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2025. 6. 20. 선고 2024노3393 판결 [대외무역법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1. A 2. B
- 항소인
- 검사
- 검사
- 최종윤(기소), 임현진(공판)
- 변호인
- 변호사 박승혜, 정순일(피고인 모두를 위하여)
- 원심판결
-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4. 5. 22. 선고 2023고단1793 판결
- 판결선고
- 2025. 6. 20.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구 대외무역법(2022. 6. 10. 법률 제188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3조 제4항 제1호는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같은 법 제53조의 2에서 위 규정을 위반한 무역거래자 또는 판매업자를 처벌하고 있다. 위 규정은 문언상 적용대상을 한정하고 있지 않고, 같은 법 제35조는 ‘국내생산물품등’의 원산지 판정기준을 규정한 것으로 위 의무 규정의 예외라고 볼 수 없으며, 현행 대외무역법은 벌칙 규정을 정비한 것일 뿐 새로 마련한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물품과 같은 국내생산물품등에도 위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위 규정이 적용되어 피고인에게 대외무역법위반죄가 성립되어야 함에도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구 대외무역법에 따른 물품등의 분류
구 대외무역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물품,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용역,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무체물)’을 ‘물품등’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물품등’을 다시 같은 법 제33조에서 ‘수출입 물품등의 원산지의 표시’라는 표제에 따라 ‘수출입 물품등(같은 조 제2항에서 규정한 단순한 가공활동을 거친 수입물품등도 포함한다)’으로, 제35조에서 ‘수입원료를 사용한 국내생산물품등의 원산지 판정 기준’이라는 표제에 따라 ‘수입원료를 사용한 국내생산물품등(이하 ’국내생산물품등‘이라 한다)’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물품등‘ 중 일부에 대하여 원산지를 표시하여야 하는 대상으로 공고하고 있는데, 이를 ’원산지표시대상물품‘이라 한다(같은 법 제33조 제1항). 이에 따르면 구 대외무역법은 대외무역과 관련한 물품등을 ’수출입 물품등‘, ‘국내생산물품등’이라고 분류하고, 그 중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공고한 물품등에 대하여 공정한 거래 질서의 확립과 생산자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원산지를 표시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나. 이 사건 물품에 대하여
1) 원산지표시대상물품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들은 중국으로부터 LED, PCB, 외함(판넬)이 결합된 형태의 조명부분품 LED, PCB, 외함(판넬)이 결합된 형태의 조명 부분품[품목번호 또는 세번(細番): 9405.92, 9405.99]에 전원변환기(컨버터, 품목번호: 8504.40)를 조립하여 조명 완성품(품목번호 9405.11)을 만들었다. 구 대외무역법 제33조 제2항, 대외무역법 시행령 제55조 제2항의 위임에 의하여 고시된 구 대외무역관리규정(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23-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별표 8에서 원산지표시대상물품을 정하고 있는데, 품목코드 9505, 8504를 정하고 있으므로 위 물품등은 모두 원산지표시대상물품에 해당한다.
2) ‘수출입 물품등’ 또는 ‘국내생산물품등’에 해당하는지 여부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물품은 피고인들이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수입하여 국내에서 조립 등 공정을 거쳐 국내에 유통시킨 것으로서 대외무역법 제33조 제1항에서 정한 수출 물품이나 수입 물품 자체에는 해당하지 않으며, 피고인들의 국내에서의 조립 등 공정은 구 대외무역관리규정 제75조 제3항, 제85조 제8항 제1호 내지 제3호, 제5호 (가)목 내지 (파)목에서 정한 ‘단순한 가공활동’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므로 제2항의 단순한 가공활동을 거친 수입물품등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 물품은 구 대외무역법 제35조 제1항에서 정한 ‘수입원료를 사용하여 국내에서 생산되어 국내에서 유통되거나 판매되는 물품’, 즉 ‘국내생산물품등’에 해당한다.
3) 결국 이 사건 물품은 구 대외무역법 상 ‘원산지표시대상물품으로서 국내생산물품등’에 해당한다.
다. 구 대외무역법 제33조 제4항 제1호의 적용범위
검사는 항소하면서 원심에서와 같이 이 사건 물품에 대한 원산지 표시행위가 구 대외무역법 제33조 제4항 제1호에서 정한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구 대외무역법 및 그 관계 법령의 내용과 체계, 입법취지 및 연혁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구 대외무역법 제33조 제4항 제1호의 적용대상은 제33조에서 정한 ‘수출입 물품등’에 한정되고, 같은 법 제35조가 정하고 있는 ‘국내생산물품등’은 그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1) 구 대외무역법에 따르면 제33조는 ‘수출입 물품등의 원산지의 표시’라는 표제에 따라 원산지의 표시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제34조는 ‘수출입 물품등’의 원산지 판정등에 관하여, 제35조는 ‘국내생산물품등’등의 원산지 판정기준을 각각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제34조는 구 대외무역법 시행령에 이를 위임하여 위 시행령이 ‘수출입 물품등’의 원산지 판정기준을 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생산물품등에 관하여는 행정규칙인 구 대외무역관리규정에서 판정 기준을 정하고 있다. 이를 보면 구 대외무역법 및 관계 법령은 ‘수출입 물품등’과 ‘국내생산물품등’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구 대외무역법은 제33조 뿐만 아니라 제35조 이전에 ‘국내생산물품등’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다. 제33조의 표제는 ‘수출입 물품등’이라는 문언으로 적용대상을 한정하고 있으므로 ‘국내생산물품등’이 위 제33조의 적용대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3) 구 대외무역법 제33조를 보면, 제1항에서는 원산지표시대상물품이면서 수출입한 물품등에 관하여 수출입업자에게 원산지 표시 의무를, 제2항에서는 수입된 원산지표시대상물품에 단순한 가공활동을 거친 해당물품에 대한 원산지 표시 의무를, 제3항은 위 물품 등의 원산지 표시 이행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결국 위 규정들은 모두 수출입 물품 등에 대한 원산지 표시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4항도 결국 위 조항들을 전제로 하여 규정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에 따라 같은 법 제33조 제4항을 해석하면 제1, 2호에 따라 ‘“일반적인 수출입 물품등”에 대하여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원산지를 오인하게 표시하는 행위를, 원산지 표시 손상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각 금지’하고, 제3호에 따라 ‘원산지표시대상물품을 수출입하는 경우에는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는 행위를 금지’하고, 제4호에서 ‘제1, 2, 3호를 위반한 수출입 물품등을 국내에서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즉, 위 제1, 2호는 원산지표시대상물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물품등을 수출입하는 경우 그 물품등의 원산지를 거짓이나 오인하게 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기 위한 규정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4) 구 대외무역관리규정 제77조는 법 제33조 제4항 제1호의 원산지 오인에 있어 특히 원산지 오인이 우려되는 물품에 대하여 주문자 상표부착(OEM)방식에 의해 생산된 수입 물품의 원산지와 주문자가 위치한 국명이 상이하여 최종구매자가 해당 물품의 원산지를 오인할 우려가 있는 물품(제1호), 물품 또는 포장ㆍ용기에 현저하게 표시되어 있는 상호ㆍ상표ㆍ지역ㆍ국가 또는 언어명이 수입 물품의 원산지와 상이하여 최종구매자가 해당 물품의 원산지를 오인할 우려가 있는 물품(제2호) 등 오로지 ‘수입물품’에 대하여만 이를 규정하고 있다.
5) 구 대외무역법 제35조는 ‘국내생산물품등’에 대하여 원산지 판정의 기준을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판정기준과 원산지 표시의 의무 부과 및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규정은 구분되어야 한다. 대외무역법이 2003. 9. 29. 법률 제6977호로 개정되면서 수입원료를 사용한 국내생산물품등의 원산지 판정기준에 대한 제24조의2가 신설되었는데(이후 대외무역법이 2007. 4. 11. 법률 제8356호로 전부개정되면서 위 제24조의2와 같은 취지의 규정이 현행과 같은 제35조로 규정되었다), 당시 개정이유에는 “산업자원부장관은 수입원료를 사용하여 국내에서 생산되어 유통·판매되는 물품 등에 대한 ‘원산지판정에 관한 기준’을 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보호의 기반을 확충하도록 함(법 제24조의2 신설)”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위 신설 무렵인 2003. 8.경 작성된 대외무역법 개정법률안 심사보고서에는 ‘수출입물품의 경우에는 원산지 표시와 판정기준을 모두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수입원료를 사용하여 국내에서 제조·유통되는 물품의 경우에는 원산지 “판정기준”만을 규정하고, “표시기준”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지적된 바 있다.
6) 위 전부개정 전 대외무역법은 대외무역법이 2022. 6. 10. 법률 제18885호로 개정되기 전까지 ‘국내생산물품등’에 대하여 대동소이한 규율을 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대외무역법 제33조 제4항 제1호의 적용범위와 위 판정기준의 창설 당시 적용범위는 해석상 동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국내생산물품등’이 적용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한다면, 결국 2003. 9. 29. 법률 제6977호 대외무역법 개정으로 기존에 처벌대상이 아니었던 국내생산물품등의 원산지 거짓 표시에 대하여 단순히 ‘원산지 판정기준’을 창설한 것만으로도 형사처벌의 구성요건을 창설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게 되므로, 처벌규정의 명확성 및 예측가능성에도 반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7) 대외무역법은 2022. 6. 10. 법률 제18885호로 개정되어 제33조 제4항 제1호의 적용대상으로 ‘수출 또는 수입 물품등’과 더불어 제35조에 따른 ‘국내생산물품등’이 명시되었고, 제35조 제3항에서는 국내생산물품등의 판매자에 대해서 제33조 제4항 제1호 및 제4호를 준용한다는 점이 명시되었으며, 기존 처벌규정인 제53조의2 제1의2호가 삭제되고 제53조의2 제2호가 ‘제35조 제3항을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하여’ 제33조 제4항 각 호를 위반한 무역거래자 또는 물품등의 판매업자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개정되었다. 개정 대외무역법은 그 개정이유로 국내생산물품등에 관하여 “관련 위반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단속 근거가 부재하여’ 위반행위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음. 이에 국내생산물품등의 원산지 표시 위반행위에 대한 단속 근거를 마련하고, 국내생산물품등에 대해서도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며, 관련 위반 행위에 대한 벌칙규정을 정비함으로써 국내생산물품등에 대한 유통질서 수립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임.”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국내생산물품등에 대한 ‘단속 근거를 마련한다’는 내용이 단순히 국내생산물품등의 원산지 미표시에 관한 단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문제될 수 있겠으나, 개정된 대외무역법 제33조 제4항 단서에서 ‘제2호 및 제3호에 따른 금지행위’의 적용대상에서 국내생산물품등을 제외하고 있어 국내생산물품등에 대하여는 그 원산지 표시의무를 여전히 부여하고 있지 않으므로, 원산지 미표시에 대한 단속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 개정이유에서 말하는 ‘단속 근거를 마련한다’는 것은 같은 항 제1호의 ‘원산지 거짓 또는 오인 표시와 관련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고, ‘관련 위반 행위에 대한 벌칙규정을 정비하였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국내생산물품등에 대한 원산지 거짓 표시 등의 처벌규정을 창설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결국 국내생산물품등에 대하여는 원산지 거짓 표시행위에 대하여 기존에 처벌할 근거가 없었다는 점을 입법자가 개정이유에서 명시적으로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8) 개정된 대외무역법 제33조 제4항 단서에서 ‘제2호 및 제3호에 따른 금지행위’의 적용대상에서 국내생산물품등을 제외하고 있다. 만약 구 대외무역법 제33조 제4항 제1호에 대하여 문언상 적용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국내생산물품등에도 그 규정이 적용된다고 본다면, 제2호의 경우도 위와 같은 이유로 국내생산물품등에도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개정된 대외무역법은 제33조 제4항 단서에서 제2호에 대하여 수입물품등에 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 개정된 대외무역법은 개정이유와는 전혀 무관하게 제2호의 원산지의 표시를 손상하거나 변경하는 행위의 적용대상에서 국내생산물품등을 제외하여 처벌대상을 축소시켜버리는 결과가 되고 만다.
9) 검사는 현행 대외무역법은 벌칙 규정을 정비한 것일 뿐 새로 마련한 것은 아니므로 벌칙 규정이 구 대외무역법에도 적용된다고 주장하나, 의무 규정이 없이 오로지 벌칙 규정만으로는 그 행위를 처벌할 수 없으며, 위 정비의 의미는 제33조 제4항의 하나의 항에서 규정한 행위를 제53조의2 제1호의2, 제2호에서 각각 규정하여 통일적이지 않던 것을 의무 규정과 마찬가지로 제2호에 같이 규정하여 이를 정비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라. 소결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물품은 구 대외무역법 상 ‘원산지표시대상물품으로서 국내생산물품등’에 해당한다. 구 대외무역법 제33조 제4항 제1호는 ‘수출입 물품등’에 대하여 적용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물품에 대하여는 적용할 수 없어, 피고인들의 이 사건 공소사실 행위에 대외무역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원심은 정당하므로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