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6. 7. 28. 선고 2015헌마862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임○택
- 대리인
- 변호사 장동춘
- 피청구인
-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검사
피청구인이 2015. 5. 28.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2015년 형제11644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5. 5. 28.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2015년 형제11644호 사건(청소년보호법위반)에서 피청구인으로부터 기소유예처분(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군포시 ○○로○○길 ○○에서 일반음식점 형태의 영업신고를 하고 ‘○○호프’(이하 ‘이 사건 주점’이라 한다)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청구인은 청소년에게 청소년유해약물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2015. 3. 28. 22:30경 이 사건 주점에서 청소년유해약물을 구매하고자 하는 청소년 은○진(여, 17세), 이○희(여, 18세), 김○연(여, 17세), 김○주(여, 17세)(이하 ‘은○진 등’이라 한다)에게 청소년유해약물인 소주(참이슬) 2병, 키위소주 1병 등 44,000원 상당을 판매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이 초범이고, 청구인의 주점 내 설치된 CCTV 영상자료상으로 종업원들이 주점 손님들을 상대로 일일이 신분증 검사를 한 후 들어가게 하는 모습이 확인되는 점 등의 사정을 참작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은 2015. 8. 24.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평소 위 주점에 들어오는 손님들의 신분 확인을 철저하게 하였고, 은○진 등이 왔을 때도 얼굴과 신분증을 번갈아 보고 신분 확인을 하였다. 이 사건 주점 CCTV 영상을 보면 은○진 등이 타인의 신분증 2매를 2명씩 돌려가면서 사용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신분증 4매를 각각 1매씩 사용한 것을 알 수 있으므로, 청구인이 은○진 등의 신분증 확인을 게을리하였다고 볼 근거도 없다. 따라서 청구인은 청소년 보호법 위반의 고의가 없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어 자의적 검찰권 행사에 해당하며,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청소년 연령확인의무와 청소년 보호법 위반의 고의
청소년 보호법(2011. 9. 15. 법률 제11048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8조 제1항 본문은 “누구든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유해약물등을 판매ㆍ대여ㆍ배포(자동기계장치ㆍ무인판매장치ㆍ통신장치를 통하여 판매ㆍ대여ㆍ배포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청소년 보호법(2014. 3. 24. 법률 제12534호로 개정되고, 2016. 3. 2. 법률 제140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 제6호는 “제28조 제1항을 위반하여 청소년에게 제2조 제4호 가목 1)ㆍ2)의 청소년유해약물을 판매ㆍ대여ㆍ배포(자동기계장치ㆍ무인판매장치ㆍ통신장치를 통하여 판매ㆍ대여ㆍ배포한 경우를 포함한다)하거나 영리를 목적으로 무상 제공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률조항 위반으로 인한 청소년 보호법 위반죄의 성립에 있어서도 고의가 요구된다. 그런데 청소년 보호법(2011. 9. 15. 법률 제11048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8조 제3항은 “청소년유해약물등을 판매ㆍ대여ㆍ배포하고자 하는 자는 그 상대방의 나이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주류를 판매하는 업소의 업주는 객관적으로 보아 청소년일 개연성이 있는 연령대의 출입자에 대하여 주민등록증이나 이에 유사한 정도로 연령에 관한 공적 증명력이 있는 증거에 의하여 대상자의 연령을 확인하여야 하고, 업주가 이러한 연령확인의무에 위배하여 연령확인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한 것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3도8039 판결 참조). 그러나 상대방으로부터 주민등록증과 같은 공적 증명력이 있는 증명서를 제출받아 청소년 보호법에 따른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기본적인 연령확인의무를 이행하였다면 제시받은 신분증상의 연령, 얼굴 사진 등이 육안으로 관찰되는 제시자의 얼굴, 연령, 외모 등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등 ‘동일성에 의문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한 상대방이 청소년이라는 점을 인식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주류를 판매하는 자에게 청소년 보호법 위반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헌재 2013. 5. 30. 2012헌마784; 헌재 2015. 2. 26. 2014헌마624 참조).
나.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5. 3. 28. 22:30경 자신이 운영하는 이 사건 주점에서 청소년인 은○진 등에게 주류 및 안주를 판매하였다.
(2) 청구인은 평소 이 사건 주점에 청소년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손님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하여 왔으나, 은○진 등은 다른 성인 여성들의 주민등록증을 신분증으로 제시하였고, 청구인은 제시된 주민등록증의 생년월일을 확인한 다음 은○진 등의 출입을 허용하고 위와 같이 주류 등을 판매하였다.
(3) 이 사건 주점에서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사 김○균, 순경 박○욱이 테이블마다 신분증 확인을 하는 것을 보고 이○희, 김○주가 화장실에 숨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위 경찰관들이 은○진 등에게 다른 사람의 신분증으로 술집에 들어와 술을 마신 것이 아닌지 조사하자, 은○진 등은 타인의 신분증을 제시하고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하였다.
(4) 은○진 등은 2015. 5. 28. 공문서부정행사 및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각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2015년 형제10071). 한편 은○진 등이 청구인에게 제시하였다는 주민등록증은 확보되지 않았다.
다. 청구인의 미필적 고의 인정 여부
(1) 청구인은 공적 증명력이 인정되는 주민등록증에 의하여 은○진 등의 연령을 확인하였으므로, 기본적인 연령확인조치를 이행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므로 나아가 육안으로 관찰되는 은○진 등의 얼굴 등과 그들이 제시하는 주민등록증상 사진 사이에 ‘동일성에 의문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는지에 관하여 본다.
(가) 피청구인은 “은○진 등은 다른 사람의 신분증 2매를 제시하여 이 사건 주점에 일단 2명이 들어간 후 다시 이를 주점 밖에 있던 나머지 2명에게 건네주어 돌려쓰는 방법으로 이 사건 주점에 출입하였다.”는 점을 근거로 청구인의 신분증 검사가 형식적이고 미흡했다고 보았다. 이에 부합하는 증거는 은○진 등의 진술이 전부이므로, 그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① 은○진 등은 사건 당일 경찰에서 작성한 각 진술서에서는 각자 아는 언니의 주민등록증을 빌려 이 사건 주점에서 신분증으로 사용하였다고 하면서 도용한 언니들의 이름까지 기재하였다. 그러나 그 후 2015. 4. 19.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시에는위 사건 일주일 정도 전에 은○진이 습득한 93년생 성인 여성의 주민등록증과 위 사건 당일 은○진 등이 함께 있을 때 습득한 95년생 성인 여성의 주민등록증을 이용하여 술을 마시기로 하고, 은○진과 이○희가 먼저 위 신분증 2매를 제시하여 술집으로 들어간 뒤, 5-10분 정도 지나서 은○진이 밖으로 나와 김○연, 김○주에게 위 신분증 2매를 건네주어 김○연, 김○주도 위 신분증 2매를 제시하고 술집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고 종전 진술을 번복하였다. 이처럼 진술을 번복한 경위에 대하여 은○진 등은 당시 많이 취한 상태였으며, 주운 주민등록증을 사용하였다고 하면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서 아는 언니들의 주민등록증을 빌렸다고 친구들과 말을 맞추었지만, 아는 언니들의 주민등록증이라고 하면 그 언니들을 데리고 올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어서 사실대로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일치하여 진술하였다. ② 그러나 은○진 등의 최초 진술은 사건 당일의 진술로서 신분증을 빌려준 언니들의 이름까지 진술하고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높은 반면, 위 번복진술의 경우 신분증을 빌려준 언니들이 수사를 받는 등 피해가 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거짓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③ 또한 위 번복진술의 경우 일주일 정도 간격으로 타인의 주민등록증 2장을 우연히 습득한다는 것 자체도 매우 이례적이다. ④ 그리고 이 사건 주점 입구를 촬영한 CCTV 영상을 보면, 은○진 등은 이 사건 주점에 들어가면서 청구인에게 각자 자기가 가진 신분증을 제시하였는데, 은○진과 이○희가 먼저 신분증 확인을 마치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이 사건 주점 안으로 들어가고, 그다음 김○연과 김○주가 함께 이 사건 주점으로 들어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연, 김○주가 이 사건 주점에 들어갈 때까지 은○진은 물론 이○희조차 이 사건 주점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은○진, 이○희가 먼저 신분증 확인을 마치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이 사건 주점 안으로 들어가면서 CCTV 화면에서 사라진 22:39:05부터 그다음 이 사건 주점에 들어간 김○연, 김○주가 CCTV 화면에 나타난 22:40:33까지 걸린 시간은 약 1분 28초에 불과하다. 따라서 2매의 신분증을 돌려가면서 사용하였다는 은○진 등의 진술을 믿기 위해서는, 먼저 이 사건 주점에 들어간 은○진, 이○희가 지하 1층에 위치한 이 사건 주점 안으로 들어갔다가 어떤 방법으로 CCTV가 촬영 중인 이 사건 주점 입구를 통과하지 않고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김○연, 김○주에게 신분증을 전달해 줄 수 있었는지에 대하여 수사가 이루어졌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그 점에 대하여 아무런 수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결국 은○진 등이 각자 아는 언니의 주민등록증 4매를 빌려서 사용했다고 하는 최초 진술이 더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나) 반면 청구인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은○진 등 4명의 신분증을 모두 확인하였으나, 이들의 얼굴이 신분증의 사진과 비슷하고 성인과 같은 복장과 화장을 하고 있어 이들이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청구인이 은○진 등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모습이 촬영된 CCTV 영상을 보면, 청구인이 은○진 등의 실물과 신분증의 사진을 주의 깊게 대조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은○진 등은 모두 1997년생으로서 19세에 근접하여 이들이 사용한 신분증상의 성인 여성과 나이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으며, 위 CCTV 영상에 나타난 은○진 등의 외관을 보더라도 이들이 바로 청소년이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다른 여성 손님들과 연령상의 차이가 확연히 구분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청구인의 진술이 은○진 등의 번복진술보다 오히려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비록 이 사건 주점 안에 있던 다른 손님이 은○진 등이 청소년임을 알아차리고 경찰에 신고한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주점에 들어가면서 성인인 것처럼 행동하며 신분증을 확인받을 때와 주점 안에서 친구들끼리 편하게 술을 마실 때 보이는 언행이 다를 수 있고, 주점 안의 다른 손님은 시간을 두고 그러한 모습을 계속 관찰하다가 이들이 청소년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도 있으므로, 위와 같은 시민의 신고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청구인이 신분증 확인을 함에 있어 은○진 등이 ‘청소년이라고 의문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 또한 은○진 등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모습이 촬영된 CCTV 영상을 보면, 은○진 등이 이 사건 주점에 들어가기 직전에, 청구인이 주점입구에서 손님들을 상대로 일일이 신분증 검사를 하는 바람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가는 손님들도 있음이 확인되는바, 이와 같이 신분증 검사를 비교적 철저하게 하는 청구인이 굳이 은○진 등에 대해서만 신분증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들어가도록 할 만한 이유도 발견되지 않는다.
(라) 그뿐만 아니라 이 사건 수사기록에는 위와 같이 은○진 등이 이 사건 주점에 들어가는 모습이 촬영된 CCTV 화면만 있을 뿐, 이들이 사용한 주민등록증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지 않아(은○진 등은 자신들이 사용한 주민등록증을 경찰에 연행되던 중 길에 버렸다고 진술하고 있다), 주민등록증상의 얼굴 사진과 은○진 등의 실제 얼굴이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
(마)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은○진 등이 제시하는 주민등록증상의 연령, 얼굴 사진 등이 육안으로 관찰되는 은○진 등의 얼굴, 연령, 외모 등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등 ‘동일성에 의문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한다.
(3) 결국 청구인이 은○진 등이 제시하는 주민등록증으로 그들의 연령확인을 하였고, 육안으로 관찰되는 은○진 등의 얼굴 등과 그들이 제시하는 주민등록증상 사진 사이에 ‘동일성에 의문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에게 청소년 보호법 위반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라. 소결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은○진 등이 아는 언니들의 신분증 4매를 빌려서 사용한 것은 아닌지, 그것이 아니라면 은○진 등이 습득한 2매의 신분증을 돌려가면서 사용하기 위해 이 사건 주점에 먼저 들어간 은○진 또는 이○희가 나중에 들어온 김○연, 김○주에게 신분증을 전달한 것이 사실인지,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들이 지하 1층에 위치한 이 사건 주점 안으로 들어갔다가 어떤 방법으로 CCTV가 촬영 중인 이 사건 주점 입구를 통과하지 않고 그 짧은 시간 안에 김○연, 김○주에게 신분증을 전달해 줄 수 있었는지 등에 대하여 좀 더 면밀히 조사한 다음 청구인의 청소년 보호법 위반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였어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고의를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에 따른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