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2026. 3. 19. 선고 2025고합350 판결 [살인미수, 특수협박]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 검사
- 장진한(기소), 김영근(공판)
- 변호인
- 변호사 전종득
- 판결선고
- 2026. 3. 19.
피고인을 징역 16년에 처한다. 압수된 식칼(전체길이 35cm, 날 길이 24cm) 1개(증 제1호)를 몰수한다.
[전제사실] 피고인은 김해시 B에 있는 ‘C’ F호의 임차인이고, 피해자 D(남, 53세)는 위 주택의 임대인이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월세 미납 문제로 평소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피고인에게 미납된 월세를 지급할 것과 위 주택에서 퇴거할 것을 수차례 독촉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하여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범죄사실]1) 피고인은 2025. 9. 18. 10:50경 위 C 1층 주차장에서 미납 월세 지급 및 퇴거를 독촉하는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고 위 C F호로 먼저 올라갔고, 피해자가 위 호실로 따라 들어오자 주방에서 식칼(전체 길이 35cm, 칼날 길이 24cm, 이하 ‘이 사건 식칼’이라 한다)을 가져와 거실 탁자 위에 올려두었으며, 계속하여 피해자가 엉망인 집안 상태를 둘러보며 “내가 너한테 이리 살라고 집을 빌려줬나? 네가 지금 나하고 월세 지급 약속을 15번이나 어겼는데 한 번이라도 지킨 적 있나? 남자가 이렇게 살 것 같으면 좆 떼내라”라고 말하자 갑자기 이 사건 식칼을 손에 들고 피해자의 복부를 향해 1회 찔렀으나 피해자의 바지 혁대에 걸려 제대로 찌르는 데 실패한 뒤 다시 피해자의 복부 왼쪽 부위를 1회 찔러 가로 약 5cm, 깊이 약 15cm의 복벽 자상 및 혈관 손상을 가하며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찌른 직후 피고인이 주춤하면서 뒤로 물러선 사이 피해자가 복부에 꽂힌 칼을 빼내며 쓰러지고 출동한 119구급대원에 의해 응급조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면서, 피해자에게 4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장간막동맥(하)(상)의 손상, 강내로의 열린상처가 있는 소장의 손상, 복벽의 열린 상처, 손톱의 손상이 없는 손가락의 열린 상처 등의 상해를 가하는데 그쳤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D의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경찰 및 검찰 각 피의자신문조서
1. 112 신고사건처리표
1. 입건전조사보고서(출동경찰관 촬영 피해자 피해진술 청취 바디캠 영상 분석)
1. 수사보고서(디엔에이 분석 결과 회신), 수사보고서(피해자 제출 피해부위 사진), 피해부위 사진, 수사보고서(제2회 피의자 신문 당시 피의자의 자해 재연 장면), 수사보고서(수술일지 및 피해 사진 첨부), 수사보고서(피해자 진단서 첨부)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54조, 제250조 제1항, 유기징역형 선택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식칼을 주방에서 가져와 거실 탁자 위에 올려두기는 하였지만, 위 식칼로 피해자의 복부를 찌른 적이 없다. 피해자가 피고인과 다투던 중 이 사건 식칼을 들고 자해하여 판시 기재와 같은 상해를 입은 것이다.
2. 판단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내 집을 임대 주었는데, 몇 달에 걸쳐 차임을 받지 못해 2024. 9. 18. F호로 피고인을 찾아갔었다. 초인종을 네 번 정도 누르니까 피고인이 문을 열어줬다. 피고인이 팬티만 입고 있기에 ‘옷을 입고 얘기하자’며 집에 들어가려고 하니 들어오지 말라고 하여 1층 주차장에서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피고인이 오히려 ‘니 마음대로 해보라’는 듯이 큰소리를 치기에 20분 정도 싸웠었다. 피고인이 집으로 올라가려고 해서 내가 피고인을 따라 올라갔다. 피고인이 자신의 집에 들어가면서 문을 닫으려고 했는데, 내가 발로 문을 잡고 ‘집에 들어가도 되냐?’고 물은 후 피고인의 집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피고인은 당시 TV 앞 좌탁에 앉아서 나와 이야기를 했었는데, 갑자기 복층에 올라가서 스케치북을 가져오고, 식탁에 가서 이 사건 식칼을 가져와 위 좌탁에 던져 놓았다. 이후 내가 피고인에게 바닥과 싱크대가 더러운 것을 탓하며 “내가 너한테 이리 살라고 집을 빌려줬나? 네가 지금 나하고 월세 지급 약속을 15번이나 어겼는데 한 번이라도 지킨 적 있나? 남자가 이렇게 살 것 같으면 좆 떼 내라”는 취지로 말하며 돌아섰는데 갑자기 피고인이 이 사건 식칼로 나를 찔렀다. 내 기억으로는 처음에는 ‘혁대’를 찔러 칼이 들어가지 않았는데, 피고인이 재차 그 위를 찔렀던 것 같다. 두 번째 찔려서 자상을 입었다. 피고인이 나를 찌르고 놀라 주춤하기에 내가 나도 모르게 그 칼을 빼낸 후 피고인에게 보복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칼을 빼면서) 피가 확 쏟아지면서 그 자리에서 폭삭 주저앉았다. 칼을 빼려다가 오른손에 상처를 입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신문녹취서 3 내지 8면).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범행의 경위 및 범행 전후의 상황, 범행의 행위태양과 그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등에 관하여 핵심적인 부분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 또한 피해자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그 내용이 구체적이면서 자연스럽다. 신빙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피해자의 진술에 더하여, 식칼로 복부에 깊이 15cm, 가로 약 5cm로 찔려 소장, 대장, 신장, 대동맥을 다친 피해자의 피해 정도까지 고려하여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연체차임을 받지 못해 화가 나 식칼로 자신의 배를 찔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상식과 경험칙에 비추어 받아들일 수 없는 변소임에 다언이 필요 없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5년~30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살인 > [제2유형] 보통 동기 살인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중한 상해, 반성 없음(범행의 단순 부인은 제외)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특별조정된 가중영역, 징역 5년~무기(살인미수범죄의 권고 형량범위는 위 형량범위의 하한을 1/3로, 상한을 2/3로 각 감경하여 적용. 단, '무기'는 '20년 이상'으로, '무기 이상'은 '20년 이상, 무기'로 각 감경하여 적용)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5년~30년(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범위의 상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상한과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상한에 따름)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16년
살인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이다. 비록 살인범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범행의 경위와 수법, 결과, 미수에 그친 사유, 피고인의 반성 여하 등 죄질에 따라 때로는 기수 못지않은 무거운 죄책이 인정될 수 있다. 피고인은 자신이 미납한 16개월분 상당의 월세를 독촉한다는 이유로 식칼로 임대인인 피해자를 찔렀다. 피고인의 적반하장식 기습공격에도 피해자가 기적적으로 목숨을 잃지 않은 것은 오로지 피고인이 휘두른 칼이 피해자의 치명적 부위를 우연히 비껴갔고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이 지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피고인의 범행은 사실상 살인기수에 버금갈 정도로 불법성과 가벌성이 중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자해하였다는, 황당하고도 터무니없는 변소로 범행을 부인하면서 일말의 반성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폭력 범행으로 2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22번가량의 범죄전력이 있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자신의 폭력성과 미약한 준법의식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범행 수법 자체도 매우 잔혹하며 범행의 결과 또한 참혹하다. 피고인은 최초 찌른 칼이 피해자의 혁대에 막히자 다시 힘껏 찔렀다. 복부에 깊이 15cm, 가로 약 5cm로 칼에 찔려 소장, 대장, 신장, 대동맥을 다쳐 여러 장기를 일부씩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은 피해자는 지금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불안감과 충격도 쉽게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충분히 인정된다. 피해자의 인생이 망가지고 평범한 가정이 한순간에 파괴된 것이다. 그런데도 범행을 부인하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피해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살아가면서 생길 수 있는 주변 사람과의 갈등을 살인으로 해결하려 한 피고인에 대하여는 죄책에 상응하는 만큼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진심으로 참회하고, 피해자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 다만, 살인범행이 다행히 미수에 그친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 등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특수협박)
피고인은 2025. 9. 18. 10:50경 위 C F호 거실에서 미납된 월세의 납부와 퇴거를 요구하기 위해 찾아온 피해자로부터 ‘지금 당장 F호에서 나가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화가 나 주방 싱크대 칼꽂이에 꽂혀 있던 위험한 물건인 식칼(전체 길이 35cm, 칼날 길이 24cm)을 가져와 거실 탁자 위에 올려놓고는 피해자에게 ‘지금 당장 방을 어떻게 빼냐. 10월 말까지 나간다고 약속한 게 있으니, 그때까지는 무조건 나갈 테니까 돌아가라’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피해자를 위협하는 등 피해자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할 듯한 행동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인 식칼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불가벌적 수반행위’란 법조경합의 한 형태인 흡수관계에 속하는 것으로서, 행위자가 특정한 죄를 범하면 비록 논리 필연적인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전형적으로 다른 구성요건을 충족하고 이때 구성요건의 불법이나 책임의 내용이 주된 범죄에 비하여 경미하기 때문에 처벌이 별도로 고려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도1895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우선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당시 피고인이 식칼을 가져와 거실 탁자 위에 올려놓고는 피해자에게 ‘지금 당장 방을 어떻게 빼냐. 10월 말까지 나간다고 약속한 게 있으니, 그때까지는 무조건 나갈 테니까 돌아가라’라는 취지로 말하였는지 본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해자의 아들 E가 수사 단계에서 한 진술2)에 기초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E는 당시 현장에 없었던 반면,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식칼을 가지고 와서 거실 탁자 위에 던져 놓은 다음에 나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피고인이 나에게 ‘지금 당장 방을 어떻게 빼냐. 10월 말까지 나간다고 약속한 게 있으니, 그때까지는 무조건 나갈 테니까 돌아가라’고 이야기한 장소는 피고인의 집이 아니라 1층 주차장이었다. 피고인이 위 식칼을 들고 왔을 때도 나는 계속해서 거실에 있었다. 칼로 사람을 찌르는 것은 그리 쉽지 않으니 피고인이 위 식칼로 나를 겁준다고만 생각해서 그 무렵 피고인을 제지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신문녹취서 13, 14, 21면).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당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이 한 협박 언동은 피고인이 식탁에서 이 사건 식칼을 가져와 거실 탁자 위에 올려놓은 행동만이 남는다. 살인 과정에서 흉기를 보이며 위협적 행동을 하는 것은 흉기를 이용한 살인 범행을 하는 데 논리 필연적인 행태는 아니지만, 일반적이고 전형적으로 살인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행동이라 할 것이고, 피고인이 한 위와 같은 특수협박의 불법성이나 책임의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주된 범죄인 살인 혹은 살인미수에 비하여 경미하여 별도로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경우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특수협박의 점에 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판시 살인미수 범행의 불가벌적 수반행위로서, 살인미수죄에 흡수될 뿐 별도로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살인미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