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1995. 5. 25. 선고 93헌마255 결정 [국회의원선거법 제15조 제3항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신청인
- 1. 노 ○ 찬 2. 윤 ○ 규 청구인들 대리인 변 호 사 이 종 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 노○찬은 1992. 3. 24. 실시된 제14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인천직할시 남동구 ○○동 ○○주공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위 남동구선거구에서 선거권을 행사한 바 있는 유권자로서 1992. 5. 15. 창립된 진보정당추진위원회의 대표직에 있는 자이고, 청구인 윤○규는 위 선거 당시 구미시 선거구에서 민중당 후보로 출마하여 국회의원 피선거권 및 선거권을 행사한 자로서,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서 피선거권을 행사하려고 활동중인 자들이다.
나. 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는 현재 폐지된 국회의원선거법 (1988.3.17. 법률 제4003호로 제정되고 1992.12.31. 법률 제4462호로 개정된 것, 1994.3.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된 공직선거및부정선거방 지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되었다.)에 의하여 치러 진 것인데,
(1) 국회의원선거의 지역구와 그 관할구역을 규정한 위 법률 제15조 제3항과 별표는 평등선거의 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41조에 위배되고,
(2) 비례대표제에 의한 의석배분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위 법률 제133조는 헌법 제41조에 위배된 규정으로서, 청구인들은 제14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다른 선거구 주민들에 비하여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받음으로써, 평등권과 선거권, 공무담임권을 침해당하는 기본권 침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1993. 10. 27. 그 기본권 침해의 근거규정인 위 국회의원선거법 제15조 제3항과 동법 제133조에 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제기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은 폐지된 국회의원선거법(1988. 3. 17. 법률 제4003호로 제정되고 1992. 12. 31. 법률 제4462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3항 및 별표와 동법 제133조인 바,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회의원선거법 제15조[지역구의 획정과 의원정수] ① 지역구는 인구,행정구역,지세,교통 기타의 조건을 고려하여 이를 획정한다. 그러나 구,시(구가 설치되지 아니한 시를 말한다. 이하 같다.),군의 일부를 분할하여 다른 지역구에 소속하게 하지 못한다. ② 1개 지역구에서 선거할 의원의 정수는 1인으로 한다. ③ 제1항의 지역구와 그 관할구역은 별표와 같이 한다.(별표생략) 국회의원선거법 제133조[전국구의석의 배분과 당선인결정] 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역구총선거에서 5석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각 정당의 지역구의석비율에 따라 전국구의석을 배분한다. 다만, 지역구총선거에서 의석을 얻지 못하였거나 5석 미만을 차지한 정당으로서 그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인 정당이 있는 때에는 그 정당에 대하여 우선 1석을 배분한다. ② 제1항의 의석비율은 지역구총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각 정당의 지역구의석수를 그 의석총수로 나누고 소수점이하 제5위를 반올림하여 산출한다. ③ 전국구의석은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산출된 의석비율에 전국구의석수(제1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유효투표수의 100분의 3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배분되는 의석수를 제외한다)를 곱하여 산출된 수의 정수에 따라 배분한 다음에 잔여의석이 있는 때에는 그 단수가 큰 순위에 따라 각 정당에 1석씩 배분한다. ④ 제3항의 경우에 같은 단수가 있는 때에는 그 지역구의석수가 많은 정당에 배분하고 지역구의석수가 같은 때에는 당해 정당의 추첨에 의한다. ⑤ 정당에 배분된 전국구의원수가 그 정당이 추천한 전국구후보자수를 초과할 때에는 초과된 의석은 공석으로 한다. ⑥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출된 정당별후보자명부의 순위에 따라 배분된 전국구의석의 당선인을 결정한다. ⑦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138조 제1항 제1호, 제139조 또는 제141조의 사유로 인하여 전 지역구의 선거가 종결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선인이 결정되지 아니한 의석총수를 전지역구의원정수로 나눈 수에 전국구의원정수를 곱하여 얻은 수의 정수를 전국구의원정수에서 공제한 의석을 제1항 내지 제6항의 규정에 따라 전국구의석을 배분하고 당선인을 결정한다.
3. 당사자의 주장 등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1) 불평등 선거구에 관하여
(가) 헌법은 평등권을 규정함과 아울러 제41조에서 선거제도의 기본원칙으로 보통,평등,직접,비밀 선거의 기본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 나라의 선거는 평등선거의 원칙실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커다란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다. 평등선거의 원칙에는 선거권을 행사하는 선거인이 다른 선거인과 평등하게 투표하여야 한다는 ‘산술적 평가가치의 평등’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유효하게 투표된 1표가 다른 1표와 평등하게 평가되어야 한다는 이른바 ‘성과가치의 평등’도 포함된다. 그러므로 인구가 서로 다른 선거구에서 동수의 국회의원이 당선되는 경우,즉 불평등한 선거구의 획정은 평등선거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물론 투표가치의 평등이 절대적, 기계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선거구는 일반적으로 행정구역을 중시하여 설정되기 때문에 인구의 격차가 선거구간에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선거구간에 허용되는 투표가치의 격차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설정되어야 하며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헌법에 보장된 평등의 원칙,평등선거의 원칙을 위배하여 선거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우리 나라의 경우 국회의원선거법 제15조 제3항은 지역구와 그 관할구역을 별표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의거하여 치러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의 지역구간의 인구편차는 외국의 입법례나 판례 등에 비추어 명백히 합리적인 편차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 있어 선거 인구수를 중심으로 선거구간의 인구불균형을 살펴보면,선거인수 20만 이상의 지역이 16개구, 6만 미만의 지역이 25개구로서, 최소선거구인 전남 장흥군을 1로 하였을 때 전국 237개 선거구의 편차는 2.00-2.99가 79개 선거구, 3.00-3.99가 62개 선거구, 4.00-4.99가 23개 선거구이고 최대선거구인 인천 남동구의 편차는 5.00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의 대도시에서는 3.00의 편차가 대부분으로 특히 대도시에서의 불평등선거구의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지난 30여년에 걸친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전은 도시의 인구집중과 농촌의 인구감소를 가져왔으며, 이에 따라 도시의 선거구에서 선출된 의원과 농촌 지역의 선거구에서 선출된 의원의 득표수에는 커다란 차이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선거법에서는 선거구의 획정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있을 뿐 선거구 규모에 관한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인위적인 게리맨더링이 가능하게 되었다.
(다) 이상과 같이 국회의원선거법 제15조 제3항은 헌법에 보장된 선거권을 침해하고 평등선거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위헌조항이라 할 것이다.
(2) 전국구 의석 배분문제에 관하여
(가) 헌법 제41조 제3항은 비례대표제를 규정하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사항에 관하여는 법률에 위임하고 있는바, 이에 기하여 국회의원선거법 제133조에서는 전국구의석의 배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원래 비례대표제란 각 정치세력의 득표율에 비례하여 대표자수를 각 정치세력에 배분하는 선거제도로서 정치적인 세력판도를 그대로 대표기관에 투영시키는 제도인 것이다. 그러나 현행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총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각 정당의 지역구 의석비율에 따라 전국구 의석을 배분하고 다만 지역구 총선거에서 의석을 얻지 못하였거나 5석 미만을 차지한 정당으로서 그 득표수가 유효투표총 수의 100분의 3 이상인 정당이 있는 때에는 그 정당에 대하여 1석을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어(국회의원선거법 제133조), 헌법이 구상하고 있는 비례대표제와는 동떨어진 것으로서 각 정당별 전국구 의석의 배분이 각 정당이 획득한 유효득표수에 비례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다수대표제의 선거 결과 획득한 각 정당의 지역구 의석 수에 비례하도록 함으로써 투표의 산술적 가치의 평등뿐 아니라 그 성과가치의 평등을 아울러 요구하는 평등선거의 원칙을 이념으로 하는 진정한 비례대표제와는 거리가 먼 일종의 다수대표제라 할 것이다. 그 결과 지역구의 사표방지라는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역행하여 전국구 의석배분에서도 지역구 선거에서 결과가치를 가진 표만을 고려하게 되므로, 현행 전국구제도는 소선거구 다수대표제에 따른 의석배분의 불균형을 시정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던바, 이는 헌법상의 평등선거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나) 국회의원선거법 제29조에 의하면, 전국구 의원 선출방법은 정당이 순위를 정하여 전국구 후보자 명부를 제출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출된 정당별 전국구 후보자 명부에 기재된 순위에 따라 정당에 배분된 의석의 당선인을 결정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인은 전국구 후보자에 대하여 직접 투표를 하지 않으며 지역구 후보에 대한 투표의 결과를 곧 그 후보의 소속정당에 대한 지지로 의제할 뿐만 아니라 이른바 엄정구속명부제를 택하여 전국구 후보자 및 그 순위는 정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고 당선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각 선거인이 2개의 투표권을 가지고 제1표는 지역구 후보자에게 투표하고 제2표는 정당별 주선거후보자추천명부에 투표하여 이 제2표의 합계에 의하여 의석을 배정하는 한편 지역구 후보자도 정당별 주선거후보자추천명부에 등재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와 달리, 선거인이 후보자에 대하여 직접 투표하며 선거인 스스로가 직접 대의기관을 선출하는 헌법상의 직접선거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다) 또한 지역구 총선거에서 의석을 얻지 못하였거나 5석 미만을 차지한 정당으로서 그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인 정당에 대하여 우선 1석을 배정하도록 하고 있는바, 지역구 선거에서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전국적으로 상당한 득표를 하였으나 5석 이상을 얻지 못해 1석밖에 배정 받지 못한 정당의 존재가능성이 높고 또 전국적으로 고루 득표를 하였으나 5석 이상을 얻지 못한 정당은 1석밖에 배정 받지 못하고 그보다 득표율은 낮으나 특정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득표하여 5석 이상을 얻은 정당은 지역구 의석에 비례한 전국구 의석을 배정 받게 되어 평등선거의 원칙과 정당의 평등에 반한다 할 것이다.
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의 의견
특별한 의견이 없으며, 다만 위와 같이 위헌심판이 제기된 국회의원선거법 조항에 관하여 새로 법률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었음을 통지하였다.
3. 판 단
먼저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중 청구기간에 관하여 살펴본다.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에 의하면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 법령에 의한 기본권의 침해는 원칙적으로 그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당하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법령에 대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법률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법률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법률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률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할 것이며, 여기서 "사유가 발생한 날"은 당해 법률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명백히 구체적으로 현실 침해하였거나 그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등 실체적인 여러 요건이 성숙하여 헌법판단에 적합하게 된 때를 말한다(헌법재판소 1990. 6. 25. 선고, 89헌마220 결정; 1995. 1.20. 선고 93헌마250 결정 및 1990. 10. 8. 선고 90헌마18 결정 참조). 그런데 이 사건은 청구인들이 1992. 3. 24. 실시된 제14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국회의원선거법 제15조 3항 및 제133조에 의하여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이유로 청구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으로서 위 각 법률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것이고, 위 각 법률조항은 1988. 3. 17. 제정되어 시행되었으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청구인들에게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실체적 제요건의 성숙으로 헌법판단에 적합하게 된 때는 위 각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제14대 국회의원선거가 실시된 1992.
3. 24.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청구인들로서는 늦어도 1992. 3. 24. 부터 180일 이내에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하였어야 하는데 같은 날짜로 부터 180일이 훨씬 지난 후임이 날자 계산상 분명한 1993. 10. 27.에 제기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 청구는 그 기간이 도과된 후에 제기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김용준,주심,김진우,황도연,이재화,조승형,정경식,고중석,신창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