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 6. 27. 선고 2020헌바596 결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9조 제3항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조○○
- 대리인
- 법무법인 홍윤담당변호사 이범래
- 당해사건
- 서울행정법원 2020구합57813 손실보상재결처분취소
1.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11. 8. 4. 법률 제11017호로 개정된 것) 제79조 제5항 중 ‘제2항에 따른 손실의 보상’에 관하여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07. 10. 17. 법률 제8665호로 개정되고, 2021. 8. 10. 법률 제183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3조 제2항을 준용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국토해양부장관은 2009. 12. 1. 국토해양부 고시 제2009-1112호로 사업시행자를 한국수자원공사, 사업시행지를 경기 여주군 여주읍 점동면 일대 253,883㎡로 하는 ‘한강살리기 6공구(여주4지구)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 실시계획의 승인을 고시하였다.
나. 청구인은 여주시 (주소 생략) 양어장 120㎡ 외 7필지와 그 지상 건축물(이하 모두 합하여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의 소유자이고, 이 사건 부동산은 이 사건 사업이 시행되는 지역 밖에 위치하고 있다.
다. 한국수자원공사의 보상업무를 대행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09. 12. 8. 이 사건 사업에 관한 보상계획을 열람공고하였는데, 위 보상계획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라. 한국수자원공사는 2010. 1. 29. 여주시와 이 사건 사업에서 발생하는 준설토의 처리를 위한 골재처리협약을 체결하고, 위 협약에 따라 2010. 3.경부터 이 사건 부동산 인근 107필지에 준설토를 운반하기 시작하여 2011. 1.경 준설토 적치를 마쳤으며, 이로 인하여 이 사건 부동산 인근은 제방 길을 제외한 삼면에 준설토가 적치되게 되었다.
마. 한편, 이 사건 사업이 2012. 10. 11. 국토해양부 고시 제2012-693호로 준공인가를 받음으로써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한 공사는 모두 완료되었다.
바. 청구인은 2015. 5. 26.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또는 수산업법에 따라 준설토 적치로 인한 이 사건 부동산의 가치하락에 따른 손실보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7. 8. 25. 패소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은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쳐 2018. 5. 2. 그대로 확정되었다.
사. 청구인은 2019. 5.경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9조 제2항에 따른 손실보상에 대한 재결을 신청하였으나,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19. 12. 5. 청구인의 손실보상청구가 위 법률 제79조 제5항 및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07. 10. 17. 법률 제8665호로 개정되고, 2021. 8. 10. 법률 제183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73조 제2항에서 정한 ‘해당 사업의 공사완료일부터 1년’이 지난 후에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손실보상청구를 각하하는 재결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결’이라 한다).
아. 청구인은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상대로 이 사건 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20구합57813), 그 소송 계속 중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9조 제3항, 제5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0. 11. 20. 그 신청이 각하 및 기각되었다(서울행정법원 2020아12645). 이에 청구인은 2020. 12. 23. 위 조항들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9조 제5항 전체에 대하여 심판을 청구하고 있으나, 청구인의 주장과 관련되는 부분은 위 조항 중 ‘제2항에 따른 손실의 보상’에 관하여 구 ‘토지보상법’ 제73조 제2항을 준용하는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해당 부분으로 한정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11. 8. 4. 법률 제11017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현행법을 ‘토지보상법’ 또는 ‘법’이라 한다) 제79조 제3항(이하 ‘공고조항’이라 한다), 제79조 제5항 중 ‘제2항에 따른 손실의 보상’에 관하여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07. 10. 17. 법률 제8665호로 개정되고, 2021. 8. 10. 법률 제183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3조 제2항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기간조항’이라 하고, 공고조항 및 기간조항을 모두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각각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11. 8. 4. 법률 제11017호로 개정된 것) 제79조(그 밖의 토지에 관한 비용보상 등) ③ 사업시행자는 제2항에 따른 보상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제15조에 따라 보상계획을 공고할 때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여 공고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2항에 따른 보상에 관한 계획을 공고하여야 한다. ⑤ 제1항 본문 및 제2항에 따른 비용 또는 손실의 보상에 관하여는 제73조 제2항을 준용한다. [관련조항]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07. 10. 17. 법률 제8665호로 개정되고, 2021. 8. 10. 법률 제183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3조(잔여지의 손실과 공사비 보상) ② 제1항 본문에 따른 손실 또는 비용의 보상은 해당 사업의 공사완료일부터 1년이 지난 후에는 청구할 수 없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된 것) 제79조(그 밖의 토지에 관한 비용보상 등) ② 공익사업이 시행되는 지역 밖에 있는 토지등이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되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손실을 보상하여야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공고조항은 공익사업이 시행되는 지역(이하 ‘공익사업시행지구’라 한다) 밖의 토지ㆍ물건 및 권리(이하 ‘토지등’이라 한다)에 대하여는 사업시행자가 보상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보상계획을 공고하도록 하여 위 공고 여부를 사업시행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맡기고 있다. 이에 따라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의 토지등 소유자는 재산권 침해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없고 손실보상 절차에 대해 알 수 없게 되므로, 공고조항은 헌법 제23조 제3항의 정당한 보상 원칙에 위배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토지등 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의 토지등은 사업시행 이후에 그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거나, 소유자가 피해정도와 피해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의 토지등 소유자에게 해당 사업의 공사완료일부터 1년 내에 손실보상을 청구할 것을 규정한 기간조항은 헌법 제23조 제3항의 정당한 보상 원칙과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토지등 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4. 공고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당해사건의 재판의 전제로 되어야 하고, 이 경우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하려면 그 법률이 당해사건 재판에서 적용되는 법률이어야 하고 그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헌재 1999. 9. 16. 92헌바9 참조). 당해사건 재판에서 청구인이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재결은, 기간조항에 따른 손실보상 청구기간이 도과하였음을 이유로 청구인의 손실보상청구를 각하한 재결이다. 그런데 공고조항은 보상계획의 공고에 관한 조항으로 손실보상 청구기간의 도과 여부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당해사건 재판에 적용되는 조항이라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위 조항이 위헌으로 선언되더라도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도 볼 수 없다. 그렇다면 공고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5. 기간조항에 대한 판단
가.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의 토지등의 손실보상 제도
토지보상법에 의하면,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에 있는 토지등이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되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손실을 보상하여야 한다(법 제79조 제2항).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59조 내지 제65조는 위 손실보상의 종류 및 범위를 구체화하고 있는데,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의 대지, 건축물, 공작물 등에 대한 보상, 소수잔존자에 대한 보상,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의 어업피해, 영업손실, 농업손실에 대한 보상 등이 그에 해당한다.
나. 기간조항의 내용
기간조항에 의하면, 토지보상법 제79조 제2항에 따른 손실의 보상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73조 제2항을 준용한다. 구 토지보상법 제73조 제2항에 따르면 토지보상법 제73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잔여지의 손실보상은 해당 사업의 공사완료일부터 1년이 지난 후에는 청구할 수 없으므로, 토지보상법 제79조 제2항에 의한 손실보상 역시 해당 사업의 공사완료일부터 1년이 지난 후에는 청구할 수 없다.
다. 쟁점
(1) 손실보상청구권은 재산권에 속하므로,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토지등에 대한 손실보상의 청구기간을 해당 사업의 공사완료일부터 1년 이내로 제한한 기간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기간조항이 헌법 제23조 제3항의 정당한 보상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기간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그 취지가 함께 고려될 수 있으므로, 위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청구인은 기간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그 구체적인 이유에 대하여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위 주장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그렇다면 이하에서는 기간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라. 재산권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토지등에 대한 손실보상의 청구기간을 제척기간으로 할 것인지, 소멸시효로 할 것인지, 나아가 위 청구기간의 기산점과 그 기간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의 문제는 손실을 입은 토지등의 소유자나 영업자(이하 ‘소유자등’이라 한다)의 재산권 보호라는 이익과, 공익사업의 안정적 수행 및 법적 안정성이라는 이익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의 문제로서,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사항에 속한다. 다만, 손실보상 청구기간이 지나치게 단기간이어서 그 권리행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다면 그것은 재산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헌재 2012. 5. 31. 2011헌바102; 헌재 2017. 6. 29. 2015헌바376등 참조).
(2) 판단
(가)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의 손실은 그 발생원인과 발생시점이 다양하므로, 소유자등이 발생한 손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주장하지 않으면 사업시행자로서는 손실보상금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8두227 판결 참조). 따라서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토지등에 대한 손실보상의 청구기간을 일정기간 이내로 제한하지 않으면 공익사업을 둘러싼 분쟁이 장기화되고 사업시행자가 예측하지 못한 손실보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어 공익사업의 안정적 수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기간조항은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토지등에 대한 손실보상의 청구기간을 해당 사업의 공사완료일부터 1년 이내로 제한함으로써 공익사업을 둘러싼 손실보상의 법률관계를 명확하고 신속하게 확정하여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고 사업시행자가 안정적으로 공익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나) 공익사업의 공사는 완공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고, 소유자등은 해당 사업의 공사가 어느 정도 진척된 시점에서는 공사가 완료되기 전이라도 그로 인한 손실의 발생 여부 및 그로 인하여 토지등이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되는지 여부를 알 수 있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공사가 완료되고 나면 그러한 손실 발생의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고, 공사기간 동안 발생하지 않았거나 인지하지 못한 손실이라 하더라도 공사완료일부터 1년 이내에는 이를 알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설치된 공공시설의 가동ㆍ운영으로 인한 손실과 같이 공사가 완료된 이후에야 알 수 있는 성질의 손실도 있을 수 있으나, 이 역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사완료일부터 1년이 경과하는 시점까지는 소유자등이 그와 같은 손실의 발생 여부를 알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사업시행자의 입장에서는 공익사업으로 인한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의 토지등에 대한 손실의 발생 여부나 그 범위, 규모, 발생시점 등을 예측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해당 공익사업의 공사가 완료된 이후에도 장기간 손실보상 청구가 가능하도록 하거나, 손실보상 청구기간을 기산함에 있어 손실 발생에 대한 소유자등의 주관적 인식 또는 손실 발생시점 등을 고려하도록 할 경우, 공익사업을 둘러싼 법률관계가 불안정해지고 사업시행자가 지나치게 광범위한 손실보상책임을 부담하게 되어 공익사업 수행의 안정성이 저해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기간조항이 소유자등으로 하여금 해당 사업의 공사완료일을 기준으로 하여 그로부터 1년 이내에 손실보상을 청구하도록 한 것은 그 합리성을 수긍할 수 있다.
(다) 한편, 법 제79조 제2항에 따른 손실보상청구권과 민법 혹은 그 밖의 특별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그 근거규정과 요건ㆍ효과를 달리하는 것으로서, 각각의 요건이 충족되면 성립하는 별개의 청구권이다. 따라서 기간조항에 따른 손실보상 청구기간이 도과하여 손실보상청구권을 더 이상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손해배상청구권의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는 소유자등은 사업시행자 등을 상대로 여전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8두227 판결 참조). 물론 손실보상은 적법한 행위로 인한 손실에 대한 보상인 반면, 손해배상은 위법한 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서 개념적으로는 그 요건과 효과를 달리한다. 그러나 실무상 손실보상과 손해배상 사이의 구별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상당수 있고, 그와 달리 보더라도 적어도 위법한 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기간조항의 손실보상 청구기간이 도과하여도 민법 혹은 그 밖의 특별법에 따라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손실보상 청구기간 도과 이후에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간조항이 규정한 손실보상 청구기간이 지나치게 짧다고 보기 어렵다.
(라)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토지등의 손실보상 청구기간을 해당 공익사업의 공사완료일부터 1년 이내로 제한한 것이 지나치게 단기간이어서 소유자등의 권리행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기간조항은 위 손실보상 청구기간을 입법자의 재량범위 내에서 규정하였다고 할 수 있다.
(3) 소결
기간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기간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공고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은애의 기간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7. 재판관 이은애의 기간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나는 공고조항에 대한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법정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나, 법정의견과 달리 기간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의견을 남긴다.
가. 기간조항은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토지등에 대한 손실보상 청구기간에 관하여 잔여지의 손실보상 청구기간을 규정한 구 토지보상법 제73조 제2항을 준용하고 있다. 그런데 위 조항의 ‘잔여지’는 동일한 소유자에게 속하는 일단의 토지 중 일부가 공익사업을 위해 취득되거나 사용된 경우에 그와 같이 취득되거나 사용되지 않은 나머지 토지를 의미하므로(토지보상법 제73조 제1항 참조), 잔여지의 소유자는 공익사업의 시행 여부와 진행경과, 그로 인한 손실의 발생 여부를 잘 알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와 달리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토지등은 공익사업에서 아예 제외되어 있어, 그 소유자등이 공익사업의 시행 여부나 진행경과, 그로 인한 손실 발생 여부 등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므로, 손실보상 청구기간에 관하여 이러한 토지등을 잔여지에 준하여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
나. 나아가 통상 제척기간이나 제소기간은 권리가 발생한 때부터 또는 권리자가 그 권리를 인식한 때부터 기산하도록 규정한다(헌재 2022. 10. 27. 2020헌바368 참조). 그런데 기간조항은 손실이 실제 발생한 시점이나 소유자등이 손실을 인식한 시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해당 사업의 공사완료일’이라는 일률적인 기산점을 정하고 있으며, 그 기간 역시 1년으로 매우 짧게 정하고 있다. 공익사업의 공사로 인한 지형이나 지질의 변경, 지반침하, 수로ㆍ수질 및 수량의 변경, 소음ㆍ진동ㆍ악취 등의 발생 혹은 대기오염물질ㆍ화학물질ㆍ먼지ㆍ빛ㆍ열 등의 방출 등으로 인해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에 있는 토지등에 대해서도 교통의 두절, 농업ㆍ어업ㆍ축산업 피해, 영업손실, 생활환경 변화 등 다양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피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상당수 있으므로, 소유자등이 공사완료일부터 1년 이내에 그와 같은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공익사업으로 인한 것인지를 알지 못하거나, 그와 같은 피해 자체가 공사완료일부터 1년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공익사업에 따라 설치된 공공시설의 가동ㆍ운영으로 발생하는 피해의 경우, 공사완료일부터 1년 이후에 피해가 발생하거나, 1년 이내에 피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그 기간 내에 소유자등이 이를 알지 못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간조항은 해당 사업의 공사완료일부터 1년 이내에만 손실보상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경우에 따라 소유자등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가 될 수 있다.
다. 주요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더라도, 일본의 경우에만 우리의 기간조항과 유사하게 실무를 운용하고 있을 뿐, 영국, 미국, 독일 등 다른 국가에서는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토지등에 대한 손실보상 청구기간과 관련한 규정을 아예 두지 않거나, 두고 있더라도 우리의 기간조항보다 훨씬 장기간의 청구기간을 규정하고 있다. 가령 영국에서는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토지라 하더라도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그 토지의 가치가 감소하는 ‘침해적 영향’을 받았다면(injuriously affected) 그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청구는 청구사유 발생일부터 6년 이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공익사업의 공사가 완료된 후 그 시설물의 사용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 진동, 악취, 매연 등 물리적인 요인(physical factors)으로 인해 토지의 가치가 감소하는 경우 그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최초의 청구가능일(공익시설물이 처음 사용된 날부터 1년이 경과한 후 처음 도래하는 날)부터 6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 종전에는 ‘최초의 청구가능일부터 2년’의 청구기간이 규정되어 있었으나, 이에 대하여 소유자들이 보상청구의 권리가 있는지를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기간이 짧아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이후 그 청구기간이 ‘최초의 청구가능일부터 6년’으로 개정되었다[Limitation Act 1980, c. 58, section 9(1)]. 이와 같은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더라도, 기간조항의 손실보상 청구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라. 법정의견은 기간조항의 손실보상 청구기간이 도과하더라도 여전히 민법 혹은 그 밖의 특별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나, 손실보상은 적법한 행위로 인한 손실에 대한 보상인 반면, 손해배상은 위법한 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서 그 요건과 효과를 달리한다. 따라서 손실의 원인이 된 행위가 위법하지 않은 등의 경우에는, 기간조항의 손실보상 청구기간이 도과하게 되면 그에 대한 보상이나 배상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으므로, 손해배상청구권의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 소유자등이 사업시행자 등을 상대로 여전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이유로 기간조항의 위헌성이 치유된다고 보기 어렵다.
마. 그렇다면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토지등의 손실보상 청구기간을 해당 공익사업의 공사완료일부터 1년 이내로 제한한 것은 그 입법목적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단기간이어서 소유자등의 권리행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기간조항은 입법재량을 일탈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