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 3. 25. 선고 2020헌바40 결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장○○
- 대리인
- 변호사 손광운
- 당해사건
- 제주지방법원 2019고정313 근로기준법위반 등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조 및 제44조 제1호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9. 2. 22. ‘○○시 ○○로 (주소 생략) ○○의원에서 2016. 4. 11.부터 2017. 9. 18.경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최○○의 퇴직금 13,131,150원을 당사자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 등으로 약식기소되어 2019. 6. 24. 제주지방법원에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2019고약814).
나.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고(제주지방법원 2019고정313), 그 재판 계속 중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12. 20. 위 신청이 기각되자(제주지방법원 2019초기192), 2020. 1.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당해 사건 법원은 2019. 12. 20. 피고인에게 각종 수당 및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검사의 항소로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제주지방법원 2020노10).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조 및 제44조 제1호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조(퇴직금의 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제44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제1호 및 제2호의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1. 제9조를 위반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자
[관련조항] 근로기준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된 것) 제36조(금품 청산)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금품 청산)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구 근로기준법 제36조(1997. 3. 13. 법률 제5309호로 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금품청산)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대부분 병원에서는 퇴직금을 분할 약정하여 사전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그러한 약정이 근로자에게 이익인 경우에도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여 형사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헌법 제10조가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 계약자유와 사적자치의 권리를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선의로 근로자와 합의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임금계약을 체결한 사용자와 고의로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사실상 그 기능을 훼손시키는 사용자를 구분 없이 처벌하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던 구 근로기준법 조항에 대하여 합헌결정을 하였는데(헌재 2005. 9. 29. 2002헌바11), 그 결정 내용 중 계약의 자유 내지 기업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부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근로기준법 제36조가 퇴직금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도 퇴직금이 신속하게 지급되지 않는다면 퇴직 근로자 및 그 가족의 생활이 곤란하게 될 수 있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퇴직금의 지급에 불편과 위험이 따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퇴직금의 지급시기에 관하여 입법자가 노사 간의 자율에 맡기지 않고 법률로 정한 것은 사용자에게 보다 성실한 태도로 근로자의 생계수단인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수단을 택했다고 볼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퇴직금 지급시기에 관한 법률조항이 없더라도 사용자는 근로의 대가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단지 그러한 의무를 근로자의 생활보장 등에 부합하도록 제때 이행하라는 의미를 지닐 뿐이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퇴직금의 지급시한을 며칠로 할 것인지 등을 정하는 입법재량의 범주 내에 있는 것이어서 최소침해의 원칙에 부합되게 제도적 배려를 하고 있다. 끝으로 근로자의 생계수단인 퇴직금의 지급을 확보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 공익적 요청이 사용자의 계약의 자유 및 기업활동의 자유에 대한 제한보다 더 우선시 되어야 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한편 사용자가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인정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다거나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이 사건 법률조항을 위반한 범죄의 책임조각사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필요한 범위를 넘어 사용자의 계약의 자유 및 기업활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
나. 선례변경의 필요성 여부
헌법재판소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위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므로, 이 사건에서도 위 선례의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계약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청구인의 그 밖의 주장에 관한 판단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선의로 근로자와 합의하여 실제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가한 바 없는 사용자를, 그렇지 않은 사람과 동일하게 취급하여 평등원칙에 위배 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은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용자를 처벌하는 것이 청구인과 같은 사용자의 계약의 자유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계약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상, 위 주장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청구인은 그 밖에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주장도 하고 있으나, 이는 퇴직금 제도의 설정 및 중간정산에 관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또는 이에 관한 법원의 법률 해석·적용에 관한 주장이므로 이에 대해 판단하지 않는다.
5.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