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 5. 25. 선고 2022헌바264 결정 [형법 제335조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박○○
- 대리인
- 변호사 피봉희
- 당해사건
-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고합295, 347(병합), 348(병합) 준강도 등
- 선고일
- 2023. 5. 25.
형법(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된 것) 제335조 중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폭행한 때에는 제333조의 예에 따른다’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 개요
가. 청구인은 2022. 7. 21. 서울 영등포구 (주소 생략)에 있는 ‘○○’에서 매장 앞 진열대에 진열되어 있던 시가 7,000원 상당의 빵을 몰래 가지고 가던 중, 빵이 없어진 사실을 안 피해자가 청구인을 쫓아가 빵을 회수하면서 "경찰에 신고하겠다."라고 말하자,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해자의 턱을 주먹으로 1회 때려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피의사실 등으로 공소제기되었고, 2022. 10. 20. 준강도 등의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징역 2년을 선고받아 그 형이 확정되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2고합295, 347(병합), 348(병합) 준강도 등].
나. 청구인은 위 사건 계속 중 재물의 탈환에 항거할 목적 없이, 체포를 면탈하거나 범죄의 흔적을 인멸할 목적으로 폭행한 경우에도 형법 제335조의 준강도죄로 의율하는 것은 형벌과 책임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2. 10. 20. 기각되자(서울남부지방법원 2022초기3125), 2022. 10. 3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형법(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된 것) 제335조 중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법(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된 것) 제335조 중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폭행한 때에는 제333조의 예에 따른다’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형법(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된 것) 제335조(준강도) 절도가 재물의 탈환에 항거하거나 체포를 면탈하거나 범죄의 흔적을 인멸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한 때에는 제333조 및 제334조의 예에 따른다.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33조(강도)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거나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같은 준강도죄에 해당하는 행위라도, 절도범인이 재물의 탈환에 항거할 목적으로 폭행한 경우와는 달리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폭행한 경우에는 강도죄와 불법의 정도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실질적으로 사후강도가 아닌 행위를 그와 같이 처벌하는 것이어서 형벌과 책임의 비례원칙과 평등원칙에 반한다.
나. 또한 자기증거인멸이나 자기범인도피의 경우 기대가능성이 없어 처벌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절도범인이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폭행한 경우에도 기대가능성이 없거나 적으므로, 이를 준강도죄로 처벌하는 것은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반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청구인의 주장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은 재물을 절취한 자가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폭행한 경우, 재물을 탈환할 목적으로 항거하는 사후강도와 동일하게 준강도죄로 의율하는 것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한편, 청구인은 자기증거인멸이나 자기범인도피의 경우 기대가능성이 없어 처벌하지 않는 반면, 절도범인이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폭행한 경우에는 준강도죄로 의율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심판대상조항의 범죄를 지나치게 중한 형으로 처벌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측면에서 주장한 것과 다르지 않으므로,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1) 헌법재판소는 헌재 1997. 8. 21. 96헌바9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과 내용이 동일한 구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5조 중 ‘체포를 면탈하거나’ 부분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우리 형법에서 체포면탈목적의 준강도를 인정한 취지는 자연적인 인간본성의 발현 자체에 강도와 같은 정도의 불법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준강도죄의 성격에 관하여 우리의 판례와 통설에서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절도범인 중 형법 제335조 소정의 행위를 한 자의 그 죄질이나 위험성을 강도와 같게 보아서 강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함에 있는 것이다. 강도는 먼저 폭행·협박을 사용하고 그 다음에 재물을 탈취하는 것이지만, 준강도는 먼저 재물을 탈취하거나 또는 이의 실행 중에 폭행·협박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절도범행의 실행중 또는 실행 직후에 발각되었을 때 폭행·협박의 범행을 유발할 수도 있는 특별한 위험상황을 배제할 수 없고 그와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면 그 행위의 죄질이 강도와 등가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준강도의 죄질을 강도와 동일하게 볼 수 있기 위하여는 폭행 등의 시점이 절도범행의 실행 중 또는 실행 직후로서 절도범행과 밀접한 견련성이 요구되는 것이며 형법 제335조는 이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그렇다면 절도가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폭행·협박한 것을 준강도로 처벌하는 것이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2) 살피건대, 위와 같은 선례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를 변경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3)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헌법재판소는 헌재 2008. 12. 26. 2006헌바16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과 내용이 동일한 구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5조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다음과 같이 판시한 바 있다. 『준강도죄와 강도죄 사이에는 재물탈취 및 폭행·협박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동일성이 인정되고 따라서 같게 취급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므로, 그에 대하여 같은 법정형을 규정한 것이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는 볼 수 없다.』
(2) 살피건대, 위와 같은 선례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를 변경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3) 한편,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절도범이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폭행한 경우와 재물의 탈환에 항거할 목적으로 폭행하는 사후강도를 동일하게 준강도죄로 처벌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절도범이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폭행한 경우와 재물의 탈환에 항거할 목적으로 폭행한 경우는 모두 절도 범행의 실행 중 또는 실행 직후 그 범행과 밀접한 관련성 하에 폭행이 유발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으므로, 이러한 행위들의 죄질을 등가로 평가하여 준강도죄로 규정한 것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4)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