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6. 12. 13. 선고 2016헌마1004 결정 [청원처리 불이행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권○현
- 피청구인
- 대한민국 국회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06. 8. 16.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등으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고(서울고등법원 2006노1266), 2010. 8. 19.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서울동부지방법원 2010노290) 각각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 또한 청구인은 2013. 11. 15.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등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서울고등법원 2013노1847)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이다.
나. 그 후 청구인은 위 서울고등법원 2006노1266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16재노82) 이에 대한 재항고도 기각되었다(대법원 2016모2112). 또한 청구인은 위 서울동부지방법원 2010노290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15재노16), 이에 대한 재항고도 기각되었으며(대법원 2015모3906), 위 서울고등법원 2013노1847 판결에 대하여도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16재노34), 이에 대한 재항고도 기각되었다(대법원 2016모2054).
다. 이에 청구인은 2016. 10. 20.경 국회 및 개별 국회의원들에게 위 형사사건들에 관여한 경찰관, 검사, 법관 등의 탄핵소추 및 국정조사권의 발동 등을 요청하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하였고, 이후 국회와 개별 국회의원들로부터 위 청원의 심사나 처리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하여 헌법상 청원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며, 2016. 11. 23. 위 청원 심사ㆍ처리 불이행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가. 피청구인의 청원 심사ㆍ처리에 관한 공권력의 불행사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경우에 청구할 수 있으므로(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헌법소원심판의 청구를 하려면 우선 기본권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의 사실이 있어야 하고,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의 사실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헌재 2004. 11. 25. 2004헌마178 참조). 한편 헌법상의 청원권은 공권력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해관계, 의견, 희망 등에 관하여 적법한 청원을 한 국민에게 국가기관이 이를 수리ㆍ심사하여 그 심사결과를 통보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적법한 청원에 대하여 국가기관이 이를 수리ㆍ심사하여 그 결과를 청원인에게 통보하였다면 이로써 당해 국가기관은 헌법 및 청원법상의 의무이행을 다한 것이며, 그 통보 자체에 의하여 청구인의 권리ㆍ의무나 법률관계가 직접 무슨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니므로 비록 그 통보내용이 청원인이 기대하는 바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통보조치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 내지 불행사라고 볼 수는 없다(헌재 1994. 2. 24. 93헌마213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청구인의 사무총장은 청구인의 위 청원을 의원의 소개를 얻지 못한 민원으로 보아 ‘진정’으로 접수한 후 2016. 11. 18. 위 진정이 ‘진정처리에 관한 규정’ 제6조 제1항 제2호(판결ㆍ결정ㆍ재결ㆍ화해ㆍ조정ㆍ중재 등에 의하여 확정된 권리관계에 관한 것)에 해당하여 이를 불수리한다고 청구인에게 회신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이 피청구인의 사무총장이 청구인의 위 청원을 진정으로 접수하여 이를 불수리한다고 청구인에게 통지한 이상, 청구인이 주장하는 피청구인의 청원 심사ㆍ처리에 관한 공권력의 불행사(부작위) 상태는 해소되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고,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보낸 위 회신도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권리ㆍ의무나 법률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개별 국회의원의 청원 심사ㆍ처리의 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공권력의 행사뿐만 아니라 공권력의 불행사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지만,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이에 의거하여 기본권의 주체가 행정행위 내지 공권력의 행사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헌재 1991. 9. 16. 89헌마163 등 참조). 여기서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함은 헌법상 명문으로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 헌법의 해석상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도출되는 경우,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등을 포괄한다(헌재 2004. 10. 28. 2003헌마898 참조). 청구인은 개별 국회의원들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청원 심사나 처리 여부에 관한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한 부작위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청원권을 침해받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헌법은 제26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기관에 문서로 청원할 권리를 가지고, 국가는 청원에 대하여 심사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청원에 대한 국가의 심사의무를 규정하고 있을 뿐, 국민이 개별 국회의원을 상대로 청원을 제기할 수 있다거나 국회가 아닌 개별 국회의원이 청원에 대한 심사의무를 진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헌법의 해석상으로도 개별 국회의원의 그러한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청원권의 구체적 내용은 입법활동에 의하여 형성되며 입법형성에는 폭넓은 재량권이 인정되는바, 입법자는 국회에 제출되는 청원서에 대하여 청원의 내용과 절차는 물론 청원의 심사ㆍ처리를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행할 수 있게 하는 합리적인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헌재 1999. 11. 25. 97헌마54 참조). 이에 따라 국회법은 국회에 청원을 하려고 하는 자는 의원의 소개를 얻어 청원서를 제출하여야 하고(제123조 제1항), 재판에 간섭하거나 국가기관을 모독하는 내용의 청원은 이를 접수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제123조 제3항), 국회법이 정하는 청원의 효율적인 심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국회청원심사규칙도 청원서에는 소개하는 의원의 소개의견서를 첨부하여야 하고(제3조), 청원이 청원법 제5조, 제8조 및 국회법 제123조 제3항에 해당되어 접수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그 사유를 명시하여 소개의원과 청원인에게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5조). 또한 헌법 제26조의 규정에 의한 청원권 행사의 절차와 청원의 처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청원법도 청원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청원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제2조), 국민이 개별 국회의원을 상대로 청원을 할 수 있다거나 국회가 아닌 개별 국회의원이 청원을 심사ㆍ처리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지 않으므로, 법령상 국민의 청원에 대하여 국회가 아닌 개별 국회의원이 이를 수리ㆍ심사하여 그 결과를 청원인에게 통보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개별 국회의원들의 부작위는 헌법소원이 허용되는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 소결
결국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