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3. 27. 선고 2023헌마12 결정 [공공기관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 제4조 제1항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1. ○○ 2. □□ 3. △△ 4. ▽▽ 5. ◇◇ 6. ◎◎ 7. ▷▷ 8. ◁◁ 청구인들의 대리인 변호사 손익찬, 최종연, 정승균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 ○○, □□, △△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법에 의하여 설립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및 그 부설 극지연구소의 직원들이고, 청구인 ◎◎, ▷▷는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직원들이며[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24. 1. 26. 법률 제20144호로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ㆍ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과기출연기관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립된 기관이었다], 청구인 ▽▽, ◇◇은 과기출연기관법에 의하여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직원들이고, 청구인 ◁◁은 과기출연기관법에 의하여 설립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직원이다.
나. 청구인들이 근무하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이 사건 심판청구 당시 ‘공공기관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2022. 10. 11. 산업통상자원부 공고 제2022-766호) 제3조 제1호에서 정한 ‘공공기관’에 해당하였다.
다. 청구인들은 난방설비 가동시 평균 17℃ 이하로 실내온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근무시간 중 개인난방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2022. 10. 11. 산업통상자원부 공고 제2022-766호) 제4조, 제7조, 제9조, 제10조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3. 1.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들은 ‘공공기관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2022. 10. 11. 산업통상자원부 공고 제2022-766호) 제4조, 제7조, 제9조, 제10조에 대하여 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중 난방설비 가동시 평균 17℃ 이하로 실내온도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위 공고 제4조 제1항이고, 개인난방기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은 제7조 본문이므로, 이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나. 한편, 위 공고 제9조 제1항, 제2항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공공기관의 제한조치 이행여부 등에 대해 점검을 실시하고, 이를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경영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는 규정이고, 제10조는 공공기관이 건물 난방온도 제한, 난방기 순차운휴, 개인난방기 사용금지, 조명 사용제한을 위반하였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규정이다. 위 조항들에 대하여 청구인들이 고유의 위헌성을 주장하지 않고 있고, 청구인들이 실질적으로 다투고자 하는 바는 위 공고 제4조 제1항 및 제7조 본문의 위헌성이므로, 제9조와 제10조에 대한 부분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공기관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2022. 10. 11. 산업통상자원부 공고 제2022-766호, 이하 ‘이 사건 공고’라고 한다) 제4조 제1항(이하 ‘난방온도제한규정’이라 한다) 및 제7조 본문(이하 ‘개인난방기제한규정’이라 하고, 난방온도제한규정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공공기관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2022. 10. 11. 산업통상자원부 공고 제2022-766호) 제4조(난방온도 제한) ①「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제2조 제1호에 따른 공공기관은 난방설비 가동시 평균 17℃ 이하로 실내온도를 유지하여야 한다. 제7조(개인난방기 사용제한) 공공기관 종사자는 근무시간(09:00~18:00) 중에는 개인난방기를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다음 각 호에 해당하여 해당 공공기관장이 승인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1. 임산부, 장애인
2. 난방설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구역에서 근무하는 자
3. 학교 행정실 등 근무자가 적어 전체 난방기 대신 개인 난방기를 사용할 때 에너지절약 효과가 더 큰 경우
4. 그 밖에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관련조항] 에너지이용 합리화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된 것) 제7조(수급안정을 위한 조치) ②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국내외 에너지사정의 변동으로 에너지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에너지수급의 안정을 기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에너지사용자ㆍ에너지공급자 또는 에너지사용기자재의 소유자와 관리자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조정ㆍ명령,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9. 에너지사용의 시기ㆍ방법 및 에너지사용기자재의 사용 제한 또는 금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은 17℃ 이하의 환경에서 근무하여야 하고, 개인난방기도 사용할 수 없는바,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개인난방기제한규정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도 침해한다.
나. 여성이 남성에 비해 추위에 더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여성인 공공기관 종사자를 남성인 공공기관 종사자와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여성인 공공기관 종사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한편, 국회ㆍ법원ㆍ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바, 심판대상조항은 국회ㆍ법원ㆍ헌법재판소의 종사자들과의 관계에서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 종사자인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난방온도제한규정에 관한 판단
(1)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의 유무
(가) 헌법소원제도는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해 주는 제도이므로, 그 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권리보호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이를 제기할 수 있다. 헌법소원이 비록 적법하게 제기되었더라도 권리보호이익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당시에도 존재해야 한다. 그러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 당시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더라도 심판계속 중에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가 종료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다(헌재 2012. 2. 23. 2009헌마403; 헌재 2018. 3. 29. 2015헌마1060등 참조).
(나)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2022. 10. 11. 이 사건 공고를 하였고, 그 부칙에서 이 사건 공고는 2022. 10. 18.부터 2023. 3. 31.까지 시행한다고 규정하였다. 이후 실내온도가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23. 1. 13. 이 사건 공고를 ‘공공기관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산업통상자원부 공고 제2023-40호, 이하 ‘개정공고’라고 한다)로 개정하였고, 위 개정공고는 그 부칙에 따라 2023. 1. 18.부터 2023. 3. 31.까지 시행된 후 폐지되었다. 즉, 이 사건 공고의 일부인 난방온도제한규정은 2022. 10. 18.부터 2023. 1. 17.까지 시행된 이후 효력을 상실하였으므로, 난방온도제한규정에 관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하였다.
(2) 예외적 심판의 이익 유무
(가) 헌법소원심판은 주관적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헌법질서 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20. 8. 28. 2017헌마187등; 헌재 2023. 2. 23. 2021헌마48 참조).
(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고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 이후인 2023. 1. 13. 개정되었다. 개정공고 제4조 제1항은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 제2조 제1호에 따른 공공기관은 난방설비 가동시 평균 17℃ 이하로 실내온도를 유지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난방온도제한규정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면서도, 제4조 제3항에 “제1항 및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 제14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기상청 한파특보가 발령된 지역에 위치한 공공기관 및 건물 노후화로 인해 건물 내 실내온도 편차가 큰 공공기관은 기관장 재량으로 평균 실내온도 기준을 2℃ 범위 이내에서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라는 조항을 추가하였다. 이는 난방온도제한규정이 지나치게 낮은 실내온도를 유지하도록 규정한 것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종전과 달리 기관장의 재량만으로도 평균 실내온도 기준을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개정을 한 것이다.
(다) 나아가, 난방온도제한규정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발생한 에너지수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공공기관이 난방설비를 가동할 때에 실내온도를 평균 17℃ 이하로 유지하도록 한 한시적인 규정에 불과하다. 이 사건 공고가 있기 전에 공공기관이 난방설비를 가동할 때의 실내온도는 산업통상자원부고시인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이하 ‘공공기관에너지규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에 의하여 평균 18℃ 이하로 유지가 되었고, 이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2011년 ~2015년에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이하 ‘에너지이용법’이라 한다) 제7조 제2항에 근거하여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를 하였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이 사건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에는 별도로 이 사건 공고와 같은 ‘공공기관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를 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공공기관이 난방설비를 가동할 때의 실내온도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공공기관에너지규정 제14조 제1항에 따라 평균 18℃ 이하로 유지가 되었다. 향후에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에너지이용법 제7조 제2항에 근거하여 난방설비를 가동할 때에 실내온도를 평균 17℃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으나, 그와 같은 조치의 헌법적 정당성은 개별적인 사안마다 그와 같은 조치를 하게 된 국내외의 에너지사정, 에너지수급의 정도, 기본권 제한을 완화할 수 있는 조치의 존재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라)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과 동일한 유형의 침해행위가 반복될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향후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이상,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도 보기 어렵다. 결국 난방온도제한규정에 대한 예외적인 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
(3) 소결론
난방온도제한규정에 대한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없고, 예외적인 심판의 이익도 인정되지 않는다.
나. 개인난방기제한규정에 관한 판단
(1) 공권력의 행사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려면 당해 공권력의 행사가 기본권을 새로이 제한하여야 한다. 따라서 만약 당해 공권력의 행사에 앞서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다른 공권력의 행사가 이미 존재하고 있고, 당해 공권력의 행사는 선행 공권력의 행사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으로서 그에 대한 확인적 의미만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기본권을 새로이 제한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소정의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헌재 2021. 8. 31. 2020헌마12등 참조). 한편, 공고 등이 법령에 정해지거나 이미 다른 공권력 행사를 통하여 결정된 사항을 단순히 알리는 것 또는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관청 내부의 해석지침에 불과한 것인 때에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헌재 2019. 5. 30. 2018헌마1208등 참조).
(2) 지식경제부장관은 2011. 7. 26.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의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과 온실가스의 배출 저감을 위하여 공공기관이 추진하여야 하는 사항을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에너지규정(2011. 7. 26. 지식경제부고시 제2011-154호)을 제정하였고, 2012. 2. 8. 개정된 공공기관에너지규정(2012. 2. 8. 지식경제부고시 제2012-18호) 제14조 제2항에 “공공기관 종사자는 근무시간(09:00~18:00) 중에는 개인난방기를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임산부, 장애인 등 특별한 사유가 있어 해당 공공기관장이 승인한 경우에는 제외한다.”라는 내용의 규정을 신설하였다. 이후 공공기관에너지규정이 지식경제부고시에서 산업통상자원부고시로 변경되는 등 몇 차례의 개정이 이루어졌으나, 위 조항은 공공기관에너지규정 제14조 제3항으로 위치가 변경되거나 단서에서 사소한 문구 변경이 이루어진 것 외에는 특별한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후 2017. 11. 8. 개정된 공공기관에너지규정(2017. 11. 8. 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17-154호) 제14조 제3항은 “공공기관 종사자는 근무시간(09:00 ~ 18:00)중에는 개인난방기를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다음 각 호에 해당하여 해당 공공기관장이 승인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라고 하면서 각 호에서 ‘임산부, 장애인(제1호)’, ‘난방설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구역에서 근무하는 자(제2호)’, ‘학교 행정실 등 근무자가 적어 전체 난방기 대신 개인 난방기를 사용할 때 에너지절약 효과가 더 큰 경우(제3호)’, ‘그 밖에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제4호)’를 규정하였고, 심판청구 당시 시행되고 있던 공공기관에너지규정(2020. 11. 19. 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20-197호) 제14조 제3항도 동일하였다.
(3) 결국 개인난방기제한규정은 선행 공권력의 행사인 공공기관에너지규정(2020. 11. 19. 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20-197호) 제14조 제3항과 동일한 내용으로서, 위 규정에 의하여 이미 확정된 내용을 확인하거나 단순히 알리는 것에 불과할 뿐 기본권을 새로이 제한한다고 볼 수 없어, 독자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조한창의 난방온도제한규정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조한창의 난방온도제한규정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난방온도제한규정에 대한 심판청구는 적법하고, 난방온도제한규정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환경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가. 심판의 이익에 관한 판단
에너지이용법 제7조 제2항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국내외 에너지사정의 변동으로 에너지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에너지수급의 안정을 기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에너지사용자ㆍ에너지공급자 또는 에너지사용기자재의 소유자와 관리자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조정ㆍ명령,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과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를 통해 공공기관의 난방온도를 제한한 바 있고, 장래에도 주요 에너지원의 변화, 기후위기 대응 등으로 인해 국내외 에너지사정이 변동될 경우 공공기관의 난방온도를 제한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 이후 이 사건 공고가 개정되어 평균 실내온도 기준을 일부 완화하여 적용할 수도 있게 되기는 하였으나, 난방온도제한규정과 동일하게 평균 17℃ 이하로 실내온도를 유지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여전히 원칙인 것으로 개정공고 제4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다. 이상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난방온도제한규정과 같이 공공기관의 실내온도를 평균 17℃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의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상당하다고 보여진다. 나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실내온도는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므로, 난방온도제한규정은 환경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런데 실내온도 제한의 근거와 헌법적 한계에 대하여 아직 그 해명이 이루어진 바 없어 그 헌법적 해명이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할 것이다. 따라서 난방온도제한규정에 대하여는 예외적 심판의 이익이 인정된다.
나. 본안에 관한 판단
(1) 쟁점
(가)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환경권은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유지하는 조건으로서 양호한 환경을 향유할 권리이고, 생명ㆍ신체의 자유를 보호하는 토대를 이루며, 궁극적으로 ‘삶의 질’ 확보를 목표로 하는 권리이다. 환경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국민은 국가로부터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향유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당하지 않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일정한 경우 국가에 대하여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기도 하는바, 환경권은 그 자체 종합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헌재 2014. 6. 26. 2011헌마150 참조).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보장하는 환경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환경에는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인공적 환경과 같은 생활환경도 포함된다(헌재 2019. 12. 27. 2018헌마730 참조). 실내온도가 지나치게 낮을 경우에는 건강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고, 쾌적하지 않은 작업환경은 업무의 효율성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정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은 헌법 제35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난방온도제한규정은 청구인들의 환경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보호의무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규정이라기보다는, 청구인들이 적정한 난방을 통하여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향유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규정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난방온도제한규정이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환경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이다.
(나) 한편, 청구인들은 난방온도제한규정이 청구인들의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에 관한 판단은 난방온도제한규정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환경권 침해 여부의 판단에 포함되므로 건강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헌재 2019. 12. 27. 2018헌마730 참조).
(다) 청구인들은 공공기관에너지규정 제2조 제1호에 따른 공공기관 종사자와 국회ㆍ법원ㆍ헌법재판소의 종사자는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난방온도제한규정이 합리적 이유 없이 공공기관 종사자를 달리 취급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 공고인 이 사건 공고는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국회ㆍ법원ㆍ헌법재판소를 규율할 수 없고, 이들을 규율하려면 별도의 규정이 필요하므로, 이 부분의 주장은 결국 공공기관에 대한 난방온도제한규정이 정당한지 여부의 문제로 귀결된다. 청구인들은 여성 종사자의 경우, 남성 종사자에 비해 추위에 취약한 데도 불구하고 난방온도제한규정이 여성 종사자와 남성 종사자를 동일하게 취급하여 여성 종사자인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은 실질적으로 공공기관 종사자, 특히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여성 종사자의 환경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충분히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에 해당하므로, 위 주장은 난방온도제한규정이 청구인들의 환경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 함께 판단하기로 한다.
(2) 환경권 침해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에너지이용법 제7조 제2항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국내외 에너지사정의 변동으로 에너지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에너지수급의 안정을 기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에너지사용자ㆍ에너지공급자 또는 에너지사용기자재의 소유자와 관리자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조정ㆍ명령,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9호에서는 ‘에너지사용의 시기ㆍ방법 및 에너지사용기자재의 사용 제한 또는 금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정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2022년 하반기경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증하였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액 급증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었고, 에너지 위기는 물가ㆍ무역수지ㆍ환율 등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되었다. 2022. 9. 30. 개최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는 ‘에너지 위기 대응과 저소비 구조로 전환을 위한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이 논의되었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에너지이용법 제7조 제2항에 따라 2022. 10. 11. 이 사건 공고에 난방온도제한규정을 두어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난방설비 가동시 평균 17℃ 이하로 실내온도를 유지하도록 하였다. 즉, 난방온도제한규정은 에너지수급의 차질 및 이로 인한 경제위기의 확산이라는 사회ㆍ경제적인 상황 속에서 에너지 절약을 통해 에너지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로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공공기관의 난방온도를 제한할 경우 에너지수급의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수단의 적합성 역시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실내온도가 지나치게 낮을 경우, 저체온증, 동상, 동창, 침수병 및 침족병과 같이 추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한랭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혈관 수축 및 혈압 상승으로 인한 심근경색과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건조하고 찬 공기로 인한 호흡기질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또한, 기온이 내려가면 관절 주변의 인대와 힘줄들이 뻣뻣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을 받을 수 있어 낙상사고 역시 증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겨울철 일반적인 사람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하고 균형잡힌 실내 온도는 18℃라고 하고 있고,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역시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를 18~20℃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난방온도제한규정은 세계보건기구나 질병관리청이 정한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17℃ 이하로 난방온도를 정하여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실내온도를 제한한 경우가 있었으나, 스페인의 경우에는 18℃로,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21℃로 제한을 하여 난방온도제한규정보다 높은 수준으로 실내온도를 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실내온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집중력이나 창의력이 발휘되기 어렵고, 실내에서도 두꺼운 목도리나 외투, 장갑 등을 착용하여야 하는 열악한 근무여건 하에서는 업무의 의욕과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최근 5년간 재직기간별 공무원 일반퇴직 현황’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3년 사이에 재직 기간 1년 미만 공무원의 퇴직자 수는 1,734명에서 3,020명으로 증가하였고, 재직 기간 1년 이상 3년 미만 공무원의 퇴직자 수는 2,274명에서 5,629명으로, 재직 기간 3년 이상 5년 미만 공무원의 퇴직자 수는 2,492명에서 4,917명으로, 재직 기간 5년 이상 7년 미만 공무원의 퇴직자 수는 684명에서 2,050명으로, 7년 이상 10년 미만 공무원의 퇴직자 수는 633명에서 1,563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이는 민간 부문에 비하여 낮은 임금, 민원 업무 등 고강도의 업무, 경직된 공직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난방온도제한규정과 같은 업무 환경에 대한 가혹한 규제는 공직 사회의 근무여건 및 사기 진작에 영향을 미쳐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3) 더욱이, 이 사건에서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수단 중에서 공공기관 종사자인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다른 수단을 충분히 모색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는 매년 한국전력통계를 발행하는데, 이중 ‘용도별 판매전력량 추이’를 통하여 국내 전력소비량을 추산할 수 있다. 2022년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이 사건 공고가 시행되고 있던 2022. 12. 기준 전체 판매전력량은 46,927,909메가와트시(이하 ‘MWh’라 한다)이고, 이를 용도별로 구분하면 가정용은 6,297,175MWh (13.4%), 공공용은 2,548,077MWh(5.4%), 서비스업 및 기타는13,717,066MWh(29.2%),농림ㆍ어업은 1,624,790MWh(3.5%),광업은154,302MWh(0.3%),제조업은 22,586,500MWh(48.1%)를 각각 차지한다. 2022. 9. 30. 개최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논의된 ‘에너지 위기 대응과 저소비 구조로 전환을 위한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은 난방온도제한규정에 따라 실내온도를 18℃에서 17℃로 낮출 경우 난방 에너지를 6%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는데, 설령 공공용 판매전력량이 모두 이 사건 공고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의 난방을 위해 사용되는 전력량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그 감축량은 152,884MWh(= 2,548,077MWh × 6%)로, 전체 전력판매량의 0.3%에 불과하다. 공공기관의 난방을 위해 사용되는 전력량은 공공용 판매전력량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므로, 난방온도제한규정이 에너지 절약에 실제로 기여한 정도는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위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공공용 판매전력량은 2019. 12. 기준 2,330,107MWh, 2020. 12. 기준 2,342,069MWh, 2021. 12. 기준 2,385,002MWh, 2022. 12. 기준 2,548,077MWh, 2023. 12. 기준 2,530,336MWh이었다. 즉, 2022. 10. 18.부터 2023. 1. 17.까지 난방온도제한규정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용 판매전력량은 2022. 12.에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던 것이다. 이는 난방온도제한규정이 현실적으로 실효성이 없거나, 그 효과가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는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논의된 ‘에너지 위기 대응과 저소비 구조로 전환을 위한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은 ‘전국민 에너지 절약문화 정착’을 추구하면서도, 전체 전력 소비량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에 대하여는 ‘에너지 효율 혁신 자발적 협약 체결’ 등 자발적인 수요 절감에만 의존하였다. 당시 정부가 에너지수급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이고 실효적인 조치를 마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그러한 조치를 고려하지 아니한 채 공공기관 종사자들에 대하여만 난방온도제한규정을 적용한 것은 이들에게 불합리한 정도의 희생을 요구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4) 이상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난방온도제한규정은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다) 법익의 균형성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난방온도제한규정이 에너지수급 안정을 위한 효율적이고 실효적인 조치인지 여부는 불분명한 반면,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입게 되는 피해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다. 또한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업무 효율성 저하로 인하여 사회 전체가 입게 되는 손해는 난방온도제한규정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공익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난방온도제한규정은 법익의 균형성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3) 소결론
그러므로 난방온도제한규정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환경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