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5헌마937 결정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김○윤
- 국선대리인
- 변호사 김영주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1974. 3.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부근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였다. 청구인은 위 기간에 제초제인 모뉴론 살포업무에 참가하였는데 이로 인해 1993년경 전역한 후 곧바로 ‘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고엽제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의 당뇨병, 다발성골수종 등에 걸리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14. 4.경부터 여러 차례 국방부에 고엽제법상 고엽제후유증환자로 인정하여 달라는 취지의 민원 등을 제기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 이에 청구인은 다이옥신이 들어 있지 않은 모뉴론은 고엽제법상 고엽제로 인정하지 않는 고엽제법 제2조 제1호와 고엽제후유증환자로 인정될 수 있는 복무기간의 종기를 1972. 1. 31.로 한정한 고엽제법 제2조 제2호 나목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5. 4. 17.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하였고, 국선대리인은 2015. 9.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고엽제법(2007. 12. 21. 법률 제8793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호(이하 ‘이 사건 성분조항’이라 한다), 고엽제법(2015. 2. 3. 법률 제1319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2호 나목(이하 ‘이 사건 기간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성분조항과 함께 ‘심판대상조항들’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93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고엽제”란 월남전 또는 대한민국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南方限界線)의 인접지역으로서 국방부령으로 정하는 지역(이하 “남방한계선 인접지역”이라 한다)에서 나뭇잎 등을 제거하기 위하여 사용된 제초제로서 다이옥신이 들어 있는 것을 말한다. 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2015. 2. 3. 법률 제13194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 “고엽제후유증환자”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나. 1967년 10월 9일부터 1972년 1월 31일 사이에 남방한계선 인접지역에서 「병역법」, 「군인사법」 또는 「군무원인사법」에 따른 군인이나 군무원으로서 복무하였거나 고엽제 살포업무에 참가하고 전역ㆍ퇴직한 자(이하 “남방한계선 인접지역에서 복무하고 전역한 자등”이라 한다)로서 제5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질병을 얻은 자
3.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1974. 3.경부터 9.경까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부근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면서, 다이옥신이 포함되지 않은 제초제인 모뉴론을 사용하여 불모지작업 등을 하였고, 이로 인해 고엽제법 제5조 제1항에 해당하는 병들에 걸리게 되었다. 청구인의 위와 같은 행위와 그로 인한 결과는 고엽제법 제2조 제2호 나목의 고엽제후유증환자의 경우와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음에도, 이 사건 성분조항으로 인해 자신이 뿌린 제초제는 고엽제법상 고엽제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고, 이 사건 기간조항으로 인해 자신은 고엽제후유증환자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들의 부진정입법부작위로 인하여 청구인은 고엽제법 제2조 제2호 나목의 고엽제후유증환자로 인정되는 사람들과의 사이에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들은 청구인의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이 사건 성분조항 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본문은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는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경우, 그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법령이 시행된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헌재 2006. 7. 27. 2004헌마655 참조). 청구인은 이 사건 성분조항이 2007. 12. 21. 시행됨과 동시에 청구인이 살포하였다고 주장하는 모뉴론이 고엽제법상 ‘고엽제’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차별을 받게 되었고,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로부터 1년이 훨씬 지난 2015. 4. 17. 제기되었으므로, 이 사건 성분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기간조항 부분
청구인은 1974년경 남방한계선 부근에서의 군복무 중 모뉴론을 살포하였고 그 유해성이 다이옥신이 들어 있는 제초제와 유사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성분조항이 모뉴론도 고엽제법상 ‘고엽제’로 인정하도록 개정되어야 하고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기간조항의 종기가 1974년경까지 확장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심판청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청구인의 주장은 이 사건 성분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조건으로 하는 것인데 이 사건 성분조항이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그 판단을 구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기간조항이 직접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거나, 이 사건 기간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기간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도 부적법하다.
5.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의 이 사건 기간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이진성의 이 사건 기간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나는 이 사건 기간조항에 대한 심판청구가 적법하여 본안 판단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청구인은 이 사건 기간조항의 위헌성을 다투면서 주로 모뉴론 살포시기를 고려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기는 하나, 이 사건 기간조항의 종기를 정함에 있어 독성물질인 고엽제의 잔류기간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에 대하여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다수의견은 청구인이 이 사건 성분조항의 위헌결정을 조건으로 이 사건 기간조항의 위헌성을 다툰다고 단정 짓고 있으나, 청구인은 고엽제법상 고엽제에 모뉴론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는 이 사건 성분조항의 위헌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이 사건 기간조항의 위헌성을 다투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나. 이 사건 기간조항의 의의
이 사건 기간조항은 고엽제후유증환자의 요건으로, 1967년 10월 9일부터 1972년 1월 31일 사이에 남방한계선 인접지역에서 복무하고 전역한 자 등일 것과 고엽제법 제5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질병을 얻은 자일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위 질병이 이 사건 성분조항이 정한 고엽제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어야 한다는 문언은 두고 있지 않다. 이 사건 기간조항이 정한 고엽제후유증환자의 요건을 갖춘 사람은 그 질병이 발생한 원인이 고엽제와 관련이 없다고 의학적으로 확실하게 밝혀진 질병임이 입증되지 아니하는 한 고엽제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간주된다(고엽제법 제5조 제4항, 제5항 참조). 다시 말해, 이 사건 기간조항이 정한 고엽제후유증환자의 요건을 갖춘 사람은 그 질병 발생의 원인이 이 사건 성분조항에서 정한 고엽제와 관련이 없다고 의학적으로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는 한 고엽제법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성분조항에서 정한 고엽제의 범위는 이 사건 기간조항의 적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모뉴론을 고엽제법상 고엽제로 인정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성분조항이 개정되지 않더라도 청구인은 이 사건 기간조항의 종기가 청구인이 군인으로 복무한 시기 이후로 연장되기만 하면 고엽제후유증환자에 해당하여 고엽제법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그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직접, 현재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받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말한다(헌재 1992. 11. 12. 91헌마192 참조). 청구인은 별도의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이 사건 기간조항 자체에 의하여 처음부터 고엽제후유증환자에서 제외되어 고엽제법에 따른 보상이나 지원을 받을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기간조항은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된다.
라. 권리보호이익
헌법소원이 제기된 후 기본권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의 행사가 취소되거나 새로운 공권력의 행사 등 사정변경으로 말미암아 기본권 침해행위가 종료된 경우 또는 헌법소원의 방법으로는 기본권침해에 대한 구제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권리보호이익이 부정되나, 이 사건 기간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어느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성분조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운명과 관계없이 이 사건 기간조항에 대하여 청구인의 주장대로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기간조항의 종기가 청구인이 군인으로 복무한 시기 이후로 연장되면 청구인은 고엽제후유증환자로서 고엽제법에 따른 보상이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생기므로, 이 사건 기간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된다.
마. 결론
이 사건 기간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고, 그 밖의 다른 적법요건도 모두 충족하여 적법하므로 본안 판단으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