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 8. 29. 선고 2022헌마1680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신○○
- 대리인
- 법무법인 오킴스담당변호사 김용범 외 1인
- 피청구인
-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
피청구인이 2022. 10. 27. 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3071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1. 사건개요
가. 치과의사인 청구인은 2022. 10. 27. 피청구인으로부터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22년 형제3071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고,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0. 1. 9.경부터 2020. 7. 6.경까지 탈모치료제인 프로페시아정 합계 572정을 구입한 뒤 스스로 복용하는 방법으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2022. 12. 13.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자기 자신에 대한 치료행위는 의료법의 규율 대상이 아니므로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되는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치과의사인 청구인은 2020. 1. 9.경부터 2020. 7. 6.경까지 의약품 전자상거래몰에서 수회에 걸쳐 탈모치료제를 구입한 뒤, 일부를 복용하고 나머지는 전량 폐기하였다.
(2) 양천구 보건소장은 2022. 8. 3. 청구인을 ‘치과의사가 면허범위 이외의 전문의약품을 구매하여 자신의 질병치료에 사용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서울양천경찰서에 고발하였다.
나. 청구인이 스스로 탈모치료제를 구매하여 복용한 행위가 의료법상 처벌대상이 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의료법상 의료행위는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이외에도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1999. 6. 25. 선고 98도4716 판결;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 등). 이러한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사람의 생명ㆍ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에 밀접하고 중대한 관계에 있는바, 무면허 의료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는 의료행위를 의학상의 기능과 지식을 가진 의료인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하고 일반인이 이를 하지 못하게 금지하여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거나 의료인이 면허받은 범위 외의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ㆍ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13. 6. 27. 2010헌마658 등 참조).
(나) 한편, 대법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치료행위가 의료법상 처벌받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판시한 바 없다. 다만, 하급심 법원은 “행위 과정에서 타인이 매개되거나, 보건위생상 중대한 위해가 발생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치료행위는 의료법상 처벌대상이 되는 행위라고 볼 수 없고, 설령 예외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치료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구지방법원 2024. 4. 3. 선고 2023노1448 판결, 확정).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무면허 의료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를 고려할 때, 자기 자신에 대한 치료행위가 의료법상 처벌받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치료행위가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 그에 대한 처벌을 통하여 의료법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사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청구인은 탈모치료제를 직접 구입한 후 스스로 복용하였을 뿐 타인을 매개로 하거나 타인에게 처방 또는 판매한 바 없고, 복용하고 남은 탈모치료제는 전량 폐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록만으로는 청구인의 탈모치료제 투약행위로 인하여 공중보건위생상 어떠한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러한 자기 자신에 대한 치료행위가 의료법상 처벌받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소결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사정만으로는 청구인의 의료법위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우려에 관한 충분한 수사를 진행하거나 자기 자신에 대한 치료행위의 처벌 여부에 대한 법리를 제대로 검토하지 아니한 채 의료법위반의 피의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 이르렀다. 이는 현저한 수사미진 및 중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에 터 잡아 이루어진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