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2025. 7. 25. 선고 2025고합259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1. A (06-7), 학생 (국적 베트남) 2. B (06-7), 학생 (국적 베트남)
- 검사
- 소창범(기소), 김세현(공판)
- 변호인
- 법무법인 법승, 담당변호사 양원준, 성민형 (피고인들을 위하여)
- 판결선고
- 2025. 7. 25.
피고인들을 각 징역 3년 6개월에 처한다.
피고인들은 베트남 국적의 외국인으로 마약류취급자가 아님에도 다음과 같이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 MDMA를 취급하였다.
피고인들은 베트남에 있는 성명불상자와 함께, 위 성명불상자는 베트남에서 국내로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과 MDMA를 국제특급우편물로 발송하는 역할을, 피고인들은 국내에 배송된 국제특급우편물을 직접 수령하는 역할을 담당하여 케타민 및 MDMA를 수입하기로 상호 공모하였다.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위 성명불상자는 베트남 이하 불상지에서 시가 7,306,650원 상당의 케타민 약 112.41g 및 시가 900,000원 상당의 MDMA 15정을 지퍼백에 포장하여 비타민통 안에 넣고 이를 종이상자에 은닉한 다음, 수취인을 ‘C’, 수취지를 ‘D’로 각각 기재한 국제특급우편물을 베트남발 E항공으로 발송하여 2025. 3. 23. 05:25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성명불상자와 공모하여 가액 8,206,650원 상당의 케타민 약 112.41g 및 MDMA 15정을 국내로 수입하였다.
1.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이하 생략)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제2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6호, 제4조 제1항 제1호, 제2조 제3호 나목, 형법 제30조
1.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들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마약류가 들어 있는 국제특급우편물을 수령한 사실은 인정하나, 피고인들은 구체적으로 위 우편물 안에 들어 있는 마약의 종류와 수량, 가액에 대하여는 알지 못하였다.
2. 관련 법리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고의의 일종인 미필적 고의는 중대한 과실과는 달리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이라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3.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마약류의 종류와 수량, 가액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에게 자신들이 수입하는 물건이 500만 원 이상의 케타민 및 MDMA임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인 B는 피고인 A에게 “마약을 할래? 물건을 받기만 하면 된다. 100만 원을 벌어”, “예를 들면 물건이 배달 오면 우리가 받을 물건이 과일인데, 그 안에 마약도 있어. 우리가 물건을 받으면 저녁이나 1시간 뒤에 받으러 올 사람이 있어. 그 사람한테 주면 100~200만 원이 생겨”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고, 피고인 A는 피고인 B에게 “마약을 시키면(하면) 돈이 바로 생겨”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증거기록 353, 354, 360쪽).
위와 같은 메시지 내용에 비추어 보면, ① 피고인들이 ‘베트남에 있는 성명불상자가 베트남에서 국내로 발송하여 피고인들이 수령하기로 한 국제특급우편물에 마약류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이 명백하고(이는 피고인들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②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수령할 마약류의 종류나 수량을 구분하여 마약류 밀수입 범행에의 가담 여부를 결정하거나 수당을 지급받기로 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설령 피고인들이 베트남에 있는 성명불상자가 국내로 발송한 마약류의 구체적인 종류나 수량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마약류를 수입한다는 인식을 갖고 그로 인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가지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이상, 피고인들에게 적어도 미필적이나마 이 사건 케타민 및 MDMA 수입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피고인 B의 경우, 검찰에서 ‘케타민이라는 흰색 가루의 마약류를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베트남에 있는 성명불상자가 국제우편물로 어떤 마약류를 보낼지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았으나, 그냥 케타민이 오지 않을까 생각은 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74쪽).
3) 피고인들이 수입한 마약류의 가액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피고인들이 마약류의 수입 범행의 대가로 지급받기로 약속한 금전의 액수는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
이와 관련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B는 피고인 A에게 “마약을 할래? 물건을 받기만 하면 된다. 100만 원을 벌어”, “우리가 물건을 받으면 저녁이나 1시간 뒤에 받으러 올 사람이 있어. 그 사람한테 주면 100~200만 원이 생겨”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증거기록 353, 354쪽).
또한 피고인 A는 검찰에서는 ‘피고인 B로부터 마약류가 들어 있는 국제우편물을 받아주면 100~200만 원을 벌 수 있다고 들었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318쪽),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 B가 100만 원을 받으면 저에게 50만 원을 준다고 했다’라고 진술하였다(피고인 A에 대한 피고인신문 녹취서 5쪽). 피고인 B는 검찰에서는 제2회 조사 당시 ‘마약류가 들어 있는 국제우편물을 받아주면 F로부터 200만 원을 받기로 했는데, 피고인 A가 같이 일을 하겠다고 하여 (피고인 A에게) 그 절반인 100만 원을 준다고 했다’라고 진술하였다가(증거기록 267쪽), 제3회 조사 당시에는 ‘G가 국제우편물을 받는 일을 하면 최소 100만 원을 주고, 많으면 200만 원까지 준다고 했다’라고 진술하였으며, 이 법정에서는 ‘G를 소개시켜 준 사람(H)은 국제우편물을 받아주면 200만 원을 준다고 하였으나, G는 100만 원을 준다고 했다’라고 진술하였다(피고인 B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9쪽).
피고인들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최종적으로 피고인들이 마약류의 수입 범행의 대가로 지급받기로 약속한 금전의 액수가 얼마인지 다소 불분명하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 및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마약류가 들어 있는 이 사건 국제특급우편물을 수령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서 받을 금액으로 100만 원과 200만 원이 모두 언급된 적이 있는 것은 명백해 보이고, 이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항 제2호가 정한 마약류 최저가액 500만 원의 20% 내지 40%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한 국내에 수입되는 마약류의 가액은 외국의 마약류 제조원가 또는 구입 가액, 외국 마약류 수출자의 적정 이윤, 외국에서 국내로 수입하는 비용 및 국내 유통·판매자의 적정 이윤을 모두 합한 금액을 상회할 수밖에 없는데, 피고인들은 마약류가 들어 있는 국제특급우편물을 단순히 수령하는 일에 대한 대가로 100만 원 내지 2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받기로 한 것이므로, 피고인들이 수령하는 국제특급우편물에 들어 있는 마약류의 가액이 피고인들이 받기로 한 대가(100만 원 내지 200만 원)를 훨씬 상회한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피고인들 역시 검찰에서 ‘피고인들이 수령하는 국제특급우편물에 들어 있는 마약류의 가액이, 피고인들이 마약류의 수입 범행에 가담하는 대가로 받는 금액보다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66, 318쪽)].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국제특급우편물 안에 들어 있는 마약류의 가액이 적어도 500만 원 이상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 6개월~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마약 > 04. 대량범 > [제2유형]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미필적 고의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3년 6개월~7년
3. 선고형의 결정
마약류 관련 범죄는 그 특성상 적발이 쉽지 않고 재범의 위험성이 높으며, 환각성, 중독성, 전파성 등으로 인하여 개인의 육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하여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마약중독자로 하여금 각종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등 국민의 건강과 사회적 안전을 해할 위험성이 있어 공중보건과 건전한 사회질서에 미치는 해악이 매우 크다. 특히 마약류 관련 범행이 급속도로 국제화·조직화되고, 국내에 수입·유통되는 마약류가 급증하고 있는 최근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범행과 같은 마약류의 밀수입 범죄에 대하여 엄중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들은 베트남에 있는 성명불상자가 베트남에서 국내로 마약류가 들어 있는 국제특급우편물을 발송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위 성명불상자에게 마약류가 들어 있는 국제특급우편물의 수취지 주소를 제공하고, 국내에 배송된 국제특급우편물을 직접 수령하는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이 사건 범행(마약류 밀수입 범행)을 실행함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분담한바, 피고인들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
다만, 피고인들은 마약류가 들어 있는 국제우편물을 수령하였다는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고인들이 확정적인 고의로 가액 500만 원 이상 5,000만 원 미만의 마약류(케타민, MDMA)를 수입하는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 B는 갓 성년이 된 만 19세, 피고인 A는 만 18세에 불과하여 인격적·정신적으로 아직 미성숙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하여 국내에 수입된 케타민과 MDMA가 모두 압수되어 위 마약류가 유통되는 등 추가적인 범행의 위험성이 실현되지는 않았다. 또한 피고인들은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위에서 본 사정들과 피고인의 나이,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