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 11. 26. 선고 2017헌마1156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1. 주식회사 ○○ 대표이사 신○○ 2. 신○○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유정아
- 피청구인
-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피청구인이 2017. 8. 11.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17340호 사건에서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2017. 8. 11. 피청구인으로부터 식품위생법위반 피의사실에 관하여 기소유예처분(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17340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 신○○은 2016. 10.경부터 2017. 4.경까지 청구인 주식회사 ○○(이하 ‘청구인 회사’라 한다)의 마케팅팀 직원 명의의 네이버 블로그에 ‘□□ 유기농 양배추○○’, ‘□□ 유기농 양파○○’, ‘□□ 유기농 흑마늘○○’(이하 ‘양배추○○’, ‘양파○○’, ‘흑마늘○○’이라고만 하고, 이들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제품’이라 한다)의 원재료인 양배추, 양파, 흑마늘에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분말로 잘게 갈아내는 방식으로 100% 모든 성분을 담아낼 수 있다.’, ‘유실되는 영양소 없이 100% 담아내는 것이 가능, □□ 등 소수 브랜드에서만 분말액 제조법을 사용 중’ 등 허위·과대광고를 하였다. 청구인 회사는 대표자인 청구인 신○○이 그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위법행위를 하였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청구인 신○○이 이 사건 각 제품과 관련하여 게시한 글의 내용은 원재료인 양배추, 양파, 마늘의 효능과 원재료를 통째로 미세하게 갈아내는 제조방법의 우수성인데, 양배추, 양파, 마늘은 흔한 식품인데다가, 그 약리적 효능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점, 이 사건 각 제품의 제조방법을 통해 많은 영양분을 포함할 수 있다는 언급이 있을 뿐 원재료의 성분이 변했다거나 새로운 효능이 생겼다는 표현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글은 이 사건 각 제품을 소비자로 하여금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쟁점
이 사건 각 제품에 대한 게시 글 중 원재료의 효능과 제조방법의 우수성에 관한 부분이 구 식품위생법(2016. 2. 3. 법률 제14022호로 개정되고, 2018. 3. 13. 법률 제154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식품위생법’이라 한다) 제13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과대광고, 즉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나.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 회사는 2016. 8. 17.경 서울특별시 금천구청에서 식품소분·판매업 신고를 한 유통전문판매업체이다.
(2) 청구인 신○○은 청구인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2016. 10.경부터 충북 진천군에 있는 식품제조·가공업체인 △△ 주식회사에 의뢰하여 양배추, 양파, 흑마늘을 원재료로 하여 각 원재료별로 원재료 분말에 정제수를 투입하여 90℃에서 1시간 동안 가열하는 등의 방법으로 갈색 액상차 유형의 이 사건 각 제품을 제조하고, 이를 폴리프로필렌 파우치에 포장하도록 하였다.
(3) 이 사건 각 제품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판매되거나 가맹점을 통해 유통되었는데, 청구인 신○○은 마케팅팀에 지시하여 2016. 10.경부터 2017. 4.경까지 개인 블로그에 효능을 소개하는 부분과 제조방법을 설명하는 부분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제품 및 효능별 광고 글을 게시하도록 하였다(이하 ‘이 사건 광고’라 한다).
(4) 이 사건 광고에 소개된 효능으로는 양배추○○ 광고의 경우 위궤양 예방, 위암세포 억제, 항콜레스테롤, 심혈관질환 예방, 항암, 면역 증강, 혈전 생성 억제 등이고, 양파○○ 광고의 경우 항당뇨, 콜레스테롤 개선, 혈액 내 지방 제거, 고혈압 예방, 염증 완화, 간 해독, 골다공증 예방 등이며, 흑마늘○○ 광고의 경우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예방, 항암, 체중 감량, 항산화 등이다. 또한 이 사건 광고는 통째로 미세하게 갈아내는 이 사건 각 제품의 제조방법에 대하여 ‘원재료를 달이는 추출액 방식은 물에 녹지 않는 성분이 있는데 통째로 갈아내기 때문에 가공 과정에서 영양분이 손실되지 않고, 미세하게 갈아내면 세포벽 안의 영양분까지 꺼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 이 사건 광고가 과대광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구 식품위생법 제1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식품등의 명칭·제조방법, 품질·영양 표시, 유전자변형식품등 및 식품이력추적관리 표시에 관하여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허위·과대·비방의 표시·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포장에 있어서는 과대포장을 하지 못한다.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의 영양가·원재료·성분·용도에 관하여도 또한 같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항 제1호는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광고’가 그러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법령조항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 위 규정이 식품의 약리적 효능에 관한 표시·광고를 전부 금지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고, 그러한 내용의 표시·광고라 하더라도 그것이 식품으로서 갖는 효능이라는 본질적 한계 내에서 식품에 부수되거나 영양섭취의 결과 나타나는 효과임을 표시·광고하는 것과 같은 경우에는 허용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결국 위 법령조항은 식품 등에 대하여 마치 특정 질병의 치료·예방 등을 직접적이고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인 양 표시·광고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의약품으로 혼동·오인하게 하는 표시·광고만을 규제한다고 한정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어떠한 표시·광고가 식품광고로서의 한계를 벗어나 의약품으로 혼동·오인하게 하는지는 사회일반인의 평균적 인식을 기준으로 법적용기관이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2000. 3. 30. 97헌마108, 대법원 2006. 11. 14. 선고 2005도844 판결,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5도6207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광고 중 약리적 효능을 소개하는 부분은 원재료인 양배추, 양파, 흑마늘의 일반적인 효능을 소개하고 있을 뿐, 이 사건 각 제품의 효능을 직접적으로 소개한 것은 아니다. 또한 그 내용도 원재료의 일반적인 효능과 관련하여 방송을 통해 보도되거나 논문에 기술된 연구결과를 인용·발췌하여 정리한 것에 불과하고, 그와 같은 효능이 이 사건 각 제품에 고유한 것이라는 언급은 전혀 없다. 다만 약리적 효능을 소개하는 부분에 특정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양배추, 양파, 흑마늘이라는 식품의 식품영양학적·생리학적 기능 및 그 기능의 결과로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다가, 양배추, 양파, 흑마늘의 약리적 효능에 대한 정보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이 사건 각 제품의 제조방법을 설명하는 부분에 ‘모든 성분을 담는다.’, ‘원재료의 효능이 극대화된다.’, ‘질병 예방 효과가 높아진다.’는 표현이 사용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각 제품이 원재료의 전체적인 성분을 많이 포함하여 양배추, 양파, 흑마늘이 식품으로서 갖는 일반적인 효능 측면에서 다른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의미이지,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으로 오인할 만한 특정 성분이나 그러한 성분과 결부된 제품 고유의 특별한 효능을 홍보하는 취지가 아님은 분명하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청구인 신○○이 이 사건 광고를 게시한 행위는, 이 사건 각 제품의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예방 효능을 소개하는 것을 직접적이고 주된 목적으로 하여 광고하였다기보다, 이 사건 각 제품의 판매를 촉진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인터넷 블로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원재료의 약리적 효능·효과와 제조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는 식품으로서 갖는 효능이라는 본질적 한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서 소비자로 하여금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이 사건 광고가 식품광고로서의 한계를 벗어난 과대광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청구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위 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