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2016. 3. 10. 선고 2015고정1182 판결 [업무방해]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홍①①(77년생, 남), 회사원 주거 평택시 등록기준지 문경시
- 검사
- 인훈(기소), 김영민(공판)
- 변호인
- 변호사 육대웅
- 판결선고
- 2016. 3. 10.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나,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죄가 되지 않는다.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머플러 낙하사고의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작업을 계속할 경우 작업자가 다칠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실제 근로자가 다치지 않은 이상 안전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기존 관행과 달리 노사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생산라인 재가동을 지시한 부서장의 지시에 따르지 아니한 것으로 이러한 목적과 동기 및 그 경위, 피고인이 취한 수단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
① 이 사건 사고는 머플러가 성인 남성 가슴 높이의 셔틀에서 이동하다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낙하하여 자동으로 생산라인이 정지된 사고로, 낙하 장소가 이동통로 구간이어서 다행히 다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이 사건 낙하사고가 발생한 머플러는 무게 약 12~13㎏, 길이 약 2m의 중량 부품으로 길이가 상당히 긴 데다 무게중심이 서로 다른 부품의 결합구조(무거운 센터머플러와 가벼운 파이프의 결합)로 되어 있는 바, 이러한 중량 부품의 낙하사고는 그 자체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머플러의 경우 그 길이와 무게중심이 다른 특성상 어느 방향으로 튈지 예측할 수 없어 더욱 위험하다. 또한, 문제된 이동 셔틀은 작업자가 근무하는 장소와 앉아 있는 작업자 부근을 지나기도 하여 그러한 장소에서 머플러가 낙하할 경우 인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② 피고인은 노동조합 대의원으로서 비록 작업자가 다치지 않았지만 그 위험성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는 안전사고이므로 기존 관행에 따라 현장을 보존하고 대책회의를 가질 것을 요청한 반면, 사측은 작업자가 다치지 않은 이상 뒤에서 보는 사측의 내부적인 실무지침에서 정한 '아차사고'에 불과하다면서 설비조치 후 즉시 생산라인을 재가동하려 하였다(사측은 사고 발생 이후 1시간 만인 09:27경 라인 가동 방송을 하고, 09:49경 피고인에게 작업재개(라인가동) 통보서를 전달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회사의 안전보건기획팀장인 유BB은 이 법정에서 "설비상의 중대한 오류나 어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실제 작업자가 상해 등을 입지 않은 이상 아차사고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러한 형식적 안전사고 정의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③ 한편, 피해자회사 화성공장에는 노사 간에 원인이 불분명하고 작업자가 다치거나 다칠 우려가 있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생산라인이 중단되었을 경우 노사가 원인 파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대책회의 등)를 한 다음 생산라인을 재가동하는 관행이 존재하여 왔다. 실제로도 이 사건 역시 노사협의를 거쳐 노동조합에서 근로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 이후 생산라인이 정상적으로 재가동되었다.
④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원인은 머플러가 셔틀 이동 중 안착 불량으로 미끄러지면서 낙하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안착 불량이 작업자의 단순 실수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설비 이상으로 인한 것인지는 사고 당시는 물론 이후로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실제로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불과 3일 만에 이 사건과 유사하게 머플러가 비록 낙하하지는 않았지만 셔틀 끝에 걸쳐진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회사와 노동조합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약 15회 가량 대책회의를 개최하였으나 결국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2014. 9. 22.자 최종 회의에서 추정 원인으로 "안착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동기대차 리프터부에 이재하면서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그 대책으로 '머플러 안착 상태 확인 센서 설치 추진', '동기대차 리프터부의 안착 지지 설비 보완', '머플러 유동 방지를 위한 셔틀 하강 속도 조정' 등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이후 피해자회사는 위 대책회의 결과에 따라 머플러 공정의 설비를 보완하였으나, 그럼에도 2015. 12. 14.경 셔틀 구간 리프터 오작동으로 작업 중이던 메인 머플러가 서브 작업대에서 이탈, 낙하하여 작업자가 상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⑤ 이처럼 단순 작업자 과실로 인한 것이거나 바로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작업장 내 안전사고는 보다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⑥ 현재 피해자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에는 노사합의에 의한 안전사고 정의 및 처리 절차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또한 단체협약 제93조에도 재해 발생 시의 대책으로, "중대사고 발생 시 회사는 조합에 즉시 통보해야 하며, 조합이 참가한 가운데 사실조사를 실시한다(제1항)",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안전사고 발생 시 현장을 보존하고, 조합의 의견을 반영하여 안전조치를 취하고 작업을 재개한다. 단, 안전조치 시행 결과 및 추가 안전조치에 대하여는 위원회에서 심의할 수 있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을 뿐, 안전사고 전반에 관한 정의 내지 사고처리 절차에 관한 구체적인 운영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⑦ 피해자회사는 2009년 이후 마련한 '안전사고처리절차 실무지침'이라면서 2005. 1. 19.자 「화성공장 안전사고처리절차 운영규정 및 용어정의 관련」을 내세우고 있는바, 위 운영규정 등의 주요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한편, 위 운영규정은 노동조합의 합의를 얻지 못한 사측의 내부적인 실무지침에 불과하다.
【안전사고처리절차 운영규정】 제2조(사고처리절차)
1. (생략)
2. 상해정도에 따른 유인공정에서 발생한 설비사고 등의 경우
3) 중대사고/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안전사고
중상해사고와 동일한 방법으로 시행하되, 원인이 명확한 사고는 최소한의 안전조치(설비 복원 등)를 취하고 조합에 통보한 후 작업을 재개한다.
4) 중대재해
현장 보존 후 즉시 노동조합에 통보하고 조합의 참여 하에 사실조사 및 조합의 의견을 반영하고 안전조치를 시행 후 절차에 따라 작업을 재개한다. 단, 추가 안전조치에 대해서는 임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개최하여 협의한다.
【안전사고 관련 용어정의】 ① "아차사고(near-miss)"라 함은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인적 피해가 없는 경우(오작동, 설비 트러블 포함)를 말한다. ② "경상해사고"라 함은 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해 인체에 경미한 피해를 초래한 경우(단순 타박, 열상, 자상, 창상, 1도 화상, 파절, 염좌 등)를 말한다. ③ "중상해사고"라 함은 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해 인체에 비교적 심한 피해를 초래한 경우(인대파열, 골절, 절상, 2도 이상 화상, 디스크 등)를 말한다. ④ "중대사고"라 함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3조(유해·위험 기계기구 등의 방호조치 등), 동법 시행령 제27조(방호조치하여야 할 경우 유해 또는 위험 기계기구 등) 제1항에 의한 별표7에서 정한 프레스 외 16종1)과 관련된 사고가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⑤ "중대재해"라 함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및 시행규칙 제2조에 규정된 1) 사망자가 1인 이상 발생한 재해 2) 3월 이상의 요양을 요하는 부상자가 동시에 2인 이상 발생한 재해 3) 부상자 또는 작업성 질병자가 동시에 10인 이상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⑥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안전사고"라 함은 중대재해 및 대형 화재, 폭발, 유해가스 누출, 붕괴, 중독 등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제49조의2에서 정한 중대산업사고 및 생산활동에 심각한 제약을 초래한 안전사고를 말한다.
⑧ 작업현장에서 작업자의 생명·신체의 안전과 건강은 작업자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매우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 나아가 최근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 근로자 개인과 그 가족의 신체적·정신적 고통 및 사회·경제적 비용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산업계 전반에서도 산업재해의 감소, 특히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있으며
그렇다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