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11. 27. 선고 2025헌마185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김○○
- 대리인
- 법무법인 인유 담당변호사 이영욱, 김성진, 최현석
- 피청구인
-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검사
- 선고일
- 2025. 11. 27.
피청구인이 2024. 12. 31.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24년 형제22341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4. 12. 31. 청구인에 대하여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24년 형제22341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과 피해자 김□□(여, 32세)는 2024. 2. 29. 부산가정법원에서 이혼판결을 받아 이혼하였다. 청구인은 위 이혼판결에 따라 이메일을 제외한 어떠한 방법으로든 영구히 접근이 금지되었으며, 그 시점부터 피해자는 청구인의 연락이나 접근을 거부한 상태이다. 청구인은 2024. 4. 23. 15:13경 피해자에게 ‘후회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을 비롯하여 2024. 10. 14.경까지 약 102회에 걸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피해자의 주거지 인근에 찾아가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5. 2. 18.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헌법상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당하였다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과 피해자는 이혼한 부부관계로서 피해자가 양육하게 된 자녀를 매개로 하여 지속적으로 연락하던 관계였던 점, 청구인이 보낸 메시지 내용은 주로 사과를 하면서 화해를 바라는 내용인 점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볼 수 없으므로 스토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과 피해자는 2019. 6. 9. 결혼하였고, 2024. 2. 29. 부산가정법원에서 이혼조정으로 이혼하였다. 청구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연월일 생략) 태어난 딸 김△△가 있다. 부산가정법원 조정조서(2024드단200539)에는 ‘청구인이 월 1회 1박 2일간 김△△를 면접교섭할 수 있다.’라는 내용과 ‘청구인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이메일을 제외한 어떠한 방법으로든 영구히 접근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청구인은 이혼 후에도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거나 김△△가 다니는 어린이집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2) 피해자는 2024. 10. 14. 20:03경 112에 ‘이혼한 남편이 찾아와 무섭다.’라고 신고하였다. 출동한 경찰관은 피해자의 주거지 앞 놀이터에서 피해자와 청구인을 만났는데, 피해자는 ‘이혼한 남편인 청구인이 매주 2~3회 정도 아이 하원시간에 어린이집을 찾아와 서성거렸다. 청구인의 연락을 차단한 이후 커피, 귤 등을 현관문 앞에 두고 가는 방법으로 위협했다. 오늘은 내가 먼저 청구인에게 전화를 걸어 허락 없이 음식을 보내거나 연락하지 말고, 찾아오려면 아이 저녁식사 시간 이후인 20:00경 오라고 하였다가, 통화를 마칠 때 집으로 찾아오지 말라고 분명히 말하였다. 그럼에도 청구인이 찾아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청구인은 ‘이혼 후에도 자주 피해자와 아이를 만났고, 8월경 경주에 5박 6일 여행도 함께 다녀왔다. 약 3주전 다툼으로 인해 피해자가 연락을 차단해서, 음료수 등을 두고 간 것은 맞다. 오늘은 피해자가 먼저 전화를 걸어서 약 30분 정도 통화를 하였고, 피해자가 먼저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하여 온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출동한 경찰관은 피해자와 청구인의 진술을 청취한 후 사건을 접수하였다.
(3) 피해자는 2024. 11. 7. ○○경찰서에서 피해자로 조사를 받으면서 ‘신고 당시 청구인이 내가 사는 집 초인종을 누르고 밖에서 기다린다고 하여, 다시는 찾아오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나가서 이야기를 하던 중 신고하였다. 내가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하였는데도 청구인이 계속 찾아오겠다고 하여 말로 더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신고한 것이다. 이혼할 때 이메일을 제외한 어떤 연락도 하지 않기로 하였는데, 청구인이 수십 번 집이나 어린이집 앞으로 찾아왔고, 전화나 문자로 연락하였다. 나는 청구인이 올 때마다 찾아오거나 연락하지 말라는 의사표시를 명확히 하였다. 경찰 신고 후 청구인이 찾아온 적은 없고, 연락은 차단해서 받은 것이 없다. 다시 나에게 연락하거나 찾아오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4) 청구인은 2024. 11. 22. ○○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이혼 이후 피해자가 처음에는 아이를 보여주지 않다가 2024. 6.경부터 아이를 보여주었다. 그 이후로 카카오톡과 전화를 하며 자주 피해자와 아이를 만나왔다. 2024. 9. 14. 아이 양육 문제로 아이 엄마와 다투었고, 그 이후 아이 엄마는 연락을 차단하고, 아이를 보여주지 않았다.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2024. 10. 14. 16:00경 어린이집을 찾아갔으나 아이나 피해자를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피해자의 집 앞에 찾아가 편지를 두고 왔다. 피해자가 그것을 보고 17:30경 전화가 와서 나에게 집 앞으로 오라고 하여서 갔다. 주차장에서 피해자를 만나 무릎을 꿇고 사과하였다. 피해자가 분이 풀릴 때까지 40분 동안 피해자가 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욕하는 것을 다 참았다. 피해자가 왜 신고를 하였는지 모르겠지만 피해자를 괴롭히거나 힘들게 하려는 뜻은 없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5) 청구인은 2024. 11. 27. 위 경찰서를 다시 방문하여 피해자와 다시 함께 살기로 하였다면서 카카오톡 문자 캡처 사진 등을 제출하였다. 피해자는 청구인, 딸과 함께 2024. 11. 28. 위 경찰서에 찾아와 ‘청구인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바라지 않으며, 가족이 다시 함께 합쳐서 살기로 했기 때문에 잠정조치도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피탄원인은 아이 아버지로서 탄원인과 다툼 중에도 어린이집 근처에서 아이만 보고가고, 아이를 위한 음식을 두고 가는 등의 행동을 하였으며 본인과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접촉은 없었으며, 추적하거나,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있는 등의 심리적, 신체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를 한 적이 없습니다. 아이 아버지로서, 전처인 저에게 불안감, 공포심을 느끼게 하려는 나쁜 의도가 없었습니다. 본인과 피탄원인은 현재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합의를 한 상태입니다.’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6) 피해자는 2024. 12. 13. 피청구인에게 ‘112 신고 당시 사소한 말다툼을 하였고, 집에 찾아와 사과하려는 청구인에게 내가 감정적으로 대처하여 신고하였다. 청구인이 나에게 불안감, 공포심 등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한 적은 없다.’라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였다.
나. 쟁점
청구인의 행동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스토킹행위의 유형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피해자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 및 청구인에게 스토킹행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 판단
(1) 스토킹행위를 전제로 하는 스토킹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매개로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이 침해되는 것을 막고 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구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ㆍ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 이때 구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ㆍ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ㆍ지위ㆍ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 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 등 참조).
(2) 수사기록상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피의사실인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피해자의 주거지에 찾아가는 행동을 한 것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청구인에게 스토킹범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가) 청구인과 피해자는 2019. 6. 9. 결혼하였다가 2024. 2. 29. 이혼하였으나, 그 이후에도 함께 휴가를 가거나 청구인이 피해자가 원하는 음식물을 주문해주는 등 서로 연락을 지속해왔다.
(나) 피해자는 청구인을 스토킹처벌법위반죄 등으로 신고한 후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청구인이 자신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제출하였는데, 피해자가 제출한 메시지 사진 및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 당시 청구인이 제출한 메시지 사진에 의하면,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라 청구인과 피해자가 서로 대화하면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되고, 오히려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 모욕적인 표현이나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아이를 돌보아줄 것을 부탁하는 내용도 확인된다. 이혼조정 조서 제7항에는 ‘원고(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의 이메일을 제외한 어떠한 방법으로든 영구히 접근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되어 있는데, 청구인이 발송한 문자메시지는 청구인과 피해자가 서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일부에 해당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연락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중에서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 중 일부만을 특정하여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 한편, 청구인이 2024. 10. 14.경 피해자의 주거지에 찾아간 경위는, 청구인이 9. 14.경 다툰 것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하기 위하여 집 앞에 음식물을 두고 간 이후 피해자가 먼저 청구인에게 전화하여 통화를 하던 중 청구인이 피해자를 달래기 위하여 집을 찾아간 것으로, 청구인이 피해자의 집에 찾아간 경위, 청구인이 피해자의 집에 가기 전 피해자가 ‘올 것이면 20:00가 넘어서 오라’고 하기도 하였던 점, 피해자는 처음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무렵에는 ‘전화를 마칠 무렵 분명히 오지 말라고 하였음에도 청구인이 찾아왔다’고 하였으나 그 후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진술을 번복하여 ‘내가 청구인에게 집 앞에 와서 이야기하자고 하였다’고 한 점, 청구인과 피해자는 이혼 이후에도 싸움과 만남을 반복해 왔던 점 등을 고려하면, 청구인이 피해자의 집에 찾아간 것이 객관적, 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한 접근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청구인에게 스토킹범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라. 소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스토킹처벌법위반죄가 성립함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인용 조문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