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6. 3. 30. 선고 2005헌마186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신○환
- 대리인
- 법무법인 구덕 담당변호사 임종선 외 2인
- 피청구인
-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검사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2005년 형제681호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피의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05. 1. 27.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1943. 9.생)은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집행관으로서, 채권자 (주) ○○은행으로부터 유체동산 압류의 강제집행을 위임받고, 청구인의 사무원 박○오(1966. 4.생)와 함께 2004. 12. 20. 12:23경 부산 남구 ○○동 564의 3 ○○타운 105동 1305호 채무자 방○연의 집에서 유체동산을 압류하고 있었는데, 채무자의 아들 정○호(1980. 3.생)가 욕설과 폭력으로 압류집행을 방해하였다. 정○호의 행위에 대항하여 박○오가 정○호의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하였다. 정○호는 박○오와 청구인의 공동폭행으로 인하여 치료일수 미상의 안면부 타박상, 요추부 염좌상 등을 입었다고 주장하여 고소하였다. 피청구인은 경찰의 수사내용만을 기초로 2005. 1. 27. 청구인의 공동폭행사실을 인정하고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2005년 형제681호로 청구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청구인이 진정하자 피청구인은 사건을 추가로 조사한 뒤 동일한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청구인은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으므로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여 달라고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2. 판 단
청구인과 박○오는 정○호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정○호가 강제집행을 방해하기 위하여 청구인을 밀어내고 박○오를 폭행하였다고 주장하고, 정○호는 자신도 멱살을 잡히고 맞았다고 주장한다. 강제집행은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집행관은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실시하면서 채무자 등이 강제집행을 방해할 경우에는 그 방해를 제거하기 위하여 스스로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경찰 또는 국군의 원조를 요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5조). 따라서 집행관이 적법한 강제집행을 실시하면서 그에 대한 방해행위를 배제하기 위하여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 그것이 명백한 권한남용에 해당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유형력의 행사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한 행위로 평가하여 옹호하는 것이 올바르고 마땅하다. 이 사건에서 정○호가 2004. 12. 21. 자필로 “저는 어제 어르신한테 절대로 폭행당한 적이 없습니다”라는 내용의 반성문을 쓴 점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이 정○호에게 폭행이나 상해를 가하였는지 매우 의심스럽다. 설사 청구인의 폭행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행위의 방법ㆍ정도ㆍ결과 등을 종합하여보면 청구인의 적법한 강제집행을 방해하는 정○호의 행위를 배제하기 위한 정당행위라고 볼 여지가 많다고 보인다. 이처럼 무죄일 가능성이 높은 사안에 대하여 피청구인이 유죄의 처분인 기소유예결정을 한 것은, 피청구인이 수사를 다하지 않았거나 집행관의 강제집행 방해행위 배제에 관한 형사법적 평가를 그르친 것으로서, 수사와 기소재량권을 행사하면서 국민들을 평등하게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유죄를 단정함으로써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청구인 의 헌법소원을 받아들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다음과 같은 별개의견이 있다.
4.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취소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동의한다. 기소유예처분은 피의자의 범죄혐의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는 처분으로서 피의자의 명예와 사회생활에 불리한 영향을 준다. 그런데도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는 피의자가 무죄임을 주장하여 불복할 수 있는 절차가 없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검사의 단심(單審) 판단에 의하여 유죄로 결정되고 만다. 이는 형사상 불이익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절차가 마련되지 아니한 것으로서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한 절차”가 미비된 것이고, 범죄혐의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주장하는 피의자가 “법관에 의한 재판”에 의하여 무죄를 밝힐 수 있는 재판청구권(헌법 제27조 제1항)을 부인한 채 유죄라고 단정하여 명예를 저하시키는 점에서 위헌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한 위헌성은 이 사건과 같이 피의자의 무죄 주장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 불복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복할 수 없는 경우에 현실화되어 피의자의 재판청구권을 구체적으로 침해하게 된다(헌법재판소 2000. 6. 29. 선고 99헌가9 결정). 따라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사실관계나 법령해석에 관하여 불복하여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불복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경우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이 허용된다고 하여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불복절차가 충족된다고 보기 어렵다. 헌법소원은 헌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후의 구제수단으로서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적 평가에 그치는 것이 원칙이고,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사실관계나 법령해석에 관한 불복사유를 모두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인격권(명예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취소하는 외에,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를 마련하게 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을 적용하여 “기소유예처분에 대하여 피의자가 불복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헌법 제12조 제1항(‘적법한 절차’ 부분)과 제27조 제1항(‘법관에 의한 재판’ 부분)에 위반된다”고 선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