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 7. 28. 선고 2020헌마803 결정 [군인사법 제57조 제2항 제2호 위헌확인 등]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담당변호사 박성철 변호사 이주언, 이상현, 최초록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8. 8. 대한민국 육군에 입대한 뒤 육군 ○○사단 ○○연대 ○○대대 ○○중대 및 ○○연대본부 □□중대에서 복무하였고, 2020. 4. 11. 병장으로 만기 전역한 자이다.
나. 육군 제○○보병사단 ○○연대 □□중대장은 2020. 3. 10. 청구인이 복종의무를 위반한 사실(상관모욕)을 처분사유로 삼아, 청구인에게 영창 15일(´20. 3. 11.∼´20. 3. 25.)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하여 달리 항고하지 아니하였고, 위 기간 동안 영창에 구금되었다(이하 ‘이 사건 영창감금행위’라 한다). 이후 청구인은 나머지 복무기간을 채운 뒤 2020. 4. 11. 전역하였다.
다. 청구인은, 징계처분 중 영창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군인사법 제57조 제2항 제2호(이하 ‘이 사건 영창조항’이라 한다) 및 이 사건 징계처분, 위 징계처분의 절차를 구성하는 일련의 작위 또는 부작위 및 이 사건 영창감금행위가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평등권 및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2020. 6. 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다음과 같다.
가. 군인사법(2011. 5. 24. 법률 제10703호로 개정되고, 2020. 2. 4. 법률 제169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징계의 종류) ② 병에 대한 징계처분은 강등, 영창(營倉), 휴가 제한 및 근신으로 구분하되 징계의 종류에 따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각 호와 같다.
2. 영창은 부대나 함정(艦艇) 내의 영창, 그 밖의 구금장소(拘禁場所)에 감금하는 것을 말하며, 그 기간은 15일 이내로 한다.
나. 육군 ○○보병사단 ○○연대본부 □□중대장이 2020. 3. 10. 청구인에 대하여 발령한 영창 15일의 징계처분
다. 육군 ○○보병사단 ○○연대 □□중대 징계위원회가 청구인에게 ① 2020. 3. 6. 제1차 출석통지를 한 행위, ② 진술서 작성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지 않고 2020. 3. 9. 제2차 출석통지를 한 행위 및 ③ 2차 출석통지에 대하여 동의서 작성을 강요한 행위
라. 육군 ○○보병사단 ○○연대 □□중대 징계위원회가 ① 제1차 진술서를 분실한 행위 및 ② 징계위원회 당일 진술서를 다시 작성하도록 강요하여, 청구인의 진술권을 침해한 행위
마. 육군 ○○보병사단 ○○연대 □□중대 징계위원회가 ① 제때에 출석통지가 이루어졌는지 및 진술권 작성기회가 제대로 보장되었는지 확인하지 않은 행위, ② 진술서와 별도로 청구인에게 해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행위 및 ③ 2020. 3. 9. 청구인에 대한 영창처분절차에서 영창 15일의 징계 의결을 강행한 행위
바. 육군 ○○보병사단 ○○연대본부 □□중대장이 청구인에 대한 영창처분절차에서 청구인에게 항고할 권리 및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를 고지하지 않은 행위
사. 육군 ○○보병사단 법무참모부 인권담당 군법무관이 청구인에 대한 영창처분절차에서 청구인에게 항고할 권리를 알려주지 않은 행위
아. 육군 ○○보병사단 법무참모부 인권담당 군법무관이 청구인에 대한 영창처분의 적법성 심사 절차에서 영창처분이 적법하다고 통보한 행위
자. 육군 ○○보병사단 ○○연대본부 □□중대장이 2020. 3. 11.부터 2020. 3. 25.까지 청구인을 부대 내 영창에 감금한 행위
3. 판단
가. 군인사법 제57조 제2항 제2호에 관하여[심판대상 가., 이 사건 영창조항]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려면 그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직접, 현재,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받아야 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고, 여기서 말하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하므로,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한 기본권침해의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직접성의 요건이 결여된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2. 11. 12. 91헌마192; 헌재 2005. 5. 26. 2004헌마671 참조). 그런데 심판대상 중 이 사건 영창조항의 문언을 살펴보면, 이는 병에 대한 징계처분의 종류 중 특히 영창에 관한 것을 정하고 있을 따름이다. 실제로 청구인과 같은 병에 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기본권 침해의 효과는, 군인사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56조 제1항에서 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징계권자(법 제58조)가 병에 대하여 징계위원회(법 제58조의2)에 징계의결을 요구하고, 그에 따라 징계위원회에서 다양한 종류의 징계 중 특정기간 영창에 감금할 것을 의결한 후(법 제59조 제3항) 징계권자가 특정기간 영창에 구금하도록 하는 징계처분을 발령함으로써 비로소 발생하게 된다. 즉, 청구인에 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기본권 침해의 효과는 위 조항들에 근거한 징계처분의 발령이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해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지 이 사건 영창조항 그 자체로 인하여 직접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위 조항들의 문언을 살펴보더라도, 병에게 부과될 수 있는 징계처분의 종류를 선택함에 관하여는 징계위원회 등에 재량이 부여되어 있어 그 행사를 통하여서만 비로소 기본권 침해가 현실화된다고 보이고, 이 사건 영창조항으로 집행행위 이전부터 일의적으로 수범자의 법적 지위가 정해져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영창조항에 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에 관한 직접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나. 육군 ○○보병사단 ○○연대본부 □□중대장이 2020. 3. 10. 청구인에 대하여 발령한 영창 15일의 징계처분에 관하여[심판대상 나., 이 사건 징계처분]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그런데 징계처분 등을 받은 사람은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도움을 받아 그 처분을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장성급 장교가 지휘하는 징계권자의 차상급 부대 또는 기관의 장에게 항고할 수 있고(법 제60조 제1항), 이와 같은 항고절차를 거친 이후에도 권리구제가 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해당 징계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법 제51조의2). 이 사건 기록에 따르면, 청구인은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항고 및 행정소송절차 등 법률에서 정한 권리구제절차를 달리 거치지 아니하였다. 나아가 육군 제○○보병사단 법무참모부 사실조회 회신자료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직접 수령하여 자필로 서명날인하였던 징계처분서 및 그 수령증, 청구인이 직접 수령한 후에 ‘영창처분에 관하여 가족에게 통지되기 원하지 아니한다’는 란에 자필로 표기하였던 영창처분집행통지서 등에는, 영창처분에 관하여 항고할 수 있다는 사실 및 항고가 제기될 경우 영창처분은 집행이 정지된다는 사실이 문자로 표기되어 있어, 청구인이 항고권을 전혀 알 수 없었다거나 항고권을 전혀 행사할 수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외에 청구인이 명시적으로 항고의사를 표명하였음에도 처리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확인되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청구인은 이 사건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툴 수 있는 사전 권리구제절차를 모두 거쳤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청구인의 불이익으로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착오로 권리구제절차를 밟지 못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한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다. 징계절차를 구성하는 일련의 작위 또는 부작위에 관하여[심판대상 다. 내지 아.]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그런데 이 사건 심판대상 다. 내지 아.는 이 사건 징계처분이 발령되는 과정에서 그 징계절차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들에 불과하다. 이에 대한 청구인의 주장은 결국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는 것에 다름 아닌데,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항고 및 행정소송을 통해 그 절차상 하자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었으므로, 이러한 권리구제절차를 경료하지 아니하였다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그런데 청구인이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항고 또는 행정소송을 거치지 아니하였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심판대상 다. 내지 아.에 관한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라. 이 사건 영창감금행위에 관하여[심판대상 자.]
헌법소원제도는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다고 하려면 그 제도의 목적상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어야 한다(헌재 1994. 8. 31. 92헌마174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따르면 청구인은 2020. 3. 25. 영창구금기간 만료로 구금상태에서 해제된 뒤 2020. 4. 11. 만기 전역하였는데, 이로써 청구인에 대한 개별·구체적인 영창감금행위로 인한 기본권 침해 상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그에 대한 심판청구는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나아가 2020. 2. 4. 법률 제16928호로 개정되어 2020. 8. 5. 시행예정인 군인사법 제57조 제2항 제2호는 영창제도를 폐지하고 군기교육제도를 도입하였는바, 종전부터 운영되던 영창제도 전반의 위헌성에 관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영창감금행위와 같이 특정인에 대하여 이미 그 집행이 종료된 개별·구체적 영창감금행위가 장차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는 보기 어렵고, 이미 종료되어 반복될 가능성이 없는 개별·구체적 행위 그 자체에 관한 헌법적 해명이 달리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예외적으로 그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1호 전단 및 제4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