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 12. 23. 선고 2020헌마1008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오○○
- 대리인
- 법무법인 모든담당변호사 권영준 외 2인
- 피청구인
-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 검사
피청구인이 2020. 5. 29.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 2019년 형제985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0. 5. 29. 피청구인으로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 2019년 형제985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6. 6.경부터 2017. 8.경 사이에 ‘○○고등학교 야구부 학부모회(이하, ‘학부모회’라 한다)’의 회장으로 재직한 자로서, 누구든지 공직자등에게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ㆍ후원ㆍ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2016. 10. 초순경 공직자등에 해당하는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인 김○○에게 100만 원을 교부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17. 8. 1.경까지 사이에 매회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총 15회에 걸쳐 교부하여 합계 2,540만 원을 제공하였다. 이로써 청구인은 공직자등인 위 김○○에게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제공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이 초범이고, 학부모회 회장으로서 그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점, 부정한 청탁 등의 목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0. 7. 25.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이 김○○에게 제공한 금원은 학부모회에서 제공한 것이므로, 청구인이 제공한 금품 등의 액수는 청구인이 제공한 금원을 학부모회 구성원의 수로 나누어서 산정해야 하고, 이를 계산하면 청구인이 김○○에게 제공한 금원은 1회 당 27,000원에서 119,000원 사이이며, 전체 합계 591,444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청구인이 김○○에게 제공한 금품은 1회 100만 원을 초과하지도 않았고, 매 회계연도 기준으로 300만 원을 초과하지도 않았다.
3. 쟁점 및 관련조항
가.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김○○에게 제공한 금원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라 한다) 제8조 제5항, 제1항에 규정된 ‘동일인으로부터 받은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나. 관련조항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2015. 3. 27. 법률 제13278호로 제정된 것) 제8조(금품등의 수수 금지) ① 공직자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ㆍ후원ㆍ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④ 공직자등의 배우자는 공직자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공직자등이 받는 것이 금지되는 금품등(이하 "수수 금지 금품등"이라 한다)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⑤ 누구든지 공직자등에게 또는 그 공직자등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해서는 아니 된다. 제22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8조 제5항을 위반하여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수수 금지 금품등을 공직자등(제11조에 따라 준용되는 공무수행사인을 포함한다) 또는 그 배우자에게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한 자
4.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6. 6.경부터 2017. 8.경까지 ○○고등학교 야구부 소속 야구선수의 학부모 및 후견자들로 구성된 학부모회의 회장으로 재직하였는데 ○○고등학교의 야구선수는 2016년도에 40명, 2017년도에 47명이었다.
(2) 앞서 살펴본 피의사실의 요지와 같이, 청구인은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인 김○○에게 2016. 10. 초순경부터 2017. 8. 1.까지 사이에 매회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총 15회에 걸쳐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제공하였다’는 내용의 피의사실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되었고, 김○○은 ‘위 15회를 포함하여 총 39회에 걸쳐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제공받았다’는 취지의 공소사실 등으로 기소되었다.
(3) 제1심 법원은 김○○에 대한 공소사실 중 ‘청구인으로부터 총 15회에 걸쳐 금품등을 제공받았다’는 내용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고(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0. 12. 15. 선고 2019고단606 판결), 항소심 법원은 ‘금품등 제공의 주체인 학부모회는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의 동일인에 해당하지 않고, 김○○이 받은 돈을 선수의 수로 나누면 그가 선수 1인의 학부모로부터 받은 돈은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마다 3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21. 6. 17. 선고 2020노3288 판결). 한편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기각되어(대법원 2021. 9. 15. 선고 2021도8789 판결), 위 무죄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판단
앞서 살펴본 김○○에 대한 항소심 법원의 판단과 같이, 청탁금지법 제8조 제5항, 제1항에 규정된 동일인은 문리해석상 동일한 자연인과 법인을 의미하는데, 학부모회는 법인에 해당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그 회칙 및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비법인 사단 또는 재단 등 독립한 단체로서의 조직과 독자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창원지방법원 2021. 6. 17. 선고 2020노3288 판결 참조). 나아가 이 사건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김○○에게 제공된 금품은 학부모회 회칙 제10조에 따라 학부모회 구성원 각자가 매월 65만원을 학부모회의 회비 계좌로 입금하여 모아진 것인 점, ② 학부모회 구성원들은 위와 같이 입금한 금원 중 일부가 학부모회 회칙 제13조 및 제14조에 따라 연구비 또는 성과급의 명목으로 김○○에게 지급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위하여 금품들을 입금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청구인은 위와 같이 학부모들의 의사에 따라 모아진 금품들을 학부모회 회칙 제13조 및 제14조에 따라 학부모회의 회비 계좌 명의자인 조○○을 통해 기계적으로 집행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청구인이 김○○에게 제공한 금원은 학부모회라는 동일인이 제공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학부모회 구성원 개개인’이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학부모회를 청탁금지법 제8조 제5항, 제1항에 규정된 동일인으로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청구인을 통해 김○○에게 지급된 금원 중 청구인이 지급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금원은 피의사실에 기재된 금원을 학부모회 구성원 숫자인 40명 내지 47명으로 나눈 액수이고, 이를 계산하면 1회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 그 밖에 수사기록에 나타난 증거들만으로는 청구인이 김○○에게 1회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원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 소결
청탁금지법 제8조 제5항, 제1항에 규정된 동일인에 대한 법리 및 수사기록 상의 증거만으로는 피의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청탁금지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청탁금지법 조항에 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