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 6. 25. 선고 2018헌마758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이○○
- 대리인
- 법무법인 피앤케이 담당변호사 김원진 외 1인
- 피청구인
-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검사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18. 4. 23. 피청구인으로부터 주택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2018년 형제4412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7. 3. 2. 부동산개발업을 목적으로 주식회사 ○○을 설립한 대표이다. 지역주택조합의 설립인가를 받기 위해 조합원을 모집하려는 자는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신고하고, 공개모집의 방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위 신고 없이 2017. 10. 일자 불상경 통영시(주소 생략)에 (가칭)○○지역주택조합 홍보관을 개관하고 조합원 모집을 하였다.』
나. 청구인은 2018. 7. 2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위헌적 법률인 주택법 제11조의3 제1항 및 제102조 제2호, 주택법 부칙 제4조 제2호에 근거한 것일 뿐만 아니라,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에 의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과 근거조항
가.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조항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조항은 주택법(2016. 12. 2. 법률 제14344호로 개정된 것) 제11조의3 제1항 및 제102조 제2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주택법 부칙(2016. 12. 2. 법률 제14344호) 제4조 제2호(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과 합하여 ‘이 사건 근거조항들’이라 한다)이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주택법(2016. 12. 2. 법률 제14344호로 개정된 것) 제11조의3(조합원 모집 신고 및 공개모집) ① 제11조 제1항에 따라 지역주택조합 또는 직장주택조합의 설립인가를 받거나 인가받은 내용을 변경하기 위하여 조합원을 모집하려는 자는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고, 공개모집의 방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하여야 한다. 조합 설립인가를 받기 전에 신고한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제102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제5호 또는 제18호에 해당하는 자로서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50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이 2천만 원을 초과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이익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제11조의3 제1항을 위반하여 신고하지 아니하고 조합원을 모집하거나 조합원을 공개로 모집하지 아니한 자 주택법 부칙(2016. 12. 2. 법률 제14344호) 제4조(조합원 모집 신고 및 공개모집에 관한 경과조치) 제11조의3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 2.이 법 시행일 이전에 주택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하기 위하여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 공고를 하여 조합원을 모집한 경우
3. 청구인의 주장
(가칭)○○지역주택조합(이하 ‘이 사건 가칭 조합’이라 한다)은 2016. 11.경부터 신문 등에 공고를 하면서 적법하게 조합원 모집을 해왔으므로, 그 후 시행된 이 사건 법률조항을 청구인의 2017. 10.경 조합원 모집 행위에 적용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고, 만약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위 조합원 모집 행위에 적용되는 것이라면 이는 형벌불소급원칙에 반하며,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 공고’를 하여 조합원을 모집한 경우와 그 외의 방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한 경우를 정당한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인정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이 사건 가칭 조합은 통영세무서장으로부터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은 2016. 4. 18. 무렵 활동을 시작하였고, 2016. 10. 25. 통영시장으로부터 부동산등기용 등록번호 등록증명서를 발급받았다.
나. 이 사건 가칭 조합은 주식회사 □□과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하고 △△ 주식회사를 시공예정사로 하여 통영시(주소 생략)에 ‘○○아파트’ 주택홍보관을 개관하였고, 2016. 11.경부터 ‘한려 벼룩시장’ 등에 광고를 하며 조합원을 모집하였다. 그 후 이 사건 가칭 조합은 △△ 주식회사의 신용도 하락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주식회사 □□과의 위 업무대행계약을 해제하였다.
다. 이 사건 가칭 조합은 2017. 5. 1. 청구인이 설립한 주식회사 ○○과 새로운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하였고, 2017. 6. 26. 통영시 (주소 생략) ○○프라자 일부를 임차하여 ‘□□’ 주택홍보관을 다시 건립하였다. 그 후 청구인은 시공예정사를 ▽▽ 주식회사로 변경하였으며, 통영시장에게 조합원모집신고를 하지 않은 채 2017. 10.경 조합원을 모집하였다.
5. 판 단
가. 쟁점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다. 그런데 청구인은 이 사건 근거조항들의 위헌성도 함께 주장하고 있는바, 기소유예처분 그 자체가 중대한 법리오해나 수사미진 등에 의해 이루어져 기본권이 침해되는 경우도 있지만, 당해 처분의 근거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 그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처분 역시 정당성을 가질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정당성 판단의 전제로서 그 근거조항들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구법에 따라 조합원을 모집 중이던 청구인의 법적 지위를 사후에 시행된 법률을 통하여 박탈하고 있으므로 형벌불소급원칙에 위배되고,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일간신문에 공고를 내는 방법으로 조합원 모집을 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기존 지역주택조합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벌불소급원칙에 위배되는지, 이 사건 부칙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한편,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하여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명시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으나, 기존의 법에 의하여 이미 형성된 개인의 법적 지위를 사후 입법을 통하여 박탈하는 내용의 소급입법은 개인의 신뢰보호를 내용으로 하는 법치국가원리에 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이는 일응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에 관하여도 살펴보기로 한다. 또한 청구인은 2016. 11. 전후로 이 사건 가칭 조합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변동이 없음에도 피청구인이 이를 간과하고 그 후에 시행된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잘못 적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바,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 법리오해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1) 형벌불소급원칙 위배 여부
헌법 제13조 제1항 전단의 형벌불소급원칙은 ‘형벌법규는 시행된 이후의 행위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해서는 소급하여 불리하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므로, 사후에 만들어진 법률로 과거의 행위를 ‘처벌’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헌재 2015. 2. 26. 2012헌바268; 헌재 2017. 7. 27. 2015헌바240 참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2017. 10.경 청구인이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조합원 모집을 한 행위에 관한 것이고, 이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된 이후의 행위여서 행위시법인 위 법률조항이 적용됨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에서 형벌법규의 소급적용 문제는 발생하지 아니한다.
(2) 신뢰보호원칙 위배 여부
신뢰보호원칙의 위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침해받은 이익의 보호가치, 침해의 중한 정도, 신뢰가 손상된 정도, 신뢰침해의 방법 등과 새 입법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야 한다(헌재 2013. 6. 27. 2011헌마315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에는 ① 주택조합설립의 인가를 받지 않은 임의단체가 주택조합원을 모집하는 데 아무런 법적 규제를 하지 않았던 구법질서가 계속 지속되리라는 신뢰는 보호가치가 크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된 이후에도 청구인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고 공개모집의 방법으로 주택조합원을 모집할 수 있었으므로 신뢰 손상의 정도가 크지 않은 점, ③ 이에 비해 주택조합원 모집 등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여 선의의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이 사건 법률조항의 공익적 가치는 매우 큰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부칙조항의 위헌 여부
헌법 제11조 제1항이 규정하는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 근거가 없는 차별을 배제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경우에 한하여 평등원칙에 반할 뿐이다(헌재 2018. 6. 28. 2016헌바77등 참조). 이 사건 부칙조항은 시행일인 2017. 6. 3. 이전에 주택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하기 위하여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 공고를 하여 조합원을 모집한 경우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을 배제한다. 즉 이 사건 부칙조항은 2017. 6. 3. 이전에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 공고를 하여 조합원을 모집한 자와 그 외의 방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한 자를 달리 취급하고 있는바, 그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 전에는 주택조합설립을 위한 조합원 모집 방법과 절차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역주택조합설립인가 전의 임의단체가 조합원을 모집하는 행위에 대하여 행정청의 실태파악이 불가능하였고, 조합에 가입하려는 자 또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기가 어려워 이를 악용한 범죄가 발생하였으며 피해가 발생하여도 입증이 어려워 사후 피해구제가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에 개정 주택법과 그 시행규칙은 주택조합설립을 위한 조합원 모집활동의 투명성을 강화하여 선의의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일정한 규제를 통해 주택조합사업의 과열을 방지할 목적으로, 지역주택조합 또는 직장주택조합의 설립인가를 받거나 인가받은 내용을 변경하기 위하여 조합원을 모집하려는 자는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고, 공개모집의 방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하도록 하였다(주택법 제11조의3 제1항). 또한 조합원 모집 신고를 하려는 자는 사업의 개요 및 토지확보 현황 등이 포함된 조합원 모집공고안 등을 첨부하여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위 신고가 수리된 다음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모집 대상 지역의 주민이 널리 볼 수 있는 일간신문 및 관할 시·군·자치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모집공고를 하게 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주택법 제11조의3 제3항,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의3 제1항, 제7조의4 제1항 제1호). 다만 행정청이 조합원 모집 실태파악이 가능하며 그 과정의 투명성이 일정 수준 보장될 수 있는 경우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지 않는 이 사건 부칙조항을 둠으로써, 구법질서하에서 진행되던 주택조합사업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주택법 법령은 주택건설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은 사업주체가 되려는 자가 해당 주택건설대지 중 사용할 수 있는 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의 소유자가 있는 곳을 확인하기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 전국적으로 배포되는 둘 이상의 일간신문에 두 차례 이상 공고하고, 공고한 날부터 30일 이상이 지났을 때에는 위 대지를 주택법 제22조에 따른 매도청구할 수 있도록 하거나(주택법 제23조 제1항), 주택상환사채의 발행자는 주택상환사채를 모집하려는 경우에는 모집 7일 전까지 일간신문에 주택상환사채의 명칭 등을 1회 이상 공고하도록 하는 규정(주택법 시행규칙 제34조 제3항) 등에서 일간신문의 공고를 법적 효력이 발생하기 위한 절차 중 하나로 정하고 있다. 조합원 모집 공고를 하는 데 있어 위와 같은 일간신문의 공고는 행정청이 조합원 모집 실태를 파악하기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투명성이 높아 선의의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입법자가 개정 주택법에 위와 같은 신고 및 공개모집 조항을 두면서 그 시행일 이전에 주택조합설립인가신청을 하기 위해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 공고를 한 경우에는 그 신고 및 공개모집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부칙조항이 일간신문에 의한 조합원 모집 공고를 한 자와 그 외의 방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한 자를 다르게 취급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부칙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라.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법리오해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가칭 조합이 설립된 이후 그 법적 지위에 변동이 없으므로 2017. 10.경의 청구인의 조합원 모집 행위에 대하여 위 조합 설립 이후에 시행된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2017. 6. 3. 이후에 ‘신고 없이 조합원을 모집하거나 조합원을 공개로 모집하지 아니’하면 적용되는 것이지, 청구인의 주장처럼 이 사건 가칭조합이 2017. 6. 3. 전에 설립된 사실은 청구인의 2017. 10.경 조합원 모집행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 법 시행일 이전에 주택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하기 위하여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 공고를 하여 조합원을 모집한 경우’를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지 않는 예외로 정하고 있으나, 기록상 이 사건 가칭 조합은 이 사건 부칙조항이 정한 예외에 해당된다고 볼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법리오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마. 소결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 근거조항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처분으로서, 기록상 피청구인이 위 사건에 관하여 현저히 정의나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을 함에 있어 위 기소유예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피청구인의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6.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