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6. 1. 29. 선고 2022헌마1136 결정 [고용노동부고시 제2022-61호 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김○○
- 대리인
-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안중민 외 5인
- 피청구인
- 고용노동부장관
- 대리인
-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조상욱 외 2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광명시 (주소 생략) 에서 ‘○○’라는 상호로 그릇 및 잡화를 취급하는 소매업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 청구인은 2023년 적용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 구분을 두지 않고 일괄적으로 시간급 9,620원으로 정한 ‘2023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고용노동부 고시 제2022-67호) 중 1. 최저임금액 부분 가운데 ‘업종: 모든 산업’, ‘결정단위: 시간급 9,620원’ 부분 및 2. 최저임금의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여부 부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2. 8.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2023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2022. 8. 5. 고용노동부 고시 제2022-67호)의 1. 최저임금액 중 ‘업종: 모든 산업’, ‘결정단위: 시간급 9,620원’ 부분 및 2. 최저임금의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여부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아래 밑줄 부분)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2023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2022. 8. 5. 고용노동부 고시 제2022-67호)
1. 최저임금액
┌──────┬────┐ │업종 │시간급 │ │결정단위 │ │ ├──────┼────┤ │모 든 산 업│9,620원 │ └──────┴────┘
┌──────────────────────────────┐ │◈ 월 환산액 2,010,580원: 주 소정근로 40시간을 근무할 경우, │ │월 환산 기준시간 수 209시간(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 기준 │ └──────────────────────────────┘
2. 최저임금의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여부
○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
[관련조항] 최저임금법(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것) 제4조(최저임금의 결정기준과 구분) ①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 이 경우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정할 수 있다. 제5조(최저임금액) ① 최저임금액(최저임금으로 정한 금액을 말한다. 이하 같다)은 시간·일(日)·주(週) 또는 월(月)을 단위로 하여 정한다. 이 경우 일·주 또는 월을 단위로 하여 최저임금액을 정할 때에는 시간급(時間給)으로도 표시하여야 한다. 제6조(최저임금의 효력) ①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② 사용자는 이 법에 따른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수준을 낮추어서는 아니 된다. ③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 최저임금법(2012. 2. 1. 법률 제11278호로 개정된 것) 제28조(벌칙) ① 제6조 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하여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거나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을 낮춘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징역과 벌금은 병과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사용자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수준을 낮추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므로(최저임금법 제28조 제1항 참조),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하는 최저임금액은 범죄의 구성요건이 된다. 그럼에도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액을 의결하고 고용노동부장관이 이에 따라 고시하도록 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원칙에 위반되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지역이나 업종별로 물가, 실업률 등에 차이가 있으면 같은 금액이라도 실질적으로 다른 효과를 가질 수 있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사업의 종류를 구별하지 않고 모든 사업에 대하여 동일한 최저임금액을 적용하므로, 평등권을 침해한다.
다. 심판대상조항은 지역과 업종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정한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만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보다 적은 임금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를 희망하는 사용자 및 근로자의 계약의 자유 및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다른 법률에 구체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한편 고시의 법적 성질은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고시에 담겨진 내용에 따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달리 결정된다. 즉, 고시가 일반적·추상적 성격을 가질 때에는 법규명령 또는 행정규칙에 해당하지만, 구체적인 규율의 성격을 갖는다면 행정처분에 해당한다(헌재 1998. 4. 30. 97헌마141; 헌재 2009. 4. 30. 2006헌마1258 참조). 대법원은 “행정청의 어떤 행위를 행정처분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는 추상적, 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법령의 내용 및 취지와 그 행위가 주체·내용·형식·절차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로 행정처분으로서의 성립 내지 효력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의 여부,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두1316 판결 참조).
나. 최저임금법을 비롯한 관련 규정에는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의 사용자를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개별적·구체적으로 규율하기 위하여 매개가 예정된 집행행위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 한편,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3항에서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8조 제1항에서는 제6조 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하여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거나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을 낮춘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심판대상조항의 내용 및 최저임금법에 따른 효력, 그 위반 시 따르는 형사처벌 등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은 다른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그 자체로 직접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임금지급에 관한 구체적인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규율한다고 봄이 상당하다(헌재 2019. 12. 27. 2017헌마1366등 중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각 최저임금 고시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참조).
다. 헌법재판소는 2018, 2019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 중 각 월 환산액을 제외한 부분에 관하여, 그 처분성이 인정되어 행정소송 등 다른 권리구제절차의 이용가능성이 있는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다는 등의 이유로, 보충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재 2019. 12. 27. 2017헌마1366등 참조). 위 결정 당시에는 최저임금 고시의 처분성 인정 여부에 관한 법원의 판단이 아직 확립되었다고 보기 어려웠고, 그와 같은 상황에서 청구인에게 2018, 2019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에 대하여 항고소송 등의 구제절차를 먼저 거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 결정 전후로 법원은 2019, 2020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처분성이 인정됨을 전제로 그 위법 여부의 판단에 나아간 바 있으므로(서울행정법원 2019. 8. 13. 선고 2018구합84003 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6. 11. 선고 2019구합79145 판결 참조), 청구인이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한 2022. 8. 5. 당시에는 심판대상조항이 법원에서 항고소송의 대상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불확실성이 객관적으로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보충성 원칙의 예외는 다른 구제절차의 이용가능성과 실효성이 객관적으로 담보되지 아니하여 그 절차를 선행하도록 기대하기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한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법원에 항고소송을 제기하여 구제절차를 밟을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종래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최저임금 고시 중 월 환산액을 제외한 부분에 관하여 행정소송 등 다른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않은 헌법소원심판청구가 보충성 요건을 갖추었다고 본 헌재 2019. 12. 27. 2017헌마1366등 결정은 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안에서 이를 변경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