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 7. 18. 선고 2023헌바375 결정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3호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강○○
- 대리인
- 변호사 김형연
- 당해사건
- 서울고등법원 2023노1961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등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된 것) 제58조 제1항 제3호 가운데 ‘수수’ 중 수취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의 점,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의 점, 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ㆍ매개ㆍ성희롱등)의 점으로 기소되었고, 제1심 법원은 2023. 6. 8.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청구인에게 대마 매매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죄에 대하여 징역 3개월, 나머지 각 죄에 대하여 징역 3년 등을 선고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22고합1124, 2023고합278(병합)].
나. 청구인은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23. 11. 17. 제1심 판결을 파기하면서 청구인을 대마 매매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죄에 대하여 징역 3개월에, 나머지 각 죄에 대하여 징역 2년 6개월에 각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당해 사건). 이에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24. 2. 29. 상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23도17891).
다. 청구인은 당해 사건 계속 중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3호 가운데 ‘수수’ 중 수취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3. 11. 17. 기각되자(서울고등법원 2023초기432), 2023. 12.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마약류관리법’이라 한다) 제58조 제1항 제3호 가운데 ‘수수’ 중 수취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된 것) 제58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3.제3조 제5호를 위반하여 제2조 제3호 가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그 물질을 함유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ㆍ수출입ㆍ매매ㆍ매매의 알선 또는 수수하거나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ㆍ소유한 자 [관련조항]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3. “향정신성의약품”이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가. 오용하거나 남용할 우려가 심하고 의료용으로 쓰이지 아니하며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약물 또는 이를 함유하는 물질 제59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5. 제3조 제5호를 위반하여 제2조 제3호 가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그 물질을 함유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ㆍ소유ㆍ사용ㆍ관리한 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된 것) 제3조(일반 행위의 금지)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5. 제2조 제3호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이를 함유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 소유, 사용, 관리, 수출입, 제조, 매매, 매매의 알선 또는 수수하는 행위.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는 제외한다.
3. 청구인의 주장
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3호 가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이하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이라 한다)의 수취는 수요 측면의 행위로서 교부 또는 매수 등과 달리 위 향정신성의약품을 확산시키거나 유통을 촉진시키는 성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부 또는 매수와 동일하게 과중한 법정형을 규정하여 죄질과 행위자 책임 사이에 비례관계를 준수하지 못하는바,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항의 수취 행위는 수요 관련 범죄로서 ‘제조ㆍ수출입ㆍ매매ㆍ매매의 알선’ 행위의 수단적 행위이고, ‘소지ㆍ소유ㆍ사용ㆍ관리’ 행위의 전단계로 그 실행의 착수 단계에 불과하다고 할 것인데, 심판대상조항은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를 공급 관련 범죄로서 그보다 불법성의 정도가 큰 ‘제조ㆍ수출입ㆍ매매ㆍ매매의 알선 또는 교부’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정하거나 ‘소지ㆍ소유ㆍ사용ㆍ관리’에 비하여 무거운 법정형으로 정하고 있는바, 이는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현저히 상실한 것이므로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 이러한 형벌체계상의 불균형으로 말미암아 검사는 ‘소지ㆍ소유ㆍ사용ㆍ관리’ 행위의 미수에 불과한 행위를 법정형이 중한 ‘수수 중 수취행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거나, ‘제조ㆍ수출입ㆍ매매ㆍ매매의 알선’의 미수단계에 있는 범인을 ‘수수 중 수취행위’의 기수범으로 보아 자의적으로 기소할 여지가 있다.
4.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심판대상조항이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취하는 경우에도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법정형을 정한 것이 죄질과 책임에 비해 형벌이 지나치게 무거워 비례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심판대상조항은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를 ‘제조ㆍ수출입ㆍ매매ㆍ매매의 알선 또는 교부’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정하는 한편 ‘소지ㆍ소유ㆍ사용ㆍ관리’에 비하여 무거운 법정형을 정하고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검사의 자의적인 기소를 가능하게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이는 위 평등원칙 위반 문제를 다른 측면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1)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의 문제는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죄질과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전체 형벌체계상 현저히 균형을 잃게 되고, 이로 인하여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함으로써 헌법 제37조 제2항으로부터 파생되는 비례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등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경우가 아닌 한, 법정형의 높고 낮음은 입법정책의 당부의 문제이지 헌법위반의 문제는 아니다. 즉, 법정형에 다소 불합리한 점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위헌이 되는 것은 아니고, 법관의 양형이라는 절차를 통하여 불법과 책임을 일치시킬 수 있으면 법정형이 내포하고 있는 약간의 불합리성은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헌재 2019. 2. 28. 2017헌바229 참조).
(2) 마약류는 종류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그 자체가 신체적ㆍ정신적 의존성을 유발하는 물질이어서 마약류를 오남용하는 경우 국민 개개인에 미치는 정신적ㆍ육체적 해악이 심대할 뿐만 아니라, 마약류의 약리작용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의 범죄 및 마약류의 구입과 관련한 범죄 등 많은 범죄를 유발하고, 마약류 오남용으로 인한 질병을 확산시키는 등 국민보건과 건전한 사회질서에 미치는 폐해가 심각하다. 더욱이 심판대상조항에서 문제되는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이를 오용 또는 남용할 경우 인체에 현저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약물로서 그 폐해가 더욱 크다. 그러므로 이를 수수하는 행위를 근절하여 국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방지하고 국민보건을 향상시키며 향정신성의약품 유통과 관련된 사회적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중한 법정형으로 처벌할 필요성이 인정된다(헌재 2019. 2. 28. 2017헌바229 참조).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행위는 교부행위와 짝을 이루어 향정신성의약품의 확산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수취행위 그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사용행위와 달리 수취된 향정신성의약품이 수취 단계에서 모두 소진되는 것이 아니고 추가적인 판매ㆍ교부 및 매수ㆍ수취 등의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바, 일반적인 사용범죄와 달리 향정신성의약품의 유통에 기여한다. 특히 유통 중간책으로서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취하는 행위는 다음 단계의 공급행위로 연결되는 과정에 해당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의 유통 및 확산에 기여하므로, 죄질과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
(3) 심판대상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5년이어서 법률상 감경이나 정상참작감경을 하게 되면 집행유예가 가능하므로, 죄질이 경미하고 비난가능성이 적은 구체적인 사안의 경우 법관의 양형 단계에서 그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이 부과될 수 있다.
(4)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수’ 가운데 수취행위까지도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것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그 자체로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않더라도,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로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보호법익과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 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21. 10. 28. 2019헌바414 참조).
(2)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를 ‘제조ㆍ수출입ㆍ매매ㆍ매매의 알선 또는 교부’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정한 것에 대하여 살펴본다.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은 오남용 가능성과 의존성이 매우 높다는 통상적인 중독성 약물이 갖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의료용으로 전혀 사용할 수 없고 공중 보건에 미치는 해악이 심각한바, 이에 대한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제조ㆍ수출입ㆍ매매ㆍ매매의 알선 또는 수수 등 그 정도를 불문하고 유통과 관련된 행위를 엄격하게 취급ㆍ관리하여야 할 필요성이 높다(헌재 2019. 2. 28. 2017헌바229 참조).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수취행위는 수요측면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교부행위와 대향범 관계로서, 수취된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이 수취 단계에서 모두 소진되는 것이 아니고 추가적인 판매ㆍ교부 및 매수ㆍ수취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바, 일반적인 사용범죄와 달리 향정신성의약품의 유통 및 확산에 기여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죄질과 책임이 가볍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를 ‘제조ㆍ수출입ㆍ매매ㆍ매매의 알선 또는 교부’와 동일하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엄중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유통될 경우 사회에 끼치는 해악의 정도가 크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가목 향정신성의약품 자체 및 그 수취행위가 가지는 위험성의 정도를 법정형에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편, 마약류관리법은 가목 향정신성의약품과 관련하여 행위유형이 가지는 불법성, 영리목적 또는 상습성 유무 등에 따라 경중이 다른 법정형을 적용하도록 하는 규율체계를 두고 있다(제58조, 제59조, 제60조 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이와 같은 마약류관리법의 규율체계 안에서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 등 일정한 행위유형을 분류하여 동일한 법정형을 규정한 것으로, 그 범위 설정에 관한 입법자의 판단을 놓고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에서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행위를 제조ㆍ수출입ㆍ매매ㆍ매매의 알선 또는 교부행위와 동일하게 처벌하더라도 이것이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를 ‘소지ㆍ소유ㆍ사용ㆍ관리’에 비하여 무거운 법정형으로 규정한 것에 대하여 살펴본다. 마약류 금지행위의 유형 가운데 ‘유통’에 관련된 행위는 일반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범죄행위에 끌어들여 범죄자를 양산할 뿐만 아니라 마약류의 오남용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자신이 범죄 행위의 대상이 되는 ‘사용’에 관련된 행위에 비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헌재 2022. 3. 31. 2019헌바242 참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행위는 교부행위와 짝을 이루어 향정신성의약품의 유통 및 확산에 기여하므로,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일으키는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유통을 근절하여 국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방지하고, 유통과 관련된 사회적 위험 발생의 예방을 도모하기 위하여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행위를 중한 법정형으로 처벌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위와 같이 마약류의 ‘유통’과 ‘사용’은 마약류 확산에의 기여도 및 보호법익에 대한 위협의 정도라는 관점에서 뚜렷이 구별되므로, 마약류의 유통 및 확산에 기여하는 행위와 그렇지 않은 행위를 구별하여 책임에 따라 비례적으로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심판대상조항은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이 사회에 유통ㆍ확산될 경우 국민보건과 건전한 사회질서에 미치는 폐해의 정도가 크다는 점을 중하게 평가하여 이에 대한 접근 및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를 그 ‘소지ㆍ소유ㆍ사용ㆍ관리’에 비하여 무거운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심판대상조항에서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취행위를 소지ㆍ소유ㆍ사용ㆍ관리행위보다 중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더라도 이것이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