을 눌러 약 2분간 압박하는 행위는 사람을 살해하기에 충분한 공격방법인 점, 당시 피해자는 키 171㎝, 몸무게 46㎏으로 매우 마른 체형이었던 반면 피고인은 키 171㎝, 몸무게 100㎏으로 상당한 체격과 힘의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적어도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채 가해행위에 나아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하고 고귀하며 존엄한 절대적 가치이고, 살인죄는 이러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서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 피해가 회복될 수 없는 매우 중대한 범죄이다. 피고인은 같은 병실을 사용하던 피해자가 자신을 속였다는 사소한 이유로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때리고 베개로 얼굴을 압박하여 살해하였는바, 범행 동기가 선뜻 납득되지 않고, 살해 방법 또한 매우 불량하다. 피해자는 별다른 저항을 해보지도 못한 채 사망에 이르렀고, 영문도 모른 채 사망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과 공포는 가늠하기 어렵다. 피해자는 자신의 삶을 정리할 겨를도 없이 허망하게 생을 마감하였고,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해자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입었을 정신적 충격과 고통 또한 헤아리기 어렵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어떻게든 처벌을 면하려는 모습만을 보이고 있고,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적극적으로 용서를 구하거나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으며,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다. 위와 같은 여러 정상과 피고인의 나이, 가족관계,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이 사건 이전까지의 형사처벌전력1) 등 모든 양형의 조건과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량의 범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다. 검사의 부착명령청구사건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2)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원심판결문 제13면 20행~제14면 8행)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형 집행 종료 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명령까지 부과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할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부착명령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여러 사정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 사건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5항에 따르면 부착명령청구 사건에 대한 판결은 피고 사건과 동시에 선고되어야 하고, 피고 사건이 파기되는 경우 그와 함께 심리되어 동시에 판결이 선고되어야 하는 부착명령청구 사건도 함께 파기되어야 하므로[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1도453, 2011전도12(병합)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중 피고 사건을 파기하는 이상 부착명령청구 사건 부분도 함께 파기한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전자장치부착법 제35조에 따라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50조 제1항, 유기징역형 선택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5년~30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살인범죄 > [제2유형] 보통 동기 살인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10년∼16년
3. 선고형의 결정
앞서 본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부분에서 살핀 여러 양형사유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부착명령청구에 관한 판단
이 부분 청구의 요지는 피고인이 살인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범행의 경위 및 방법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다시 살인범죄를 범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나, 앞서 2의 다. 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위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